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을 신고하거나 고소하면 상황이 정리되리라 기대하지만, 오히려 그것을 문제 삼아 가해학생들이 다시 폭행하거나 괴롭히는 이른바 2차 가해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접촉·보복금지 처분을 받고도 신고를 이유로 다시 손찌검을 하거나, 여러 명이 함께 피해학생을 화장실이나 탈의실에 불러내 폭행하고 그 장면을 촬영해 퍼뜨리는 일까지 있습니다. 본 글은 이렇게 신고에 대한 보복으로 이어진 2차 가해가 민사 손해배상에서 어떻게 다루어지는지, 여러 명이 함께 가한 경우의 책임 구조는 어떠한지, 그리고 어떤 경우에 책임이 부정되거나 제한되는지를 실제 판결로 살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신고에 대한 보복으로 이루어진 2차 가해는 1차 가해와 별개의 불법행위로 인정되어 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따로 발생하고, 여러 명이 함께 가한 경우에는 공동불법행위로서 가해자 각자가 손해 전부에 대해 책임을 집니다. 다만 특정 학생의 가담 사실이나 예견가능성이 증명되지 않으면 그 학생과 부모에 대한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에서 처음의 가해행위와 그 이후 신고를 이유로 한 보복 가해는 시점과 동기가 다른 별개의 행위입니다. 따라서 손해배상에서도 각각 독립한 불법행위로 평가되어, 1차 가해에 대한 책임과 2차 보복 가해에 대한 책임이 따로 발생합니다. 불법행위란 고의 또는 과실로 남에게 위법하게 손해를 입히는 행위를 말하며, 그 행위를 한 사람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집니다.
학교폭력은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 함께 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민법 제760조의 공동불법행위가 문제됩니다.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하면 가담한 학생들은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해야 하며, 직접 때리지 않았더라도 그 행위를 거들거나 부추긴 학생도 방조자 또는 교사자로서 함께 책임을 집니다. 아래에서 이 구조를 판례로 구체적으로 살펴봅니다.
한 사건에서 가해학생은 이미 학교폭력 조치로 피해학생에 대한 접촉·보복금지와 출석정지 처분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도 피해학생이 신고했다는 것을 이유로 다시 보복폭행을 저질렀고, 그 결과 전학 처분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법원은 이 보복폭행을 포함한 학교폭력을 불법행위로 인정해 위자료를 산정했고, 피해학생의 부모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까지 함께 인정했습니다(). 신고 이후의 보복폭행을 그 자체로 불법행위로 보아 손해배상을 인정한 사례도 있습니다(). 보복금지 조치를 받고도 신고를 문제 삼아 다시 가해한 행위는 그만큼 위법성이 무겁게 평가되고, 그 배상에서도 참작됩니다.
이러한 보복은 민사 손해배상뿐 아니라 학교폭력 조치 단계에서도 무겁게 다루어집니다. 학교폭력예방법은 조치를 요청하는 이유가 피해학생이나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협박이나 보복행위인 경우 출석정지부터 퇴학까지의 조치를 동시에 부과하거나 그 내용을 가중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신고에 대한 보복은 그 자체로 새로운 학교폭력이자 조치의 가중 사유가 되고, 동시에 별도의 손해배상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여러 명이 함께 신고에 보복한 사건은 그 구조가 더 뚜렷합니다. 한 중학교에서 여러 학생이 2023년 무렵부터 피해학생을 교내 화장실과 탈의실에 불러내 공동으로 폭행하고 감금하며 강요한 1차 가해가 있었습니다. 피해학생이 이를 학교폭력으로 신고하고 형사고소하자, 그 가운데 일부와 새로 가담한 학생들이 그에 대한 보복으로 다시 피해학생을 공동으로 강요·감금·폭행하고, 그 피해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학교에 퍼뜨리는 2차 가해를 했습니다. 법원은 1차 가해와 2차 보복 가해를 각각 별개의 공동불법행위로 인정하고, 각 가해에 가담한 학생들과 그 부모들에게 공동으로 손해배상책임을 지웠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1차 가해에 가담한 학생들과 그 부모들에게 피해학생에게 약 748만 원을, 2차 보복 가해에 가담한 학생들과 그 부모들에게 약 611만 원을 각각 공동으로 배상하도록 정했습니다. 