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과실이나 우연한 사고로 일어난 행위도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

2026.05.27조회 701
과실이나 우연한 사고로 일어난 행위도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

체육 시간이나 장난 중에 상대 학생이 다치는 일이 생기면, 가해로 지목된 학생과 보호자는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 사고인데 왜 학교폭력이냐"고 다툽니다. 학교폭력예방법은 상해나 폭행을 학교폭력의 유형으로 정하고 있지만, 그 행위에 고의가 필요한지, 과실이나 우연한 사고로 일어난 것도 학교폭력이 되는지는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본 글은 고의가 아닌 과실로 일어난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 법원이 고의 여부를 어떻게 판단하는지를 실제 사례와 함께 정리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상해나 폭행에 의한 학교폭력은 원칙적으로 고의가 있는 행위를 전제로 하므로, 순수하게 과실이나 우연한 사고로 발생한 것이라면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아 처분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원은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위험을 감수한 경우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는 경향이 있어, "장난이었다"거나 "운동 중 사고였다"는 주장만으로 고의가 부정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체육 시간 신체 접촉으로 학생이 다친 상황을 조사하는 장면

1. 학교폭력의 정의와 고의의 문제

학교폭력예방법은 학교폭력을 상해·폭행·감금·협박 등으로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로 정의합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2026. 6. 2. 시행 기준) 제2조 제1호가 그 정의를 두고 있습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 각 호와 같다.1. "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ㆍ유인, 명예훼손ㆍ모욕, 공갈, 강요ㆍ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폭력 등에 의하여 신체ㆍ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 정의에는 고의가 필요한지가 드러나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두 가지 시각이 대립합니다. 하나는 열거된 상해·폭행 등이 형법상의 개념을 빌려 온 것이므로 고의를 전제한다고 보는 시각이고, 다른 하나는 학교폭력의 정의가 예시적 열거여서 유사하거나 동질의 행위까지 넓게 포함하므로 결과적으로 피해를 준 이상 성립한다고 보는 시각입니다. 고의(故意)란 자신의 행위로 일정한 결과가 발생할 것을 인식하고 그 결과를 의욕하거나 적어도 용인하는 마음 상태를 말하고, 과실(過失)은 주의를 게을리해 결과 발생을 예견하지 못하거나 피하지 못한 것을 말합니다. 두 시각의 차이는 순수한 과실이나 우연한 사고를 학교폭력으로 볼 것인지에서 분명해집니다.

여기서 미필적 고의라는 개념이 중요합니다. 미필적 고의란 결과 발생을 확정적으로 의욕하지는 않았더라도 그러한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음을 인식하고 이를 용인한 경우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다치게 하려는 생각까지는 없었더라도 이렇게 하면 다칠 수도 있겠다고 여기면서 그 행위를 한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뒤에서 보듯 실제 사건에서 고의와 과실의 경계는 이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에서 판가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문제가 실무에서 중요한 이유는, 고의가 성립요건이라면 과실로 인한 사고는 처음부터 학교폭력이 아니어서 처분 자체가 위법해지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학교폭력을 넓게 보아 결과적으로 피해가 발생하면 성립한다고 보면, 다치게 할 의도가 없었더라도 조치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학교폭력예방법은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피해학생을 보호하려는 목적을 가지지만, 동시에 이 법을 해석·적용할 때 국민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정하고 있습니다(제3조). 학생들 사이에서 흔히 일어나는 사고나 우연한 접촉까지 모두 학교폭력으로 처리하면 이 주의의무에 어긋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이 두 시각이 실제 사건에서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살펴봅니다.

2. 과실이나 우연한 사고는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본 사례

먼저 상해에 의한 학교폭력은 고의를 전제한다고 보아,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 행위를 학교폭력에서 제외한 사례가 있습니다.

