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학생이 함께 연루된 학교폭력에서 자녀가 전학 조치를 받았을 때, 부모로서는 두 가지가 억울합니다. 하나는 아이가 실제로 하지 않은 부분까지 징계사유에 들어간 점이고, 다른 하나는 더 주도적으로 가담한 학생과 똑같은 조치를 받았다는 점입니다. 앞의 것은 가담 범위의 사실오인이고, 뒤의 것은 다른 가해학생과의 형평 문제입니다. 본 글은 공동으로 이루어진 학교폭력에서 개별 가담 정도가 조치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그리고 다른 가해학생과 같은 조치를 받은 것이 언제 형평에 어긋나 취소되는지를 실제 판결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공동으로 이루어진 학교폭력이라도 조치는 가해학생마다 개별적으로 정해지므로, 가담이 경미한 자녀가 주도한 학생과 구분 없이 같은 점수와 같은 조치를 받았거나 다른 가해학생만 감경되었다면 형평에 어긋나 그 조치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다만 자녀가 폭력을 주도하였다면 다른 학생이 가벼운 처분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형평 위반이 인정되지 않고, 가담 정도에 따른 조치의 차이는 합리적인 차별로 허용됩니다.

학교폭력이 여러 학생의 공동 행위로 이루어지더라도, 조치는 가해학생마다 개별적으로 판단됩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2026. 6. 2. 시행 기준) 제17조 제1항은 심의위원회가 가해학생에 대하여 조치를 할 것을 교육장에게 요청하도록 하면서, 각 조치별 적용 기준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어떤 조치를 할지는 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2026. 1. 2. 시행 기준) 제19조가 정한 판단요소를 기초로 정해집니다. 학교폭력의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선도 가능성, 화해 정도, 피해학생이 장애학생인지 여부가 고려요소입니다.
교육부 고시의 세부기준은 그중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 반성 정도, 화해 정도의 다섯 영역을 각 0점에서 4점까지 평가하여 합산하고, 합계가 16점에서 20점이면 전학 구간입니다. 여기서 심각성과 고의성은 그 학생이 실제로 어떤 행위를 어느 정도로 하였는지에 따라 평가되어야 하므로, 가담 정도가 다르면 점수도 달라지는 것이 원칙입니다. 공동 사건에서 여러 가해학생에게 기계적으로 같은 점수를 매긴다면 이 원칙에 어긋날 수 있습니다.
조치의 선택은 교육장의 재량행위(법이 행정청의 판단에 맡긴 행위)이지만, 그 재량을 통제하는 중요한 기준 하나가 평등원칙입니다. 대법원은 같은 정도의 비행에 다른 조치를 하는 것이 언제 위법한지를 정리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징계 재량의 한계에 관하여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적용하여 온 기준과 어긋나게 공평을 잃은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에 위반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위법하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합리적 이유 없이 비슷한 비행에 다른 기준을 적용하면 평등원칙 위반이 된다는 취지입니다.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적용하여 온 기준과 어긋나게 공평을 잃은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에 위반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위법하다”
같은 판결은 그 반대 방향도 함께 밝혔습니다.
대법원은 같은 판결에서 "대략 같은 정도의 비위를 저지른 자들 사이에 있어서도 그 구체적인 직무의 특성, 뇌물 수수의 경위 및 횟수, 현금 수수 여부와 그 액수, 의도적·적극적 행위인지 여부, 개전의 정이 있는지 여부 등에 따라 징계의 종류의 선택과 양정에 있어서 차별적으로 취급하는 것은, 사안의 성질에 따른 합리적 차별로서 이를 자의적 취급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어서 평등의 원칙 내지 형평에 반하지 아니한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가담 정도나 경위, 반성 여부에 따라 다르게 취급하는 것은 합리적 차별이어서 형평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대략 같은 정도의 비위를 저지른 자들 사이에 있어서도 그 구체적인 직무의 특성, 뇌물 수수의 경위 및 횟수, 현금 수수 여부와 그 액수, 의도적·적극적 행위인지 여부, 개전의 정이 있는지 여부 등에 따라 징계의 종류의 선택과 양정에 있어서 차별적으로 취급하는 것은, 사안의 성질에 따른 합리적 차별로서 이를 자의적 취급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어서 평등의 원칙 내지 형평에 반하지 아니한다”
이 법리는 공무원 징계 사건에서 확립된 것이지만, 학교폭력 조치의 재량권 통제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학교폭력에서 형평 문제는 두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가담 정도가 다른데 같은 조치를 하면 형평 위반이 되고, 가담 정도에 따라 다른 조치를 하면 합리적 차별로 정당화됩니다. 결국 자녀가 주도자인지 가담이 경미한지가 형평 다툼의 관건입니다.
