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으로 신고된 발언 가운데에는 피해학생을 앞에 두고 한 것이 아니라 다른 학생에게 귓속말이나 뒷담화로 한 말이 그 학생을 통해 피해학생에게 전해진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피해학생은 그 말을 직접 듣지 못하였으므로, 그 발언이 실제로 있었는지는 전해 준 학생과 이를 목격한 학생의 진술에 크게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본 글은 피해학생이 직접 듣지 못하고 전달을 통해 알게 된 발언을 무엇으로 증명하는지, 녹음이나 목격 같은 직접 증거 없이 진술만으로 그 발언이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 그리고 여러 행위 중 하나만 다투는 것이 어떤 한계를 갖는지를 판례를 통해 정리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피해학생이 직접 듣지 못한 발언이라도 전해 준 학생과 목격한 학생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면 그 발언이 있었다고 인정되어 학교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진술이 특정성이 약하거나 서로 어긋나고 관계 악화 같은 사정이 겹치면 발언 자체가 인정되지 않아 처분이 취소되기도 합니다. 또한 여러 행위가 함께 처분 사유가 된 경우에는 그중 하나를 다투어 인정에서 빼더라도 나머지 사유만으로 처분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의 상당수는 피해학생을 마주 보고 이루어지지만, 험담이나 성적 발언은 오히려 피해학생이 없는 자리에서 다른 학생에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다른 학생에게 한 발언이 그 학생을 통해 피해학생에게 전해지면, 피해학생은 자신이 그 자리에 없었더라도 그 내용을 알게 되어 정신적 피해를 입습니다. 본 글에서 전달을 통해 알게 된 발언이란 피해학생이 그 발언을 직접 듣지 못하고 전해 준 다른 학생의 말을 통해 그 내용을 알게 된 경우를 가리킵니다.
학교폭력예방법은 학교폭력을 정의하면서 명예훼손과 모욕을 그 유형으로 열거하고 있습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2026. 6. 2. 시행 기준) 제2조 제1호는 학교폭력을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여러 행위로서 신체와 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로 규정합니다.
법원은 이 정의 규정이 열거된 유형에 한정되지 않고 이와 유사하거나 동질의 행위로서 학생에게 신체와 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주는 모든 행위를 포함한다고 봅니다. 학교폭력예방법의 목적이 피해학생의 보호와 가해학생의 선도에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피해학생이 발언을 직접 듣지 못하였더라도 그 내용이 전해져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면 학교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 조치처분을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그 처분의 근거가 된 사실, 즉 문제된 발언이 실제로 있었다는 점은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행정청이 증명하여야 합니다. 증명책임이란 어떤 사실이 끝내 분명하지 않을 때 그로 인한 불이익을 누가 지는지를 정하는 문제를 말합니다. 전해 들은 발언은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녹음이나 목격 같은 직접 증거가 없을 때가 많고, 그만큼 진술의 신빙성을 어떻게 판단하는지가 사건의 결론을 좌우합니다.
법원은 사람의 진술을 근거로 사실을 인정할 때, 그 진술이 주요 부분에서 일관되는지, 내용이 구체적인지, 경험칙에 비추어 자연스러운지, 허위로 진술할 만한 동기가 있는지를 종합하여 신빙성을 판단합니다. 대법원은 진술의 신빙성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고, 이 기준은 학교폭력 사안에서 학생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때에도 원용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증인의 진술 신빙성에 관하여 "증인의 진술이 그 주요 부분에 있어서는 일관성이 있는 경우에는, 그 밖의 사소한 사항에 관한 진술에 다소 일관성이 없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그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부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증인의 진술이 그 주요 부분에 있어서는 일관성이 있는 경우에는, 그 밖의 사소한 사항에 관한 진술에 다소 일관성이 없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그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부정할 것은 아니다”
이 판단은 성폭력 형사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한 것입니다. 지엽적인 불일치를 이유로 진술 전체를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학교폭력 사안에서도 세부에서 기억이 다소 어긋난다는 사정만으로는 진술의 신빙성이 곧바로 부정되지 않습니다.
