학교폭력

학교폭력 손해배상 청구권은 언제 소멸시효로 소멸하는지

2026.07.25조회 722
학교폭력 손해배상 청구권은 언제 소멸시효로 소멸하는지

학교폭력을 당한 뒤 시간이 지나 가해학생과 그 부모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려 할 때, 이미 소멸시효가 지나 청구할 수 없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피해 당시에는 소송까지 생각하지 못하다가 뒤늦게 정신적 후유증이 나타나거나 자녀가 성년이 된 뒤에야 청구를 결심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본 글은 학교폭력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이 언제 소멸시효로 소멸하는지, 반대로 어떤 경우에 시효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것으로 인정되는지를 실제 판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학교폭력 손해배상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시효로 소멸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예견하지 못했던 후유증이 뒤늦게 나타났거나, 피해자가 미성년자여서 법정대리인이 알아야 시효가 진행하는 경우, 그리고 미성년자가 성적 침해를 당한 경우에는 시효가 늦게 진행하거나 성년이 될 때까지 진행하지 않는다고 보아 청구가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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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학교폭력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

가. 단기소멸시효와 장기소멸시효

학교폭력은 가해학생의 불법행위이므로, 피해학생과 그 부모는 가해학생에게 민법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손해배상 청구권에는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소멸시효란 권리자가 일정한 기간 동안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그 권리를 소멸시키는 제도를 말합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 증거가 사라지고 당사자의 신뢰가 쌓인 뒤에는 권리 행사를 제한하여 법률관계를 안정시키려는 취지입니다.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두 가지 기간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하나는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의 단기소멸시효이고, 다른 하나는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의 장기소멸시효입니다. 두 기간 중 어느 하나라도 완성되면 청구권은 소멸합니다.

민법 제766조(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②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을 경과한 때에도 전항과 같다.③ 미성년자가 성폭력, 성추행, 성희롱, 그 밖의 성적(性的) 침해를 당한 경우에 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그가 성년이 될 때까지는 진행되지 아니한다.

현행 민법(2026. 3. 17. 시행 기준) 제766조 제3항은 2020. 10. 20. 신설된 규정으로, 미성년자가 성적 침해를 당한 경우 소멸시효가 성년이 될 때까지 진행하지 않도록 하여 미성년 피해자를 두텁게 보호합니다. 이 규정은 아래에서 따로 살펴봅니다.

나.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의 의미

3년의 단기소멸시효는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진행하는데, 여기서 안 날이 언제인지가 실무에서 가장 자주 다투어집니다. 대법원은 안 날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민법 제766조 제1항 소정의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라 함은 손해의 발생,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가해행위와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실 등 불법행위의 요건 사실에 대하여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을 때를 의미하고, 피해자 등이 언제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개별적 사건에 있어서의 여러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하게 된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인정하여야 할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다30440 판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민법 제766조 제1항 소정의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라 함은 손해의 발생,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가해행위와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실 등 불법행위의 요건 사실에 대하여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을 때를 의미하고, 피해자 등이 언제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개별적 사건에 있어서의 여러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하게 된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인정하여야 할 것

즉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은 막연히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을 안 때가 아니라, 손해가 발생했고 그것이 위법한 가해행위 때문이며 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을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인식한 때를 의미합니다. 학교폭력 사건에서는 피해학생과 부모가 언제 이러한 사정을 인식했다고 볼 것인지에 따라 3년의 기산점이 정해지고, 그 결과 시효가 완성되었는지에 대한 결론이 달라지게 됩니다.

아래는 학교폭력 손해배상에서 소멸시효가 각 단계에서 어떻게 다루어지는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구분내용
단기소멸시효(3년)피해자·법정대리인이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진행
장기소멸시효(10년)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진행
미성년 피해자법정대리인이 안 날부터 진행(본인이 안 것만으로는 부족)
미성년 성적 침해성년이 될 때까지 시효 진행하지 않음(제766조 제3항)
뒤늦은 후유손해예견 못한 새 손해는 판명된 때부터 별도로 진행

표: 학교폭력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 단계별 취급.