고등학생 여러 명이 가상의 인물로 SNS 계정을 만들어 인근 학교 여학생을 기망하고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사진을 요구하며 협박한 조직적 사이버 학교폭력 사안입니다. 심의위원회는 주도한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을 구분하지 않고 여러 가해학생에게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을 모두 매우 높음(각 4점)으로 동일하게 평가하여 합계 16점으로 전학 조치를 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 한 가해학생에 대한 판결을 보면, 법원은 그 학생이 신체 사진을 요구하는 행위에 가담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동조하거나 관여하기는 하였으나 주도적으로 관여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다른 학생들이 대부분의 가해행위를 적극적으로 주도하였다고 보았습니다. 그런데도 주도한 학생들과 같은 점수, 같은 조치를 부과한 것은 형평에 맞지 않고, 마침 다른 주도 학생은 행정심판에서 전학이 학급교체로 감경되기까지 하였으므로, 그 학생과의 형평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하여 전학 조치를 취소하였습니다.
같은 사이버 학교폭력 사건의 또 다른 가해학생에 대한 판결에서는 형평 문제가 더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그 학생의 가담 정도가 다른 공동 가해학생보다 경미하거나 유사한 수준인 점, 그리고 공동 가해학생 한 명은 행정심판에서 전학이 학급교체로 감경되고 다른 한 명은 행정소송에서 전학이 취소되어 사회봉사 15시간으로 감경된 점을 들어, 그 학생에 대해서만 전학을 유지하는 것은 공동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 결과와 비교하여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여기에 반성과 합의, 선도 가능성, 전학의 최후수단성을 더하여 전학 조치를 취소하였습니다.
두 판결이 보여 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같은 사건에서 공동 가해학생들이 각기 다른 절차로 감경되었는데 가담이 더 가볍거나 비슷한 학생만 전학이 유지된다면, 이는 합리적 이유 없이 공평을 잃은 조치가 되어 취소됩니다.

[데이터] 전국 법원의 전학 조치가 다투어진 학교폭력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한 결과 분포
전국 법원의 전학 조치가 다투어진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해 보면, 처분이 전부 또는 일부 취소된 사건은 약 20퍼센트로 나타나고 나머지 대부분은 기각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형평만으로 조치가 취소되는 경우가 흔하지 않으므로, 아래 유지 사례의 사정이 우리 사건에 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반대로 자녀가 주도자였다면 다른 학생이 가벼운 처분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형평 위반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고등학생이 네 명의 다른 학생과 함께 중학생 한 명을 1시간 30분 동안 일방적으로 폭행하여 뇌진탕 등 상해를 입힌 사안에서, 그 학생은 함께 폭행한 다른 학생들이 더 가벼운 처분을 받았다는 점을 들어 전학이 형평에 어긋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 학생이 자신과 무관한 일임에도 피해학생을 불러내어 가장 먼저 폭행하고, 다른 학생들에게 폭행하라며 교사하거나 방조하였으며, 다른 학생들이 폭행한 후 재차 폭행한 주도자였던 점, 다른 가해학생들이 가벼운 처분을 받은 것은 그들이 중학생이고 가담 정도가 더 가벼웠기 때문인 점을 들어, 이러한 차이는 합리적 차별이어서 평등원칙과 비례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보아 전학 조치를 유지하였습니다.