하나의 피해라도 가해행위가 시기와 가담자에 따라 나뉘면 배상책임도 그 단위별로 따로 인정되고, 두 가해에 모두 가담한 학생은 양쪽 책임을 함께 진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이때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하는 데에는 학생들 사이에 미리 짜고 한다는 공모나 서로 안다는 인식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공동불법행위의 성립 요건과 방조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수인이 공동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민법 제760조의 공동불법행위의 경우 행위자 상호간의 공모는 물론 공동의 인식을 필요로 하지 아니하고, 다만 객관적으로 그 공동행위가 관련공동되어 있으면 족하고, 그 관련공동성 있는 행위에 의하여 손해가 발생함으로써 그에 대한 배상책임을 지는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이며, 공동불법행위에서 방조라 함은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ㆍ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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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불법행위가 인정되면 가해자들은 각자 손해 전부에 대해 책임을 집니다. 피해학생은 가해자 중 누구에게든 손해 전액을 청구할 수 있고, 가해자들 사이의 분담 문제는 그들 내부에서 정리할 문제일 뿐입니다. 대법원은 이 책임 범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공동불법행위책임은 가해자 각 개인의 행위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그로 인한 손해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가해자들이 공동으로 가한 불법행위에 대하여 그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므로,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는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가해자들 전원의 행위를 전체적으로 함께 평가하여 정하여야 하고, 그 손해배상액에 대하여는 가해자 각자가 그 금액의 전부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며, 가해자 1인이 다른 가해자에 비하여 불법행위에 가공한 정도가 경미하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그 가해자의 책임 범위를 위와 같이 정하여진 손해배상액의 일부로 제한하여 인정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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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리의 실무적 의미는 큽니다. 여러 명이 가담한 학교폭력에서 자신은 조금만 거들었을 뿐이라고 주장해도, 그 행위가 공동불법행위의 관련공동성 안에 있는 이상 피해학생에 대한 관계에서는 손해 전부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습니다. 앞의 사건에서도 각 가해행위에 가담한 학생들은 저마다 가담 정도가 달랐지만, 법원은 각 가해행위별로 관련된 학생들 전원에게 공동으로 배상하도록 했습니다. 다만 이는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의 책임이고, 가담 정도의 차이는 가해자들 사이의 구상 단계에서 반영됩니다.
이처럼 각자 손해 전부에 대해 책임지는 것은 피해자를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것이고, 가해자들 사이에서는 가담 정도에 따라 부담을 나눕니다. 손해 전액을 배상한 가해자는 다른 가해자들에게 각자의 몫만큼 구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피해학생은 배상 능력이 있는 가해자 측에 먼저 전액을 청구할 수 있고, 가해자들 사이의 분담 문제 때문에 배상이 미뤄지지는 않습니다.
학교폭력은 단순 폭행에 그치지 않고 감금, 강요, 촬영·유포 같은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며, 2차 가해에서 그 정도가 더 심해지기도 합니다. 한 사건에서는 가해학생이 피해학생을 화장실에 데려가 겁을 준 뒤 옷을 벗고 샤워하도록 강요하고, 그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강요와 촬영 행위를 불법행위로 인정하고, 피해학생이 느꼈을 성적 수치심과 모욕감, 그리고 행위가 반복된 점 등을 참작해 위자료를 산정했으며, 가해학생 본인뿐 아니라 그 부모에게도 공동으로 배상책임을 인정했습니다(). 감금·강요와 촬영·유포가 결합되면 피해의 정도가 커지고 위자료도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행위들은 학교폭력예방법이 정의하는 학교폭력의 여러 유형에 해당합니다. 감금, 협박, 강요, 성폭력, 사이버폭력 등이 모두 학교폭력에 포함되므로, 하나의 사건에서 여러 유형이 겹쳐 나타나면 그만큼 위법성이 무겁게 평가됩니다.

특히 2차 가해에서 피해 장면을 촬영해 유포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별도의 불법행위가 됩니다. 촬영물이 정보통신망을 통해 퍼지면 정보통신망법이 금지하는 명예훼손이나 비밀 침해에 해당할 수 있고, 성적인 촬영이라면 성폭력처벌법 위반이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유포된 촬영물은 완전히 삭제하기 어렵고 피해가 오래 지속되므로, 위자료를 정할 때 그 파급력과 지속성이 무겁게 참작됩니다.
