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이 신고되면 반드시 심의위원회가 열리는 것은 아닙니다. 경미한 사안은 학교의 장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교육지원청의 심의위원회가 열립니다. 신고를 받은 학생 측에서는 사안이 가벼운데도 심의위원회가 열렸다거나, 상대방이 신고를 철회했는데도 회의가 소집되었다며 절차가 위법하다고 다투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이미 자체해결로 끝난 일을 다시 심의위원회에 올린 것이 위법하다고 다투기도 합니다. 본 글은 학교장 자체해결과 심의위원회 개최의 요건이 무엇인지, 어떤 경우에 절차가 위법하다고 인정되는지를 실제 판결을 통해 정리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학교폭력 신고가 접수되면 심의위원회 회의는 소집되어야 하고, 상대방이 신고를 철회하였거나 학교가 자체해결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개최가 위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학교장 자체해결은 법이 정한 네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고 피해학생과 그 보호자가 심의위원회 개최를 원하지 않을 때에만 성립합니다. 다만 절차의 흠이 심의와 처분의 결과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점이 인정되면 처분의 취소를 다투어 볼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이 발생한 사실을 신고받거나 보고받으면 심의위원회의 위원장은 회의를 소집하여야 합니다. 피해학생이나 그 보호자가 요청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2026. 6. 2. 시행 기준) 제13조 제2항이 소집 사유를 정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판결 중 일부는 교육지원청 심의위원회 체계로 개편되기 전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관한 것이지만, 신고를 받으면 회의를 소집한다는 구조는 지금도 같습니다.
다만 경미한 학교폭력으로서 피해학생과 그 보호자가 심의위원회의 개최를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학교의 장이 사건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자체해결이란 심의위원회를 열지 않고 학교의 장이 경미한 학교폭력 사건을 종결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자체해결 제도는 2019년 8월 개정으로 도입되었고, 현행 학교폭력예방법 제13조의2가 그 요건을 정하고 있습니다.
이 네 가지는 모두 갖추어야 하는 요건이므로, 그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하지 않으면 자체해결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예컨대 2주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진단서가 있거나, 학교폭력이 지속적이거나, 보복행위인 경우에는 아무리 사소해 보여도 자체해결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자체해결은 요건을 갖추는 것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학교의 장은 피해학생과 보호자가 심의위원회 개최를 원하는지에 관한 의사를 서면으로 확인하고, 학교폭력의 경중에 관한 전담기구의 서면 확인과 심의를 거쳐야 합니다.
여기서 전담기구란 학교에 두는 학교폭력 사안조사 기구로, 사안의 경중과 자체해결 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하고 심의하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자체해결로 종결하려면 전담기구가 그 사안이 경미하여 자체해결의 대상이 된다고 확인하고 심의한 기록이 남아 있어야 하고, 이러한 절차 없이 사실상 사건을 덮은 것은 법이 정한 자체해결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한편 피해학생과 보호자가 심의위원회 개최를 원하는 경미한 학교폭력의 경우에는, 학교의 장이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사이의 관계회복을 위한 프로그램을 권유할 수 있습니다. 자체해결이 되지 않더라도 당사자 사이의 회복을 돕는 절차가 함께 마련되어 있는 것입니다.

소집과 자체해결을 둘러싼 다툼은 실제 판결에서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타나는데, 세 경우 모두 그 주장만으로는 처분이 위법해지지 않는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상대방이 신고를 철회하였거나 진단서 같은 증거가 확보되지 않았는데도 회의를 소집한 것이 위법하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다툼 중에 연필로 상대방의 얼굴에 상처를 입혀 서면사과 처분을 받은 사안에서, 학생 측은 상대방의 보호자가 신고를 철회하였고 진단서 발급이나 증거 확보 없이 곧바로 자치위원회를 소집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처분의 취소를 구하였습니다. 법원은 피해학생이나 보호자의 요청이 없더라도 학교폭력이 발생한 사실을 신고받으면 회의를 소집하여야 하고, 증거를 갖춘 신고만 적법한 신고인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회의를 소집하였다고 하여 반드시 조치가 부과되는 것은 아니고 학교폭력이 인정되지 않으면 조치없음 처분을 할 수 있으므로, 회의 소집 자체가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여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학교는 신고 직후 곧바로 소집한 것이 아니라 전담기구의 사안조사를 먼저 거쳤고, 진단서도 그 조사 과정에서 확보되었습니다. 소집은 사안을 심의의 장으로 올리는 절차일 뿐이고, 실제로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와 어떤 조치를 할지는 이후의 심의에서 정해지므로, 회의가 열렸다는 것 자체를 불이익으로 볼 수는 없다는 취지입니다.
