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사이의 다툼이 단체대화방이나 SNS로 옮겨 가면서, 온라인에 올린 말이 학교폭력으로 신고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신고된 학생 측에서는 상대방의 실명을 쓰지 않았다거나, 사적인 대화였다거나, 사실이 아니라 감정을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며 명예훼손이나 모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다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주장이 받아들여지는지는 그 말이 상대방을 특정할 수 있었는지,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었는지, 구체적인 사실을 드러낸 것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본 글은 단체대화방이나 SNS의 발언이 어떤 경우에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서 학교폭력이 되는지를 실제 판결을 통해 정리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단체대화방이나 SNS에 올린 말이 사진이나 대화의 맥락으로 상대방을 특정할 수 있고 여러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는 상태였다면, 실명을 쓰지 않았거나 일대일 대화였더라도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서 학교폭력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말이 누구를 가리키는지 전혀 특정할 수 없는 감정 표현에 지나지 않았다면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예방법은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명예훼손, 모욕, 사이버폭력 등에 의하여 신체, 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학교폭력으로 정의합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2026. 6. 2. 시행 기준) 제2조 제1호가 이를 규정합니다.
명예훼손이란 공연히 사실을 드러내어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것을 말하고, 모욕이란 공연히 사람을 경멸하는 표현으로 그 인격을 깎아내리는 것을 말합니다. 형법(2026. 3. 12. 시행 기준) 제307조와 제311조가 이를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학교폭력에서 말하는 명예훼손이나 모욕은 형법상 명예훼손죄나 모욕죄의 성립요건을 그대로 엄격하게 따지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보호와 교육이라는 관점에서 그와 같이 볼 만한 행위가 있었는지를 살펴 판단됩니다. 법원은 그러한 취지에서 학교폭력의 범위를 형법상 범죄보다 넓게 보고 있습니다.

명예훼손이나 모욕이 성립하려면 그 말이 누구를 가리키는지 알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특정성이라고 합니다. 특정성은 반드시 상대방의 실명을 써야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피해자가 특정되어야 하지만 반드시 성명을 명시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표현의 내용을 주위 사정과 종합하여 대상을 알아차릴 수 있으면 피해자가 특정된 것이라고 판시하였습니다.
대법원은 "그 표현의 내용을 주위사정과 종합하여 볼 때 그 표시가 피해자를 지목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이면 피해자가 특정되었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그 표현의 내용을 주위사정과 종합하여 볼 때 그 표시가 피해자를 지목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이면 피해자가 특정되었다고 할 것이다”
온라인에서는 실명 대신 프로필 사진이나 아이디, 대화의 맥락으로 대상을 알 수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실명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특정성이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공연성이란 그 말이 불특정 또는 여러 사람이 알 수 있는 상태에 놓인 것을 말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제로 여러 사람이 보았는지가 아니라 여러 사람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었는지입니다. 그래서 피해학생이 없는 단체대화방에 올린 말이나 한 사람에게만 보낸 일대일 대화라도,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는 상태였다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단체대화방의 인원과 성격, 공개된 SNS인지 여부, 대화 내용이 화면 저장이나 서버에 남는지 등이 전파가능성을 판단하는 사정이 됩니다.
명예훼손은 구체적인 사실을 드러낸 경우에 문제 되고, 모욕은 사실을 드러내지 않고 경멸적인 표현으로 인격을 깎아내린 경우에 문제 됩니다. 예컨대 상대가 특정한 잘못을 저질렀다고 알리는 말은 사실의 적시로서 명예훼손이 될 수 있고, 상대를 향하여 욕설이나 인격을 깎아내리는 표현을 한 것은 모욕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대상을 특정하지 않은 채 자신의 감정을 드러낸 데 그쳤다면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결국 온라인 발언의 해당성은 특정성, 전파가능성, 그리고 그 내용이 사실의 적시인지 경멸적 표현인지 아니면 단순한 감정 표현인지를 함께 살펴 판단됩니다.