가. 상해는 형법 개념을 빌려 고의를 전제한다

대전지방법원 2022. 2. 15. 선고 2021구합103401 판결의 사안입니다. 학생이 피해학생의 얼굴을 때려 상해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서면사과 등의 조치를 받자, 그 학생은 자신의 행위가 고의가 아닌 과실로 일어난 것이어서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다투었습니다. 법원은 에서 학교폭력의 정의에 열거된 상해는 폭행·감금·협박 등 다른 예시에 비추어 형법상의 상해 개념을 상정한 것으로 고의를 전제하고 있고, 학교폭력이 열거된 행위 외의 행위도 포함하더라도 이는 열거된 행위에 준하는 것이어야 하므로 그 과실범까지 모두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상해에 의한 학교폭력은 원칙적으로 고의에 의한 상해만 해당하고 과실에 의한 것은 포함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나. 고의가 인정되지 않아 취소된 판단

이러한 법리 아래에서 법원은 그 사건 행위가 원고의 고의로 발생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원고에게 피해학생을 가격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담임교사와의 면담 내용에 비추어도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우며, 심의위원회 위원 5명 모두가 이 행위의 고의성을 0점으로 평가한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결국 처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조치를 취소했습니다. 순수한 과실이나 우연한 사고에까지 학교폭력의 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이 판단의 바탕에는 학교폭력의 유형을 정한 조항이 형법의 개념을 빌려 왔다는 점이 있습니다. 상해나 폭행은 형법에서 고의범으로 규정된 범죄이고, 형법은 과실로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를 과실치상이라는 별도의 죄로 따로 정하고 있습니다. 학교폭력의 정의가 이러한 상해·폭행을 그대로 열거한 이상, 그 개념도 원칙적으로 고의를 전제한 것으로 읽어야 자연스럽습니다. 심의위원회 위원 전원이 고의성을 0점으로 평가했다는 사실은 그 행위가 고의에 의한 것으로 보기 어려웠음을 보여주는 유력한 정황이었습니다. 다만 이 법리는 고의성 점수가 0점에 이를 정도로 고의가 명백히 부정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어서, 뒤에서 보듯 실제로 이 논리로 처분이 취소되는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조사 자료와 진술서를 검토하며 고의 여부를 따지는 장면

3. 그러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면 학교폭력이 성립한다

과실 행위가 학교폭력에서 제외된다고 해서, "사고였다"는 주장이 언제나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위험을 감수한 경우 미필적 고의를 인정해 학교폭력의 성립을 긍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법원도 상해죄의 고의에 관해, 상해를 가할 의사까지는 필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상해죄의 성립에는 상해의 원인인 폭행에 대한 인식이 있으면 충분하고 상해를 가할 의사의 존재까지는 필요하지 아니하다.

대법원 2000. 7. 4. 선고 99도4341 판결의 법리입니다. 상대를 밀거나 때리는 등 폭행을 한다는 인식만 있으면 상해의 고의가 인정되고, 다치게 하려는 의도까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기준은 학교폭력의 고의를 판단할 때에도 참고가 됩니다.

가. 운동이나 놀이 중 사고라도 예견할 수 있었으면 성립

수원지방법원 2026. 4. 9. 선고 2025구합61905 판결에서는 매트가 없는 운동장에서 유도 업어치기로 피해학생에게 쇄골 골절의 중상을 입힌 사안이 문제되었습니다. 그 학생은 앞의 대전지방법원 사건과 똑같이, 상해와 폭행은 고의를 전제하는데 피해학생은 서로 합의한 운동 중 사고로 다친 것일 뿐 자신은 상해를 의도하거나 예견하지 못했으므로 처분사유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에서 학교폭력은 열거된 유형에 한정되지 않고 유사하거나 동질의 행위로서 피해를 수반하면 포함된다고 보면서, 그 학생이 유도 경력이 상당하고 안전장치 없는 바닥에서 경력 차이가 큰 상대에게 업어치기를 한 점에 비추어 부상 발생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전에 다툼을 예고한 정황까지 더해, 우발적 사고로 보기 어렵다고 보아 처분을 유지했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22. 5. 31. 선고 2021구합11222 판결도 비슷합니다. 장난을 치다가 피해학생이 넘어지며 흉추 골절 등의 중상을 입은 사안에서, 그 학생은 장난치다 발생한 것으로 고의가 없어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다투었습니다. 법원은 에서 엉덩방아를 찧은 것만으로 흉추 압박골절이 생겼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상해에 이를 정도의 상당한 물리력을 가한 사실이 인정되며, 적어도 그러한 물리력을 행사한다는 점에 대한 폭행의 고의는 부인할 수 없다고 보아 처분을 유지했습니다.

