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나 생활관에서 함께 지내는 학생 사이에서 폭력이나 성적 괴롭힘이 벌어지면, 가해학생에게 전학 조치가 내려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같은 방이나 같은 생활관에서 계속 마주쳐야 하는 상황에서는 가벼운 조치만으로 피해학생을 보호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본 글은 기숙사라는 생활공간의 특성이 전학 조치의 정당성 판단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그리고 전학 조치가 언제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다투어지는지를 실제 판결을 통해 정리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기숙사처럼 생활공간을 공유하는 학교에서 고의적인 폭력이 장기간 반복된 사안이라면, 학급교체 정도로는 피해학생을 가해학생과 떼어놓기 어렵다는 이유로 전학 조치가 정당하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폭력이 우발적인 한 차례에 그치고 정도도 무겁지 않아 그보다 가벼운 조치로 분리와 선도라는 목적을 이룰 수 있는 사안이라면, 전학이 재량권을 벗어난 처분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이 인정되면 심의위원회는 가해학생에게 여러 조치 중 하나 또는 여러 개를 함께 부과할 수 있습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2026. 6. 2. 시행 기준) 제17조 제1항은 서면사과부터 퇴학처분까지 아홉 가지 조치를 두고 있고, 그 가운데 전학은 여덟 번째, 학급교체는 일곱 번째 조치입니다.
전학과 학급교체는 모두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을 물리적으로 떼어놓는 조치입니다. 다만 학급교체는 같은 학교 안에서 반을 바꾸는 것이고, 전학은 아예 다른 학교로 학적을 옮기는 것이어서 가해학생이 받는 불이익의 크기가 다릅니다.
| 구분 | 학급교체(제7호) | 전학(제8호) |
|---|---|---|
| 분리 범위 | 같은 학교 안에서 반 변경 | 다른 학교로 학적 이동 |
| 가해학생의 불이익 | 상대적으로 작음 | 큼(학교·생활환경 변화) |
| 기숙사에서의 분리 효과 | 생활공간을 함께 쓰면 접촉 차단이 부족 | 생활공간까지 분리됨 |
표: 학급교체와 전학의 비교.
어떤 조치를 할지는 심의위원회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나, 그 재량은 법령이 정한 기준을 따라야 합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 제19조는 조치를 정할 때 고려할 요소를 정하고 있습니다.
이 요소들은 교육부 고시에 따라 항목별로 0점에서 4점까지 점수로 판정되고, 합계 점수의 구간에 따라 조치의 수준이 정해집니다. 실무에서는 합계 점수가 일정 구간(16점에서 20점)에 이르면 전학이나 퇴학이 가능한 것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결국 폭력이 얼마나 심각하고 오래 지속되었는지, 고의였는지, 가해학생이 반성하고 있는지, 화해가 이루어졌는지가 전학 여부를 좌우합니다.
기숙사 사건에서 전학이 유지되는 핵심 이유는 분리의 필요성에 있습니다. 통학하는 학교라면 학급교체만으로도 마주칠 일을 상당히 줄일 수 있지만, 기숙사에서는 생활공간 자체를 공유하기 때문에 반을 바꾸는 정도로는 접촉을 막기 어렵습니다. 학교폭력 조치의 목적 가운데 하나가 피해학생의 보호인데,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이 같은 생활관에서 계속 마주친다면 그 보호라는 목적을 이루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한 사안에서, 사립 고등학교 기숙사의 같은 방에서 생활하던 학생이 같은 방 학생을 3월 말부터 5월 말까지 물을 묻힌 수건이나 운동 기구, 노트 등으로 여러 차례 때리고, 성적 수치심을 주는 행위를 반복하였습니다. 피해학생은 손가락과 허리를 다치고 우울증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의심 소견으로 치료를 받았습니다. 심의위원회는 이 학교폭력을 심각성과 지속성이 매우 높다고 보아 접촉 금지, 전학, 특별교육 이수 조치를 하였습니다.
