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으로 신고된 학생 측에서는 자신의 행동이 먼저 시작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폭행이나 괴롭힘에 대응한 것이어서 정당방위 또는 정당행위에 해당하고, 따라서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다투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상대의 일방적인 공격을 벗어나기 위한 소극적인 방어행위는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처분이 취소된 사례가 있는 반면, 방어라고 주장하더라도 서로 공격을 주고받은 것이거나 방어의 정도를 넘어선 것으로 보아 처분이 유지된 사례도 많습니다. 본 글은 학교폭력에서 정당방위와 정당행위 주장이 어떤 경우에 받아들여지고 어떤 경우에 배척되는지를 실제 판결을 통해 정리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상대방의 공격이 먼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정당방위나 정당행위가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그 대응이 일방적인 공격에서 벗어나기 위한 소극적이고 일회적인 저항에 그쳤다고 평가될 때에 한하여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처분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쌍방이 공격할 의사로 다툰 경우, 대응이 방어에 필요한 정도를 넘어선 경우, 스스로 상대의 대응을 유발한 경우에는 방어 주장이 배척됩니다.
학교폭력예방법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명예훼손, 모욕 등에 의하여 신체, 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학교폭력으로 정의합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2026. 6. 2. 시행 기준) 제2조 제1호가 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정당방위란 현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방위하기 위하여 한 행위로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것을 말합니다. 정당행위란 법령에 의한 행위나 업무로 인한 행위, 그 밖에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를 말합니다. 형법(2026. 3. 12. 시행 기준)은 이 두 가지를 위법성이 없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학교폭력 사안에서 이 법리가 적용되면, 상대방의 부당한 공격을 벗어나기 위한 소극적인 방어행위는 학교폭력이 예정한 가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처분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다만 형법의 정당방위 규정은 형사처벌에 관한 것이고, 학교폭력 조치는 행정처분이므로, 법원은 형법 조문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그 행위가 소극적 방어에 그쳤는지 아니면 별개의 공격에 해당하는지를 살펴 학교폭력 여부를 판단합니다.

법원이 방어행위 주장을 받아들이는지는 그 행위가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벗어나기 위한 소극적이고 일회적인 대응이었는지, 아니면 서로 공격을 주고받은 것이거나 방어의 정도를 넘어선 것인지에 달려 있습니다. 서로 공격할 의사로 맞붙어 싸우다가 먼저 공격을 받고 이에 대항하여 가해한 경우에는, 그 행위가 방어인 동시에 공격의 성격을 함께 가지므로 정당방위로 볼 수 없다는 것이 법원의 기준입니다. 대법원도 싸움에서 이루어진 가해행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습니다.
대법원은 "가해자의 행위가 피해자의 부당한 공격을 방위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서로 공격할 의사로 싸우다가 먼저 공격을 받고 이에 대항하여 가해하게 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한 경우, 그 가해행위는 방어행위인 동시에 공격행위의 성격을 가지므로 정당방위 또는 과잉방위행위라고 볼 수 없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가해자의 행위가 피해자의 부당한 공격을 방위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서로 공격할 의사로 싸우다가 먼저 공격을 받고 이에 대항하여 가해하게 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한 경우, 그 가해행위는 방어행위인 동시에 공격행위의 성격을 가지므로 정당방위 또는 과잉방위행위라고 볼 수 없다”
겉으로는 서로 싸우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한쪽이 일방적으로 위법한 공격을 가하고 상대방은 이를 벗어나기 위한 저항수단으로 유형력을 행사한 것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그 한쪽의 행위만을 방어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상대가 먼저 때렸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정당방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뜻합니다.
중학교 2학년 학생이 같은 학년 학생과 다투다가 서로 부모에 관한 욕설을 주고받았고, 상대방이 원고의 목을 잡아 벽으로 밀치는 과정에서 원고가 손에 들고 있던 휴대전화가 상대방의 목 부위에 부딪힌 사안이 있었습니다. 심의위원회는 욕설과 휴대전화로 접촉한 행위를 모두 학교폭력으로 보아 조치하였습니다.