| 구분 | 형평 위반으로 취소된 사례 | 형평 주장이 배척된 사례 |
|---|---|---|
| 자녀의 가담 정도 | 주도자가 아니고 오히려 경미 | 먼저 폭행·교사·방조한 주도자 |
| 점수 평가 | 주도자와 동일 점수(구분 없음) | 가담 정도에 따른 차등 |
| 다른 가해자와의 관계 | 주도자가 심판·소송으로 감경됨 | 가벼운 처분 학생은 중학생·가담 경미 |
| 차별의 성격 | 합리적 이유 없는 공평 상실 | 사안 차이에 따른 합리적 차별 |
표: 공동 학교폭력에서 형평 위반 취소 사례와 배척 사례의 대비
형평 문제와 함께 다투어지는 것이 가담 범위의 사실오인입니다. 공동 사건에서는 여러 학생의 행위가 하나로 묶여 처분되기 쉬워, 자녀가 실제로 하지 않은 행위까지 그 학생의 징계사유에 포함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분사유란 처분의 근거가 된 구체적 사실을 말하고, 자녀가 하지 않은 행위가 처분사유에 들어가 있다면 그 부분은 사실오인이 됩니다.
앞의 사이버 학교폭력 사례에서 심의위원회는 한 가해학생이 가상의 인물을 이용하여 피해학생에게 신체 사진을 요구하였다고 보아 처분하였으나, 법원은 그 학생이 신체 사진을 요구하였다거나 그 요구에 가담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실제로 그 학생은 초기에 계정을 만든 뒤 다른 학생에게 넘겼고, 사진 요구는 다른 학생들이 하였던 것입니다. 법원은 이러한 사실오인이 있는 점을 재량권 일탈의 한 근거로 삼았습니다.
따라서 공동 사건에서는 자녀가 실제로 어느 단계에서 무엇을 하였는지를 다른 학생의 행위와 분리하여 규명하는 작업이 먼저입니다. 카카오톡 대화, 계정 개설과 인계 경위, 각 학생의 진술을 확보하여 자녀의 가담 범위를 특정하면, 처분사유에서 자녀가 하지 않은 부분을 걷어내는 사실오인 주장과 주도자와 다른 대우를 요구하는 형평 주장을 함께 세울 수 있습니다.


가해학생 측이 조치에 불복하는 수단은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취소소송)입니다. 두 절차 모두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청구하거나 제기하여야 하고, 행정심판을 거친 경우에는 재결서 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90일을 다시 계산합니다. 공동 사건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다른 가해학생의 불복 결과입니다. 앞의 사례처럼 다른 가해학생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에서 감경되면, 그 결과 자체가 남은 학생의 형평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정이 됩니다. 다른 가해학생의 처분 경과를 확인하고 그 감경 사실을 자료로 제출하는 것이 형평 다툼의 실질적 방법입니다.
| 다툴 지점 | 확인할 자료 | 주장 방향 |
|---|---|---|
| 가담 범위 | 카카오톡 대화, 계정 개설·인계 경위, 각 학생 진술 | 하지 않은 행위가 처분사유에 포함되었는지 |
| 점수 산정 | 심의위원회 회의록의 항목별 점수 | 주도자와 동일 점수가 가담 정도에 부합하는지 |
| 다른 가해자 | 공동 가해학생의 조치 내역과 심판·소송 결과 | 주도자가 감경되었는데 자녀만 유지되는지 |
| 전학 필요성 | 피해학생과의 재학 학교, 합의·탄원 여부 | 격리 필요성, 최후수단성 충족 여부 |
표: 공동 학교폭력에서 다툴 지점과 확인 자료 체크리스트
전학처럼 무거운 조치가 학기 중에 실행되는 것을 막으려면 심판이나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판결 전까지 처분의 효력을 임시로 멈추는 결정)를 신청하는 것도 검토하여야 합니다.
공동으로 이루어진 학교폭력에서 조치를 다툴 때에는 두 가지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 하나는 자녀가 실제로 하지 않은 행위가 처분사유에 포함되었는지를 규명하는 가담 범위의 사실오인이고, 다른 하나는 주도한 학생과 같은 조치를 받은 것이 형평에 어긋나는지입니다. 형평은 가담 정도가 다른데 같게 취급할 때 문제되고, 가담 정도에 따라 다르게 취급하면 합리적 차별로 정당화됩니다. 그러므로 자녀가 주도자인지 가담이 경미한지를 대화 기록과 진술로 특정하고, 다른 가해학생의 조치 내역과 그 감경 결과를 확인하여 형평을 다투는 것이 실질적인 대응이 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의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사건에 관하여는 변호사의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