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으로 조치를 받은 학생 측에서 자주 하는 주장 가운데 하나가 상대가 먼저 그렇게 해달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때려달라고 해서 때렸고, 놀자고 해서 장난친 것뿐인데 왜 학교폭력이냐는 항변입니다. 실제로 피해학생이 스스로 자신을 때리라고 말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동의나 승낙이 있으면 그 행위는 학교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아니면 동의가 있어도 여전히 학교폭력이 되는지는 조치를 다투는 실무에서 자주 문제됩니다. 본 글은 피해학생의 동의가 학교폭력 해당성과 위법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어떤 경우에 동의가 있어도 학교폭력으로 인정되고 어떤 경우에 인정되지 않는지를 실제 판결로 살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피해학생이 때려달라고 했다는 사정만으로 그 행위가 학교폭력에서 곧바로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그 동의가 진정한 의사에서 나온 것인지, 그리고 그 행위가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지를 함께 따져, 동의가 진실하지 않거나 사회상규에 반하면 동의가 있어도 학교폭력으로 봅니다. 반대로 대등한 친구 사이에서 서로 양해한 장난의 범위에 그친 행위는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기도 합니다.

학교폭력예방법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등으로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학교폭력으로 정의합니다. 뺨을 때리는 것과 같은 유형력의 행사는 그 자체로 폭행에 해당하므로, 다른 사정이 없다면 학교폭력의 요건을 갖춥니다.
여기서 문제되는 것이 피해학생의 동의입니다. 때려달라는 말이 있었다면 그 폭행은 위법하지 않은 것이 되어 학교폭력에서 벗어나는지가 쟁점입니다.
형법은 처분할 수 있는 사람의 승낙에 의하여 그 법익을 훼손한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피해자의 승낙이라고 하며, 위법성을 조각하는 사유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승낙이 있다고 해서 어떤 행위든 무조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피해자의 승낙이 위법성을 조각하려면 두 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처분할 수 있는 사람의 승낙일 것, 그리고 그 승낙이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을 것입니다.
형법 제24조의 규정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는 피해자의 승낙은 개인적 법익을 훼손하는 경우에 법률상 이를 처분할 수 있는 사람의 승낙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승낙이 윤리적·도덕적으로 사회상규에 반하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
“”
여기서 말하는 승낙은 겉으로 표시된 말이 아니라 피해자의 진정한 자유의사에 기한 것이어야 하고, 폭행처럼 개인이 스스로 처분할 수 있는 법익에 관한 것이어야 합니다. 강요되거나 두려움에서 마지못해 한 승낙, 또는 속거나 착각한 상태에서 한 승낙은 진정한 승낙으로 볼 수 없습니다. 또한 승낙이 있었다는 사실은 그것을 주장하는 가해학생 측이 증명해야 하므로, 단순히 상대가 그렇게 말했다는 진술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말이 나오게 된 상황과 맥락이 함께 확인되어야 합니다.
이 법리에 따르면 때려달라는 승낙이 있었더라도, 그것이 진정한 승낙이 아니거나 그 승낙에 따른 폭행이 사회상규에 반한다면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습니다. 학교폭력 사건에서도 이 기준이 그대로 작동합니다.