중학생인 원고가 수십 명이 있는 메신저 단체대화방에 피해학생의 사진을 편집하여 올리고 외모와 성적인 표현으로 비하한 사안입니다. 학교는 서면사과와 접촉 금지, 사회봉사, 특별교육 등의 처분을 하였고, 원고 측은 피해학생이 그 대화방에 없었다는 점을 들어 처분의 취소를 구하였습니다. 쟁점은 피해학생이 그 대화방에 가입하지 않았는데도 전파가능성이 인정되어 학교폭력이 되는지였습니다. 법원은 불특정 다수의 동급생이 가입한 대화방의 성격과 규모에 비추어 피해학생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뚜렷하였고, 실제로 그 내용이 피해학생에게 알려져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주었으므로, 이는 단순한 뒷담화에 그치지 않고 모욕으로서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보아 처분을 유지하고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고등학생인 원고가 자신의 SNS에 피해학생에 관한 사진과 영상을 올리면서 학교에서 소문이 좋지 않다거나 친구가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한 사안입니다. 학교는 서면사과와 접촉 금지, 출석정지, 특별교육 등의 처분을 하였고, 원고 측은 피해학생의 실명을 쓰지 않았다며 처분의 취소를 구하였습니다. 법원은 게시물에 피해학생의 얼굴이 나타나는 프로필 사진이 있었고 그 내용과 맥락으로 대상을 피해학생으로 충분히 특정할 수 있었던 점, 공개된 SNS에 올려 다수의 학생이 보게 되고 제3자에게 전파될 수 있었던 점을 들어, 이는 명예훼손이나 모욕에 해당한다고 보아 처분을 유지하고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고등학생인 원고가 다른 학생과 일대일 메신저 대화에서 피해학생들을 여러 차례 모욕하고 성적으로 비하한 사안입니다. 학교는 서면사과와 접촉 금지, 출석정지 5일, 특별교육 등의 처분을 하였고, 원고 측은 피해학생에게 도달할 것을 전제로 하지 않은 사적인 대화라며 처분의 취소를 구하였습니다. 법원은 그 대화가 휴대전화와 서버에 남아 언제든지 제3자에게 전파될 수 있는 상태였고 실제로 전파되었으며, 그러한 모욕과 성적 비하 발언을 한 것만으로 이미 학교폭력이 성립하고 이후 전파되어 피해가 커진 것은 조치를 정할 때 참작할 사정일 뿐이라고 보아, 모욕과 성희롱으로서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하여 처분을 유지하고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반대로 대상을 특정하지 않았거나 구체적인 사실을 드러내지 않은 경우에는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보지 않은 사례가 있습니다. 초등학생인 원고가 단체대화방과 SNS에 여러 발언을 하여 서면사과와 심리치료, 특별교육 등의 처분을 받은 사안에서, 법원은 그 가운데 단체대화방에서 피해학생이 과거 자신을 비방하는 영상을 올렸다고 구체적인 사실을 드러낸 부분은 다른 학생들 앞에서 피해학생의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SNS 상태메시지에 죽으라는 취지의 말을 올린 부분은 그 대상이 누구인지 전혀 특정하지 않았으므로 모욕이나 언어폭력으로 볼 수 없다고 하였고, 처분청이 그 대상이 피해학생으로 특정되었다는 점을 증명하여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개인 메신저에서 사과문 작성을 요구한 부분도 폭언이나 욕설이 없어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법원은 처분 가운데 심리치료 조치 부분을 취소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 학생 측은 자신의 발언이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아 위법성이 조각된다고도 주장하였습니다. 위법성 조각이란 겉으로는 명예훼손 등에 해당하는 행위라도 정당행위 등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위법하지 않은 것으로 보는 것을 말합니다. 법원은 그러한 정당행위로 인정되려면 목적의 정당성,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긴급성, 다른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을 갖추어야 하는데, 과거의 일을 다시 드러내어 상대방의 명예를 훼손한 것은 그러한 요건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여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사정 | 법원의 판단 |
|---|---|
| 다수 단체대화방·공개 SNS | 전파가능성 인정, 명예훼손·모욕(유지) |
| 실명 없어도 사진·맥락으로 특정 | 특정성 인정, 해당(유지) |
| 일대일 대화지만 전파 가능 | 발언만으로 성립, 전파는 참작사유(유지) |
| 대상을 특정하지 않은 감정 표현 | 특정성 없음, 비해당 |
표: 온라인 발언의 명예훼손·모욕 해당성에 대한 법원의 판단.
