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사안조사 과정에서 자녀가 무릎을 꿇거나 엎드린 상태로 오랜 시간 경위서를 쓰게 되었다거나, 담당 교사가 강압적인 말투로 특정한 내용을 쓰라고 요구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사 절차 자체를 문제 삼으려는 보호자가 적지 않습니다. 본 글은 조사 과정의 강압이나 가혹한 방식이 학교폭력 처분을 취소시키는 사유가 되는지, 그 강압을 누가 어떻게 증명해야 하는지, 그리고 강압이 실제로 인정된 경우에는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실제 판례를 통해 정리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조사 과정이 다소 엄정하거나 거칠었다는 사정만으로 처분이 곧바로 취소되지는 않습니다. 조사의 강압을 주장하는 쪽이 그 강압을 객관적 자료로 증명해야 하고, 단순히 분위기가 무거웠다는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다만 조사자가 위협으로 사실과 다른 내용을 쓰게 한 것이 증명되면, 그 진술서에 기초한 처분은 취소될 수 있고 조사자 본인이 형사처벌을 받기도 합니다.

학교폭력 사안이 신고되면 학교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에 들어갑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2026. 6. 2. 시행 기준)은 학교의 장이 학교폭력 사태를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전담기구 또는 소속 교원으로 하여금 가해 및 피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고, 전담기구가 실태조사를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전담기구란 교감, 전문상담교사, 보건교사, 책임교사, 학부모 등으로 구성되어 학교폭력 문제를 담당하는 기구를 말합니다.
법령은 조사를 해야 한다는 점만 정하고 있을 뿐, 조사를 어떤 순서로 몇 번, 누구를 대상으로 할지까지 세세하게 규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법원은 학교폭력과 관련한 조사의 구체적 범위와 방식을 학교장과 심의위원회의 전문적 판단에 맡겨진 재량으로 봅니다. 재량이란 법이 행정청의 합리적 판단에 맡긴 영역을 말합니다. 이 점이 조사 절차를 다투는 사건에서 판단의 기준이자 한계가 됩니다. 조사 방식이 재량의 영역인 이상,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는 처분이 위법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사 과정에서 학생들은 경위서나 진술서, 사실확인서를 작성합니다. 이 서류들은 심의위원회가 사실관계를 판단하는 기초 자료가 됩니다. 학생 본인이 스스로 작성한 경위서에 자신이 한 행위를 인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으면, 그 자인 내용은 학교폭력을 인정하는 유력한 근거가 됩니다.
문제는 그 경위서가 자유로운 의사로 작성된 것이 아니라 강압에 의해 작성되었다고 다투는 경우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 국면을 구분해야 합니다. 하나는 학생이 자기 진술서의 강압을 이유로 조사자를 상대로 책임을 묻는 국면이고, 다른 하나는 그 진술서에 기초한 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국면입니다. 본 글이 다루는 것은 주로 뒤의 국면, 곧 강압적 조사가 처분을 취소시키는 절차상 하자가 되는지입니다.
처분을 다투는 소송에서 절차상 하자나 재량권의 일탈·남용은 그 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자가 주장하고 증명해야 합니다. 증명책임이란 어떤 사실이 끝내 불분명할 때 그로 인한 불이익을 누가 지는지를 정하는 법리를 말합니다. 조사가 강압적이었다는 주장은 학생 측에 유리한 사정이므로, 그 강압의 존재는 학생 측이 증명해야 하고, 증명되지 않으면 강압은 없었던 것으로 취급됩니다.
법원은 강압이 있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주장을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가 있는지, 그리고 실제로 방어권 행사에 중대한 지장이 있었는지를 함께 봅니다. 조사 분위기가 다소 무거웠다거나 교사가 여러 번 다시 쓰라고 했다는 정도의 사정은, 그 자체만으로는 강압으로 평가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원이 강압 여부를 가릴 때 종합적으로 살피는 사정은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조사자와 학생의 관계, 학생의 나이, 위협의 구체적 내용과 정도, 학생이 처음 쓴 진술과 나중에 번복한 진술 사이의 정황, 진술을 뒷받침하거나 뒤집는 객관적 자료의 존재입니다. 특히 처분이 내려진 뒤에 새로 작성된 번복 진술서는, 다투는 측의 설득에 의해 작성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신빙성이 낮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리하면, 강압 주장의 결론은 감정적 호소가 아니라 증거의 문제입니다. 조사 당시의 녹취, 문자메시지, 제3자의 목격 진술처럼 강압을 객관적으로 보여 주는 자료가 있는지가 실제 결론을 좌우합니다. 실제 사건에서 강압 주장이 배척된 경우와 인정된 경우를 구분하는 요소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판단 요소 | 강압 주장이 배척된 경우 | 강압이 인정된 경우 |
| 강압의 객관적 자료 | 주장뿐이고 뒷받침 자료가 없음 | 녹취ㆍ문자ㆍ다수 목격 등 자료가 있음 |
| 진술 번복ㆍ형사 정황 | 번복이 없거나, 고소해도 무혐의로 끝남 | 여러 학생이 일치해 번복하고, 조사자가 기소ㆍ처벌됨 |
| 강제된 진술의 내용 | 실제 있었던 사실을 확인하는 정도 | 사실과 다른 허위를 쓰도록 강제함 |
| 결과 | 처분 유지(청구 기각) | 처분 취소, 조사자 강요죄 처벌 가능 |
표: 조사 강압 주장이 배척된 경우와 인정된 경우의 판단 요소 대비.