가해학생은 장난이었을 뿐이고 사소한 다툼이었으며 합의금 2,500만원을 지급하고 원만히 합의하였으므로 전학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주장하며 전학조치의 무효 확인을 구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 행위가 단순한 장난이나 일회적·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고의로 긴 시간 동안 지속된 것이어서 심각성을 가볍게 볼 수 없는 점, 회의 전까지 진지한 사과가 없었던 점, 합의는 전학조치 이후 피해학생 측이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나서야 이루어진 점을 들었습니다. 나아가 법원은 기숙학교라는 이 학교의 특성상 가해학생이 학교를 계속 다니면 피해학생과 수시로 마주치게 되어 피해학생이 겪을 심적 고통과 학습권을 고려할 때, 전학보다 가벼운 학급교체 등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기숙사 사건에서는 처음에 내려진 학급교체가 이후 전학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피해학생 측이 조치가 가볍다고 불복하면 그 주장이 받아들여져 조치가 무거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공립 고등학교 사안에서, 심의위원회는 같은 반이자 기숙사에서 생활하던 가해학생에 대해 학급교체를 의결하였습니다. 가해학생은 1학기 초부터 피해학생의 물건을 함부로 가져가고, 하지 말라는데도 지속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주는 행위를 하였으며, 돈을 빌리고 갚지 않거나 폭행하기도 하였습니다. 피해학생 측은 학급교체가 가볍다고 보아 행정심판을 청구하였고, 행정심판위원회는 학교폭력의 심각성과 지속성을 더 높게 평가하여 학급교체를 전학으로 변경하는 재결을 하였습니다. 가해학생은 이 전학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여섯 달 넘게 지속된 추행과 폭력의 심각성·지속성·고의성이 매우 높고 반성과 화해의 정도가 낮은 점, 그리고 기숙사를 운영하는 학교로서 학급교체나 분리 조치만으로는 피해학생을 보호하기에 부족한 점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전학 조치를 다투는 방법은 사안의 시기와 학교의 유형에 따라 다릅니다. 앞의 공립 고등학교 사안에서는 교육장의 처분에 대해 피해학생 측이 행정심판을 청구하여 조치가 학급교체에서 전학으로 변경되었고, 가해학생은 이를 행정소송으로 다투었습니다. 반면 앞의 사립 고등학교 사안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개별 학교에 두어져 있던 당시의 사건으로, 가해학생이 학교법인을 상대로 전학조치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민사소송으로 다투었습니다. 현재는 학교폭력의 심의가 교육지원청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이루어지고 조치도 교육장의 처분으로 내려지므로, 이를 다투는 절차는 사안의 시기와 구체적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개별적인 확인이 필요합니다. 다투는 형식이 무엇이든, 법원이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를 심사한다는 점은 같습니다.

전학이 기숙사 사건이라고 해서 언제나 정당한 것은 아닙니다. 전학은 심의위원회가 여러 조치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재량행위이므로, 법원은 그 조치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인지를 심사합니다. 여기서 재량권이란 어떤 조치를 부과할지 법령이 정한 기준 안에서 판단할 수 있는 심의위원회의 권한을 말하고, 그 판단이 처분의 목적과 균형을 잃을 정도로 무겁거나 부당하면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합니다.
