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사립학교의 퇴학처분, 민사소송으로 무효를 확인받는 방법

2026.06.20조회 304
사립학교의 퇴학처분, 민사소송으로 무효를 확인받는 방법

자녀가 사립 고등학교에서 퇴학처분을 받았을 때, 그 처분을 어디에 어떤 소송으로 다투어야 하는지부터 막막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퇴학이라도 학교가 국공립인지 사립인지, 처분의 근거가 학교폭력예방법인지 학교 자체의 징계규정인지에 따라 소송의 종류가 달라집니다. 본 글은 사립학교의 퇴학처분을 학교법인을 상대로 한 민사 무효확인의 소로 다투는 경우를 중심으로, 그 소송이 성립하는 이유와 법원이 무효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실제로 무효가 인정되거나 기각된 사례를 정리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립 고등학교와 학생의 재학관계는 사법상 계약관계이므로 그 학교가 한 퇴학처분은 학교법인을 상대로 한 민사 무효확인의 소로 다툴 수 있고, 법원은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를 심사해 처분이 지나치게 무거우면 무효로 판단합니다. 다만 퇴학이 무효로 인정되는 것은 예외적인 경우이고,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에 따라 교육장이 내리는 전학·퇴학 등의 조치는 사립학교라도 민사가 아니라 행정심판·행정소송으로 다투어야 한다는 점에서 소송의 종류를 처음부터 정확히 가려야 합니다.

사립 고등학교 교문 전경

1. 사립학교의 퇴학을 다투는 소송의 종류

같은 퇴학처분이라도 학교의 설립 형태와 처분의 법적 근거에 따라 다투는 소송이 나뉩니다. 이 구분을 놓치면 소송의 종류를 잘못 선택해 각하되거나 다른 법원으로 이송되는 결과를 맞을 수 있으므로, 본안의 무효 여부를 따지기 전에 반드시 정리해야 합니다.

가. 퇴학이 가능한 학생의 범위

퇴학은 학생의 신분관계 자체를 소멸시키는 가장 무거운 징계입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2026. 3. 1. 시행 기준)은 학교의 장이 법령과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징계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의무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은 퇴학시킬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초등학교 6년과 중학교 3년은 의무교육이므로, 결국 퇴학이라는 처분은 의무교육이 아닌 고등학교 학생에게만 내려질 수 있습니다.

초·중등교육법 제18조(학생의 징계)
① 학교의 장은 교육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법령과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징계할 수 있다. 다만, 의무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은 퇴학시킬 수 없다.② 학교의 장은 학생을 징계하려면 그 학생이나 보호자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는 등 적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규정 때문에 퇴학처분을 둘러싼 다툼은 대부분 고등학교 단계에서 발생하고, 특히 사립 고등학교에서 문제되는 경우에 민사소송이라는 독특한 경로가 등장합니다.

나. 사립 고등학교의 재학관계는 사법상 계약관계

학생과 학교의 관계가 공법상 관계인지 사법상 관계인지에 따라, 그 학교가 한 처분이 행정처분인지 아니면 계약의 이행행위인지가 달라집니다. 행정처분이란 행정청이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 공권력을 행사하는 행위를 말하고, 이에 해당하면 행정소송(취소소송·무효등확인소송)으로 다투게 됩니다. 반대로 사법상 계약관계에서 비롯된 처분이라면 민사소송으로 다투게 됩니다.

법원은 의무교육이 아닌 사립 고등학교의 학생 재학관계를 사법관계로 봅니다. 은 사립학교 학생의 재학관계를 의무교육인 경우와 아닌 경우로 나누어, "의무교육이 아닌 중등교육의 경우, 즉 사립 고등학교의 학생 재학관계는 사법관계이고, 학생에 대한 보호·징계조치는 사법상 계약의 이행행위라고 보아야 한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사립 고등학교의 퇴학처분이 사법상 계약의 이행행위라면, 학생은 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을 상대로 그 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해 달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무효확인의 소란 어떤 법률행위나 법률관계가 효력이 없음을 법원의 판결로 확정해 달라고 구하는 소송을 말합니다. 퇴학처분이 무효로 확인되면 그 처분은 처음부터 효력이 없었던 것이 되어, 학생은 재학생의 지위를 회복하게 됩니다.

