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심각한 학교폭력을 당했는데도 가해학생에게 서면사과나 '조치없음'처럼 가벼운 결정이 내려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성적인 촬영물을 유포하는 등 형사처벌까지 문제될 수 있는 행위인데도 조치가 경미하다면, 피해학생 측은 그 결정이 지나치게 가벼워 재량권을 벗어났다며 다툴 수 있습니다. 본 글은 피해학생이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의 경미함을 다툴 수 있는지, 그 소송에서 소의 이익과 재량권이 어떻게 판단되는지를 실제 판결을 통해 정리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피해학생 측도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가 지나치게 가볍다는 이유로 그 취소를 구할 자격이 인정되고, 학교폭력으로 인정하면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결정은 그 자체로 위법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조치의 선택은 심의기구의 재량에 맡겨져 있어 점수 판정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는 사정을 피해학생 측이 증명해야 하고, 가해학생이 졸업해 버리면 소의 이익이 없어 본안 판단조차 받지 못하게 됩니다.

학교폭력 조치는 가해학생을 상대로 내려지는 것이어서, 피해학생은 그 조치의 직접 상대방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피해학생이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다툴 수 있는지가 먼저 문제됩니다. 원고적격이란 어떤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낼 수 있는 자격을 말하는데, 원칙적으로 그 처분으로 자신의 법률상 이익이 침해된 사람에게 인정됩니다. 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니더라도 그 처분과 관련하여 보호되는 법률상 이익이 있으면 원고적격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피해학생 측에게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의 취소를 구할 자격, 곧 원고적격이 있다고 봅니다.
한 사안에서 법원은, 학교폭력예방법이 가해학생 조치의 목적으로 가해학생의 선도·교육뿐 아니라 피해학생의 보호를 함께 들고 있어 지나치게 경미한 조치가 내려지면 피해학생이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할 우려가 있는 점, 피해학생 측의 행정소송 제기를 배제하는 명문 규정이 없는 점, 조치들 사이에 경중이 있어 경미한 조치의 취소를 구함으로써 더 무거운 조치가 내려지게 할 수 있는 점을 들어, 피해학생 측이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의 취소를 소로써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학교폭력이 인정되면 내려지는 조치는 가벼운 것부터 무거운 것까지 단계가 있습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2026. 6. 2. 시행 기준) 제17조 제1항은 아홉 가지 조치를 정하고 있습니다.
피해학생 측이 '조치가 가볍다'고 다투는 것은, 서면사과나 접촉 금지 같은 가벼운 조치나 '조치없음' 결정을 취소하여 출석정지, 전학처럼 더 무거운 조치가 내려지게 하려는 것입니다. 다만 조치의 종류를 법원이 직접 정해 주는 것은 아니고, 조치가 위법하다고 인정되면 그 결정이 취소되어 다시 심의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피해학생 측이 조치의 경미함을 다툴 수 있더라도, 소송으로 실제 이익을 얻을 수 있어야 재판이 진행됩니다. 이를 소의 이익이라고 합니다. 소의 이익이란 그 소송을 통하여 실제로 회복하거나 보호받을 이익이 있는 것을 말하고, 이것이 없으면 법원은 본안 판단에 나아가지 않고 소를 각하합니다. 대법원도 처분 후의 사정으로 그 처분으로 인한 권리와 이익의 침해가 이미 해소된 경우에는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고 보아 왔습니다.
