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친구들 사이에서 소외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부모는 이것이 학교폭력 따돌림인지 궁금해합니다. 반대로 자녀가 단체 대화방에서 특정 친구를 초대하지 않았다거나 어떤 친구와 거리를 두었다는 이유로 학교폭력 가해자로 신고되기도 합니다. 따돌림은 겉으로 드러나는 폭행과 달리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디까지가 학교생활에서 흔한 갈등이고 어디부터가 학교폭력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본 글은 학교폭력예방법상 따돌림이 성립하기 위한 요건과, 어떤 행위가 따돌림에 해당하고 어떤 행위는 해당하지 않는지 판례를 통해 정리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학교폭력예방법상 따돌림은 2명 이상의 학생이 특정 학생을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으로 공격하여 고통을 느끼게 하는 것을 말하므로, 한 번의 소극적인 배제나 서로 다투는 과정에서 생긴 일시적 갈등은 따돌림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단체 대화방에서 특정 학생을 빼놓고 조롱하거나 무시하는 것처럼 배제가 집단적·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상대에게 소외감을 준다면 따돌림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예방법은 학교폭력의 한 유형으로 따돌림을 규정하고, 따돌림을 별도의 조항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 정의에서 따돌림의 요건을 나누어 보면, ① 2명 이상의 학생이, ② 특정 학생을 대상으로, ③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으로, ④ 신체적 또는 심리적 공격을 가하여, ⑤ 상대가 고통을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단 한 번의 행위이거나, 공격이라고 볼 수 없는 소극적인 거리 두기이거나, 상대가 실제로 고통을 느끼지 않은 경우에는 따돌림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따돌림은 그 성질상 여러 사람이 한 사람을 공격하는 것을 전제로 하므로 2명 이상이라는 요건이 붙습니다. 다만 이 요건이 반드시 가해학생으로 2명 이상이 조치를 받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한 학생이 다른 학생들과 함께 특정 학생을 지속적으로 멀리하게 만들었다면, 실제로 조치를 받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따돌림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뒤에서 보듯이 한 학생이 친구들에게 특정 학생의 험담을 하고 다녀 그 친구들이 함께 그 학생을 멀리하게 된 경우에도 따돌림으로 인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이 요건은 따돌림이 여럿이 한 사람을 몰아세우는 집단적 성격을 가진다는 점을 확인하는 것이지, 조치를 받는 사람의 수를 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학교생활에서 학생들 사이에 크고 작은 갈등이나 관계의 변화가 생기는 것은 당연히 예상되는 일입니다. 그래서 어떤 행위가 따돌림에 해당하는지는 그 발생 경위와 상황, 행위의 정도, 상대가 실제로 느낀 고통 등을 신중하게 살펴 판단합니다. 학교폭력의 개념을 지나치게 넓게 해석하면 학교생활에서 겪는 모든 갈등이 학교폭력이 되어 지나치게 많은 가해자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학교폭력예방법도 이 법을 해석·적용할 때 국민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는 이유에 관하여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습니다.
헌법재판소는 "가해학생도 학교와 사회가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교육해야 할 책임이 있는 아직 성장과정에 있는 학생이므로, 학교폭력 문제를 온전히 응보적인 관점에서만 접근할 수는 없고 가해학생의 선도와 교육이라는 관점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가해학생도 학교와 사회가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교육해야 할 책임이 있는 아직 성장과정에 있는 학생이므로, 학교폭력 문제를 온전히 응보적인 관점에서만 접근할 수는 없고 가해학생의 선도와 교육이라는 관점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따라서 소외나 배제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따돌림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집단적이고 지속적이었는지, 상대가 실제로 고통을 받았는지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이때 상대가 느낀 고통은 주관적인 서운함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처지에 있는 보통의 학생이라면 소외감이나 모멸감을 느낄 만한 상황이었는지를 함께 고려합니다. 피해학생을 보호할 필요와 성장 과정에 있는 학생을 지나치게 쉽게 가해자로 만들지 않을 필요를 함께 저울질하는 것이 따돌림 판단의 바탕에 있습니다.