다. 국공립학교의 퇴학은 행정처분

같은 퇴학이라도 국공립학교의 경우에는 성격이 다릅니다. 국공립학교의 학생 징계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공권력을 행사하는 행정처분이므로, 행정소송으로 다투어야 합니다. 대법원도 오래전부터 이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국립 교육대학 학생에 대한 퇴학처분은, 국가가 설립·경영하는 교육기관인 동 대학의 교무를 통할하고 학생을 지도하는 지위에 있는 학장이 교육목적실현과 학교의 내부질서유지를 위해 학칙 위반자인 재학생에 대한 구체적 법집행으로서 국가공권력의 하나인 징계권을 발동하여 학생으로서의 신분을 일방적으로 박탈하는 국가의 교육행정에 관한 의사를 외부에 표시한 것이므로, 행정처분임이 명백하다.

위 판시는 국립 교육대학의 퇴학처분을 행정처분으로 본 대법원 1991. 11. 22. 선고 91누2144 판결의 내용이고, 같은 날 선고된 대법원 91누2151 판결도 같은 취지입니다. 국공립학교라면 학생은 학교장이나 교육청을 상대로 퇴학처분 취소소송 또는 무효등확인소송을 제기하게 됩니다. 사립학교의 퇴학을 민사로 다투는 경우와 비교하면 소송의 상대방과 관할 법원이 모두 달라집니다.

라. 의무교육 단계와 학교폭력예방법상 조치

사립학교라고 해서 모든 처분을 민사로 다투는 것은 아닙니다. 두 가지 중요한 예외가 있습니다.

첫째, 사립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경우입니다. 초등교육과 중등교육 중 중학교 과정까지는 의무교육이고, 이 단계의 사립학교는 국가로부터 의무교육 사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지위에 있습니다. 앞서 본 도 "현행법상 사립초등학교, 중학교의 학생교육은 공무수탁사인에 의한 공행정활동이며, 여기에서의 학생에 대한 보호·징계조치는 국·공립학교 학생의 경우와 동일하게 행정처분으로 보아야 한다"라고 하였습니다. 공무수탁사인이란 법령에 따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공적 사무를 위탁받아 자신의 이름으로 처리하는 사인을 말합니다. 실제로 사립 초등학교가 학교폭력 가해학생에게 한 특별교육이수·학급교체 조치를 민사소송으로 다툰 사건에서, 은 그 조치가 공무수탁사인의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보아 제1심의 민사판결을 취소하고 사건을 행정사건 관할 법원으로 이송하였습니다. 사립학교라는 이유만으로 민사소송을 냈다가 소송의 종류 자체가 잘못되어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둘째,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조치입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2026. 6. 2. 시행 기준)은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전학·퇴학 등의 조치를 교육장이 내리도록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학교장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요청을 받아 조치를 하였으나, 2019. 8. 20. 개정으로 심의 기능이 교육지원청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로 이관되고 재심 제도가 행정심판으로 일원화되었습니다. 그 결과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에 따른 조치는 교육장이 내리는 행정처분이 되었고, 그에 대한 불복은 사립·국공립을 가리지 않고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에 의합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7조의2(행정심판)
① 교육장이 제16조제1항 및 제17조제1항에 따라 내린 조치에 대하여 이의가 있는 피해학생 또는 그 보호자는 「행정심판법」에 따른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② 교육장이 제17조제1항에 따라 내린 조치에 대하여 이의가 있는 가해학생 또는 그 보호자는 「행정심판법」에 따른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③ 행정심판위원회는 피해학생 또는 그 보호자 및 피·가해학생의 소속 학교에 제2항에 따른 행정심판의 청구 사실을 통지하고 「행정심판법」 제20조에 따른 심판참가에 관한 사항을 문서로 안내하여야 한다.④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행정심판청구에 필요한 사항은 「행정심판법」을 준용한다.(제5항·제6항 삭제)