아래에서 이 기준이 실제 사건에서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배척된 경우와 인정된 경우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위 분포는 학교폭력 조치의 취소를 구한 행정소송 판례 일부를 분석한 결과로, 조치가 유지된 기각이 다수를 차지합니다. 조사 절차의 강압을 이유로 제기된 사건도 상당수가 이 기각 쪽에 속합니다. 강압이 객관적으로 증명되지 못하면 처분이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한 중학교 1학년 학생이 같은 반 학생을 지속적으로 밀치거나 때리고, 싫어하는 별명을 반복해서 부르며 놀린 행위로 사회봉사와 특별교육 조치를 받았습니다. 학생 측은 조사 절차를 여러 가지로 다투었습니다. 그중 핵심은 학교가 인성교육부실에서 학생을 무릎 꿇고 엎드린 상태로 약 4시간 동안 경위서를 작성하게 했고, 그 과정에서 아무런 해명도 듣지 않았으며 피해자와 말을 맞추도록 강요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학생이 경위서 작성 과정의 강압을 이유로 담당 교사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고소했으나 검찰이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한 점, 교사들이 피해자와 말을 맞추어 경위서를 작성하도록 강요하였음을 인정할 객관적 증거가 없는 점 등을 들어, 경위서 작성 과정에 처분을 취소에 이르게 할 정도의 하자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함께 제기된 개최 통지 부실, 위원 구성의 하자, 강압적 회의 분위기 주장도 모두 객관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배척되었습니다. 이렇게 판단하여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처분사유의 일부가 인정되지 않았는데도 처분이 유지되었다는 점입니다. 법원은 학생이 복도에서 피해자를 발로 여러 대 찼다는 부분은, 피해자 진술이 모호하고 대질신문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나머지 밀치거나 놀린 행위만으로도 조치가 과하지 않다고 보아 처분을 유지하였습니다. 조사 방식에 대한 불만과 사실인정의 일부 오류가 있더라도, 그것이 곧 처분 전체의 취소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같은 취지의 판단은 여러 사건에서 반복됩니다. 한 사건에서는 학생 측이 조사를 담당해서는 안 될 교사가 학생들을 강압하여 경위서를 작성하게 했고 위원들이 강압적 분위기로 진실을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강압을 인정할 자료가 없고 그 교사가 경위서 작성 장소에 들어왔다는 사정만으로는 조사에 관여하였다거나 의미 있는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다른 사건에서는 학생이 별건 사안에서 교사가 협박하여 진술서 작성을 강요했다고 주장하며 그 교사를 고소하기까지 했으나, 수사기관이 학생의 진술 자체에 신빙성이 떨어지고 고소 사실이 형법상 강요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불기소 처분을 한 점 등을 종합하여, 조사와 회의 과정에서 편파적 태도를 보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여러 차례 진술서를 받은 것이 유도나 강요에 해당하는지 다툰 사건도 있습니다. 법원은 학생과 관련 학생으로부터 각 세 차례 진술서를 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그 사정만으로 진술을 유도하거나 강요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보다 정확한 사실 파악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처분 이후에 제출된 번복 진술서는 학생 측의 설득으로 작성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신빙성이 낮다고 보았습니다. 사립학교를 상대로 조치의 무효 확인을 구한 민사 사건에서도, 교사가 추가 진술서 작성을 강요하여 증거가 오염되었다는 주장에 대해, 조치 사유가 공개된 교실과 사회관계망에서 이루어져 다수 학생이 인지하고 있었고 추가 진술서 작성도 학급 부회장 학생이 먼저 요청하여 이루어졌다는 점을 들어 강요로 볼 자료가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강압 주장이 언제나 배척되는 것은 아닙니다. 조사자가 위협으로 사실과 다른 내용을 쓰게 한 것이 증거로 뒷받침되면, 결과는 정반대가 됩니다. 이때 조사자는 강요죄로 처벌될 수 있고, 그 진술서에 기초한 처분은 취소될 수 있습니다. 강요죄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범죄를 말합니다.