법원은 휴대전화로 접촉한 행위에 관하여, 상대방이 원고보다 힘이 우월하였고 원고의 목을 잡아 벽으로 밀치는 상황에서 극히 짧은 시간에 벌어진 점, 원고가 상대방을 치기 위하여 휴대전화를 꺼낸 것이 아니라 이미 손에 들고 있던 휴대전화가 저항하는 과정에서 부딪혔을 가능성이 큰 점, 그 직후 상대방이 원고에게 일방적으로 상해를 가한 점을 들어, 이는 상대방의 폭력에 소극적으로 저항한 행위여서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심의위원회가 이 행위를 학교폭력으로 잘못 보아 서로 폭력을 주고받은 것을 전제로 판정 점수를 매긴 데 중대한 오류가 있다고 하여, 그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하여 위법하다는 이유로 이를 취소하였습니다. 다만 이 사건에서 부모에 관한 욕설을 한 행위 자체는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보았으므로, 방어행위로 인정된 것은 휴대전화로 접촉한 부분에 한정됩니다.
이 판단이 보여 주는 기준은, 상대방의 우월한 힘에 눌려 벗어나려는 과정에서 수동적으로 이루어진 일회적 접촉은 학교폭력이 예정한 가해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한 사건 안에서도 어떤 행위는 방어로, 어떤 행위는 별개의 가해로 나뉘어 평가될 수 있으므로, 문제가 된 행위를 하나씩 떼어 그 성격과 경위를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면 방어라는 주장이 배척된 사례가 더 많습니다. 각 사례는 방어가 아니라고 본 이유가 서로 다릅니다. 어떤 사건은 서로 공격할 의사가 있었기 때문에, 어떤 사건은 대응이 방어에 필요한 정도를 넘어섰기 때문에, 또 어떤 사건은 스스로 상대의 대응을 불렀기 때문에 방어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서로 놀리는 말을 주고받다가 원고가 상대방의 어깨를 자신의 어깨로 부딪치는 이른바 어깨빵을 한 사안에서, 원고는 상대방의 지속적인 괴롭힘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조사 과정에서 상대방보다 약해 보이기 싫어서 똑같이 대응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을 들어, 원고에게 상대방과 같은 방식으로 공격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그리하여 그 행위는 상대의 공격을 방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서로 공격을 주고받은 것이어서 정당방위나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여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약해 보이기 싫어서 똑같이 대응하였다는 진술은 방어가 아니라 서로 맞서 싸울 의사가 있었음을 드러내는 것으로 평가되어, 방어행위 주장의 전제 자체가 인정되지 않은 것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공원에서 상대방으로부터 먼저 뺨을 맞은 뒤 약 한 시간에 걸쳐 네 차례 몸싸움을 한 사안에서, 원고는 상대방의 폭행에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상대방이 먼저 폭행하였다고 하여 그 뒤에 이어진 몸싸움에서 원고가 행사한 유형력 전체를 소극적 방어행위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원고도 상대방을 손으로 때리거나 머리채를 잡는 등 적극적으로 유형력을 행사하였고, 싸움 사이에 벗어날 기회가 있었는데도 다시 싸움에 나아간 점을 근거로, 방어행위에 그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하여 처분을 유지하였습니다. 처음에 상대가 먼저 때렸다는 사정이 있더라도, 그 뒤로 여러 차례 이어진 몸싸움에서 원고가 행사한 유형력 전체를 소극적 방어로 볼 수는 없고, 벗어날 수 있었는데도 다시 다툼으로 나아간 부분은 방어의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평가된 것입니다.