정리하면, 민사 무효확인의 소가 활용되는 전형적인 경우는 사립 고등학교가 초·중등교육법 제18조에 따른 자체 징계로 퇴학처분을 한 경우입니다. 학교폭력이 관련되더라도 학교가 자체 징계규정에 따라 퇴학이라는 징계를 한 것이라면 민사로 다투게 되고, 교육장이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에 따라 전학·퇴학 조치를 한 것이라면 행정으로 다투게 됩니다. 뒤에서 볼 사립 고등학교 학교폭력 사안의 민사판결들은 대체로 학교장이 조치권자이던 시기의 사건이라는 점도 함께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분다투는 소송의 종류근거
사립 고등학교의 퇴학(초·중등교육법 제18조 자체 징계)학교법인 상대 민사 무효확인의 소재학관계가 사법상 계약
국공립학교의 퇴학행정 취소소송·무효등확인소송공권력 행사인 행정처분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조치(전학·퇴학 등)교육장 상대 행정심판·행정소송교육장이 내리는 행정처분
사립 초·중학교(의무교육)의 징계·조치행정소송공무수탁사인의 행정처분

표: 학교 유형과 처분 근거에 따른 퇴학·조치의 불복 방법

2. 퇴학이 무효가 되는 기준

소송의 종류를 정확히 골랐다면, 다음은 그 퇴학처분이 실제로 무효인지의 문제입니다. 사립 고등학교의 퇴학처분을 민사로 다투는 경우 법원의 심사 기준은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입니다.

가.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이란

어떤 징계사유가 있을 때 그 학생에게 어떤 종류의 징계를 내릴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습니다. 재량이란 법이 일정한 범위 안에서 판단의 여지를 인정하는 것을 말하고, 재량권의 일탈·남용이란 그 판단이 법이 허용한 한계를 벗어나 위법에 이른 상태를 말합니다. 대법원은 징계처분의 재량권 일탈·남용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일반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그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것인데,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

이는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두9482 판결의 판시로, 징계처분이 위법하려면 단지 무겁다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한 정도에 이르러야 합니다. 사립학교의 퇴학처분을 무효확인의 소로 다투는 하급심들도 이 기준을 그대로 받아들여,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한 경우에 무효라고 판단합니다.

나. 퇴학은 예외적으로만 허용되는 처분

재량권 일탈·남용의 일반 기준 위에, 법원은 퇴학이라는 처분의 특수성을 더합니다. 퇴학은 학생의 신분을 소멸시켜 학습권과 장래의 직업선택 가능성까지 제한하는 가장 무거운 처분이므로, 그 정당성은 한층 엄격하게 심사됩니다. 사립 고등학생에 대한 퇴학처분을 무효로 본 은 이 점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였습니다. 법원은 "학생의 신분관계를 소멸시키는 퇴학처분은 징계의 종류 중 가장 가혹한 처분"이라고 전제한 뒤, "객관적으로 학생신분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 교육상의 필요 및 학내질서의 유지라는 징계의 목적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합리하다고 인정될 수 있을 정도로 중한 징계사유가 있고 개전의 가능성이 없어 다른 징계수단으로는 징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보았습니다.

정리하면 퇴학이 정당하려면, 학생을 계속 학교에 두는 것이 교육목적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할 정도로 중한 사유가 있어야 하고, 개전의 가능성이 없어 더 가벼운 징계로는 목적을 이룰 수 없어야 합니다. 이 세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지 않으면 퇴학은 지나치게 무거운 처분이 되어 재량권의 일탈·남용으로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3. 퇴학처분이 무효로 인정된 사례

퇴학이 예외적으로만 허용된다는 기준에 비추어, 법원이 사립학교의 퇴학·제적을 무거운 처분으로 보아 무효로 판단한 사례들을 살펴보겠습니다.