한 중학교의 학생주임 교사는 따돌림 사안을 조사하면서 지목된 학생들에게 위협으로 진술서를 다시 쓰게 하였습니다. 처음 쓴 진술서가 자신의 의도와 다르다며, 경찰관 명함을 보여 주고 솔직히 말하지 않으면 소년원에 간다거나 네가 다 뒤집어쓰고 징계를 받는다는 취지로 겁을 주고, 특정 학생을 따돌렸다고 쓰지 않으면 징계하겠다는 식으로 압박하였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언행이 학생들로 하여금 불응할 경우 불이익을 받을 위험이 있다는 두려움을 갖게 할 만한 것이고 실제로 학생들이 겁을 먹고 자신들의 생각과 달리 진술서를 작성하였으므로, 학생들의 의사를 제압할 만한 강요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교사 측은 조사 목적이 있었으니 정당행위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청소년에게 욕설을 하고 소리를 지르며 징계하겠다고 위협하여 본인의 생각과 다른 진술서를 쓰도록 강요한 것은 그 경위와 목적을 감안하더라도 정당화될 수 없고, 사실과 다르게 진술하고 있다고 판단되었다면 다른 학생들을 통한 조사나 위원회를 통한 조사 등 다른 방법을 택해야 마땅했다는 점에서, 정당한 조사의 한계를 넘어 수단과 방법이 상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 결과 교사에게 강요죄의 유죄가 인정되었습니다.
다만 조사 과정의 압박이 언제나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정당행위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아 위법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는 행위를 말하는데, 실제로 있었던 가해 사실을 자백받기 위한 것이고 그 수단이 최소한에 그쳤다면 정당행위로 평가될 여지도 있습니다. 한 사건에서는 피해 학생의 가족이 가해 학생들에게 경찰차가 온다는 식으로 겁을 주며 자술서를 쓰게 한 행위가 강요의 구성요건에는 해당하지만, 실제 가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었고 담임교사의 협조 아래 이루어졌으며 다른 대체 수단이 마땅치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 보아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강요죄의 성립 여부를 좌우한 결정적 차이는 사실과 다른 내용을 강제했는지, 그리고 수단이 상당했는지에 있습니다.
앞서 교사가 강요죄로 처벌된 사건과 같은 학교에서 벌어진 일을 두고, 그 진술서에 기초한 처분의 효력을 다툰 행정소송도 있었습니다. 조사자가 지목한 학생은 자신이 주도하여 따돌렸다는 내용의 처분을 받자 이를 다투었습니다. 법원은 학급이 구성된 지 한 달 만에 반장이 따돌림을 당했다는 것이 흔치 않은 점, 진술서를 쓴 여러 학생이 강요에 의해 허위로 작성한 것이라고 진술을 번복한 점, 수사기관이 조사 교사의 행위를 일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점 등을 종합하여,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따돌림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그리하여 그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처분은 위법하다며 이를 취소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강압 주장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을 잘 보여 줍니다. 여기서는 강압이 있었다는 막연한 주장에 그치지 않고, 여러 학생의 일치된 진술 번복과 조사자에 대한 형사 기소 의견 송치라는 객관적 정황이 결합하여 원래의 진술서가 지닌 증명력을 잃게 하였습니다. 형사재판에서 조사자의 강요가 유죄로 인정되고 행정재판에서 그 진술서에 기초한 처분이 취소되어, 두 절차의 판단이 서로 맞물린 사례입니다.

조사 강압 외에도 처분서에 이유가 부족하다거나 일부 행위가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 함께 제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쟁점들도 함께 정리해 두는 것이 실무에 도움이 됩니다.
행정청은 처분을 할 때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여야 합니다. 이를 이유제시 의무라고 합니다.
그러나 처분서에 이유가 상세히 적혀 있지 않다고 해서 곧바로 처분이 위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이유제시 의무의 취지와 그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은 행정청이 처분을 하는 때에는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행정청의 자의적 결정을 배제하고 당사자로 하여금 행정구제절차에서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는 것이므로, 처분서에 기재된 내용과 관계 법령 및 당해 처분에 이르기까지의 전체적인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처분 당시 당사자가 어떠한 근거와 이유로 처분이 이루어진 것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어서 그에 불복하여 행정구제절차로 나아가는 데에 별다른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처분서에 처분의 근거와 이유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로 말미암아 그 처분이 위법한 것으로 된다고 할 수는 없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은 행정청이 처분을 하는 때에는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행정청의 자의적 결정을 배제하고 당사자로 하여금 행정구제절차에서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는 것이므로, 처분서에 기재된 내용과 관계 법령 및 당해 처분에 이르기까지의 전체적인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처분 당시 당사자가 어떠한 근거와 이유로 처분이 이루어진 것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어서 그에 불복하여 행정구제절차로 나아가는 데에 별다른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처분서에 처분의 근거와 이유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로 말미암아 그 처분이 위법한 것으로 된다고 할 수는 없다”
학교폭력 사건에서 이 법리는 반복해서 적용됩니다. 심의위원회 회의 참석통지서에 사안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학생과 보호자가 회의에 참석하여 의견을 진술하였다면, 처분서에 행위가 아주 상세히 적혀 있지 않더라도 당사자가 어떤 근거로 처분받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어 불복에 지장이 없었다고 보아 이유제시 하자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참석통지에 처분사유를 그대로 기재하도록 요구하는 규정도 없습니다.