단순히 초대하지 않은 것을 넘어 조롱이나 무시가 결합되면 따돌림으로 인정됩니다. 한 고등학교 운동부에서 한 학생이 후배가 말을 걸면 "안 궁금해", "아무것도 안 물었어"라고 하여 대화를 막았고, 그 후배를 제외한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그 대화방의 이름을 마치 그 후배가 없어야 화목하다는 취지로 붙였습니다. 법원은 소규모 또래 집단에서 여러 학생이 근접한 시기에 반복해서 그 후배의 말을 막은 점, 피해학생을 의도적으로 제외한 대화방을 만들어 조소하는 이름을 붙이고 그 안에서 무시하는 메시지를 주고받은 점을 들어, 이는 피해학생에게 소외감과 모멸감 등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줄 수 있는 행위로서 학교폭력 따돌림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법원이 이렇게 본 데에는 구체적인 사정이 있었습니다. 운동부의 1학년이 다섯 명뿐인 작은 집단에서 여러 학생이 근접한 시기에 여러 차례 그 후배의 말을 막아 피해학생이 이를 집단 따돌림으로 인식하였고, 대화방을 만든 학생 스스로도 조사 과정에서 그 후배로 인한 스트레스를 표현하려고 대화방을 만들고 이름을 붙였다고 진술하여 배제하려는 의도가 드러났습니다. 대화방 참여 학생들이 그 이름을 두고 웃으며 만든 학생을 추켜세우거나 무시하는 취지의 대화를 이어간 점도 확인되었습니다.
이 판결은 대화방에서 누군가를 빼는 행위 자체보다, 그 배제가 조롱하는 이름이나 무시하는 대화와 결합되어 집단적 공격의 성격을 띠는지가 판단의 핵심임을 보여 줍니다. 또한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지속·반복적으로 심리적 공격을 가하거나 특정 학생에 관한 허위사실을 퍼뜨리는 행위는 사이버폭력으로 따로 규정되어 있어,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배제와 조롱도 따돌림의 판단 대상이 됩니다.
직접 공격하지 않고 험담을 통해 관계에서 배제하는 것도 따돌림이 될 수 있습니다. 한 학생이 여러 친구를 한 명씩 따로 불러내어 특정 학생이 자신의 험담을 하고 다닌다는 취지로 말하였고, 그 결과 친구들이 그 학생을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법원은 따돌림이 2명 이상의 학생이 공격을 가하는 것을 전제로 하지만 반드시 가해학생으로 2명 이상이 인정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면서, 이 학생이 적어도 다른 학생들과 함께 특정 학생을 지속적으로 멀리하게 만들어 그 학생이 실제로 고통을 느끼게 하였으므로 따돌림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이러한 배제도 지속·반복되어 상대에게 고통을 준다면 따돌림으로 평가된다는 것입니다.

배제하는 표현이 한 번에 그쳤다면 따돌림의 지속성·반복성 요건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한 초등학교 사건에서 두 학생이 각자 소원 카드에 "전학 갔으면 좋겠다, 안 보고 싶다"는 글을 한 차례 적었는데, 상대 학생 측은 이것이 따돌림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따돌림이란 2명 이상의 학생이 특정인을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으로 공격하여 고통을 느끼게 하는 것인데, 두 학생이 각자 소원 카드에 위와 같은 내용을 한 번 적은 사실만으로는 따돌림의 학교폭력을 행사하였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하여 이를 따돌림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담은 표현이 있었더라도 그것이 일회적이라면 따돌림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같은 사건에서 법원은 상대 학생을 향한 발 밟기, 종이칼로 때리기, 뒤에서 미는 것처럼 신체적 접촉이 있었던 행위들에 대해서도, 초등학교 저학년 또래 사이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장난이나 사소한 다툼으로 볼 여지가 있고 그 유형력의 정도가 크지 않다는 이유로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조치를 취소하였습니다. 이는 행위의 겉모습보다 그 정도와 경위를 신중하게 살펴야 한다는 앞의 기준이 따돌림뿐 아니라 다른 유형에도 함께 적용된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서로 주고받은 갈등이 일상적인 관계 변화의 범위에 그친 경우에도 따돌림으로 보지 않습니다. 한 초등학교 사건에서 학생들 사이에 문자메시지나 영상 등을 두고 갈등이 있었으나, 법원은 그 내용이 같은 반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갈등이고 서로 어울리는 대상이 바뀌어 온 점 등에 비추어 일방적이고 지속적인 따돌림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 같은 취지에서,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의 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상적인 갈등 상황이어서 따돌림에 필요한 지속성과 반복성이 부족하다고 본 판례도 있습니다.
