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조치를 받은 뒤 행정심판을 거치면 원래의 조치가 그대로 유지되지 않고 더 가벼운 조치로 바뀌거나 반대로 더 무거운 조치로 바뀌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조치가 바뀐 다음 다시 행정소송으로 다투려 할 때, 무엇을 소송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지, 그리고 누구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야 하는지가 문제 됩니다. 이를 잘못 정하면 본안 판단을 받지 못하고 소가 각하될 수 있습니다. 본 글은 행정심판 재결로 학교폭력 조치가 변경된 경우 소송의 대상과 피고를 어떻게 정하는지를 실제 판결을 통해 정리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행정심판 재결로 조치가 더 가벼워진 때에는 재결로 일부 수정되고 남은 원처분을 대상으로 처분청인 교육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반면 원처분에 없던 더 무거운 조치가 재결로 더해진 때에는 재결 자체의 고유한 위법을 다투는 것이므로 재결을 대상으로 행정심판위원회를 상대로 하여야 합니다. 다만 조치가 무거워진 경우의 구성은 사안에 따라 법원의 판단이 나뉠 수 있고, 대상과 피고를 잘못 정하면 본안 판단 없이 각하될 위험이 있습니다.
행정소송에서 취소소송은 원칙적으로 원래의 처분을 대상으로 하고, 행정심판의 재결은 그 재결 자체에 고유한 위법이 있음을 이유로 하는 경우에만 대상이 됩니다. 이를 원처분주의라고 합니다. 원처분주의란 취소소송의 대상을 원칙적으로 원처분으로 하고, 재결은 예외적으로만 대상으로 삼는 원칙을 말합니다. 현행 행정소송법(2026. 5. 12. 시행 기준) 제19조가 이를 규정합니다.
대법원도 원처분주의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항고소송은 원칙적으로 당해 처분을 대상으로 하나, 당해 처분에 대한 재결 자체에 고유한 주체, 절차, 형식 또는 내용상의 위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재결을 대상으로 할 수 있다.
위 판시는 대법원 1993. 8. 24. 선고 93누5673 판결의 내용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재결 자체의 고유한 위법이란 재결의 주체·절차·형식의 위법뿐 아니라 재결의 내용 자체가 위법한 경우까지 포함합니다. 그 사건은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을 견책으로 변경한 소청결정을 다툰 것인데, 대법원은 견책으로 바뀐 내용이 재량권을 벗어났다는 주장은 원처분의 위법을 다투는 것이지 재결(소청결정) 자체에 고유한 위법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원처분의 위법은 원처분을, 재결에만 있는 고유한 위법은 재결을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구별이 여기에서 나옵니다.
취소소송은 그 처분을 자기 이름으로 한 행정청을 피고로 합니다. 학교폭력 조치는 교육지원청 교육장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므로 원처분을 다툴 때의 피고는 교육장입니다. 반면 재결 자체를 다투어야 하는 경우에는 그 재결을 한 행정심판위원회가 피고가 됩니다. 따라서 소송의 대상이 원처분인지 재결인지에 따라 피고가 달라집니다.

행정심판에서 원래의 조치가 더 가벼운 조치로 바뀐 경우에는, 재결로 일부가 바뀌고 남은 원처분, 곧 변경된 내용의 원처분이 소송의 대상이 되고 피고는 처분을 한 교육장입니다. 재결이 원처분을 완전히 없앤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을 일부 수정한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해학생이 언어폭력을 이유로 출석정지 등의 조치를 받았다가 행정심판에서 출석정지가 서면사과와 교내봉사로 바뀐 사안이 있었습니다. 학생 측은 재결로 남은 조치와 바뀐 조치를 합한 처분의 취소를 교육장을 상대로 구하였습니다. 법원은 재결로 감경된 이 처분을 소송의 대상으로 보아 그대로 본안을 판단하였고, 신고된 언어폭력의 처분사유가 인정되며 감경된 조치의 정도가 판정 기준에 비추어 재량권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재결로 조치가 가벼워졌다는 사정이 소송의 대상을 원처분에서 재결로 바꾸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 주는 사례입니다.