데이터 이미지

[데이터] 전국 법원의 학교폭력 민사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한 결과이며, 전체 사건을 집계한 통계는 아닙니다.

전국 법원의 학교폭력 민사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해 보면 청구가 전부 기각된 경우가 약 29퍼센트, 일부라도 인용된 경우가 약 69퍼센트로 나타납니다. 소멸시효가 완성되면 손해배상 책임의 존부를 따지기도 전에 청구가 기각되므로, 시효 기산점의 판단은 사건의 결론을 좌우하는 중요한 쟁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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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효가 완성되어 청구가 기각된 경우

가. 사건을 인지한 시점을 안 날로 본 사례

학생 사이의 폭행이나 상해처럼 피해가 곧바로 드러나는 사건에서는, 피해학생과 부모가 사건을 알게 된 시점에 손해와 가해자를 안 것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폐성장애가 있는 중학생이 같은 학교 동급생으로부터 샤프로 팔뚝을 긁히는 등의 폭행을 당한 사건에서, 피해학생 측은 그 뒤 다른 학생들로부터도 집단폭행을 당해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자 뒤늦게 가해학생과 그 부모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법원은 폭행이 있은 직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열렸고 그 무렵 부모들 사이에 상대 학생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까지 오간 점 등을 종합하여, 피해학생 측은 늦어도 자치위원회가 종료될 무렵에는 가해행위와 손해의 발생을 알았다고 보았습니다. 그에 따라 그때부터 3년이 지난 뒤 제기된 청구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고 하여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피해학생이 약 2년 뒤 다른 학생들로부터 별개의 집단폭행을 당하고 나서야 앞선 가해행위까지 문제 삼기 시작했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앞선 가해행위에 대한 시효 기산점이 늦춰지지는 않는다고 본 것입니다. 손해와 가해자를 이미 인식한 이상, 실제로 소송을 결심한 시점이 늦었다는 사정은 시효의 진행을 막지 못합니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나 심의위원회가 열려 가해 사실과 가해학생이 특정되고 피해학생 측이 그 절차에 참여한 경우에는, 그 무렵 이미 손해와 가해자를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평가되기 쉽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 후유증 진단만으로 기산점이 늦춰지지는 않는다

피해학생이 사건으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정신과 진단을 받고, 그 진단을 받은 때부터 시효가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등학교에서 동급생들에게 폭행을 당한 학생이 여러 해가 지난 뒤 우울장애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의증 진단을 받고, 그 진단 시점을 기준으로 손해가 비로소 구체화되었다고 주장한 사건이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미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열린 무렵 피해학생이 손해와 가해자를 알았다고 보고, 뒤에 받은 정신질환 진단이 불법행위 당시 전혀 예견할 수 없었던 새로운 손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하여 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학폭위 개최 무렵을 기산점으로 보아 3년의 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학생 사이의 신체적 폭력에서 정신적 고통은 통상 예견할 수 있는 손해로 평가되므로, 뒤늦게 진단서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기산점이 늦춰지지는 않습니다. 이 점은 아래에서 볼 예견 불가능한 후유손해의 경우와 구별됩니다.

한편 상해의 정도가 뒤늦게 밝혀진 사건에서도 시효가 문제됩니다. 중학생이 하교 중 뒤에서 뛰어온 동급생에게 떠밀려 넘어져 화상을 입은 사건에서, 부모는 사고 당일 사고와 가해자를 알았고 며칠 뒤 단순한 찰과상이 아니라 상당한 치료가 필요한 화상임을 알게 되었으므로 늦어도 그 무렵 손해를 알았다고 보아, 그때부터 3년이 지나 제기된 청구는 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손해의 구체적인 정도나 액수까지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고 손해가 발생한 사실을 알면 기산점이 시작된다는 법리가 적용된 것입니다.