가담한 것으로 지목되었다고 해서 언제나 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학생이 단체 대화방에서 피해학생의 외모를 비하하고 조롱한 사건에서, 피해학생 측은 그중 한 학생도 공동불법행위자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그 학생이 대화방에서 직접 비하나 조롱을 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다른 학생에게 피해학생의 사진을 전송한 사정만으로는 다른 학생들의 불법행위에 가담했거나 그 행위를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 학생의 부모에 대한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물으려면 그 학생이 실제로 가담했거나 최소한 관련공동성이 인정될 만한 사정이 증명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여러 명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에서 일부 가해자의 개별 가담 여부가 특정되지 않으면 그 부분 청구는 배척되고, 인정되는 행위만을 기초로 배상액이 정해집니다. 위자료 역시 청구한 금액이 그대로 인정되기보다 법원이 여러 사정을 참작해 정하므로, 청구액보다 낮게 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복 2차 가해는 형사사건이나 소년보호사건으로도 다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 절차의 결과가 민사책임을 좌우하지는 않습니다. 소년보호사건에서 보호처분의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불처분결정이 내려지더라도, 그것만으로 가해행위 자체가 없었다고 볼 수는 없어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 부정되지 않습니다.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되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민사책임이 부정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앞의 사건에서도 일부 가해학생이 소년보호사건에서 보호처분의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불처분결정을 받았으나, 법원은 불처분결정이 소년법의 특성에 따른 것으로서 형사재판의 유무죄 판단과 반드시 일치한다고 볼 수 없다며 이를 이유로 민사책임을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학교폭력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가해학생과 함께 그 부모도 피고가 됩니다. 자녀에게 책임능력이 있는 중학생 이상이라면 자녀 본인이 불법행위책임을 지고, 부모는 그 자녀가 타인에게 가해행위를 하지 않도록 일상적으로 지도하고 감독할 의무를 게을리한 과실이 손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경우 함께 책임을 집니다. 앞의 사건에서 법원은 가해학생들이 중학교에 재학 중인 미성년자로서 부모의 보호·감독을 받고 있었음에도 부모가 그 의무를 소홀히 해 가해행위가 발생한 원인이 되었다고 보아, 부모들에게 자녀와 공동으로 배상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앞서 본 것처럼 부모의 책임도 자녀의 가담과 그에 대한 감독의무 위반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자녀가 공동불법행위에 가담했다는 점이 인정되지 않으면 그 부모에 대한 청구도 함께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부모를 피고로 삼는 것과 부모의 책임이 실제로 인정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실무에서 신고 보복 2차 가해를 다툴 때에는 1차 가해와 2차 가해를 시기별로 나누어 각각의 가담자와 행위를 특정하고, 각 단계의 심의위원회 조치결정과 형사·소년보호 절차의 결과, 진술과 영상 같은 객관적 자료를 함께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해자가 여러 명일수록 누가 어느 행위에 가담했는지를 명확히 해 두어야 공동불법행위 책임과 부모의 감독책임을 빠짐없이 물을 수 있습니다.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해 보면, 학교폭력 민사 손해배상 사건의 상당수는 형사나 소년보호 절차가 함께 진행된 사안입니다. 신고에 대한 보복으로 이어진 2차 가해처럼 사안이 심각할수록 여러 절차가 병행되고, 그 절차에서 확인된 사실이 민사 증거로도 쓰입니다.

[데이터]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한 학교폭력 손해배상 사건의 형사·소년보호 절차 병행 비율입니다.
신고 보복 2차 가해는 1차 가해와 시점이 다르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도 각 행위별로 따로 따져야 합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피해학생이 미성년자인 경우 3년의 기산점은 대체로 부모와 같은 법정대리인이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을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1차 가해에 대한 시효가 지났더라도 그 이후의 보복 2차 가해는 별개의 불법행위이므로 그 행위 시점을 기준으로 시효가 새로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오래전의 학교폭력이라도 최근에 보복 행위가 있었다면 그 부분은 여전히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책임이 인정되는 경우와 제한되는 경우로 나누어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구분 | 책임이 인정되는 방향 | 제한·부정되는 방향 |
|---|---|---|
| 2차 가해 | 신고 보복 가해는 별도 불법행위 | 보복이라는 점이 증명 안 됨 |
| 공동 가담 | 관련공동성 있으면 각자 전부 책임 | 가담·예견가능성 증명 없으면 기각 |
| 형사·소년보호 | 불처분·심리불개시라도 민사책임 별개 | 가해 자체를 뒷받침할 증거 부족 |
| 부모 책임 | 자녀 가담+감독의무 위반 인정 | 자녀 가담 자체가 인정 안 됨 |
표: 신고 보복 2차 가해 손해배상에서 책임이 인정되거나 제한되는 갈래를 정리한 것입니다.
정리하면, 공동불법행위란 여러 사람의 관련공동성 있는 행위로 손해가 생긴 경우를 말하고, 이때 가해자는 각자 손해 전부에 대해 책임을 집니다. 다만 그 전제는 각 가해자의 가담이 증명되는 것이므로, 다투는 쪽은 누가 어떤 행위를 했는지를 자료로 특정해야 합니다.
신고에 대한 보복으로 이어진 2차 가해는 처음의 학교폭력과 별개의 불법행위로서 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따로 발생하고, 여러 명이 함께 가한 경우에는 공동불법행위로서 가해자 각자가 손해 전부에 대해 책임을 집니다. 가담 정도가 경미하다는 사정만으로 책임이 줄어들지 않으며, 형사나 소년보호 절차에서 처분을 받지 않았더라도 민사책임은 별개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특정 학생의 가담이나 예견가능성이 증명되지 않으면 그 학생과 부모에 대한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으므로, 누가 어떤 행위를 했는지를 구체적 자료로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고 이후 보복이 이어진다면 손해배상과 함께 그 보복행위를 새로운 학교폭력으로 다시 신고하는 방법을 병행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입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리와 공개된 판례를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구체적인 사안의 결론은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사건에 대해서는 변호사의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