피해학생 측이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가 너무 가볍다며 다툰 사안에서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었습니다. 가해학생에 대한 사회봉사가 행정심판에서 학교봉사로 바뀐 사안에서, 법원은 항고소송은 원칙적으로 원처분을 대상으로 하고 재결로 원처분이 일부 취소되거나 수정된 경우에는 그와 같이 수정된 원처분이 소송의 대상이 된다고 보아, 변경된 원처분을 대상으로 교육장을 상대로 한 소송을 적법하다고 판단하고 본안에서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 교육장 측은 재결로 원처분이 소멸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재결이 원처분을 일부 수정하였을 뿐이라고 보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행정심판에서 원래의 조치보다 더 무거운 조치가 더해지거나 조치가 무겁게 바뀐 경우에는, 그 부분은 재결 자체에 고유한 위법이 있음을 이유로 다투는 것이므로 재결이 소송의 대상이 되고 피고는 행정심판위원회입니다. 원래의 처분에는 없던 새로운 불이익이 재결 단계에서 생긴 것이므로, 그것을 다투는 것은 재결 고유의 위법을 다투는 것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학교폭력에서 이런 가중은 주로 피해학생 측이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가 가볍다며 행정심판을 청구하여 조치가 무거워지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행정심판법에는 청구인에게 불리하게 재결하지 못한다는 불이익변경금지가 있으나, 이는 심판을 청구한 사람을 보호하는 원칙이므로 청구인이 아닌 가해학생에게 조치가 무거워지는 것을 막지는 못합니다.
가해학생이 서면사과 등의 조치를 받았는데 피해학생 측의 행정심판으로 서면사과가 취소되고 전학 조치가 더해진 사안이 있었습니다. 학생 측은 교육장과 행정심판위원회를 함께 상대로 그 취소를 구하였습니다. 법원은 재결이 원처분을 무겁게 변경한 것을 다투는 것은 재결 자체에 고유한 위법이 있음을 이유로 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행정심판위원회라고 보았습니다. 그리하여 교육장을 상대로 한 부분은 피고적격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하여 각하하고, 행정심판위원회를 상대로 한 부분은 본안에서 전학 조치가 판정 기준에 맞아 위법하지 않다고 보아 기각하였습니다. 대상과 피고를 함께 걸었더라도 잘못 지정된 부분은 각하된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원래의 조치에 전학 조치가 새로 더해진 다른 사안에서는, 학생 측이 처음부터 행정심판위원회만을 상대로 재결의 취소를 구하였습니다. 법원은 재결 단계에서 원처분에 없던 전학 조치를 새로 더하여 원처분을 무겁게 한 것을 다투는 것은 재결 자체에 고유한 위법을 다투는 것이어서 재결이 소송의 대상이 된다고 보아 이를 적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아가 본안에서도 그 재결에 위법이 있다고 보아 재결을 취소하였습니다. 대상과 피고를 정확히 정한 결과 본안 판단까지 받아 조치를 벗어난 사례입니다.
| 재결이 조치를 바꾼 방향 | 소송의 대상 | 피고 |
|---|---|---|
| 더 가볍게(감경) | 변경된 내용의 원처분 | 교육장(처분청) |
| 더 무겁게(가중) | 재결(재결 고유의 위법) | 행정심판위원회 |
표: 재결이 조치를 바꾼 방향에 따른 소송의 대상과 피고.

소송의 대상이나 피고를 잘못 정하면 본안 판단을 받지 못하고 소가 각하될 수 있습니다. 각하란 소송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청구의 당부를 따지지 않고 소송을 종료하는 것을 말합니다. 앞서 본 사례에서 재결로 전학 조치가 더해졌는데도 교육장을 상대로 소송을 건 부분은 피고적격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되었습니다. 재결이 원처분을 무겁게 한 부분을 다투면서 교육장을 상대로 하면, 그 부분은 상대방을 잘못 지정한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전국 법원의 학교폭력 관련 행정소송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해 보면, 본안 판단에 이르지 못하고 각하된 경우가 약 8퍼센트로 나타납니다. 각하 사유에는 소송의 대상이나 피고를 잘못 정한 경우, 이미 이행하여 다툴 실익이 사라진 경우 등이 포함됩니다.

[데이터]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한 행정소송 결과 분포.