전달자와 목격자의 진술이 서로 부합하고 가해자 스스로 발언한 사실을 인정하거나 정황이 맞아떨어지면, 녹음이나 현장 목격이 없어도 발언이 있었다고 인정됩니다. 반대로 진술이 특정성이 약하거나 서로 어긋나고 관계 악화나 번복 같은 사정이 겹치면 발언 자체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아래에서 두 방향의 사례를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한 중학교 1학년 학생이 같은 반 학생을 상대로 여러 차례 부모를 비하하는 욕설을 하고 투명인간 취급을 하는 등의 행위를 하여 접촉금지, 사회봉사, 특별교육 조치를 받은 사건이 있습니다. 이 학생은 여러 행위 가운데 다른 학생에게 귓속말로 피해학생의 어머니를 성적으로 모욕하는 말을 한 부분만을 두고 자신은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다투었습니다. 법원은 그 학생이 다른 학생에게 귓속말로 그 발언을 하였고 그 학생이 이를 피해학생에게 전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피해학생의 정신상 피해를 수반하는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귓속말처럼 은밀하게 다른 학생에게 한 발언이라도 전달을 통해 피해학생에게 도달하면 학교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 중학교 3학년 학생이 학교 화장실에서 같은 반 여학생의 이름을 성적인 발언과 함께 언급하여 서면사과, 접촉금지, 사회봉사, 특별교육 조치를 받은 사건이 있습니다. 문제된 발언은 피해학생이 직접 들은 것이 아니라 친구를 통해 전해 들어 알게 된 것이었습니다. 법원은 그 학생이 스스로 그런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한 점, 화장실에 있던 학생 여럿이 그 발언을 직접 듣고 이를 확인해 준 점, 실제로 그 발언이 같은 날 친구들을 통해 피해학생에게 전달된 점을 근거로 발언이 있었다고 인정하였습니다. 특히 법원은 피해학생이 그 자리에서 직접 듣지 않았더라도 그 발언이 전해 준 친구를 통해 여러 사람에게 퍼질 가능성이 높아 정신적 피해가 미쳤다고 보았습니다.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전달 경로 자체가 피해가 미쳤음을 뒷받침하는 사정이 된 것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교실에서 이른바 당연하지 게임을 하던 중 게임 상대 학생에게 피해학생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발언을 하여 서면사과와 특별교육 조치를 받은 사건도 있습니다. 이 학생은 발언 당시 피해학생이 그 자리에 없어 발언을 듣지 못하였으므로 성희롱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같은 반 학생 누구나 들을 수 있는 교실에서 한 발언이어서 다른 학생들의 입을 통해 피해학생에게 전달되거나 학생들 사이에 퍼질 가능성이 상당하고, 실제로 그 발언을 들은 다른 학생이 추가로 성적 발언을 하여 피해학생이 결국 눈물을 보인 정황이 있다고 보아, 피해학생이 그 발언을 직접 들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발언의 의미를 몰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당시 만 11세였고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하는 게임의 특성상 성적 의미를 알았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배척하였습니다.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한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자습실에서 같은 방 기숙사 친구와 단둘이 있으면서 피해학생과 그 어머니를 심하게 모욕하는 발언을 하였고 그 친구가 이를 피해학생에게 전달하여 서면사과 조치를 받은 사건에서도, 법원은 발언한 학생과 들은 학생, 피해학생이 모두 같은 반이면서 한 방을 쓰는 밀접한 관계였고 발언 내용이 심각하여 그 친구가 이를 피해학생에게 옮길 가능성이 충분하였다고 보아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전해 준 학생과의 관계가 가까울수록 발언이 전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입니다.
전해 들은 진술이나 목격 진술이 있더라도 그 진술이 누가 하였는지를 특정하기에 부족하면 처분이 취소됩니다.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후배 학생을 발로 찼다는 이유로 조치를 받은 사건에서, 법원은 사건 장소가 여러 학생이 오가는 넓은 개방된 공간이었던 점, 피해학생이 사건 당시에는 가해자가 누구인지 몰랐다가 사흘이 지난 뒤에야 키가 작고 곱슬머리라는 특징만으로 이 학생을 지목하였는데 그 특징이 이 학생만 가리킬 만큼 고유하지 않고 같은 특징의 다른 학생을 조사한 흔적이 없는 점, 목격 학생도 멀리서 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고 한 점, 함께 있던 학생들이 이 학생은 차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을 종합하여, 제출된 증거를 모두 보더라도 발로 찬 사람이 이 학생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아 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 처분의 근거가 된 사실은 행정청이 증명하여야 하므로, 진술이 가해자를 특정하기에 부족하면 그 불이익은 처분청이 지게 됩니다.
같은 진술 증거라도 그 내용이 구체적이고 서로 부합하면 발언이나 행위가 인정됩니다. 한 사건에서는 목격 학생 두 명이 사건 장소를 다소 다르게 진술하였으나 문제된 행위의 주요 부분은 서로 일치하였고, 장소의 차이는 부수적인 사항이며 행위 시점과 확인서 작성 시점 사이의 시간 간격을 고려하면 모순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하여 행위를 인정하였습니다. 또 다른 사건에서는 피해학생의 진술이 직접 겪지 않으면 진술하기 어려울 만큼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같은 반 친구를 모함할 동기가 없는 점, 진술 분석 결과와 소년보호처분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 점을 종합하여 행위를 인정하였습니다. 결국 진술의 개수보다 그 진술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서로 부합하며 특정성이 있는지가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전달을 통해 알게 된 발언의 사실인정은 가해학생으로 지목된 쪽뿐 아니라 신고한 쪽에서도 문제가 됩니다. 피해를 신고하였으나 학교폭력이 아니라는 조치없음 결정이 내려진 경우, 신고한 쪽은 그 발언이 있었다는 점을 다시 다투게 됩니다.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의 보호자가 상대 학생을 신고하였으나 조치없음 결정이 내려진 사건에서, 법원은 녹음이나 목격 없이도 발언이 있었다고 인정하였습니다. 피해학생이 사건 직후 어머니와 통화한 음성이 남아 있었는데 발언 시기가 사건과 매우 가깝고 진술 태도에 부자연스러운 점이 없으며 어머니가 유도한 정황도 없었던 점, 담임교사가 학부모와 통화하면서 상대 학생의 행위를 확인해 준 점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다만 담임교사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힌 발언 하나는 사실인정에서 제외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상대 학생에 대한 조치없음 결정을 취소하였습니다. 사건과 가까운 시점에 자연스럽게 나온 진술은 목격이 없어도 발언을 인정하는 근거가 된다는 것입니다.
