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으로 신고되었다는 통지를 받은 학생과 보호자가 가장 억울해하는 경우 중 하나는, 문제가 된 행위가 겉으로 보기에 친밀한 장난이거나 오히려 칭찬처럼 보이는 때입니다. 하이파이브를 하자고 한 것이 어떻게 학교폭력이 되는지, 축구를 잘한다거나 잘생겼다는 말이 어떻게 문제가 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학교폭력은 행위의 겉모습이 아니라 그 실질과 맥락으로 판단되므로, 형식이 호의적이거나 칭찬처럼 보이는 말과 행동도 강요나 모욕이 될 수 있습니다. 본 글은 겉보기에 친밀하거나 긍정적으로 보이는 말과 행동이 어떤 기준으로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 반대로 어떤 경우에는 학교폭력으로 보지 않는지를 실제 판결을 통하여 정리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하이파이브 요구나 칭찬처럼 겉모습이 호의적인 말과 행동도 상대가 거부하는데 반복하거나 비아냥의 어조로 이루어졌다면 강요 또는 모욕으로서 학교폭력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판단의 기준은 행위의 형식이 아니라 당사자의 관계, 반복성, 어조와 전후 맥락 같은 실질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친한 친구에게 감정을 이야기한 수준에 그치고 사회적 상당성을 넘지 않는 표현까지 학교폭력으로 확대하여 볼 수는 없습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2026. 6. 2. 시행 기준) 제2조 제1호는 학교폭력을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협박, 명예훼손ㆍ모욕, 강요ㆍ강제적인 심부름, 따돌림 등에 의하여 신체ㆍ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물리적인 폭력만이 아니라 강요와 모욕, 그리고 지속적ㆍ반복적인 심리적 공격인 따돌림까지 포함됩니다. 즉 겉으로 드러난 행위가 때리거나 욕하는 형태가 아니더라도, 상대에게 특정 행동을 억지로 하게 하거나 정신적 고통을 주었다면 학교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어떤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 그 행위의 표면적인 형태만 보지 않고, 당사자의 관계, 행위의 경위와 내용, 반복성, 피해학생의 반응 등 전체 맥락을 종합합니다. 그래서 겉으로 친하게 지내면서 한 말이나 행동이라도 그 실질이 강요이거나 조롱이면 학교폭력이 되고, 반대로 다소 거칠어 보이는 표현이라도 그 실질이 친구 사이의 대화 수준에 그치고 사회적 상당성을 넘지 않으면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형식이 호의적이라는 사정은 학교폭력을 부정하는 결정적인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하이파이브처럼 그 자체로는 친밀함을 나타내는 행동이라도, 상대가 싫다는데 억지로 하게 하면 강요가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강요란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특정한 행동을 그의 의사에 반하여 하도록 시키는 것을 말하는데, 강요하는 수단이 반드시 폭행이나 명시적인 협박일 필요는 없고 거부하기 어려운 상황을 이용하는 것으로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한 사건에서는 고등학생인 가해학생이 같은 반 학생에게 여러 달에 걸쳐 하이파이브를 요구하였는데, 그 학생은 심의 과정에서 하이파이브를 강요한 사실이 없다고 다투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하이파이브가 공통의 이해관계나 친밀감을 가진 사람들이 기쁨을 나누는 행동임을 전제하면서도, 피해학생이 싫다고 하는데도 집요하게 요구하거나 팔을 잡고 억지로 하게 하였고 자신을 괴롭히는 상대와 하이파이브로 동료애를 표현할 동기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피해학생에게 특정한 행동을 강요한 것으로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행동의 형식이 친밀함의 표시라도 상대의 의사에 반하여 억지로 하게 하였다면 강요가 된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건에서도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반복된 요구가 학교폭력으로 인정되었습니다. 한 학생이 여러 달에 걸쳐 상대 학생이 싫어한다는 의사를 표현하였는데도 지속적으로 호감을 표시하고 전화를 받으라고 요구한 사안에서, 그 학생은 상대가 싫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힌 적이 없고 몇 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정도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상대의 의사에 반하여 지속적으로 호감을 표시하고 연락을 요구한 행위는 피해학생에게 정신적 피해를 주는 행위로서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호감의 표시라는 형식을 취하더라도 상대가 거부하는데도 반복되면 괴롭힘이 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도 판단의 중심이 된 것은 상대가 거부 의사를 표현하였는지와, 그런데도 행위가 여러 달에 걸쳐 반복되었는지였습니다.