대법원은 "위법한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는 위법한 처분에 의하여 발생한 위법상태를 배제하여 원상으로 회복시키고, 그 처분으로 침해되거나 방해받은 권리와 이익을 보호·구제하고자 하는 소송이므로, 처분 후의 사정에 의하여 권리와 이익의 침해 등이 해소된 경우에는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위법한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는 위법한 처분에 의하여 발생한 위법상태를 배제하여 원상으로 회복시키고, 그 처분으로 침해되거나 방해받은 권리와 이익을 보호·구제하고자 하는 소송이므로, 처분 후의 사정에 의하여 권리와 이익의 침해 등이 해소된 경우에는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
학교폭력예방법의 조치는 가해학생이 그 학교에 재학 중임을 전제로 하므로, 가해학생이 졸업해 버리면 조치를 취소하더라도 새로운 조치를 집행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 경우 그 처분으로 침해되던 상태가 사실상 해소되어 취소를 구할 실익이 없어지므로, 법원은 소의 이익이 없다고 보아 청구를 각하합니다.
한 사안에서, 피해학생의 성적인 촬영물이 무단으로 유출되어 여러 학생에게 전송·시청된 사건에서, 일부 가해학생에게는 접촉 금지와 출석정지 등이, 다른 일부에게는 '조치없음'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피해학생 측은 이러한 조치가 형사처벌까지 문제되는 행위에 비해 지나치게 가벼워 재량권을 벗어났다며 취소를 구했으나,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가해관련학생들이 모두 중학교를 졸업하였습니다. 법원은 이들이 졸업한 이상 조치를 취소하더라도 더 무거운 조치를 새로 집행할 수 없고, 달리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도 없다고 보아 소를 각하하였습니다. 앞서 본 초등학생 사안에서도 '조치없음' 결정을 받은 가해학생이 졸업한 부분은 같은 이유로 각하되었습니다.
이 사안은 형사처벌까지 문제될 수 있는 심각한 행위였는데도 재판 도중 가해학생들이 졸업하는 바람에 조치가 가벼웠는지에 관한 본안 판단을 받지 못하고 끝난 예로, 절차의 시점이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이 때문에 조치의 경미함을 다투려면 가해학생이 재학 중일 때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해학생이 재학 중이어서 소의 이익이 인정되면, 법원은 본안에서 그 조치가 재량권을 벗어났는지를 판단합니다. 어떤 조치를 내릴지는 교육전문가인 학교와 심의기구의 판단에 맡겨진 재량이므로, 법원은 그 판단을 가능한 한 존중합니다. 따라서 조치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 됩니다. 재량권의 일탈이란 법이 정한 한계를 벗어난 것을, 남용이란 그 한계 안에 있으나 목적에 어긋나게 행사한 것을 말하는데, 조치의 무게를 다투는 사건에서는 두 경우를 묶어 그 조치가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한지로 판단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는 점은 이를 다투는 피해학생 측이 증명해야 합니다.
조치의 수준은 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 제19조가 정한 요소를 점수로 판정하여 정해집니다.
앞서 본 초등학생 사안에서, 피해학생 측은 일부 가해학생에게 내려진 서면사과 조치가 지나치게 가볍다고 다투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그 학교폭력의 주된 내용이 피해학생이 있던 골대를 막고 나가지 못하게 한 것으로 정도가 매우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던 점,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가해학생들이 사건 직후 사과하였고 이후 다시 학교폭력을 행사하지 않은 점, 심각성·지속성·고의성과 반성·화해 정도를 점수로 판정한 결과 서면사과에 해당하는 구간이었던 점을 종합해, 서면사과 조치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피해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조치가 무거워야 하는 것은 아니고, 행위의 정도와 사과·화해 등이 함께 고려된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해학생 본인도 골대에 갇혔던 상황이 곧 풀렸다고 진술한 사정이 함께 참작되었는데, 이는 조치의 무게를 다투려면 피해의 정도와 사건의 경위를 구체적으로 밝혀 점수 판정이 잘못되었음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다만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면 심의기구는 제17조 제1항의 조치 중 하나를 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학교폭력으로 인정하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조치없음' 결정은 조치를 하도록 한 규정의 취지에 어긋나 위법할 수 있습니다. 결국 다툼의 핵심은 그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 해당한다면 내려진 조치의 수준이 재량 범위 안에 있는지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조치없음 결정을 받았다면 먼저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를, 경미한 조치를 받았다면 그 조치 수준의 적정성을 중심으로 다투게 됩니다.
