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 2학년 자녀가 친구를 다치게 해 학교폭력으로 신고되면, 부모는 아직 어려 결과를 몰랐을 뿐 고의는 없었다고 호소하게 됩니다. 여기에 더해 피해학생 측이 처분이 가볍다며 행정심판을 청구해, 원래보다 무거운 조치로 바뀐 통지가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본 글은 만 7세 전후의 어린 학생에게도 고의가 인정되는 기준과, 피해학생의 행정심판으로 처분이 가중되었을 때 그 재결을 다투는 방법을 판결들로 살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나이가 어리다는 사정만으로 고의가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뜨거운 물처럼 결과가 명백히 예견되는 행위는 만 7, 8세라도 위험을 인식할 수 있어 고의가 인정됩니다. 다만 어린 나이는 조치 수위를 정하는 단계에서 선도 가능성으로 고려될 수 있고, 피해학생의 행정심판으로 가중된 재결은 그 자체를 상대로 다투어 점수 산정이 과도하면 취소되기도 합니다.

학교폭력예방법(2026. 6. 2. 시행 기준) 제2조 제1호는 상해, 폭행, 협박 등으로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학교폭력으로 정의합니다. 여기에 열거된 상해·폭행은 형법상 개념을 바탕으로 하므로, 학교폭력에 해당하려면 원칙적으로 고의(자신의 행위와 그 결과를 인식하고 감수하려는 의사)가 있어야 하고, 순수한 과실로 인한 우발적 사고는 학교폭력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고의는 상대를 해치겠다는 목적이나 상해의 의도까지 요구하지 않습니다. 폭행의 고의에 관한 대법원의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법원은 "신체에 대하여 유형력을 행사한다는 인식과 의사가 있으면 폭행에 대한 인식과 의사 즉 고의가 있는 것"이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신체에 대하여 유형력을 행사한다는 인식과 의사가 있으면 폭행에 대한 인식과 의사 즉 고의가 있는 것”
위 판결은 안수기도 과정에서 가슴과 배를 반복해 누르거나 때려 사망에 이르게 한 형사 사건이지만, 폭행의 고의가 무엇인지에 관한 일반 기준으로 통용됩니다. 상대의 신체에 물리적인 힘을 가한다는 점만 인식하고 있으면 고의가 인정되고, 크게 다치게 할 생각이 없었다거나 장난이었다는 사정은 고의를 부정하지 못합니다. 이 기준은 어린 학생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형법은 만 14세가 되지 않은 사람의 행위를 벌하지 않지만(형사미성년자), 이는 형사처벌의 문제일 뿐이고, 학교폭력예방법의 조치는 형사처벌이 아니라 선도·교육을 위한 행정처분이므로 나이에 따른 책임 면제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학교폭력에서 나이가 문제 되는 지점은 형사책임능력이 아니라, 그 나이의 아동이 자신의 행위로 상대가 다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었는지입니다.
주제와 같은 사안을 직접 다룬 판결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만 7세 학생이 보온병의 뜨거운 물을 마셔 본 뒤 그 물이 뜨겁다는 것을 확인시키겠다며 친구를 화장실로 데려갔고, 친구가 무섭다며 거부했음에도 손등에 물을 부어 2주간 치료를 요하는 2도 화상을 입힌 사안입니다. 학생은 만 7세에 불과해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다투었지만, 법원은 학생이 심의위원회에서 물이 뜨겁다는 사실을 이미 인식하고 있었다고 진술했고 친구가 무서워하며 거부했음에도 물을 부은 점을 들어, 사리 변별능력이 다소 미숙한 8세라 하더라도 뜨거운 물을 부으면 상대가 아플 것이라는 점은 경험칙상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아 고의를 인정했습니다.
이 사건은 처분이 가중된 뒤에 소송으로 이어진 점도 특징입니다. 심의위원회는 원래 서면사과만 의결했으나, 피해학생 측이 처분이 가볍다며 행정심판을 청구하자 행정심판위원회가 심각성과 고의성을 낮게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학교에서의 봉사 3시간과 특별교육을 더하는 재결을 했고, 학생 측이 그 재결의 취소를 구했습니다. 법원은 뜨거운 물을 부으면 아플 것을 예견할 수 있었던 이상 고의성이 낮다고 볼 수 없고 화상의 정도가 가볍지 않다는 재결의 판단에 사실오인이 없다며 청구를 기각(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판결)했습니다.