나. 위험을 알면서 반복한 행위는 미필적 고의

대전지방법원 2024. 3. 27. 선고 2023구합203176 판결에서는 학생이 접이식 칼로 피해학생의 배를 찌르는 시늉을 반복하다가 칼날이 교복을 뚫고 복부에 상해를 입힌 사안이 문제되었습니다. 그 학생은 찌르기 직전에 멈추려 했고 상해의 의사가 없는 과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에서 앞의 대법원 법리를 원용해, 위험한 칼로 찌르는 행위를 제지에도 불구하고 반복한 이상 위험을 알면서도 이를 외면한 것이어서 미필적으로나마 고의가 있었다고 보아, 가중된 재결을 다툰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사례들은 과실 행위가 학교폭력에서 제외된다는 법리의 실제 적용 범위가 넓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순수하게 예견할 수 없었던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 결과를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위험한 행위를 한 경우에는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어 학교폭력이 성립합니다. 따라서 "장난이었다"거나 "운동 중 사고였다"는 주장은 그 상황에서 부상을 예견할 수 없었다는 점까지 뒷받침되어야 받아들여집니다.

주목할 점은, 성립을 긍정한 판결들이 과실 배제의 법리를 정면으로 부정한 것이 아니라 그 사안에서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았다는 것입니다. 유도 사건의 법원은 학교폭력을 유사·동질의 행위까지 넓게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면서도, 실제로는 그 학생이 부상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인정을 통해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습니다. 결국 과실이면 학교폭력이 아니라는 명제와, 예견가능성이 있으면 미필적 고의로 성립한다는 명제는 서로 모순되지 않고, 그 사안에서 예견가능성이 있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문제는 학생들 사이의 몸싸움이나 위험한 장난은 대부분 어느 정도 부상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이고, 그래서 순수한 과실로 인정되는 경우가 드문 것입니다.

과실·고의성이 다투어진 학교폭력 행정소송의 결과 분포

4. 고의성은 조치 수위에도 반영된다

고의 여부는 학교폭력의 성립 단계뿐 아니라 조치 수위를 정하는 양정 단계에서도 문제됩니다. 학교폭력 조치는 심각성·지속성·고의성과 반성·화해 정도를 각각 점수로 평가해 정하는데, 그 가운데 고의성은 없음(0점)부터 매우 높음(4점)까지로 평가됩니다. 앞의 사건들에서도 고의성 점수가 다투어졌습니다. 대전지방법원 사건에서는 고의성이 0점으로 평가되어 처분사유 자체가 부정되었고,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 사건들에서는 고의성이 1점에서 3점 사이로 평가되었습니다.

이러한 고의성 평가가 적정한지를 법원이 심사할 때에는 재량행위(법이 행정청의 판단에 일정한 폭을 맡긴 행위)에 대한 심사 방식이 적용됩니다. 대법원은 재량행위의 사법심사에 관해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후자의 경우 행정청의 재량에 기한 공익판단의 여지를 감안하여 법원은 독자의 결론을 도출함이 없이 당해 행위에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는지 여부만을 심사하게 되고, 이러한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에 대한 심사는 사실오인, 비례·평등의 원칙 위배, 당해 행위의 목적 위반이나 동기의 부정 유무 등을 판단 대상으로 한다.

대법원 2018. 10. 4. 선고 2014두37702 판결의 법리입니다. 법원은 고의성 점수를 처음부터 다시 매기는 것이 아니라, 심의위원회의 평가에 사실오인이 있거나 그 결과가 비례원칙에 어긋날 정도로 부당한지만 심사합니다. 그래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는 사안에서 고의성을 낮음이나 보통으로 평가한 것은 대체로 재량의 범위 안에 있다고 봅니다.