앞의 인정 사례와 부정 사례를 비교하면, 소외나 배제가 따돌림이 되는지는 몇 가지 요소에 따라 나뉩니다. 여러 학생이 함께 특정 학생을 대상으로 삼았는지, 그 공격이 지속·반복되었는지, 조롱하는 대화방 이름이나 무시하는 메시지처럼 집단적 공격의 성격을 띠었는지, 상대가 실제로 소외감이나 모멸감 등 정신적 고통을 느꼈는지가 따돌림으로 인정되는 요소입니다. 반대로 한 번의 소극적 표현에 그치거나, 서로 다투는 과정에서 생긴 일상적 갈등이거나, 서로 어울리는 대상이 바뀌어 온 상호적 관계라면 따돌림으로 보지 않는 요소가 됩니다. 두 유형의 차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따돌림으로 인정되는 쪽 | 따돌림으로 보지 않는 쪽 |
| 여러 학생이 함께 특정 학생을 대상으로 삼아 지속·반복함 | 한 번의 소극적 표현에 그치고 일회적임 |
| 배제가 조롱·무시와 결합해 집단적 공격의 성격을 띰 | 서로 다투는 과정의 일상적 갈등이거나 상호적임 |
| 상대가 실제로 소외감·모멸감 등 고통을 느낌 | 공격이라 보기 어렵고 고통이 확인되지 않음 |
가해학생으로 조치를 받은 측은 그 행위가 일회적이었거나 서로 다투는 과정의 일상적 갈등이어서 따돌림의 지속성·반복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다투게 됩니다. 처분이 적법하다는 점과 처분의 근거가 된 사실이 존재한다는 점은 처분을 한 행정청이 증명하여야 하므로, 지속적·반복적 공격이었다는 점이 분명히 증명되지 않으면 따돌림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피해학생 측이 상대방에게 내려진 조치없음 결정을 다투는 경우에는, 여러 학생이 관여하였는지, 배제가 얼마나 지속되었는지, 대화방 대화나 목격 학생의 진술 같은 자료로 집단적 공격의 성격과 실제 고통을 뒷받침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학교폭력 조치나 조치없음 결정에 이의가 있으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행정심판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고, 행정소송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1년 이내에 제기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조치가 전학이나 출석정지처럼 학교생활에 큰 영향을 주는 경우에는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본안 판단 전까지 처분의 효력이나 집행을 임시로 멈추는 결정)를 신청하는 것을 검토합니다. 따돌림은 관계 속에서 반복되며 이어지는 특성이 있으므로, 다툼의 방향을 정하기에 앞서 대화방 기록이나 진술처럼 관계의 양상을 보여 주는 자료를 시점별로 정리해 두는 것이 실무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따돌림·소외·배제 등 관계적 행위의 해당성이 다투어진 학교폭력 행정판결 표본을 모아 결과를 정리하면, 처분이 유지된 기각이 다수를 차지하고 취소·인용, 일부 인용, 각하가 뒤를 잇습니다. 따돌림 판단이 지속성·집단성·피해라는 사실관계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관계의 경위와 배제의 양상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준비가 결과를 좌우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따돌림은 여럿이 한 학생을 몰아세우는 집단적 성격을 가지며, 그 공격이 이어지고 상대가 실제로 고통을 받았을 때 성립합니다. 단체 대화방에서 특정 학생을 빼놓고 조롱하거나, 험담을 퍼뜨려 여러 친구가 함께 멀리하게 만드는 것처럼 배제가 집단적·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상대에게 소외감을 준다면 따돌림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한 번의 소극적 표현에 그치거나, 서로 다투는 과정의 일상적 갈등이라면 따돌림으로 보지 않습니다. 결국 배제가 있었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그것이 여럿이 함께, 지속적으로, 상대에게 고통을 주는 방식이었는지가 판단을 좌우하므로, 그 경위와 양상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대응의 핵심입니다.
본 글은 따돌림의 성립 요건과 해당성에 관한 일반적인 법리를 정리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건의 결론은 배제의 양상과 지속성, 관여한 학생의 수, 피해의 정도,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별 사안의 대응 방향은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별도로 검토하시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