한 사건에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한 살 아래인 교제 상대를 여러 차례 뺨을 때린 일로 학교폭력 조치를 받았습니다. 이 학생은 상대가 다른 사람과 신체 사진을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피해학생이 스스로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자신의 뺨을 때려달라고 요청했고, 그 동의 하에 때린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두 사람의 관계, 뺨을 때리게 된 계기, 실제로 가한 물리력의 정도에 비추어 볼 때 그 동의가 진실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거나 사회상규에 반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손바닥으로 뺨을 수십 대 때린 행위는 상대가 때려달라고 했다는 사정에도 불구하고 폭행에 해당하는 학교폭력이라는 것입니다(). 교제 관계에서 감정이 얽힌 상황에서 나온 말을 진정한 승낙으로 보기 어렵고, 수십 대를 때리는 것은 어떤 동의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는 취지입니다. 이 사건에서 심의위원회는 위치추적과 SNS 공유를 강요했다는 부분 등 당사자의 주장이 엇갈려 판단이 어려운 부분은 제외하고, 양측 주장이 일치하는 뺨 폭행만을 학교폭력으로 인정해 접촉·보복금지와 사회봉사 등의 조치를 했습니다. 이 학생은 이후 같은 행위로 소년보호사건에 송치되어 보호처분을 받기도 했습니다. 동의가 있었다는 주장은 이렇게 여러 절차에서 거듭 검토되지만, 진정성과 사회상규라는 같은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동의의 진정성이 더 분명하게 문제된 사건도 있습니다. 한 학생이 다른 학생에게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는 과정에서, 상대가 돈을 갚는 대신 차라리 자신을 때리라고 말하자 그 말에 따라 상대를 몇 차례 때렸습니다. 심의위원회는 이를 학교폭력으로 인정했고, 법원도 그 조치가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돈을 갚으라는 요구에 몰린 상황에서 나온 때리라는 말은 자발적이고 진정한 의사로 보기 어렵고, 그런 말에 따라 실제로 폭력을 행사한 것은 정당화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궁박한 처지에서 마지못해 한 말은 진정한 승낙이 아니라는 점을 잘 보여 줍니다.
동의가 있었다고 주장해도 그 범위를 넘은 행위는 학교폭력이 됩니다. 한 학생이 여러 달에 걸쳐 다른 학생의 필통을 빼앗고 가방과 물통 등을 함부로 옮기며 지나가면서 어깨를 밀치고 등을 때린 사건에서, 그 학생은 일부 행위가 상대가 동의하는 범위 안에서 이루어진 장난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상대가 실제로 불편함과 고통을 호소했고 두 사람을 친한 사이로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들어, 그 행위가 동의의 범위를 넘은 학교폭력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처음에 어느 정도 양해가 있었더라도 행위가 반복되고 상대가 고통을 느끼는 정도에 이르면 더는 동의로 정당화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동의를 넘어 이미 합의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한 사건에서는 피해학생의 동의 없이 촬영된 영상이 문제되었는데, 가해학생 측은 친한 친구 사이의 장난이었고 이후 합의도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동의 없이 촬영·게시된 영상이 객관적으로 피해학생에게 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을 준 이상 그 자체로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보았고, 이후의 합의는 조치의 수위를 정할 때 고려되는 화해 정도의 문제일 뿐 처분 당시에 이미 성립한 학교폭력성을 소급해 부정하지는 못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동의나 합의가 언제 어떤 경위로 있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학교폭력 해당성 단계의 문제인지 아니면 조치 수위를 정하는 단계의 문제인지가 함께 따져진다는 것입니다.

위 사례들에서 법원이 동의를 진정한 것으로 보지 않은 데에는 공통된 판단 요소가 있습니다.
두 학생의 관계가 대등한지, 아니면 한쪽이 다른 쪽을 압박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교제 관계에서 감정적으로 우위에 있거나,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는 것처럼 상대를 압박하는 상황이라면, 상대의 동의는 진정한 의사가 아니라 그 상황에 밀린 결과일 수 있습니다. 대등하지 않은 관계에서 나온 동의는 그만큼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동의가 나오게 된 계기와 실제 가한 행위의 정도도 판단 요소입니다. 상대의 잘못을 추궁하거나 다투는 과정에서 나온 때리라는 말과, 손바닥으로 뺨을 수십 대 때리는 정도의 물리력은 서로 어울리지 않습니다. 행위의 정도가 통상적인 승낙으로 예상할 수 있는 범위를 크게 넘으면, 설령 어떤 말이 있었더라도 그 승낙의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한 번의 우발적 행위인지, 아니면 오랜 기간 반복된 행위인지도 살핍니다. 반복되고 지속되는 괴롭힘은 그 자체로 피해학생의 진정한 동의를 상정하기 어렵고, 앞서 본 필통과 물건을 함부로 다룬 사건처럼 여러 달에 걸친 행위라면 처음의 양해가 있었더라도 전체를 동의로 볼 수 없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결국 증거로 확인됩니다. 피해학생이 당시 상황을 어떻게 진술하는지, 주변 학생이나 교사의 진술이 이를 뒷받침하는지, 그리고 문자메시지나 대화 기록에 동의의 정황 또는 강요의 정황이 남아 있는지가 판단의 자료가 됩니다. 동의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쪽은 그 말이 나온 앞뒤 맥락을 보여 주는 자료를, 반대로 그것이 진정한 동의가 아니라고 다투는 쪽은 압박이나 두려움이 있었음을 보여 주는 자료를 각각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겉으로 드러난 한마디 말보다 그 말이 놓인 전체 상황이 진정성을 가르는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법원이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도 있습니다. 동의나 양해가 진정하게 인정되고 행위가 그 범위에 그친 경우입니다.