칭찬이나 긍정의 단어를 사용하였더라도 그 어조와 맥락에 따라 정반대의 의미를 담을 수 있습니다. 모욕이란 사실을 드러내지 않고 상대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경멸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말합니다.
대법원은 "모욕죄에서 말하는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모욕죄에서 말하는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학교폭력에서 말하는 모욕이 형법상 모욕죄의 구성요건을 그대로 갖추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말이 경멸적 감정을 담은 것인지는 이러한 의미를 바탕으로 어조와 맥락을 함께 살펴 판단됩니다. 앞의 수원지방법원 사건에서 가해학생은 피해학생에게 축구를 잘한다거나 잘생겼다고 말한 것이 좋은 뜻이거나 친밀감을 나타내는 장난이었을 뿐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어떤 말이라도 그 어조만으로 단어 본래의 뜻과 정반대의 의미를 담을 수 있다고 하면서, 그 학생이 피해학생을 지속적으로 비아냥거리고 조롱해 왔고 피해학생이 뛰는 모습을 따라 하는 듯한 동작과 함께 축구를 잘한다고 말한 이상 거기에 말 그대로의 칭찬이 담겨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아가 적절한 맥락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대방 외모에 관한 언급은 그 자체로 무례한 행동이고, 잘생겼다는 말도 그 학생의 여러 행태에 비추어 피해학생이 본래의 뜻과는 정반대로 비아냥의 의미로 받아들인 것이 수긍할 만하다고 보았습니다. 칭찬의 형식을 취한 말이라도 지속적인 조롱의 맥락 속에서 이루어졌다면 모욕이나 괴롭힘이 된다는 것입니다.
모든 거친 표현이나 부정적인 언급이 곧바로 학교폭력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본 모욕의 의미에 비추어, 어떤 표현이 다소 무례하더라도 상대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경멸의 표현에 이르지 않는다면 모욕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한 사건에서는 학생이 한 친구에게 자신의 여자친구와 피해학생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다른 친구에게는 피해학생에 대한 격한 감정을 욕설과 함께 담은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법원은 그 문자메시지에 욕설을 사용한 것이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라고 하면서도, 여자친구와 피해학생의 행동에 대한 격한 감정을 친한 친구에게 표현하는 행위 자체가 사회적 상당성을 넘어서는 부적절한 행위라고 보기 어렵고, 그 친구들이 이를 기초로 피해학생을 비난하거나 이야기가 덧붙여져 전파될 것을 예상하거나 의도하였다고 볼 사정이 없으며, 학교폭력에 해당하는 명예훼손이나 모욕이 반드시 형벌 규정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 언행을 곧바로 명예훼손이나 모욕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는 점을 들어,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학교폭력의 개념이 넓게 규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학생들 사이의 모든 갈등이나 거친 표현을 학교폭력으로 확대하여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 사례는 표현이 다소 거칠더라도 그것이 친한 친구 사이에서 감정을 털어놓은 정도에 그치고 상대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려는 것이 아니었다면 학교폭력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형식이 무례하다는 것과 그 실질이 괴롭힘이라는 것은 구별되는 것입니다.
| 구분 | 학교폭력으로 인정 | 학교폭력으로 보지 않음 |
|---|---|---|
| 행동 | 싫다는데 특정 행동을 집요하게 반복 요구 | 일상적인 대화·상담 수준의 표현 |
| 말 | 조롱의 맥락 속 어조로 비아냥된 칭찬 | 친구에게 한 격한 감정 표현, 전파 의도 없음 |
| 판단 기준 | 관계·반복성·거부 의사·정신적 피해 | 맥락·사회적 상당성·전파 의도 부재 |
표: 겉보기에 호의적인 말과 행동의 학교폭력 해당 여부 판단.