같은 유형에서 조치가 더 무거웠던 사례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만 8세 학생이 놀이터에서 친구를 놀리고 엉덩이를 찌르다가, 다른 친구가 떠 온 페트병의 뜨거운 물을 바닥을 보고 있던 친구의 등에 부어 등 절반 이상에 5주 치료를 요하는 심재성 2도 화상과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입힌 사안입니다. 학생은 계획적으로 물을 떠 온 것이 아니어서 고의성이 높지 않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물이 자신도 잡지 못할 만큼 뜨겁다는 것을 인지하고도 친구의 등을 향해 물을 쏟았고 우발적 행위라 하더라도 고의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고 보아, 고의성을 가장 높은 등급으로 평가한 판정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합계 점수가 전학 구간에 해당해 전학 처분이 유지되었고, 이미 다른 학교로 옮긴 뒤라 실효성이 없다는 항변도 학생부 기재와 선도 효과가 있다는 이유로 배척되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이 같은 학년 친구에게 목을 잡거나 발로 차고 물병으로 맞추는 행위를 두 달간 반복한 사안에서도 학교폭력이 인정되었습니다. 법원은 거부 의사를 무시하고 상당 기간 괴롭힘을 반복해 심리적 고통을 준 이상 일상적 장난으로 볼 수 없고, 저학년이라거나 친근함을 잘못된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라 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심의위원회가 조치 수위를 정하는 점수 평가에서 고의성을 0점으로 매겼는데, 법원은 그 점수는 어느 정도의 의도로 학교폭력을 행사했는지를 조치 양정을 위해 평가한 것일 뿐이어서 학교폭력의 성립을 인정한 것과 모순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심의위원회가 고의성 점수를 낮게 주었으니 학교폭력이 아니라는 오해를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린 나이는 고의의 성립을 부정하는 근거로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이 친구를 가위로 찌르려 위협하고 멱살을 잡아 끌거나 욕설 메시지를 반복한 사안에서, 법원은 가해행위의 내용과 횟수에 비추어 단순 장난으로 볼 수 없고 초등학교 저학년이라 하더라도 그 행위가 상대방에게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다고 보아 고의를 인정했습니다. 나이가 어리다는 사정은 자신의 행위가 폭력임을 인식할 수 없었다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나이는 조치의 수위를 정하는 단계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중학교 1학년 학생이 친구의 목을 조르고 넘어뜨려 14일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힌 사안에서, 법원은 고의성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흥분한 상태에서 재차 목을 조른 것으로 보이고 장기간 계획적으로 저지른 비행과는 달리 볼 여지가 있다며, 고의성을 가장 높은 등급이 아니라 그 아래 등급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고의가 있다는 것과 고의의 정도가 최고 수준이라는 것은 다르고, 우발성이나 나이·선도 가능성은 이 점수 산정과 조치 수위에서 참작될 수 있습니다.
| 고의 성립 단계 | 조치 수위(양정) 단계 |
|---|---|
| 유형력 행사의 인식·의사만으로 충분 | 고의성의 정도를 0~4점으로 평가 |
| 결과 예견 가능하면 어린 나이도 고의 인정 | 우발성·계획성 없음은 등급 하향 사유 |
| 해칠 목적·상해 의도는 불요 | 나이·반성·선도 가능성은 경감 요소 |
표: 고의의 성립과 조치 수위 산정에서 나이가 작동하는 방식

앞서 든 뜨거운 물 사건처럼, 심의위원회의 원래 조치가 가벼웠는데 피해학생 측이 행정심판을 청구해 더 무거운 조치로 바뀌는 경우가 있습니다. 행정심판위원회가 원래 처분을 스스로 다른 처분으로 변경하는 재결을 형성재결(별도의 처분 없이 재결 자체로 법률관계를 바꾸는 재결)이라 합니다. 이 경우 원래 처분은 재결의 형성력으로 소멸하므로, 다투는 상대방과 대상이 달라집니다.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성적 메시지와 문자폭탄, 두피 상처 등으로 출석정지 10일 처분을 받았는데, 피해학생의 행정심판으로 학급교체로 가중된 사안에서, 법원은 학교폭력 조치들이 서로 결합되어 있어 그중 하나가 변경되면 원래 처분 전부가 재결의 형성력으로 소멸한다고 보았습니다. 그 결과 원래 처분을 한 교육장을 상대로 한 소송은 대상이 없어져 각하(본안 판단 없이 소송요건 미비로 물리치는 판결)되고, 행정심판위원회를 상대로 변경된 재결의 취소를 구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결로 처분이 바뀌면 소송의 피고와 대상을 재결로 맞추어야 하고, 그 소송에서는 재결이 정한 조치의 수위가 재량권(법이 행정청의 판단에 맡긴 결정 권한)을 벗어났는지, 또는 학교폭력 자체가 성립하는지를 다툴 수 있습니다.
가중이 과도하면 재결은 취소됩니다. 앞서 든 목 조르기 사건에서 원래 처분은 출석정지 3일이었으나 피해학생의 행정심판으로 전학까지 가중되었는데, 법원은 판정 점수를 다시 계산하면 학생에게 가장 불리하게 잡아도 전학 구간에 이르지 못한다며 전학으로 변경한 재결을 취소했습니다. 조치별로 점수 구간이 정해져 있어(고시 별표상 출석정지 10~12점, 학급교체 13~15점, 전학 16~20점) 점수를 벗어난 조치는 재량권을 벗어난 것으로 통제됩니다.