3. 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본 경우

가. 예견하지 못한 후유손해는 판명된 때부터 별도로 진행한다

불법행위 당시에는 예견할 수 없었던 새로운 손해가 뒤늦게 나타난 경우에는 시효가 다르게 진행합니다. 대법원은 후유손해의 소멸시효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통상의 경우 상해의 피해자는 상해를 입었을 때 그 손해를 알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지만, 그 후 후유증 등으로 인하여 불법행위 당시에는 전혀 예견할 수 없었던 새로운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예상외로 손해가 확대된 경우에 있어서는 그러한 사유가 판명된 때에 새로이 발생 또는 확대된 손해를 알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와 같이 새로이 발생 또는 확대된 손해 부분에 대하여는 그러한 사유가 판명된 때로부터 민법 제766조 제1항에 의한 시효소멸기간이 진행된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 2005. 10. 14. 선고 2004다3444 판결

통상의 경우 상해의 피해자는 상해를 입었을 때 그 손해를 알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지만, 그 후 후유증 등으로 인하여 불법행위 당시에는 전혀 예견할 수 없었던 새로운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예상외로 손해가 확대된 경우에 있어서는 그러한 사유가 판명된 때에 새로이 발생 또는 확대된 손해를 알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와 같이 새로이 발생 또는 확대된 손해 부분에 대하여는 그러한 사유가 판명된 때로부터 민법 제766조 제1항에 의한 시효소멸기간이 진행된다

즉 사건 당시 통상 예견할 수 있었던 손해는 사건을 안 때부터 시효가 진행하지만, 그 당시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후유손해가 뒤에 나타난 부분은 그 후유손해가 판명된 때부터 별도로 시효가 진행합니다. 다만 이 법리는 진단서를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그 후유손해가 사건 당시 예견할 수 없었던 새로운 손해에 해당해야 적용됩니다. 앞서 본 정신질환 진단 사례에서 기산점이 늦춰지지 않은 것도 그 진단이 예견 못한 새 손해로 평가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 미성년 피해자는 법정대리인이 안 날부터 진행한다

피해학생이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시효의 기산점을 판단할 때 누구의 인식을 기준으로 삼는지가 중요합니다. 대법원은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경우의 기산점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불법행위의 피해자가 미성년자로 행위능력이 제한된 자인 경우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알아야 민법 제766조 제1항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다79897 판결

불법행위의 피해자가 미성년자로 행위능력이 제한된 자인 경우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알아야 민법 제766조 제1항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

미성년자는 스스로 소송을 제기할 행위능력이 제한되어 있으므로, 미성년 피해자 본인이 사건을 알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시효가 진행하지 않고 법정대리인인 부모가 손해와 가해자를 알아야 시효가 진행합니다. 이 법리가 적용된 학교폭력 사건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이 같은 학교 상급생과 동급생들로부터 여러 차례 화장실로 끌려가 옷을 벗도록 협박당하고 알몸이 촬영되는 성적 괴롭힘을 당한 사건에서, 가해학생들이 어린 나이여서 책임능력이 없었으므로 그 부모들이 감독자로서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되었습니다. 법원은 피해학생의 부모가 담임교사로부터 그 사실을 전해 들어 비로소 손해와 가해자를 알게 된 때를 기산점으로 보아, 그때부터 3년이 지나기 전에 제기된 청구를 받아들여 위자료를 인정하였습니다.

가해학생이 어린 나이여서 스스로 책임을 질 수 없는 경우 그 부모가 지는 감독자 책임의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민법 제755조(감독자의 책임)
① 다른 자에게 손해를 가한 사람이 제753조 또는 제754조에 따라 책임이 없는 경우에는 그를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자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만,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② 감독의무자를 갈음하여 제753조 또는 제754조에 따라 책임이 없는 사람을 감독하는 자도 제1항의 책임이 있다.