자체해결로 끝냈어야 한다는 주장은 그 요건을 실제로 갖추었을 때에만 받아들여집니다. 고등학교 재학 중 여러 해에 걸쳐 언어폭력과 신체폭력을 하였다는 사유로 출석정지 처분을 받은 학생이, 먼저 신고된 부분은 이미 학교장 자체해결로 끝났으므로 이를 다시 심의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한 사안이 있었습니다. 법원은 자체해결의 요건이 법률로 엄격히 정해져 있고 이를 모두 갖춘 경우에만 자체해결이 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전담기구가 그 사안을 지속적인 학교폭력으로 판단하였고, 피해학생과 보호자가 신고한 사안 전부에 대하여 심의위원회 개최를 요구하였으며, 학교의 장이 자체해결로 종결하였거나 이를 심의위원회에 보고한 사실도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자체해결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심의위원회 개최가 정당하다고 보아, 이미 끝난 일을 다시 심의하였다는 주장을 배척하고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학생 측은 같은 사안을 다시 심의하는 것은 같은 일을 두 번 문제 삼는 것이라는 취지로도 다투었으나, 애초에 자체해결이 성립하지 않은 이상 심의위원회가 이를 심의하는 것은 이미 종결된 사안을 되풀이하는 것이 아닙니다. 특히 피해학생과 보호자가 심의위원회 개최를 원하였다면 그것만으로도 자체해결의 요건은 충족되지 않으므로, 학교의 장으로서는 심의위원회 개최를 요청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학교가 자체해결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심의위원회를 개최하였다는 주장도 그 자체로는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전학 처분을 받은 학생이 학교가 자체해결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심의위원회를 개최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한 사안에서, 항소심은 학교의 장이 심의위원회를 개최하기에 앞서 반드시 자체해결을 위하여 노력할 의무가 있다거나, 자체해결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만 심의위원회를 열 수 있다고 해석할 근거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자체해결 절차는 가해학생의 방어권과는 관계가 없고, 그 사안이 자체해결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을 가능성도 크다는 점을 들어, 자체해결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하였더라도 처분을 취소할 정도의 절차상 하자로 볼 수 없다고 하여,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자체해결은 경미한 사안에서 심의를 생략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이지 가해학생에게 유리한 절차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므로, 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이 곧바로 가해학생의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가해학생으로 지목된 학생 측의 다툼이었지만, 반대로 피해학생 측이 이미 이루어진 자체해결이 무효라며 다시 심의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초등학생 사이의 학교폭력을 학교의 장이 자체해결로 처리하자, 피해학생 측이 그 사안은 경미하지 않고 자신은 동의한 적이 없다며 자체해결 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해 달라고 청구한 사안이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미 이루어진 처분을 무효로 보려면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야 한다는 기준에서 판단하였습니다. 여기서 무효란 처분에 처음부터 효력이 없는 것을 말하는데, 이는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할 때에만 인정되고, 그 정도에 이르지 않으면 취소를 구할 수 있을 뿐입니다.