같은 반 학생에게 외모를 비하하는 말을 반복한 학생이, 상대방이 이에 화가 나 물리적으로 대응하자 자신의 발언은 그 폭행에 대한 정당방위 또는 정당행위였다고 주장한 사안이 있었습니다. 항소심은 원고의 비하 발언 자체가 모욕으로서 학교폭력에 해당하고, 그 발언은 상대방의 대응을 부른 선행행위이지 상대방의 공격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그 발언이 방어의 수단이나 방법으로서 상당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하여, 정당방위와 정당행위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자신이 먼저 상대를 자극하는 행위를 하고 그로 인해 상대가 대응하자 그 대응을 이유로 자신의 행위를 방어라고 주장하는 것은, 스스로 침해를 불러온 것이어서 정당방위의 전제인 부당한 침해에 대한 방어로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 구분 | 법원의 판단 |
|---|---|
| 소극적·일회적 저항 | 방어행위로 보아 학교폭력 아님(취소) |
| 서로 공격할 의사로 싸움 | 방어 겸 공격, 정당방위 아님(유지) |
| 방어의 정도 초과 | 회피 기회 있었음, 적극 유형력(유지) |
| 먼저 한 행위가 대응 유발 | 선행행위, 방어 아님(유지) |
표: 방어 주장에 대한 법원의 판단 유형.
전국 법원의 학교폭력 관련 행정소송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해 보면, 처분이 그대로 유지되어 청구가 기각된 경우가 약 67퍼센트에 이릅니다. 방어행위였다는 주장도 그 가운데에서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많지 않고, 상대의 일방적 공격을 벗어나기 위한 소극적 대응으로 뚜렷이 평가되는 경우에 한정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데이터]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한 행정소송 결과 분포.
학교폭력 조치에 불복하려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취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행정심판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고,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부터 1년 이내에 제기하여야 합니다.
방어행위였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려면, 상대방의 공격이 먼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대응이 소극적이고 일회적이었다는 점이 드러나야 합니다. 상대방의 공격을 피할 수 있었는데도 다시 다툼에 나아갔는지, 대응의 정도가 공격을 벗어나기 위한 범위를 넘었는지, 자신이 먼저 한 말이나 행동이 상대방의 대응을 부른 것은 아닌지가 판단에 영향을 줍니다. 당시의 상황을 담은 영상, 목격 학생의 진술, 상해의 정도와 선후관계를 확보하여 자신의 행위가 방어에 그쳤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조사 과정에서 상대와 똑같이 대응하려 하였다거나 화가 나서 맞섰다는 취지로 진술하면 서로 공격할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될 수 있으므로, 진술의 표현에도 신중을 기하여야 합니다.
| 확인 항목 | 살펴볼 내용 |
|---|---|
| 선후관계 | 누가 먼저 공격했는지, 내 행위가 대응을 유발했는지 |
| 대응의 정도 | 소극적 저항인지, 적극적 유형력인지 |
| 회피 가능성 | 벗어날 기회가 있었는지, 다시 다툼에 나아갔는지 |
| 증거 | 영상, 목격 진술, 상해 정도 |
표: 방어 주장을 다툴 때 확인할 항목.

학교폭력에서 정당방위나 정당행위 주장이 받아들여지려면, 상대방이 먼저 공격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대응이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벗어나기 위한 소극적이고 일회적인 방어였다는 점이 뚜렷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우월한 힘에 눌려 수동적으로 이루어진 일회적 접촉은 학교폭력으로 보기 어렵다고 하여 처분이 취소된 사례가 있습니다. 반대로 서로 공격할 의사로 싸운 경우, 방어의 정도를 넘어 적극적으로 유형력을 행사한 경우, 자신이 먼저 한 말이나 행동이 상대방의 대응을 부른 경우에는 방어행위로 인정되지 않아 처분이 유지되었습니다. 방어 주장을 다툴 때에는 선후관계와 대응의 정도, 회피 가능성을 당시의 영상과 진술로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당방위나 정당행위는 형법의 개념이지만, 학교폭력 조치에서도 그 행위가 소극적 방어에 그쳤는지 별개의 공격이었는지를 가리는 실질적인 기준으로 쓰인다는 점을 함께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리와 공개된 판결을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구체적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