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사이의 성적 사안에서 가해로 지목된 학생 측이 자주 하는 주장이 서로 사귀는 사이였다는 것입니다. 교제하던 관계이니 어느 정도의 신체 접촉은 당연히 동의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것을 성폭력이나 불법행위로 볼 수는 없다는 항변입니다. 그러나 교제한다는 사정이 상대의 모든 신체 접촉에 대한 동의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본 글은 교제하던 사이라도 상대의 의사에 반해 입을 맞추거나 신체를 만진 행위가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지, 어떤 경우에 위자료가 인정되고 어떤 경우에 인정되지 않는지를 실제 판결로 정리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교제하던 사이라도 상대가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 성적인 신체 접촉을 하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로 위자료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교제한다는 사실만으로 동의가 추정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접촉의 경위와 정도에 비추어 성적인 의도나 강제성이 인정되지 않고 학생들 사이의 장난 수준에 그친 경우에는 손해배상 책임이 부정되기도 합니다.

성적 자기결정권이란 자신의 성적인 행동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 다시 말해 언제 누구와 어떤 성적 행위를 할 것인지를 스스로 정하고 원치 않는 성적 행위를 거부할 권리를 말합니다. 상대가 누구든,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떠하든, 성적인 접촉은 그 상대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 권리는 인격권의 한 내용으로 보호되며, 미성년 학생이라고 하여 그 보호가 약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판단 능력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학생 사이의 관계에서는 동의가 진정한 것이었는지를 더 신중하게 살펴야 합니다.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지와 별개로 민사상 불법행위가 되어 위자료 책임을 발생시킵니다.
현행 민법(2026. 3. 17. 시행 기준)은 고의나 과실로 남에게 손해를 가한 사람의 배상 책임과 함께, 신체·자유·명예를 침해하거나 정신적 고통을 준 사람의 위자료 책임을 정하고 있습니다.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로 피해자가 겪는 정신적 고통은 이 위자료의 대상입니다.
교제 관계는 오히려 동의의 진정성을 더 신중하게 살펴야 하는 사정이 되기도 합니다. 한쪽이 상대에게 심리적으로 의존하거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상대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법원은 교제 중이었다는 사실만으로 성적 접촉에 대한 동의를 추정하지 않고, 그 접촉의 순간에 상대가 이를 받아들였는지를 개별적으로 따집니다. 사귀는 사이였다는 항변은 그 자체로 위법성을 없애 주지 못합니다.
성적 사안에서 형사사건이 무죄로 끝나거나 소년보호사건에서 심리불개시결정이 내려지면, 가해로 지목된 학생 측은 민사 책임도 없다고 여기기 쉽습니다. 그러나 형사책임과 민사책임은 판단의 기준과 증명의 정도가 다릅니다. 형사는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의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지만, 민사는 그보다 완화된 기준으로 불법행위의 성립을 판단합니다.