학교폭력으로 여러 행위가 처분 사유가 된 경우, 그중 하나의 발언만을 다투는 것으로는 처분을 되돌리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처분 사유 가운데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나머지 사유만으로 그 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면 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않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이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수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수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이 판단은 공무원 징계 사건에 관한 것이지만, 법원은 학교폭력 조치에도 같은 법리를 적용합니다. 앞서 든 귓속말 발언 사건에서도 법원은 그 학생이 다투는 발언이 설령 인정되지 않더라도 부모를 비하하는 욕설과 투명인간 취급 등 나머지 행위만으로 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앞서 든 화장실 발언 사건에서도 법원은 한 여학생에 대한 발언만으로 처분을 유지하기에 충분하다고 보아 다른 여학생에 대한 부분은 따로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행위가 함께 처분 사유가 되어 있다면 그중 하나의 존부만 다투기보다 전체 사유와 조치의 무게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가해학생으로 지목된 쪽에서는 장난이었다거나 따돌릴 의도가 없었고 발언의 의미를 몰랐다는 주장을 자주 합니다. 그러나 법원은 발언의 의미를 몰랐다는 주장도 연령과 상황에 비추어 그 의미를 알았다고 볼 수 있으면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조치의 수위는 학교폭력의 심각성과 지속성, 고의성, 반성 정도, 화해 정도를 점수로 평가하여 정하는데, 법원은 이러한 심의위원회의 판단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지 않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앞의 화장실 발언 사건에서는 그 발언이 피해학생에게 직접 한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의 대화 중에 나온 점과 반성한 점 등을 참작하여 비교적 낮은 점수로 사회봉사 조치가 정해졌고, 법원은 이를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발언이 전달된 경위나 우발성은 학교폭력의 성립을 막는 사유는 아니지만 조치의 수위를 정하는 단계에서 참작될 수 있습니다.
전국 법원의 학교폭력 행정판결 가운데 명예훼손이나 모욕, 언어폭력, 사이버폭력이 언급된 사건 일부를 표본으로 그 결론을 분류해 보면, 처분이 유지된 기각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처분이 취소되거나 일부 취소된 경우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발언의 존부나 진술의 신빙성이 다투어지는 유형에서는 처분이 뒤집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아래 표는 본 글에서 살펴본 판단의 갈래를 정리한 것입니다.
| 쟁점 | 법원의 판단 |
| 전해 들은 발언의 학교폭력 해당성 | 피해학생이 직접 듣지 않았어도 전달되어 정신적 피해를 주면 학교폭력이 될 수 있음 |
| 진술만으로 발언을 인정할 수 있는지 | 전달자·목격자 진술이 구체적이고 부합하거나 가해자가 자인하면 직접 증거가 없어도 인정 |
| 진술이 부족한 경우 | 가해자 특정이 약하거나 진술이 어긋나면 증명 부족으로 처분이 취소될 수 있음 |
| 여러 행위 중 하나만 다투는 경우 | 일부 사유가 인정되지 않아도 나머지 사유만으로 처분이 유지될 수 있음 |
피해학생이 직접 듣지 못한 발언이라도 전해 준 학생과 목격한 학생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서로 부합하거나 가해자가 스스로 인정하면 그 발언이 있었다고 인정되어 학교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피해학생이 직접 듣지 않았더라도 발언이 전달되어 정신적 피해가 미쳤다면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보며, 전달 경로 자체를 피해가 미쳤음을 뒷받침하는 사정으로 보기도 합니다. 반대로 진술이 가해자를 특정하기에 부족하거나 서로 어긋나면 발언 자체가 인정되지 않아 처분이 취소됩니다. 또한 여러 행위가 함께 처분 사유가 된 경우에는 그중 하나를 다투어 빼더라도 나머지 사유만으로 처분이 유지될 수 있으므로, 하나의 발언만 다투기보다 전체 사유와 조치의 무게를 함께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 글은 전달을 통해 알게 된 발언의 학교폭력 해당성과 진술에 의한 사실인정에 관한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사건의 대응은 사실관계와 증거를 검토한 뒤 결정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