| 구분 | 재량 범위 안으로 본 사정 | 위법이 문제되는 사정 |
|---|---|---|
| 행위와 경과 | 정도가 매우 심각하지 않고 지속적이지 않음, 직후 사과와 재발 없음 | 형사처벌까지 문제되거나 지속적·반복적인 괴롭힘 |
| 점수 판정 | 판정 결과가 내려진 조치의 구간과 일치 | 판정 요소가 객관적으로 명백히 잘못 산정됨 |
| 조치의 형태 | 제17조 제1항의 조치 중 하나를 부과 | 학교폭력을 인정하면서도 '조치없음' |
표: 조치가 재량 범위 안으로 판단되는 사정과 위법이 문제되는 사정의 대비.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해 보면, 학교폭력 조치가 다투어진 행정소송에서 처분이 유지되어 청구가 기각된 경우가 약 67퍼센트, 소의 이익이 없는 등으로 각하된 경우가 약 8퍼센트로 나타나, 조치가 취소되거나 일부 취소된 경우(약 25퍼센트)보다 그대로 유지되거나 본안 판단에 이르지 못한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 수치는 가해학생 측이 조치가 무겁다고 다툰 사건까지 포함한 전반의 결과이므로, 피해학생 측이 조치의 경미함을 다투는 경우에 그대로 적용되는 비율은 아닙니다.

[데이터]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한 결과이며, 전체 판례에 대한 전수 조사가 아닙니다.

가해학생이 졸업하면 소의 이익이 사라지므로, 조치가 가볍다고 판단되면 재학 중에 신속하게 불복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조치 결과를 통보받은 뒤 정해진 기간 안에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해야 하고, 시기를 놓치면 다툴 기회를 잃게 됩니다.
'조치가 가볍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심각성·지속성·고의성·반성·화해 등 점수 판정의 근거가 된 요소가 어떤 점에서 객관적으로 명백히 잘못 산정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특히 형사처벌까지 문제되는 행위이거나 지속적·반복적인 괴롭힘인데도 이러한 사정이 점수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면, 그 부분을 자료로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울러 학교폭력으로 인정되었는데도 조치가 전혀 없었다면 조치를 하도록 한 규정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점을, 학교폭력으로 인정되지 않은 경우라면 그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한다는 점을 함께 다투게 됩니다.
| 단계 | 확인할 지점 |
|---|---|
| 원고적격 | 피해학생 측이 가해학생 조치의 취소를 구할 수 있음 |
| 소의 이익 | 가해학생의 재학 여부(졸업 시 각하) |
| 본안 | 점수 판정이 명백히 부당한지, 학폭 인정 여부 |
표: 조치의 경미함을 다툴 때의 검토 단계.
피해학생 측은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가 지나치게 가볍다고 보면 그 조치의 취소를 구할 원고적격이 인정되므로, 형사처벌까지 문제되는 행위인데도 경미한 조치나 '조치없음'이 내려졌다면 이를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가해학생이 졸업하면 소의 이익이 사라져 각하되므로 재학 중에 신속히 절차를 밟아야 하고, 본안에서는 조치의 선택이 재량인 이상 점수 판정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는 점을 피해학생 측이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학교폭력으로 인정하면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조치없음' 결정은 그 자체로 위법할 수 있으므로, 우선 그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부터 살펴 다툼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리하면 원고적격이라는 문을 지나 소의 이익이라는 관문을 통과하여야 비로소 본안에서 재량권을 다툴 수 있으므로, 각 단계에서 무엇을 갖추어야 하는지를 미리 점검하고 재학 중에 신속히 절차를 밟는 것이 실질적인 대응이 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개별 사건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대응은 사안의 자료를 바탕으로 한 개별 검토를 거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