이 때문에 고의성 점수를 둘러싼 다툼은 성립 여부의 다툼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성립 단계에서 고의가 전혀 없다고 인정되면 처분사유 자체가 사라져 조치가 통째로 취소되지만, 성립이 인정된 뒤 고의성 점수를 다투는 것은 조치의 수위를 한 단계 낮추는 문제입니다. 세부기준은 심각성·지속성·고의성과 반성·화해 정도의 점수를 합산해 조치를 정하므로, 고의성이 보통(2점)에서 낮음(1점)으로만 바뀌어도 합산 점수가 낮아져 조치 단계가 내려갈 수 있습니다. 다만 그 평가가 재량의 범위 안에 있는 이상 법원이 이를 뒤집는 경우는 많지 않으므로, 고의성 점수가 사실을 명백히 오인한 것이라는 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다툼의 실익이 있습니다. 앞의 대전지방법원 칼 사건에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면서도 고의성이 곧바로 최고점으로 평가되지 않은 것처럼, 적극적으로 해치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사정은 성립을 부정하지는 못하더라도 고의성 점수를 낮추는 근거로는 작용할 수 있습니다. 창원지방법원 2023. 11. 29. 선고 2023구단291 판결에서는 계단에서 상대를 밀어 다치게 한 사안에서 심의위원회가 고의성을 낮음(1점)으로 평가했는데, 이번에는 피해학생 측이 상대가 상해 결과를 용인한 것이니 고의성을 더 높게 보아 조치를 가중해야 한다고 다투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에서 그 고의성 평가가 재량의 범위 안에 있어 부당하지 않다고 보아 조치를 유지했습니다.

5. 실무에서 살펴야 할 점

이상의 사례를 종합하면, 과실이라는 주장으로 학교폭력 조치를 다투는 것은 순수하게 예견할 수 없었던 우연한 사고인 경우에 한해 실효가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부상을 예견할 수 있었는지가 관건이므로, 행위 당시의 구체적 상황, 곧 안전장치의 유무, 힘의 세기, 반복 여부, 상대와의 관계와 이전의 갈등 등을 근거로 예견가능성이 없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앞의 유도 사건에서 사전에 다툼을 예고한 게시물이, 칼 사건에서 제지에도 반복한 정황이 미필적 고의를 뒷받침한 것처럼, 예견가능성을 부정하려면 이러한 사정이 없었다는 점을 밝혀야 합니다.

사고 경위를 시간 순서로 정리하며 예견가능성을 검토하는 장면

특히 심의위원회 단계에서부터 이 점을 다투는 것이 중요합니다. 심의위원들이 고의성을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성립과 양정 모두에 영향을 미치므로, 사고의 경위를 시간 순서로 정리하고 당시 상대와 갈등이 없었다는 점, 통상적인 활동의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함께 제출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목격 학생의 진술이나 활동 장소의 안전 상태에 관한 자료가 예견가능성 판단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과실을 주장하더라도 성립 자체가 부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양정 단계에서 고의성 점수를 낮추는 다툼으로 전환하는 것이 실질적입니다. 고의성이 없음이나 낮음으로 평가되면 합산 점수가 낮아져 조치 수위가 내려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글에서 본 과실 배제의 법리는 주로 상해·폭행처럼 형법상 개념을 빌려 온 유형에 관한 것이고, 명예훼손이나 따돌림처럼 피해학생의 정신적 피해가 문제되는 유형에서는 판단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이런 유형에서는 과실인지 고의인지보다, 그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할 만한 것인지 자체가 다투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주지방법원 2022. 8. 18. 선고 2021구합864 판결이 그 예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학생이 단체 대화방에서 성적인 농담을 하거나 상대의 말을 따라 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것이 문제되었는데, 법원은 에서 학교생활 중의 일상적인 언동이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는 발생 경위와 내용, 정도, 평소의 관계, 피해 정도를 종합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하면서, 그 행위들이 명예훼손이나 모욕에 준할 정도에 이르지 않는다고 보아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상해·폭행이 아닌 유형에서는 고의냐 과실이냐가 아니라 해당성 자체가 다툼의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6. 조치에 불복하는 방법

과실이나 고의성을 이유로 학교폭력 조치를 다투려면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조치 처분을 받은 학생과 그 보호자는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180일 이내에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고,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부터 1년 이내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행정심판을 거친 경우에는 재결서를 받은 날을 기준으로 소송 제기 기간을 계산합니다.