‘성폭력’의 경우 형사상 처벌의 대상이 되는 성폭력에 이를 정도는 아니더라도, 피해학생의 의사에 반하여 그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여 신체ㆍ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면 구 학교폭력예방법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학교폭력’에 포함될 수 있다. 한편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은 그 지도이념과 증명책임, 증명의 정도 등에서 서로 다른 원리가 적용되므로, 관련 형사재판에서 고의성 내지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을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확신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가 선고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민사책임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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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성적 접촉이 형사처벌에 이를 정도가 아니더라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면 학교폭력에 해당할 수 있고,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되었다는 사정만으로 민사 책임이 부정되지는 않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형사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었더라도 민사 손해배상은 별도로 다투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형사에서 무죄가 선고되는 이유는 대개 고의나 인과관계를 엄격한 기준으로 확신하기 어렵다는 데 있는데, 민사는 그보다 완화된 증명으로 위법성과 손해를 판단하므로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형사 결과가 유리하게 나왔다는 사정에만 기대어 민사 대응을 소홀히 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한 사건에서 중학교 2학년 학생이 교제한 적이 있는 상대로부터 여러 차례 성적 피해를 입었습니다. 가해학생은 룸카페에서 상대의 의사에 반해 입을 맞추고 신체를 만졌고, 학교에서도 신체를 만지며 성적인 발언을 했으며, 영상통화로 성적인 영상을 전송하기도 했습니다. 나아가 학교 친구들이 가입한 대화방에 상대와 성적인 행위가 있었다는 소문을 게시했습니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서면사과 등의 조치를 했고, 형사에서도 강제추행과 통신매체이용음란, 명예훼손 등으로 소년보호사건에 송치되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각 가해행위로 상대가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고 보아, 두 사람의 나이와 정신적 성숙도, 처벌의 내용과 정도 등을 종합해 가해행위마다 150만 원에서 300만 원 사이의 위자료를 각각 정했습니다(). 교제 관계에서 있었던 일이라도 상대의 의사에 반한 성적 접촉과 성적 언동은 각각 별개의 불법행위로 평가된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한 번의 사건으로 뭉뚱그리지 않고 룸카페에서의 접촉, 학교에서의 접촉과 발언, 영상 전송, 소문 게시를 서로 다른 불법행위로 나누어 각각 배상액을 정했다는 것입니다. 성적 가해가 여러 형태로 반복될수록 그에 상응해 책임의 범위도 넓어집니다.
교제가 끝난 뒤의 접촉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사건에서는 약 1주일간 교제하다 헤어진 뒤 가끔 연락을 주고받던 중학생 사이에서, 가해학생이 상대가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입을 맞추고 신체를 만졌습니다. 법원은 이 행위가 상대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해학생 본인에게 위자료 1,200만 원, 피해학생의 부모에게 각 100만 원을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가해학생 본인과 함께, 자녀에 대한 감독의무를 다하지 못한 가해학생의 부모도 이를 공동하여 배상하도록 명했습니다(). 과거에 교제하며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사정이, 헤어진 뒤 거부 의사를 밝힌 상대에 대한 접촉까지 정당화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교제 중에 이루어진 접촉이라도 상대가 그 관계 때문에 거절하기 어려운 처지였다면 진정한 동의로 보기 어렵습니다. 한 사건에서 연인관계인 중학생 사이에서 가해학생이 상대가 거부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성적인 행위를 했는데, 법원은 상대가 교제를 계속하기 위해 그의 성적 요구를 들어주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는 상태였다고 보아, 그 행위가 상대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인격권을 침해한 불법행위라고 판단해 위자료 1,000만 원을 인정했습니다(). 관계를 잃을까 두려워 거절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접촉은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동의로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판단은 명시적인 거부가 없었더라도 동의가 부정될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교제 관계라는 사정은 동의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기보다, 한쪽이 관계 유지를 위해 원치 않는 요구를 감내하게 만드는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법원이 교제 관계에서의 동의를 더 신중하게 살피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반대로 접촉의 경위와 정도에 비추어 성적인 의도나 강제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손해배상 책임이 부정됩니다. 한 사건에서 중학교 1학년 학생 사이에서 한 학생이 상대의 허벅지를 손등으로 스치고 지나간 행위가 문제되었는데, 법원은 그 정도의 접촉만으로는 추행의 의도나 고의를 단정하기 어렵고, 학교 환경과 학생의 나이 등을 고려하면 민사상 불법행위에 이를 정도라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또 다른 사건에서도 법원은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 사이의 신체 접촉에 관하여, 두 학생이 평소 메신저로 장난을 치며 스스럼없이 지내던 사이였던 점 등에 비추어 서로 장난을 치던 과정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나머지 주장은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학생들 사이의 모든 신체 접촉이 곧바로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로 평가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결국 접촉이 성적인 성격을 가지는지, 상대가 이를 거부했는지, 행위의 정도가 어떠했는지가 책임의 성립을 가르는 기준이 됩니다. 다만 성적인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려면 접촉의 부위와 방법, 당시의 상황이 이를 뒷받침해야 합니다. 성적인 부위를 만지거나 상대가 분명히 거부했음에도 반복한 경우에는 우연이나 장난이라는 해명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가해로 지목된 학생 측이라면 접촉의 경위와 우연성을 구체적으로 소명하는 것이, 피해학생 측이라면 접촉이 성적 성격을 가지고 거부에 반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모으는 것이 관건입니다.