가. 교사에 대한 유형력 행사를 이유로 한 퇴학

사립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반복적인 지시불이행과 교칙위반, 그리고 교사에 대한 폭행을 이유로 학교 선도위원회의 결정을 거쳐 퇴학처분을 받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학생 사이의 학교폭력이 아니라 교사에 대한 유형력 행사가 문제된 교권침해 사안으로, 학교가 초·중등교육법 제18조와 학칙에 따라 자체 징계로 퇴학을 결정하였고, 학생은 학교법인을 상대로 퇴학처분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법원은 사실관계를 심리한 결과, 교사가 먼저 위법한 체벌로 학생의 머리 부위를 가격하였고 학생은 이에 대응하는 정도의 유형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아, 주된 징계사유인 교사 폭행의 위법성이 중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학생에게 개전의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 없고 담임교사 등도 개전의 기미를 인정하였으며, 학교가 여러 차례 전학을 권유하는 등 더 가벼운 징계로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어 보이는 사정을 종합하였습니다. 그 결과 은 이 퇴학처분이 징계양정에서 재량권의 범위를 현저히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 학생의 행위에 비난가능성이 있더라도, 사건의 전체 경위와 개전 가능성, 더 가벼운 대체수단의 존재를 함께 따져 퇴학이 과중하다고 본 것입니다.

나. 학교폭력 공동 가해로 인한 퇴학

학교폭력에 공동으로 가담한 학생에 대한 퇴학처분이 무효로 인정된 사례도 있습니다. 사립 고등학교에 전학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학생이 다른 학생들과 함께 노래방에서 피해학생을 폭행해 약 3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가하였고,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학교장이 퇴학처분을 한 사안입니다. 학생은 학교법인을 상대로 퇴학처분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법원은 앞서 본 퇴학의 예외성 기준을 적용하면서, 여러 사정을 종합해 퇴학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보았습니다. 구체적으로 학생이 피해자를 폭행한 정도가 다른 가해학생들에 비해 중하지 않은 점, 학생의 어머니와 피해자 측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져 피해자 측이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작성하기도 한 점, 학생이 소년보호사건 과정에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고 비교적 경미한 처분을 받은 점, 징계 전력이 없어 개전의 기회를 줄 필요가 있는 점, 퇴학보다 가벼운 징계로도 교육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어 보이는 점 등이 참작되었습니다. 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퇴학처분이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하여 무효라고 판단하고, 학교법인이 그 적법성을 다투는 이상 학생에게 무효를 확인할 이익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은 학교폭력이 관련된 경우에도 학교가 자체 징계로 한 퇴학처분이 민사 무효확인의 소의 대상이 되고, 폭행의 가담 정도·합의·반성·전력·대체수단 같은 참작 사정에 따라 무효로 판단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다만 앞서 설명한 것처럼 현행 학교폭력예방법에서는 전학·퇴학 조치를 교육장이 내리므로, 지금 같은 사안은 행정심판·행정소송으로 다투게 된다는 점을 함께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집에서 학교가 보낸 서류를 살펴보는 학생과 학부모

다. 그 밖에 무효·취소로 판단된 사례

퇴학과 함께 대학의 제적처분에서도 같은 법리가 적용됩니다. 학교폭력 사안은 아니지만, 사립대학이 학생에게 한 퇴학처분이 무효로 인정된 사례로 이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징계사유의 일부가 인정되지 않고 인정되는 사유도 퇴학에 이를 정도가 아니며 징계 전력도 없는 상황에서 학업기회를 박탈하는 퇴학은 과중하다고 보아 재량권의 일탈·남용을 인정하였습니다. 또한 사립학교법인의 제적처분을 다툰 도 제적사유가 된 비위가 중하지 않은 반면 제적은 학생 신분을 종국적으로 박탈하는 중대한 제재여서 균형을 잃었다고 보아 무효로 판단하였습니다. 학교의 유형이 초·중등학교인지 대학인지와 관계없이, 학생 신분을 소멸시키는 처분에는 비례성이 엄격하게 요구된다는 공통된 태도가 확인됩니다.