전국 법원의 관련 학교폭력 행정소송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해 보면, 처분을 그대로 유지하는 기각이 약 67퍼센트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겉으로 친밀하거나 칭찬처럼 보인다는 주장만으로 학교폭력이 부정되기는 어렵고, 행위의 실질과 맥락이 판단의 중심이 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형식이 호의적일수록 법원은 그 실질이 무엇이었는지를 더 세밀히 따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행위가 친밀한 장난이었다고 다투려면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자료가 필요합니다. 평소 두 학생의 관계가 대등하고 우호적이었다는 사정, 문제가 된 말과 행동이 이루어진 전후 정황, 피해학생이 당시에 어떻게 반응하였는지를 보여 주는 자료가 중요합니다. 다만 형식이 친밀해 보인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상대가 거부하지 않았고 정신적 피해가 없었다는 점까지 드러나야 합니다. 이는 친밀해 보인다는 인상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실질이 괴롭힘이 아니었음을 사실로 보여 주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강요나 괴롭힘이 문제되는 사안에서는 피해학생이 거부 의사를 표현하였는지, 그런데도 행위가 반복되었는지가 판단의 중심이 됩니다. 반대로 다투는 입장에서는 상대가 거부 의사를 명확히 밝힌 적이 없고 행위가 일회적이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합니다. 상대의 반응과 반복 여부에 관한 사실관계를 시간 순서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칭찬이나 긍정의 표현이 문제된 경우에는 그 말이 이루어진 어조와 전후 맥락이 핵심입니다. 그 말이 다른 조롱이나 놀림과 함께 이루어졌는지, 상대를 따라 하거나 흉내 내는 행동이 동반되었는지가 그 말의 실제 의미를 판단하는 근거가 됩니다. 예컨대 같은 잘한다는 말도 진심 어린 격려의 자리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상대를 따라 하며 비웃는 자리에서 나온 것인지에 따라 그 의미가 정반대가 되므로, 그 말이 오간 상황과 함께한 행동을 구체적으로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의 문언만이 아니라 그것이 놓인 상황 전체를 함께 검토하여야 합니다.
| 확인 항목 | 확인 내용 |
|---|---|
| 관계·맥락 | 두 학생의 평소 관계, 행위 전후 정황과 자료 |
| 거부·반복 | 피해학생의 거부 의사 표현 여부, 행위의 반복성 |
| 말의 어조 | 칭찬 표현의 어조, 동반된 조롱·흉내 여부 |
표: 겉보기에 호의적인 행위를 다툴 때 확인할 사항.
학교폭력은 행위의 겉모습이 아니라 그 실질과 맥락으로 판단됩니다. 하이파이브처럼 친밀함을 나타내는 행동이라도 상대가 싫다는데 억지로 하게 하면 강요가 되고, 거부 의사에도 지속적으로 호감을 표시하고 연락을 요구하면 괴롭힘이 됩니다. 축구를 잘한다거나 잘생겼다는 칭찬의 말도 지속적인 조롱의 맥락 속에서 비아냥의 어조로 이루어졌다면 모욕이나 괴롭힘이 됩니다. 반대로 다소 거친 표현이라도 그것을 친구에게 이야기한 수준이고 사회적 상당성을 넘지 않으며 전파를 예상하거나 의도하였다고 볼 사정이 없으면 학교폭력으로 보지 않습니다. 따라서 겉보기에 호의적이거나 칭찬처럼 보이는 행위를 다툴 때에는 형식이 친밀하다는 주장에 그치지 말고, 두 학생의 관계와 전후 맥락, 거부 의사와 반복 여부, 말의 어조와 상황을 함께 정리하여 그 실질을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신고를 당한 입장에서는, 그 말과 행동이 대등하고 우호적인 관계에서 일회적으로 있었던 일이고 상대가 거부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는 점을 구체적인 자료로 뒷받침하는 것이 유리한 방향이 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리와 공개된 판결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건의 결과는 개별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사안의 대응은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