다. 미성년자가 성적 침해를 당하면 성년이 될 때까지 진행하지 않는다

미성년자가 성폭력이나 성추행 등 성적 침해를 당한 경우에는 앞서 본 민법 제766조 제3항에 따라 소멸시효가 성년이 될 때까지 진행하지 않습니다. 이 규정은 성적 침해를 당한 미성년 피해자가 어린 나이에는 피해를 제대로 인식하거나 문제 삼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여, 피해자가 성년이 되어 스스로 판단하고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때까지 시효를 진행시키지 않으려는 취지입니다.

제766조 제3항은 2020. 10. 20. 신설된 규정이지만, 그 부칙에 따라 규정 시행 당시 아직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청구권에도 소급하여 적용됩니다. 따라서 과거에 성적 침해가 있었더라도 신설 규정 시행 무렵 3년의 단기시효나 10년의 장기시효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였다면, 그 청구권은 제766조 제3항의 보호를 받아 피해자가 성년이 될 때까지 시효가 진행하지 않게 됩니다. 하급심에서도 개정 전에 있었던 미성년자 성적 침해 사건에서 이 부칙에 따른 소급 적용을 인정하여 시효 완성 주장을 배척한 사례가 확인됩니다.

이 규정을 적용하면서 피해아동 본인의 청구와 부모의 청구를 구분한 사건이 있습니다. 미성년 아동이 성인으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한 사건에서, 법원은 피해아동 본인의 손해배상 청구권은 제766조 제3항에 따라 아동이 성년이 되기 전까지 시효가 진행하지 않아 아직 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보아 위자료를 인정하였습니다. 반면 부모가 자신의 고유한 손해에 대하여 구한 청구권은 제766조 제3항의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부모가 사건을 안 날부터 3년이 지나 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하여 그 부분은 기각하였습니다. 미성년자를 두텁게 보호하는 제766조 제3항은 성적 침해를 당한 피해아동 본인의 청구권에 적용되고, 부모가 가지는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권에는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법원 이미지

4. 시효를 둘러싼 그 밖의 쟁점

가. 형사에서 다투어진 경우의 기산점

가해행위의 위법성이나 사실관계가 형사재판에서 치열하게 다투어지는 경우에는, 그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피해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만큼 요건사실을 확정적으로 인식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앞서 본 대법원 2006다30440 판결도 법적 평가의 귀추가 불확실하고 형사재판에서 다투어지는 경우에는 관련 형사판결이 확정된 때에 비로소 손해를 현실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볼 수 있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 실제로 학교 관련 아동 성폭력 사건에서, 가해자가 범행을 부인하며 형사재판에서 다툰 사안에 대해 형사 1심에서 유죄판결이 선고된 때에 비로소 피해자가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보아 그 선고일을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으로 삼고, 예견하지 못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진단된 때를 장기소멸시효의 기산점으로 본 사례가 있습니다. 이러한 사안에서는 피해자가 사건 자체는 오래전에 알았더라도, 위법성 판단이 형사에서 확정될 때까지 기산점이 늦춰질 수 있습니다.

다만 형사에서 다투어졌다는 사정이 언제나 기산점을 늦추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자가 사건 당시 이미 가해행위의 위법성과 손해를 곧바로 인식할 수 있었던 경우에는, 형사 고소나 재판 진행과 무관하게 사건 당시부터 시효가 진행합니다. 학교 내 지도자에 의한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가 사건 직후 곧바로 피해 사실을 인식하고 주변에 알리기까지 한 경우에는 불법행위 당시에 손해와 가해자를 알았다고 보아, 그로부터 3년이 지나 제기된 청구가 시효 완성으로 기각된 사례도 있습니다. 형사에서 유죄를 다투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권리 행사에 장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나. 시효 완성의 증명책임은 시효를 주장하는 쪽에 있다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여 이익을 얻으려는 쪽, 즉 가해학생과 그 부모가 증명해야 합니다. 중학생들 사이의 사이버폭력 사건에서, 여러 날에 걸친 가해행위 중 정확히 어느 시점의 행위인지 구분되지 않고 피해학생 측이 그 무렵 가해자와 손해를 알았다고 인정하기에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시효가 완성되었다는 피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례가 있습니다. 시효가 완성되었는지 불분명한 경우 그 불이익은 시효를 주장하는 쪽이 지게 됩니다.