대법원은 "하자 있는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기 위하여는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하며"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전담기구가 그 사안을 경미한 학교폭력으로 보아 자체해결의 요건이 충족되었고, 피해학생의 어머니가 사안조사 내용을 확인한 뒤 심의위원회 개최를 원하지 않는다는 동의서에 서명한 점에 비추어 자체해결에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피해학생 본인이 동의서에 직접 서명하지 않은 절차상 흠이 있더라도 그것이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는 아니라고 보아, 자체해결 처분이 무효가 아니라고 하여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이미 이루어진 처분을 무효로 돌리려면 단순한 절차상 흠으로는 부족하고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야 한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하자 있는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기 위하여는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하며”
| 주장 | 법원의 판단 |
|---|---|
| 신고 철회·증거 없이 소집 | 신고받으면 소집, 소집은 적법(배척) |
| 이미 자체해결로 끝난 사안 | 요건 미충족이면 자체해결 불성립(배척) |
| 자체해결 안 거치고 심의위 개최 | 그것만으로 취소사유 아님(배척) |
| 자체해결이 무효라는 주장 | 요건 충족·중대명백 하자 아님(배척) |
표: 소집·자체해결에 관한 주장과 법원의 판단.
전국 법원의 학교폭력 관련 행정소송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해 보면, 처분이 그대로 유지되어 청구가 기각된 경우가 약 67퍼센트에 이릅니다. 소집이나 자체해결 절차를 문제 삼는 주장도 그 가운데에서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데이터]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한 행정소송 결과 분포.
학교폭력 조치에 불복하려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취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행정심판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고,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부터 1년 이내에 제기하여야 합니다.
사안이 자체해결로 끝났어야 한다고 다투려면, 자체해결의 네 가지 요건과 피해학생 측의 의사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진단서가 2주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것인지, 재산상 피해가 있었는지, 학교폭력이 지속적이었는지, 보복행위였는지, 그리고 피해학생과 보호자가 심의위원회 개최를 원하였는지가 판단에 영향을 줍니다. 그 가운데 하나라도 갖추어지지 않으면 자체해결이 성립하지 않고 심의위원회가 열립니다. 반대로 소집이나 자체해결 절차의 흠만으로는 처분이 취소되기 어려우므로, 실제로 그 흠이 심의와 처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함께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체해결 여부가 다투어질 때에는 피해학생 측 의사의 서면 확인서, 전담기구의 심의 기록, 진단서와 사안조사 보고서 등을 확보하여 요건과 절차가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정리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또한 소집이나 자체해결 절차 자체를 다투기보다, 그 사안이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와 조치가 지나친지를 함께 다투는 것이 대체로 더 실질적인 쟁점이 됩니다.
| 확인 항목 | 살펴볼 내용 |
|---|---|
| 진단서 | 2주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지 |
| 지속성·보복 | 지속적이었는지, 보복행위인지 |
| 피해학생 측 의사 | 심의위원회 개최를 원하였는지 |
| 절차의 영향 | 흠이 심의·처분에 준 실질적 영향 |
표: 소집·자체해결을 다툴 때 확인할 항목.

학교폭력이 발생한 사실을 신고받으면 심의위원회의 회의는 소집되어야 하고, 상대방이 신고를 철회하였거나 증거가 갖추어지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소집이 위법해지지 않습니다. 회의를 열었다고 하여 반드시 조치가 부과되는 것도 아닙니다. 경미한 학교폭력으로서 진단서가 2주 이상의 치료를 요하지 않고 재산상 피해가 없으며 지속적이거나 보복행위가 아니고, 피해학생과 보호자가 심의위원회 개최를 원하지 않는 경우에만 학교의 장이 자체해결할 수 있으며, 이때에도 피해학생 측 의사의 서면 확인과 전담기구의 심의를 거쳐야 합니다.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자체해결이 성립하지 않아 심의위원회가 열리고, 반대로 자체해결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심의위원회를 개최하였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처분이 취소되지 않습니다. 소집이나 자체해결 절차를 다툴 때에는 그 요건과 피해학생 측의 의사, 그리고 절차의 흠이 심의와 처분에 준 실질적 영향을 함께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소집이나 자체해결 절차를 다투는 것만으로는 결과를 바꾸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그 사안이 실제로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와 조치가 적정한지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더 실질적인 대응이 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리와 공개된 판결을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구체적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