4. 청구가 기각된 사례

무효로 인정된 사례만 보면 퇴학은 쉽게 뒤집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청구가 기각되는 경우가 더 많고, 법원이 재량권의 남용을 부정하는 논거에는 일정한 흐름이 있습니다.

가. 학교폭력 심의를 거친 징계의 무효 판단

사립 기숙형 고등학교에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서면사과·접촉금지·출석정지 등의 조치를 받은 학생이 학교법인을 상대로 징계처분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학생은 절차상 하자와 성적 행위의 부존재, 재량권 남용 등을 주장하였으나, 은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법원은 학생과 보호자가 출석해 소명 기회를 가져 방어권이 보장되었으므로 무효에 이를 중대한 절차하자가 없다고 보았고, 피해학생의 진술이 일관되어 신빙성이 높은 반면 검찰의 무혐의 처분만으로는 행위의 부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기숙학교의 특성상 폭력 방지의 필요가 크고 출석정지가 전학·퇴학보다 가벼운 처분이라는 점에서 재량권의 일탈·남용도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같은 학교의 다른 학생에 대한 도 같은 날 같은 이유로 기각되었습니다. 학교폭력 심의를 거친 징계는 방어권이 보장되고 조치가 단계적 범위 안에 있으면 무효로 뒤집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나. 성범죄와 중대한 비위에서 존중되는 학교의 판단

비위의 내용이 성범죄이거나 결과가 중대한 경우, 법원은 피해자 보호와 학내질서를 이유로 무거운 처분을 폭넓게 존중합니다. 사립대학 학생이 학과 답사 중 잠든 후배를 강제추행한 사건에서 은 퇴학처분 무효확인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법원은 "성범죄 피해자인 피해 학생을 2차 피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엄중한 징계가 불가피하다고 보아, 졸업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라도 퇴학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아울러 처분 이후 이루어진 합의나 기소유예는 처분 당시의 사정이 아니므로 소급하여 고려할 수 없다고 하였는데, 이는 징계처분의 적법성이 처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된다는 원칙을 보여줍니다.

허위사실 유포로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립대학 학생이 교수의 성추행을 목격한 것처럼 허위 대자보를 게시하였고 지목된 교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결과에 이른 사건에서, 은 퇴학처분 무효확인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법원은 대학이 그 교육목적 실현과 내부질서 유지를 위하여 자율적으로 학칙을 제정하여 위반자에게 한 징계처분은 가능한 한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한 뒤, 허위 유포의 결과가 매우 중대하고 비난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들어 퇴학이 명백히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폭행·강제추행으로 형사 유죄판결을 받은 대학생에 대한 제적처분을 다툰 도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법원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학교의 학생이어서 격리가 불가피하고, 그 범죄와 징계양정이 다른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크다는 점을 들어 제적이 명백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이처럼 기각 사례들에서는 비위의 중대성, 피해자 보호, 학내질서와 다른 학생에 대한 영향, 학교의 자율성 존중이라는 논거가 반복적으로 나타납니다.

다. 국공립학교의 경우와 효력정지 가처분의 한계

국공립학교의 퇴학은 행정소송으로 다투는데, 그 심사 기준도 재량권의 일탈·남용으로 사립의 경우와 다르지 않습니다. 국가가 재정을 부담하는 특수교육기관에서 신입생을 성희롱한 학생에 대한 퇴학처분을 다툰 은, 그 기관의 특수한 설립목적과 교육목표에 따른 자율적 판단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보아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사립인지 국공립인지에 따라 소송의 종류는 달라지지만, 재량권 남용을 판단하는 잣대 자체는 공통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한편 퇴학처분의 효력을 급히 멈추려면 본안소송과 별도로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가처분은 본안에서 이길 개연성, 즉 피보전권리가 소명되어야 인용됩니다. 사립학교의 학교폭력 퇴학처분에 대한 효력정지를 구한 은, 회의 개최 전에 보호자에게 개최 사실과 개략적 내용을 통지해 절차상 하자가 없고 학교폭력의 횟수·태양 등에 비추어 재량권 남용의 하자도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신청을 기각하였습니다. 퇴학을 신속히 정지시키려는 시도라도 무효 사유의 소명이 부족하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데이터로 본 퇴학·제적 다툼의 결론 분포

[데이터] 본 글에서 다룬 사립·국공립 학교의 퇴학·제적 다툼 사례 12건의 결론입니다. 특정 표본을 정리한 것으로 전체 사건의 통계는 아니며, 퇴학의 무효가 인정되는 경우가 예외적임을 보여주는 참고 자료입니다.