한편 성적 침해를 당했더라도 피해자가 이미 성년이 된 뒤에 스스로 청구하는 경우에는, 미성년 동안 시효 진행을 막아 주는 제766조 제3항의 보호를 기대하기 어렵고 안 날부터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그대로 문제됩니다. 대안학교에서 학생들 사이에 있었던 준강제추행에 대하여 피해자가 성년이 된 뒤 청구한 사건에서, 법원은 피해자가 각 사건을 부모에게 알린 때에 이미 손해와 가해자를 알았다고 보아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청구를 시효 완성으로 기각하였습니다. 성적 침해라도 피해자 본인이 성년이 되어 직접 청구하는 경우에는 성년까지 시효가 정지되는 효과를 더 누릴 수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5. 자주 묻는 질문

Q. 학교폭력을 당한 지 3년이 넘었으면 무조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3년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계산하므로, 언제 이를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알았는지에 따라 기산점이 달라집니다. 미성년 피해자라면 법정대리인이 안 날부터 진행하고, 성적 침해를 당한 미성년자라면 성년이 될 때까지 시효가 진행하지 않습니다. 사건 유형과 인식 시점을 구체적으로 따져 보아야 합니다.
Q. 사건 당시에는 몰랐던 정신적 후유증이 뒤늦게 나타났습니다. 시효는 언제부터인가요?
불법행위 당시 전혀 예견할 수 없었던 새로운 손해가 뒤늦게 나타난 경우, 그 후유손해 부분에 대해서는 그 사유가 판명된 때부터 별도로 시효가 진행합니다. 다만 학생 사이의 폭력에서 정신적 고통은 통상 예견할 수 있는 손해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아, 진단서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기산점이 늦춰지지는 않습니다.
Q. 자녀가 어릴 때 당한 성적 피해를 성년이 된 뒤에 청구할 수 있나요?
미성년자가 성폭력이나 성추행 등 성적 침해를 당한 경우 그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성년이 될 때까지 진행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성년이 된 뒤에도 시효 기간 안에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보호는 피해자 본인의 청구권에 적용되고, 부모가 가지는 별도의 청구권에는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으므로 청구 주체를 구분해 검토해야 합니다.
Q.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는지 다툼이 있으면 누가 증명해야 하나요?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사실은 이를 주장하여 책임을 면하려는 가해자 측이 증명해야 합니다. 언제 손해와 가해자를 알았는지가 불분명하면 그 불이익은 시효를 주장하는 쪽이 지게 됩니다.

6. 정리

학교폭력 손해배상 청구권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시효로 소멸합니다. 학생 사이의 폭행이나 상해처럼 피해가 곧바로 드러나는 사건에서는 사건을 인지한 무렵을 안 날로 보아 3년이 지나면 청구가 기각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피해가 확인되면 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서둘러 청구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반면 예견하지 못한 후유손해가 뒤늦게 나타난 경우, 피해자가 미성년자여서 법정대리인이 알아야 시효가 진행하는 경우, 그리고 미성년자가 성적 침해를 당해 성년이 될 때까지 시효가 진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것으로 인정되어 청구가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시효 완성 여부는 사건의 유형과 인식 시점, 청구 주체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문제이므로, 시간이 지난 사건이라도 포기하기 전에 구체적인 사정을 바탕으로 전문가의 검토를 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본 글은 학교폭력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에 관한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건의 법률적 판단은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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