재량권의 일탈·남용을 판단하는 기준은 학교폭력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제재적 성격의 행정처분 전반에 공통됩니다. 대법원은 학교폭력 사건에서 선고한 것은 아니지만 이 기준을 다음과 같이 밝혀 왔고, 학교폭력 전학 조치의 당부를 다투는 하급심 재판에서도 이 확립된 법리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제재적 행정처분이 사회통념상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처분사유로 된 위반행위의 내용과 당해 처분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목적 및 이에 따르는 제반 사정 등을 객관적으로 심리하여, 공익침해의 정도와 그 처분으로 인하여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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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준을 전학 조치에 대입하면, 한편에는 피해학생을 가해학생으로부터 떼어놓아 보호한다는 공익목적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가해학생이 학교를 옮기면서 겪는 불이익이 있습니다. 기숙사 사건에서 전학이 유지된 판결들은 공통적으로 폭력이 고의로 오래 지속되었고, 성적 수치심을 주는 행위까지 포함되었으며, 학급교체 같은 가벼운 조치로는 피해학생 보호가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공익목적이 가해학생의 불이익보다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행위가 일회적이거나 우발적이고 정도가 가벼워 학급교체나 출석정지 같은 조치로도 피해학생을 보호하고 가해학생을 선도할 수 있는 경우라면, 전학은 지나치게 무거운 조치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특히 전학은 의무교육과정에 있는 학생에게는 사실상 가장 무거운 조치이므로, 더 가벼운 조치로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지가 중요하게 검토됩니다. 앞서 본 비교교량의 틀에서 보면, 더 가벼운 조치로도 같은 목적을 이룰 수 있는데도 전학을 택했다면 개인이 입는 불이익이 공익목적에 비해 지나치게 커져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평가될 수 있는 것입니다.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해 보면, 전학 조치가 다투어진 소송에서 처분이 유지되어 청구가 기각된 경우가 약 66퍼센트로 나타나고, 처분이 취소된 경우(인용)는 약 17퍼센트에 그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학 조치가 일단 내려지면 법원에서 뒤집히기보다 유지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데이터]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한 결과이며, 전체 판례에 대한 전수 조사가 아닙니다.
전학 조치를 다투려는 가해학생 측은 행위의 심각성·지속성·고의성이 낮다는 점,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는 점, 화해가 이루어졌다는 점, 그리고 학급교체 같은 더 가벼운 조치로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주장해야 합니다. 다만 기숙사 사건에서는 분리의 필요성이 크게 작용하므로, 왜 전학이 아니어도 피해학생 보호가 가능한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반대로 피해학생 측은 조치가 지나치게 가볍다고 보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조치의 가중을 구할 수 있습니다. 앞서 본 것처럼 학급교체가 전학으로 변경되기도 합니다.
점수 판정과 재량권 심사의 근거가 되는 자료를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폭력의 기간과 반복성을 보여주는 자료, 피해의 정도에 관한 진단서, 반성과 화해의 경위, 사과와 합의가 언제 이루어졌는지가 모두 판단에 반영됩니다. 특히 합의나 사과가 조치 이후에 이루어졌다면 그 사정이 유리하게 작용하기 어려우므로, 시점까지 함께 정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전학 처분을 다투더라도 소송의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므로, 그 사이에 전학이 집행되면 이미 다른 학교로 옮겨간 뒤가 됩니다. 이 때문에 처분을 다투는 가해학생 측은 본안소송과 함께 처분의 효력이나 집행을 임시로 멈추어 달라는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하는 것을 검토합니다. 집행정지가 받아들여지려면 처분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생길 우려가 있고 그것을 막을 긴급한 필요가 있어야 하며, 본안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하지 않아야 합니다. 다만 집행정지가 받아들여진다고 해서 본안에서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되는 것은 아니므로, 두 절차는 구분하여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 구분 | 전학이 유지되기 쉬운 사정 | 전학이 과중하게 볼 여지 |
|---|---|---|
| 행위의 정도 | 고의로 장기간 반복, 성적 수치심 포함 | 일회적·우발적, 경미 |
| 분리 필요성 | 기숙사 등 생활공간 공유 | 학급교체로 접촉 차단 가능 |
| 반성·화해 | 사과 없음, 조치 이후에야 합의 | 진지한 반성과 조기 화해 |
표: 전학 조치의 재량권 판단에서 고려되는 사정(예시).
기숙사에서 벌어진 학교폭력에 대한 전학 조치는, 생활공간을 함께 쓰는 특성상 학급교체 같은 가벼운 조치로는 피해학생을 보호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정당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의로 오래 지속된 폭력이나 성적 수치심을 주는 행위가 있었고 진지한 반성이나 조기의 화해가 없었다면, 전학이 재량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행위가 일회적이고 경미하여 더 가벼운 조치로도 분리와 선도가 가능하다면 전학이 과중하다고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전학 조치를 다투거나 반대로 가중을 구할 때에는 폭력의 기간과 정도, 반성과 화해의 시점, 분리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시점과 함께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개별 사건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대응은 사안의 자료를 바탕으로 한 개별 검토를 거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