중학교 2학년 학생들 사이의 사건에서, 법원은 학생들 사이의 행동이 대등한 친구 관계에서 장난으로 시작된 것으로 보이고 그 정도도 학생들 사이에 있을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보아,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서로 대등한 관계에서 주고받은 장난은, 한쪽이 일방적으로 가한 폭력과 달리 양해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초등학생들 사이의 놀림이나 팔을 잡는 행위, 가방을 흔드는 행위 등이 문제된 사건에서도 법원은 이를 학생들 사이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갈등의 범주로 보아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모든 다툼이나 신체 접촉을 곧바로 학교폭력으로 의율하면 처벌이나 선도가 필요하지 않은 가해학생이 양산될 수 있으므로, 발생 경위와 정도를 신중히 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해 보면, 학교폭력 조치나 조치없음 처분을 다투는 취소소송에서 처분이 그대로 유지되어 청구가 기각되는 비율이 취소되는 비율보다 뚜렷이 높게 나타납니다. 동의나 장난이라는 주장만으로 학교폭력성이 쉽게 부정되지는 않는다는 실무의 경향을 보여 줍니다.

[데이터]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한 학교폭력 처분 취소소송의 결과 분포입니다.

피해자의 승낙과 함께 살펴볼 것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입니다. 형법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고, 이는 학교폭력의 위법성 판단에서도 참작됩니다.
대법원은 어떤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 인정되려면 목적이나 동기의 정당성,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 사이의 균형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대법원 2023. 5. 18. 선고 2017도2760 판결). 이 기준을 학교폭력에 적용하면, 상대가 때려달라고 했다는 것만으로는 수단의 상당성이나 법익의 균형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뺨을 수십 대 때리는 것은 어떤 목적으로도 상당한 수단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결국 피해자의 승낙이든 정당행위든, 그 판단의 핵심은 행위가 사회상규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 있는지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폭행에서 동의는 이미 성립한 행위의 위법성을 뒤에서 없앨 수 있는지의 문제였습니다. 폭행은 유형력을 행사한 순간 성립하고, 승낙은 그 뒤에 위법성을 조각할 사유가 되는지의 형태로 검토됩니다. 그런데 동의가 학교폭력의 성립 여부 자체를 좌우하는 유형도 있습니다. 동의 없이 신체를 촬영하거나 사진·영상을 퍼뜨리는 행위, 사생활을 들여다보는 행위가 그렇습니다. 이런 행위는 상대의 동의가 없다는 사정 자체가 침해의 핵심이므로, 동의가 있었는지가 곧 학교폭력이 성립하는지의 문제가 됩니다.