성적 접촉이 상대의 의사에 반한 것인지는 몇 가지 요소를 종합해 판단됩니다. 첫째는 거부 의사의 표시입니다. 상대가 말이나 행동으로 거부의 뜻을 나타냈는지가 가장 직접적인 기준이 됩니다. 앞의 사례들에서 법원이 불법행위를 인정한 공통점도 상대가 거부 의사를 밝혔다는 데 있었습니다. 다만 거부는 반드시 말로만 표시되는 것이 아니고, 몸을 피하거나 그 자리를 벗어나려는 행동으로도 드러날 수 있으므로, 명시적인 거절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동의가 있었다고 단정하지 않습니다.
둘째는 두 사람의 관계와 심리적 상태입니다. 한쪽이 상대에게 심리적으로 의존하거나 관계를 잃을까 두려워 거절하지 못하는 처지였다면, 겉으로 분명한 거부가 없었더라도 진정한 동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교제 관계에서 나온 접촉일수록 이 심리적 압박을 신중히 살펴야 합니다. 앞의 심리적 압박 사건에서 법원이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를 인정한 것도 이러한 관계의 특성을 고려한 결과입니다.
셋째는 접촉의 성격과 정도입니다. 성적인 부위에 대한 접촉인지, 우연히 스친 정도인지, 일회적인지 반복되었는지에 따라 성적인 의도와 위법성의 평가가 달라집니다. 허벅지를 손등으로 스친 정도로는 추행의 의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사례가 있는 반면, 거부에도 불구하고 입을 맞추고 신체를 만진 행위는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로 인정되었습니다.
넷째는 접촉 이후의 정황입니다. 피해자가 곧바로 항의하거나 신고했는지, 관계를 끊었는지와 같은 사정도 동의 여부를 가늠하는 자료가 됩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개별적으로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종합해 평가되므로, 어느 한 사정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데이터]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한 학교폭력 민사 손해배상 청구의 결과 분포입니다.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에 대한 위자료는 하나의 금액으로 뭉뚱그려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가해행위 하나하나의 태양과 정도에 따라 정해집니다. 앞의 여러 성적 행위가 문제된 사건에서 법원이 각 행위별로 위자료를 나누어 정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위자료 액수를 정할 때에는 가해행위의 내용과 경중, 두 학생의 나이와 정신적 성숙도, 형사사건의 처벌 내용, 가해학생이 보인 태도 등이 두루 참작됩니다. 가해학생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했는지, 원만히 합의가 이루어졌는지도 액수를 정하는 데 반영됩니다. 반대로 소송 과정에서 피해 사실을 부인하거나 피해자를 비난하는 태도를 보이면 이는 위자료를 높이는 사정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가해학생이 미성년자라도 그 나이와 행위의 내용에 비추어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있으면, 가해학생 본인이 불법행위 책임을 집니다. 이때 그 부모는 자녀를 보호·감독할 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손해 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다면 일반불법행위자로서 함께 책임을 집니다. 반면 가해학생이 어려서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없는 경우에는 부모가 감독자로서 책임을 집니다.
앞의 사건들에서 가해학생의 부모에게도 위자료가 인정된 것은, 미성년 자녀에 대한 감독의무를 다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물은 것입니다. 따라서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사건에서는 가해학생 본인뿐 아니라 그 부모도 손해배상의 상대방이 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가해학생 본인이 배상 자력이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부모의 감독의무 위반을 함께 주장해 부모에게도 책임을 묻는 것이 실제 배상을 받는 데 중요합니다. 반대로 가해학생 측에서는 자녀에 대한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사정을 들어 부모의 책임을 다툴 수 있습니다.
성적 피해에 뒤이어 그 사실을 소문내거나 피해자를 비난하는 행위는 별개의 불법행위로 다시 책임을 발생시킵니다. 성적 피해 자체가 아니더라도, 피해자의 성적 사생활을 드러내거나 왜곡하는 소문은 피해자의 명예와 인격을 침해하기 때문입니다.