전국 법원의 학교폭력 관련 행정소송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해 보면, 처분이 취소되어 청구가 인용된 경우가 약 19퍼센트로 나타납니다. 온라인 발언이 명예훼손이나 모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처분이 취소되는 경우도 그 가운데 포함됩니다.

[데이터]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한 행정소송 결과 분포.
학교폭력 조치에 불복하려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취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행정심판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고,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부터 1년 이내에 제기하여야 합니다.
온라인 발언이 명예훼손이나 모욕이 아니라고 다투려면, 그 말이 대상을 특정할 수 있었는지, 여러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었는지, 구체적인 사실을 드러낸 것인지 아니면 대상을 특정하지 않은 감정 표현에 그쳤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합니다. 대상을 특정하지 않았다는 점은 처분청이 특정을 증명하지 못하면 유리한 사정이 됩니다. 다만 사적인 일대일 대화라도 전파될 수 있는 상태였다면 그것만으로 학교폭력이 성립할 수 있으므로, 발언의 내용과 경위, 실제 전파 여부와 피해 정도를 함께 확인하여야 합니다. 대화 내용, 게시물의 화면, 전파된 경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확인 항목 | 살펴볼 내용 |
|---|---|
| 특정성 | 실명·사진·맥락으로 대상이 특정되는지 |
| 전파가능성 | 여러 사람에게 알려지거나 전파될 수 있었는지 |
| 내용의 성격 | 구체적 사실인지, 감정 표현인지 |
| 증거 | 대화·게시물 화면, 전파 경위 |
표: 온라인 발언을 다툴 때 확인할 항목.
온라인 발언은 오프라인의 말과 달리 캡처와 저장으로 순식간에 퍼지고, 한번 퍼지면 삭제하여도 상대방의 기기나 서버에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게시물을 지웠더라도 그 전에 이미 전파되었거나 캡처되어 남아 있으면 학교폭력으로 인정될 수 있고, 삭제한 사정은 조치를 정할 때 참작될 뿐입니다. 이러한 특수성 때문에 발언이 이루어진 화면과 그것이 전파된 경위, 즉 누가 언제 어디로 옮겼는지를 되도록 빨리 저장해 두는 것이 다툼의 기초가 됩니다. 반대로 자신에게 유리한 정황, 예컨대 대상을 특정하지 않았다거나 곧바로 사과하고 삭제하였다는 사정도 화면으로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단체대화방이나 SNS에 올린 말이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서 학교폭력이 되는지는 그 말이 대상을 특정할 수 있었는지, 여러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었는지, 구체적인 사실을 드러낸 것인지에 따라 판단됩니다. 실명을 쓰지 않았더라도 사진이나 맥락으로 대상을 알 수 있으면 특정된 것으로 보고, 피해학생이 없는 대화방이나 일대일 대화라도 전파될 수 있는 상태였다면 학교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대상을 전혀 특정하지 않은 감정 표현이나 폭언이 없는 사과 요구는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보지 않은 사례가 있습니다. 온라인 발언을 다툴 때에는 특정성과 전파가능성, 내용의 성격을 대화와 게시물의 화면으로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리와 공개된 판결을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구체적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