앞서 본 촬영 영상 사건에서 가해학생 측은 친한 친구 사이의 장난이었고 이후 합의도 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촬영과 게시 당시에 동의가 없었던 이상 그때 이미 성립한 침해가 사후의 합의로 소급해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폭행에서 승낙이 위법성 조각 사유로 뒤늦게 검토되는 것과 달리, 촬영물 유포와 같은 유형에서는 행위 당시에 동의가 있었는지가 성립 단계에서 곧바로 판가름됩니다. 특히 성적 수치심과 관련된 촬영물의 경우, 미성년자 사이에서 동의가 있었다는 주장은 그 진정성이 한층 엄격하게 심사되고, 형식적인 승낙만으로는 침해가 정당화되지 않습니다. 동의를 다투는 사건이라도 문제된 행위가 폭행인지, 촬영·유포와 같이 동의 유무가 성립을 좌우하는 유형인지에 따라 동의가 검토되는 위치가 달라진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동의가 있었다는 사정이 학교폭력 해당성을 부정하지 못하더라도, 조치의 수위를 정하는 단계에서는 참작될 수 있습니다. 심의위원회는 학교폭력의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뿐 아니라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와 화해 정도 등을 함께 고려해 조치를 정하므로, 피해학생이 먼저 요청한 정황이나 두 학생의 관계는 조치가 지나치게 무겁지 않은지를 다투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학교폭력 해당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조치가 재량권을 벗어났는지를 다투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같은 행위가 형사사건이나 소년보호사건으로도 다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의 교제 관계 사건에서도 가해학생은 학교폭력 조치와 별도로 소년보호사건으로 송치되어 보호처분을 받았습니다. 형사나 소년보호 절차에서도 피해자의 승낙은 위법성을 조각하는 사유로 주장될 수 있지만, 학교폭력 절차에서와 마찬가지로 그 승낙이 진정한 것이고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아야 한다는 기준이 적용됩니다. 따라서 동의가 있었다는 주장은 학교폭력 조치와 형사, 소년보호의 각 절차에서 일관된 기준으로 검토되며, 어느 한 절차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주장이 다른 절차에서 쉽게 인정되기는 어렵습니다.
앞의 앵커 사건처럼 학교폭력은 교제하는 학생 사이에서도 일어납니다. 교제 관계에서는 폭행뿐 아니라 상대의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하거나 SNS 계정을 통제하고 사생활을 감시하는 행위가 함께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감시와 통제도 상대에게 정신적 피해를 주는 강요 행위로서 학교폭력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강요는 물리력을 동반하지 않아도 성립합니다. 여러 학생이 무리를 지어 한 학생에게 사과를 강요한 사건에서, 법원은 다수의 위세를 이용해 사과를 강요한 것이 정신적 피해를 수반하는 강요 행위로서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상대가 그 정도는 받아들였다거나 다툼의 연장이었다는 주장만으로 이러한 강요가 정당화되지는 않습니다.
교제 관계라는 사정은 오히려 동의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하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감정적으로 밀착되고 한쪽이 다른 쪽을 통제하는 관계에서는, 겉으로 드러난 동의가 진정한 자유의사에서 나온 것인지 더 신중하게 살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교제 상대의 요청이 있었다는 주장은 그 관계의 성격과 함께 평가됩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학교폭력으로 인정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나누어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기준 | 학교폭력으로 인정되는 쪽 |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보는 쪽 |
|---|---|---|
| 동의의 진정성 | 압박·궁박한 상황에서 나온 말 | 대등한 관계의 자발적 양해 |
| 행위의 정도 | 수십 대 폭행 등 과도한 물리력 | 일상적 장난의 범위 |
| 반복성 | 오랜 기간 반복된 괴롭힘 | 일회성 갈등 |
| 사회상규 | 사회상규에 반하는 행위 | 사회상규가 허용하는 범위 |
표: 피해학생의 동의가 있는 경우 학교폭력 해당 여부를 가르는 기준을 정리한 것입니다.
정리하면, 피해자의 승낙이란 처분할 수 있는 사람이 자유로운 의사로 한 진정한 승낙을 말하고, 그것이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을 때에만 위법성을 조각합니다. 때려달라는 말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말이 진정한 것이었는지와 행위가 그 범위 안에 있었는지가 판단의 핵심입니다.
피해학생이 때려달라고 했다는 주장은 그 사실만으로 학교폭력을 벗어나게 하지 못합니다. 법원은 피해자의 승낙이 위법성을 조각하려면 처분할 수 있는 사람의 진정한 승낙이어야 하고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아야 한다는 기준에 따라, 동의가 진실한 것인지와 행위가 그 범위 안에 있었는지를 함께 살핍니다. 압박이나 궁박한 상황에서 나온 말, 동의의 범위를 크게 넘은 물리력, 오랜 기간 반복된 행위는 동의가 있어도 학교폭력으로 인정됩니다. 반대로 대등한 친구 사이에서 서로 양해한 장난의 범위에 그친 행위는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동의가 있었다는 주장을 하려면 그 관계가 대등했는지, 그 말이 진정한 것이었는지, 행위가 그 범위 안에 있었는지를 함께 살펴 준비해야 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리와 공개된 판례를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구체적인 사안의 결론은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사건에 대해서는 변호사의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