여러 개의 행위가 처분사유로 묶여 있을 때, 그중 일부가 증거 부족으로 인정되지 않으면 처분 전체가 취소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수개의 처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나머지 사유만으로 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면, 그 처분을 유지하더라도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
한 사건에서는 뺨을 때린 행위와 쫓아가 위협한 행위 중 일부가 증거 부족이나 증언으로 배척되었으나, 소리를 지르며 위협한 나머지 행위가 인정되어 특별교육 조치가 유지되었습니다. 다른 사건에서도 연인 관계였던 피해자에 대한 몰래촬영과 협박, 폭행 등 여러 행위 중 세 건이 검찰에서 혐의없음으로 처리되어 그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았으나, 나머지 인정된 행위만으로 전학 처분이 정당하다고 보아 처분을 유지하였습니다. 앞서 본 무릎 꿇림 사건에서 발로 찬 행위가 인정되지 않았는데도 처분이 유지된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 법리는 실무에서 방어 전략에 영향을 줍니다. 사실인정을 다투어 일부 행위를 걷어내더라도, 남은 행위만으로 조치 기준을 충족하면 처분은 유지됩니다. 따라서 사실관계를 다툴 때는 어느 행위를 부인하는 것이 조치의 양정을 실제로 낮출 수 있는지까지 함께 따져야 합니다.
조사 절차의 문제를 다투려는 보호자는 몇 가지를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강압을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를 조사 당시부터 확보해야 합니다. 조사 직후의 메모, 학생이 부모에게 보낸 문자, 함께 조사받은 다른 학생의 진술처럼 강압을 드러내는 자료가 있어야 주장이 힘을 얻습니다. 처분이 내려진 뒤에 뒤늦게 작성한 번복 진술서는 신빙성이 낮게 평가되므로, 시점이 중요합니다.
둘째, 절차 하자 하나만으로 처분을 뒤집으려는 접근은 한계가 있습니다. 조사 방식이 재량의 영역인 이상, 방식에 대한 불만은 처분을 취소에 이르게 할 정도의 하자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절차 주장과 함께 처분사유 자체가 사실과 다르다는 실체 주장을 병행하고, 특히 조치 기준을 충족시키는 핵심 행위를 겨누어 다투는 것이 실질적입니다.
셋째, 조사 과정에서 위협이나 가혹행위가 실제로 있었다면 이는 형사 문제로도 다룰 수 있습니다. 조사자가 위협으로 사실과 다른 내용을 강제한 것이 증명되면 강요죄가 성립할 수 있고, 그 형사 판단은 행정소송에서 진술서의 증명력을 부정하는 유력한 정황이 됩니다. 다만 실제로 있었던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는 정당행위로 평가될 수 있으므로, 강제된 내용이 허위인지 여부가 관건입니다.
넷째, 불복은 정해진 기간 안에 해야 합니다. 학교폭력 조치에 대한 불복은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하며,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일정한 기간 내에 청구해야 하므로 통지를 받으면 곧바로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학교폭력 조사 과정의 강압이나 가혹한 방식은 그 자체만으로 처분을 취소시키지 못합니다. 조사의 범위와 방식은 학교의 재량에 속하고, 강압을 주장하는 쪽이 이를 객관적 자료로 증명해야 하며, 분위기가 무거웠다는 정도로는 취소에 이를 하자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무릎을 꿇린 채 오랜 시간 경위서를 쓰게 했다는 주장도,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고 관련 고소가 무혐의로 끝나면 배척됩니다.
그러나 조사자가 위협으로 사실과 다른 내용을 쓰게 한 것이 증명되면 결과는 정반대가 됩니다. 조사자는 강요죄로 처벌될 수 있고, 여러 학생의 일치된 진술 번복과 형사 기소 정황이 결합하면 그 진술서에 기초한 처분은 취소됩니다. 결국 조사 강압을 다투는 일은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증거의 문제이며, 조사 당시부터 자료를 확보하고 절차 주장과 실체 주장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조사 기록과 증거의 내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검토를 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본 글은 학교폭력 사안조사의 절차와 강압 조사에 관한 일반적인 법리와 판례를 정리한 것으로, 개별 사건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며 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