5. 졸업한 뒤에도 무효확인을 구할 수 있는 경우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학생이 졸업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때 이미 지나간 징계의 무효를 확인받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즉 확인의 이익이 있는지가 문제됩니다.

가. 확인의 이익이라는 소송요건

확인의 소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해 허용되는 소송입니다. 따라서 이미 지나간 과거의 법률관계는 원칙적으로 확인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졸업으로 학생 신분이 소멸한 뒤에는 징계가 과거의 법률관계가 되므로, 그 무효를 확인받을 이익이 남아 있는지를 따로 살펴야 합니다.

나. 학교생활기록부에 남는 징계

대법원은 과거의 법률관계라도 그것이 현재의 권리나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 위험을 제거하는 데 확인판결이 유효·적절한 수단이면 확인의 이익이 인정된다고 봅니다. 사립학교 학생이 정학 징계를 받은 뒤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한 상태에서 그 무효확인을 구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확인의 이익을 인정하였습니다.

확인의 소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허용되는 것이지만, 과거의 법률관계라 할지라도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 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확인의 이익이 있다.

대법원 2023. 2. 23. 선고 2022다207547 판결은 이 기준에 따라, 징계 내역이 학교생활기록부에 준영구적으로 보존되고 그 정정을 위해서는 객관적 증빙자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즉 징계 무효확인의 소는 학교생활기록부 정정에 필요한 증빙자료를 확보하는 수단으로서 현재의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을 제거하는 유효·적절한 방법이므로, 졸업으로 징계가 과거의 일이 되었더라도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본 것입니다.

다. 졸업과 동시에 삭제되는 학교폭력 조치

반대로 처분이 학교생활기록부에 남지 않는 경우에는 결론이 달라집니다. 사립 고등학교에서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접촉금지·학교봉사 등의 조치를 받은 학생이 졸업 후 그 무효확인을 구한 사건에서, 은 소를 각하하였습니다. 법원은 해당 조치가 관련 규정에 따라 졸업과 동시에 학교생활기록부에서 삭제되므로 현재의 지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았고, 진학이나 취업에서 겪을 수 있는 불이익은 법령에 규정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실상의 불이익일 뿐 법률상의 불이익이 아니어서 확인의 이익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두 판결을 함께 보면, 졸업 후 무효확인의 소가 유지되는지는 그 처분이 학교생활기록부에 준영구적으로 남는지 아니면 졸업과 동시에 삭제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는 실무 기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정학처럼 학교생활기록부에 오래 남는 징계는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기 쉽고, 졸업과 함께 삭제되는 학교폭력 조치는 확인의 이익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6. 불복 방법과 실무상 유의점

지방법원 청사 외관

지금까지의 내용을 실무의 순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처분의 근거와 학교의 유형을 확인해 소송의 종류를 정합니다. 사립 고등학교가 자체 징계규정으로 한 퇴학이라면 학교법인을 상대로 한 민사 무효확인의 소가 원칙이고,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에 따라 교육장이 한 조치라면 행정심판·행정소송이며, 국공립학교나 의무교육 단계의 사립 초·중학교라면 행정소송입니다. 소송의 종류를 잘못 고르면 각하되거나 관할 법원으로 이송되어 시간을 잃게 되므로, 이 판단이 첫 단추입니다.