다만 재결이 조치를 무겁게 한 경우에 소송의 대상과 피고를 어떻게 볼 것인지는 사안에 따라 법원의 판단이 나뉘기도 합니다. 이 판단은 재결의 형성력이라는 개념과 관련이 있습니다. 형성력이란 재결이 별도의 처분을 기다릴 것 없이 그 자체로 원처분의 효력을 변동시키는 힘을 말합니다. 행정심판위원회가 스스로 원처분을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형성적 재결을 하면, 원처분은 재결에 의하여 곧바로 소멸하거나 변경됩니다. 대법원은 이 효력을, 처분청의 처분을 스스로 취소하는 재결이 있을 때에는 다음과 같은 상태가 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 재결에 형성력이 발생하여 당해 행정처분은 별도의 행정처분을 기다릴 것 없이 당연히 취소되어 소멸되는 것
위 문언은 대법원 1994. 4. 12. 선고 93누1879 판결의 판시입니다. 재결이 원처분을 스스로 취소·변경하여 원처분이 소멸하였다고 보면, 다툴 대상이 되는 원처분이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으므로 재결을 소송의 대상으로 삼게 됩니다. 대법원은 행정심판위원회가 스스로 원처분을 취소하는 형성적 재결을 한 경우에는 그에 따른 행정청의 별도 처분이 남아 있지 않으므로 재결 자체를 쟁송의 대상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1997. 12. 23. 선고 96누10911 판결). 반대로 재결이 원처분을 완전히 없앤 것이 아니라 그 일부만 수정한 것으로 보면 변경되고 남은 원처분이 대상이 됩니다. 따라서 재결로 조치가 무거워진 사안에서 소송의 대상이 재결인지 변경된 원처분인지는, 재결이 원처분을 스스로 취소·변경한 형성적 재결인지 아니면 원처분의 내용을 일부 수정한 것에 그치는지에 따라 갈립니다. 그러므로 재결로 조치가 바뀐 뒤 소송을 준비할 때에는 재결이 조치를 가볍게 하였는지 무겁게 하였는지, 어떤 조치가 새로 더해졌는지, 재결이 원처분을 스스로 취소·변경하였는지를 확인하여 대상과 피고를 신중하게 정하여야 합니다.
| 확인 항목 | 살펴볼 내용 |
|---|---|
| 변경 방향 | 재결이 조치를 가볍게 했는지 무겁게 했는지 |
| 더해진 조치 | 원처분에 없던 조치가 재결로 더해졌는지 |
| 소송의 대상 | 변경된 원처분인지 재결인지 |
| 피고 | 교육장인지 행정심판위원회인지 |
표: 재결로 조치가 바뀐 뒤 소송을 준비할 때 확인할 항목.
소송을 제기하였다고 해서 다투는 조치의 효력이 곧바로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행정소송법은 취소소송을 제기하여도 처분의 효력이나 집행, 절차의 속행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집행부정지의 원칙을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학이나 출석정지처럼 즉시 효력이 생기는 조치는 소송을 내더라도 그대로 집행됩니다. 이를 막으려면 별도로 집행정지를 신청하여야 합니다. 집행정지란 본안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처분의 효력이나 집행을 잠정적으로 멈추어 달라고 법원에 구하는 절차를 말합니다.
집행정지가 인용되려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소명되어야 하고,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어야 합니다. 여기서 소송의 대상과 피고를 정확히 정하는 문제가 다시 중요해집니다. 집행정지는 본안 소송이 계속되고 있는 법원에 신청하는 것이므로, 대상과 피고를 잘못 정하여 본안이 부적법하게 되면 집행정지도 받아들여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행정심판을 거친 뒤 다시 행정소송으로 다투려면, 취소소송은 재결서의 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하여야 합니다. 행정심판을 거쳐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제소기간은 원래의 처분이 아니라 재결서를 받은 날을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소송의 대상과 피고를 정한 뒤에는 이 기간을 넘기지 않도록 하여야 하고, 만약 대상이나 피고를 잘못 정한 것이 드러나면 소송 도중에 이를 바로잡는 절차를 밟아야 하므로, 처음부터 재결의 내용을 정확히 확인하여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행정심판 재결로 학교폭력 조치가 바뀐 뒤 다시 소송으로 다툴 때에는 소송의 대상과 피고를 정확히 정하여야 합니다. 재결로 조치가 더 가벼워진 경우에는 변경된 내용의 원처분이 소송의 대상이 되고 피고는 처분을 한 교육장입니다. 반대로 재결로 원래의 처분에 없던 더 무거운 조치가 더해진 경우에는 재결 자체에 고유한 위법을 다투는 것이므로 재결이 소송의 대상이 되고 피고는 행정심판위원회입니다. 대상이나 피고를 잘못 정하면 소가 각하될 수 있고, 재결이 조치를 무겁게 한 경우의 판단은 사안에 따라 나뉘기도 하므로, 재결의 내용을 정확히 확인하여 대상과 피고를 신중하게 정하고 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리와 공개된 판결을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구체적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