가중 재결이 학교폭력의 성립 자체를 놓친 경우도 취소됩니다. 중학교 1학년 학생이 다른 학생들의 가해 행위를 지켜보기만 한 사안에서 원래 처분은 학교봉사였으나 피해학생의 행정심판으로 사회봉사로 가중되었는데, 법원은 학교폭력을 행사하거나 그 행위에 가담한 학생만이 가해학생인데 단순히 옆에서 목격·방관한 것만으로는 가담했다고 볼 수 없다며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아 가중 재결을 취소했습니다. 가중되었다는 사실이 곧 조치의 적법을 뜻하지는 않으므로, 점수 산정과 학교폭력 성립 여부를 재결 단계에서 다시 따질 수 있습니다.
행정심판법 제47조 제2항은 위원회가 심판청구의 대상인 처분보다 청구인에게 불리한 재결을 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이 불이익변경금지(심판을 청구한 사람에게 원래보다 불리한 결정을 하지 못한다는 원칙)는 심판을 청구한 사람을 보호하는 규정입니다. 그런데 처분을 가중해 달라는 행정심판을 청구한 사람은 피해학생이고, 가해학생은 청구인이 아니므로 이 원칙의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피해학생의 청구로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가 무거워지는 것은 불이익변경금지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가해학생 측이 다툴 지점은 처분이 무거워졌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가중된 조치의 점수 산정이나 학교폭력 성립에 잘못이 있는지입니다.
어린 자녀의 사건에서 나이만 앞세우는 대응은 한계가 있습니다. 고의의 성립을 다투려면 나이가 아니라 그 행위로 상대가 다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없었던 구체적 사정, 즉 결과 예견이 어려운 돌발적 경위였는지를 보여야 합니다. 뜨거운 물이나 날카로운 물건처럼 위험이 명백한 행위에서는 이 다툼이 쉽지 않으므로, 성립을 다투기보다 고의성의 정도가 최고 수준은 아니라는 점, 반성과 화해를 위한 노력, 선도 가능성을 조치 수위 단계에서 부각하는 편이 실효적입니다. 피해학생 측이 처분 가중을 구하는 행정심판을 제기하면 가해학생 측도 이해관계인으로 참여해 의견을 낼 수 있고, 재결로 처분이 무거워졌다면 원래 처분이 아니라 재결을 대상으로, 행정심판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불복 기간은 처분이나 재결을 안 날부터 행정소송 90일입니다.
| 다툴 지점 | 준비할 내용 |
|---|---|
| 고의의 성립 | 결과 예견이 어려운 돌발적 경위였는지의 구체적 정황 |
| 고의성의 정도 | 계획성·지속성 없는 우발적 1회성이라는 점수 산정 자료 |
| 조치 수위 | 반성·화해 노력, 선도 가능성, 점수 구간과 조치의 정합 |
| 재결 가중 | 재결을 대상으로, 행정심판위원회를 상대로 한 소송 구성 |
표: 어린 학생의 학교폭력 사건에서 다툴 지점과 준비 내용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해 보면, 고의가 언급된 학교폭력 조치 소송에서 청구가 기각되어 처분이 유지된 비율이 약 57퍼센트로 가장 높고, 취소가 약 20퍼센트, 각하가 약 18퍼센트, 일부 취소가 약 4퍼센트로 나타납니다. 고의의 성립 자체를 뒤집기는 어렵지만, 점수 산정과 재결의 재량 통제에서 취소되는 사례도 상당수여서, 성립과 양정을 나누어 다투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데이터]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한 고의성 쟁점 소송의 결과 분포
어린 나이는 학교폭력의 고의를 부정하는 근거가 되기 어렵습니다. 폭행의 고의는 상대에게 힘을 가한다는 인식과 의사로 충분하고, 뜨거운 물처럼 위험이 명백한 행위는 만 7, 8세라도 결과를 예견할 수 있어 고의가 인정됩니다. 나이가 의미를 갖는 곳은 성립이 아니라 조치 수위를 정하는 단계이고, 심의위원회의 고의성 점수가 낮아도 학교폭력의 성립과는 구별됩니다. 피해학생의 행정심판으로 처분이 가중되면 원래 처분은 소멸하므로 재결을 대상으로 다투어야 하고, 점수 산정이나 학교폭력 성립에 잘못이 있으면 가중된 재결도 취소됩니다. 성립을 다투기 어려운 사안일수록 고의성의 정도와 선도 가능성을 조치 수위에서 부각하는 대응이 실효적입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의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에 대하여는 사실관계를 갖추어 변호사의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