다음으로 본안에서는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을 다투게 됩니다. 퇴학의 예외성 기준에 따라, 비위의 정도가 학생 신분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할 정도로 중한지, 개전의 가능성이 없는지, 더 가벼운 징계로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지를 사안의 구체적 사정으로 반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폭행의 가담 정도, 합의와 반성, 징계 전력의 유무, 절차의 준수 여부, 대체수단의 존재가 주요 쟁점이 됩니다.

퇴학의 효력을 즉시 멈출 필요가 있으면 효력정지 가처분을 병행할 수 있으나, 본안에서 이길 개연성이 소명되어야 인용됩니다. 소송 중 학생이 졸업하는 경우에는 확인의 이익을 유지하기 위해 그 징계가 학교생활기록부에 남는지, 정정을 위해 무효확인이 필요한지를 함께 정리해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이러한 판단은 처분의 근거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개별 사안에서 전문가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7. 자주 묻는 질문

Q. 사립 고등학교에서 퇴학을 당했는데, 행정소송과 민사소송 중 무엇으로 다투어야 하나요?
학교가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에 따른 교육장의 조치로 퇴학을 한 것이 아니라, 학교 자체의 징계규정과 초·중등교육법 제18조에 따라 퇴학을 한 것이라면 학교법인을 상대로 한 민사 무효확인의 소로 다툽니다. 사립 고등학교의 재학관계가 사법상 계약관계로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반면 국공립학교의 퇴학이나 교육장의 학교폭력 조치는 행정심판·행정소송으로 다투게 되므로, 처분서에 적힌 근거 법령과 처분권자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퇴학처분은 어떤 경우에 무효로 인정되나요?
법원은 퇴학을 가장 무거운 징계로 보아, 학생을 계속 학교에 두는 것이 교육목적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할 정도로 중한 사유가 있고 개전의 가능성이 없어 더 가벼운 징계로는 목적을 이룰 수 없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된다고 봅니다. 비위의 가담 정도가 크지 않거나, 합의와 반성이 있거나, 징계 전력이 없고 대체수단이 있는 경우에는 퇴학이 지나치게 무겁다고 보아 재량권의 일탈·남용으로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Q. 이미 졸업했는데도 지난 징계의 무효를 확인받을 수 있나요?
그 징계가 학교생활기록부에 남아 현재의 지위에 영향을 주고 있고, 무효확인이 그 위험을 제거하는 유효·적절한 수단이면 확인의 이익이 인정됩니다. 정학처럼 학교생활기록부에 준영구적으로 보존되는 징계는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기 쉽습니다. 다만 학교폭력 조치처럼 졸업과 동시에 학교생활기록부에서 삭제되는 경우에는 확인의 이익이 부정되어 소가 각하될 수 있습니다.
Q. 퇴학의 효력을 당장 멈추고 학교에 다시 다닐 방법이 있나요?
본안 소송과 별도로 퇴학처분의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가처분이 인용되려면 본안에서 이길 개연성, 즉 처분이 무효라고 볼 만한 사정이 소명되어야 합니다. 학교폭력 퇴학처분의 효력정지를 구했으나 절차상 하자와 재량권 남용이 소명되지 않아 기각된 사례도 있으므로, 가처분과 본안의 주장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8. 정리

사립 고등학교의 퇴학처분은 학교와 학생의 재학관계가 사법상 계약관계라는 점에서 학교법인을 상대로 한 민사 무효확인의 소로 다툴 수 있고, 법원은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을 심사해 퇴학이 지나치게 무거우면 무효로 판단합니다. 다만 퇴학의 무효가 인정되는 것은 예외적인 경우이고, 국공립학교의 퇴학이나 교육장이 내리는 학교폭력예방법상 조치, 의무교육 단계 사립 초·중학교의 조치는 민사가 아니라 행정으로 다투어야 합니다. 소송의 종류를 처음부터 정확히 가리고, 퇴학의 예외성 기준에 맞추어 사안의 사정을 구체적으로 다투는 것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본 글은 사립학교의 퇴학처분과 그 불복 방법에 관한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건의 결론은 처분의 근거와 사실관계,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변호사의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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