다투는 방향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순수한 과실이나 우연한 사고여서 고의가 없으므로 학교폭력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처분사유 부존재의 주장이고, 다른 하나는 학교폭력에 해당하더라도 고의성이 낮게 평가되어야 한다는 양정의 주장입니다. 앞에서 본 것처럼 성립을 부정하려면 예견가능성이 없었다는 점까지 소명해야 하므로, 두 주장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조치의 이행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불이익이 예상될 때에는 집행정지(처분의 효력이나 집행을 판결이 날 때까지 멈추는 제도)를 함께 신청할 수 있습니다.

7. 자주 묻는 질문

Q.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 사고인데도 학교폭력이 되나요?
상해나 폭행에 의한 학교폭력은 원칙적으로 고의를 전제하므로, 순수하게 과실이나 우연한 사고로 발생한 것이라면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아 처분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조치를 취소한 사례가 있습니다. 다만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위험한 행위를 한 경우에는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어 학교폭력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Q. 다치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도 고의가 인정되나요?
대법원은 상해죄의 성립에 상해를 가할 의사까지는 필요하지 않고, 폭행한다는 인식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다치게 하려는 의도가 없었더라도 상대를 밀거나 때린다는 인식이 있었다면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결과 발생을 예견하고도 위험을 감수한 경우에는 미필적 고의로 성립합니다.
Q. 운동 중에 생긴 부상도 학교폭력인가요?
서로 합의한 운동 중에 통상적인 범위에서 발생한 우연한 부상이라면 학교폭력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안전장치가 없는 곳에서 경력 차이가 큰 상대에게 위험한 기술을 쓰는 등 부상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경우에는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어 학교폭력이 성립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 상황에서 부상을 예견할 수 없었는지가 판단의 핵심입니다.
Q. 성립은 인정되더라도 고의성을 낮게 평가받을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고의성은 조치 수위를 정하는 세부기준 항목의 하나로 없음부터 매우 높음까지 점수로 평가됩니다. 미필적 고의에 그치고 적극적으로 해치려는 의도가 없었다면 고의성이 낮음이나 보통으로 평가되어 조치 수위가 내려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성립을 다투는 것과 별도로 고의성 점수의 부당함을 함께 다투는 것이 실질적입니다.

8. 정리

상해나 폭행에 의한 학교폭력은 원칙적으로 고의를 전제하므로, 순수하게 과실이나 우연한 사고로 일어난 행위는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아 처분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학교폭력의 정의를 예시적 열거로 넓게 해석하면서,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위험한 행위를 한 경우에는 미필적 고의를 인정합니다. 그래서 "장난이었다"거나 "운동 중 사고였다"는 주장은 그 상황에서 부상을 예견할 수 없었다는 점까지 뒷받침되어야 받아들여집니다. 성립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고의성 점수를 낮추는 양정 다툼으로 전환하는 것이 실질적입니다. 본 글에서 살펴본 사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상황학교폭력 성립 여부
예견할 수 없었던 순수한 과실·우연한 사고고의 없어 불성립(취소)
운동·놀이 중이라도 부상을 예견할 수 있었던 경우미필적 고의로 성립(유지)
위험을 알면서 반복한 행위미필적 고의로 성립(유지)
성립하되 적극적 가해 의도는 없음고의성 낮음·보통으로 양정 반영

본 글은 공개된 판결과 현행 법령을 토대로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구체적인 사건의 결과는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전문가의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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