앞의 교제 관계 사건에서도 가해학생과 별개로, 다른 학생이 피해자에 관하여 성적인 소문을 퍼뜨리거나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응한 것처럼 몰아가는 발언을 해 함께 손해배상 책임을 졌습니다. 학교 안의 소문뿐 아니라 SNS나 단체대화방에 올린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사건에서 법원은 학생이 개인 SNS에 특정 학생을 겨누어 흉보는 저격글을 올리고 뒷담화를 한 행위가 상대의 명예를 훼손하는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보아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성적 피해를 둘러싼 소문에 관하여도, 학원을 운영하는 사람이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 앞에서 확인되지 않은 성적 사실을 언급해 소문이 퍼지게 한 행위를 명예훼손으로 보아 위자료를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처럼 소문에 따른 책임은 반드시 다른 학생에게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주의할 점은, 명예를 훼손하는 사실의 적시는 그 내용이 허위인 경우뿐 아니라 진실한 경우에도 성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적 피해가 실제로 있었더라도 그 사실을 함부로 퍼뜨려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면 명예훼손이 됩니다. 피해자를 두고 자발적으로 응한 것처럼 몰아가거나 조롱하는 발언은 피해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어서 더 무겁게 평가됩니다. 실제로 성적 가해 자체보다 그 이후의 소문과 비난이 피해자에게 더 큰 고통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전파 가능성이 큰 공간에 성적인 내용을 올리면 그 피해는 빠르게 확산되고 회복도 어렵습니다. 따라서 성적 피해를 입은 학생 측은 가해행위 자체뿐 아니라 이후의 소문과 2차 가해에 대해서도 별도로 책임을 물을 수 있고, 이를 위해 게시글과 대화 내용을 삭제되기 전에 캡처 등으로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적 사안은 대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조치, 형사나 소년보호 절차, 민사 손해배상 소송이 함께 진행됩니다. 이 절차들은 목적과 판단 기준이 서로 달라 결과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지만, 앞선 절차에서 확인된 사실은 민사 소송의 유력한 자료가 됩니다.
심의위원회가 학교폭력으로 인정해 조치를 한 사실, 형사나 소년보호 절차에서 가해행위가 인정된 사실은 민사 법원이 불법행위를 판단할 때 중요한 근거로 참작됩니다. 앞서 본 사건들에서도 법원은 심의위원회의 조치와 소년보호사건의 경과를 사실인정의 자료로 삼았습니다. 반대로 이러한 절차에서 가해행위가 인정되지 않았더라도, 민사에서는 완화된 기준으로 다시 판단되므로 곧바로 책임이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성적 피해를 입은 학생 측은 각 절차를 유기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심의 단계에서 확보한 사안조사보고서와 확인서, 형사절차의 처분 결과, 그리고 피해 당시의 메시지와 녹음, 진료 기록 등은 민사 소송에서 불법행위와 손해를 증명하는 자료가 됩니다. 특히 성적 접촉은 목격자가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피해 직후의 진술과 주변 정황에 관한 자료를 이른 시일에 확보해 두는 것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교제하던 사이라도 상대의 의사에 반해 성적인 신체 접촉을 하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로 위자료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교제한다는 사실이 모든 접촉에 대한 동의를 뜻하지 않고,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거절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접촉은 진정한 동의로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형사에서 무죄나 심리불개시 결정을 받았더라도 민사 책임은 별도로 판단되며, 위자료는 각 가해행위의 태양과 정도에 따라 정해지고 가해학생의 부모도 감독의무 위반이 있으면 함께 책임을 집니다. 반대로 접촉이 성적인 의도나 강제성 없이 학생들 사이의 장난 수준에 그친 경우에는 책임이 부정되기도 합니다. 성적 피해에 뒤따른 소문과 2차 가해는 별개의 명예훼손 책임을 발생시키므로, 관련 자료를 확보해 함께 다투는 것이 필요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리와 공개된 판례를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구체적인 사안의 결론은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사건에 대해서는 변호사의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