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친구로부터 문제의 영상을 전송받아 본 사실로 학교폭력 조치를 통지받은 학부모라면, 영상을 만들거나 퍼뜨린 학생들과 같은 선상에서 평가받는 것이 억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본 글은 성적 촬영물이 여러 학생을 거쳐 유통된 사건에서 시청·소지 학생에 대한 조치가 유지된 사례와 취소된 사례를 나누어 보고, 다른 가담자와의 형평을 다투는 판단 기준과 불복 방법까지 정리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다른 학생이 만든 성적 촬영물을 전송받아 보기만 한 학생도 학교폭력 조치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법원은 협박이나 촬영으로 영상을 만든 학생, 이를 판매하거나 퍼뜨린 학생, 전송받아 시청하거나 소지만 한 학생을 구별하여 조치 수위를 심사하고, 시청 경위가 수동적이어서 가해의 의사를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학교폭력 자체를 부정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대가를 주고 촬영물을 구매하여 보관한 사안에서는 사회봉사 수준의 조치가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결국 다른 가담자와 비교해 처분이 과하다는 주장의 성패는 비교 대상 학생과 역할이 실제로 같은지, 그리고 심의위원회가 그 차이를 점수에 반영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2026. 6. 2. 시행 기준) 제2조 제1호는 학교폭력을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협박, 명예훼손·모욕,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폭력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로 정의합니다. 같은 조 제3호에 따르면 가해학생이란 가해자 중에서 학교폭력을 행사하거나 그 행위에 가담한 학생을 말합니다. 촬영물을 직접 만들지 않았더라도 그 유통 과정에 가담하여 피해학생에게 정신적 피해를 주었다면 조치 대상이 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조치의 수위는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1항이 정한 9가지 조치(서면사과부터 퇴학까지) 중에서 정해지는데, 시행령 제19조와 교육부 고시(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별 적용 세부기준)에 따라 학교폭력의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 반성 정도, 화해 정도의 5개 요소에 각 0점부터 4점까지 점수를 매겨 합산한 뒤 그 구간에 따라 조치를 정합니다. 합계 1~3점은 서면사과, 4~6점은 학교에서의 봉사, 7~9점은 사회봉사, 10~12점은 출석정지, 13~15점은 학급교체, 16~20점은 전학 또는 퇴학에 해당합니다. 점수는 학생별로 매기는 것이므로, 같은 사건에 관여한 학생들이라도 각자의 행위 내용에 따라 조치가 달라지는 것이 제도의 전제입니다.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는 재량행위(법이 행정청의 판단에 맡긴 행위)에 속하므로, 법원은 조치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경우, 즉 사실을 잘못 인정했거나 비례원칙이나 평등원칙에 어긋나는 등 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경우에만 이를 취소합니다.
여기에 형사법의 평가도 겹칩니다.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란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한 영상물 등을 말합니다. 현행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26. 5. 12. 시행 기준) 제11조는 성착취물의 제작(제1항,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 영리 목적 판매(제2항, 5년 이상 징역), 배포·제공(제3항, 3년 이상 징역), 구입·소지·시청(제5항, 1년 이상 징역)을 단계별로 나누어 처벌합니다.
형법이 이렇게 행위 유형별로 형량을 차등하고 있다는 사정은, 학교폭력 조치에서도 제작·유포 학생과 시청·소지 학생을 같은 수위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논거로 실제 판결에 등장합니다. 아래에서 사례별로 살펴보겠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기숙사 방에 있던 중, 다른 학생이 들어와 재미있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영상을 재생하였고, 그 영상이 같은 학교 학생들 사이의 성적 행위를 촬영한 것이었던 사안이 있습니다. 시청한 학생은 접촉금지, 사회봉사 25시간, 특별교육 3시간의 조치를 받았으나, 법원은 처분사유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조치를 전부 취소하였습니다.
법원이 주목한 사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시청 학생은 조사 과정, 형사사건의 피의자신문, 소송 과정에서 일관되게 상대방이 먼저 영상을 보여주어 보게 되었다고 진술하였고, 함께 본 학생도 같은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써 주었습니다. 영상을 본 뒤 어떻게 이런 것을 가지고 있느냐, 왜 보여주느냐고 말하였다는 진술이 있었고, 법원은 내용을 인식하고 시청을 중단하거나 불쾌한 반응을 보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이후 영상을 제3자에게 유포한 정황도 없었습니다. 형사 절차에서도 수사기관은 촬영물을 자신의 지배 아래 두고 재생한 것이 아니라 제3자가 자기 휴대전화로 재생해 준 영상을 옆에서 본 것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성폭력처벌법상 시청 혐의에 대해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하였습니다. 반면 심의위원회는 영상을 본 사실 자체만 확인하였을 뿐, 어떤 경위로 보게 되었는지, 내용을 알고 본 것인지, 보고 나서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조사하지 않았습니다.
이 판결은 판단 기준도 분명히 하였습니다. 상대 학생에게 가해를 하려는 부정한 의도 없이 과실에서 비롯되는 등 가해의사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행위까지 학교폭력에 포섭하면, 발생한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는 결과책임의 형태가 되어 학교폭력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진다는 것입니다. 피해학생들의 피해는 영상을 악의적으로 유출하거나 유포한 학생들에 대한 엄중한 조치를 통해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고도 지적하였습니다. 행정소송에서 처분사유의 증명책임은 처분의 적법을 주장하는 행정청에 있으므로, 시청 경위에 관한 증명이 부족하면 그 부담은 교육청이 지게 됩니다.
같은 날 선고된 병행 사건에서는 별도의 경위로 같은 영상을 본 다른 학생이 행정심판에서 사회봉사 15시간을 교내봉사 2시간으로 감경받은 상태였는데도, 법원은 마찬가지로 처분사유 자체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남은 조치를 전부 취소하였습니다. 조치가 가볍게 변경되었더라도 학교폭력 해당성 자체를 다툴 실익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반대로 단체 대화방에서 사진을 공유받은 행위가 학교폭력으로 인정된 사안도 있습니다. 중학교 3학년 남학생들이 단체 DM방에서 여학생들의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거나 무단으로 공유하면서 외모 비하와 성적 발언을 주고받은 사건에서, 한 학생은 자신이 사진을 공유받기만 한 부분은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다투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그 학생이 한 학기 내내 관련 학생들과 성적인 대화를 주고받으며 대화방에 참여해 온 경위에 비추어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사진이 공유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대화방의 주된 용도와 피해학생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을 고려하면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학생에게는 사진을 공유받은 행위 외에 피해학생의 다리를 몰래 촬영하여 공유한 행위도 인정되었고, 법원은 이것이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에 해당할 수 있는 행위라고 지적하면서 서면사과, 학급교체, 접촉금지, 특별교육 12시간의 조치를 유지하였습니다.
두 사례를 비교하면 판단 요소가 확인됩니다. 전송받아 본 사실 자체가 아니라, 영상의 내용을 알면서 보기를 선택했는지, 대화방 참여나 대가 지급처럼 시청·소지를 자신의 행위로 평가할 사정이 있는지, 시청 후의 태도가 어떠했는지가 학교폭력 해당성을 정하는 요소입니다.
시청에서 나아가 대가를 지급하고 촬영물을 보관한 사안에서는 조치가 유지되었습니다. 중학생인 피해학생이 다른 학생들의 협박에 의해 제작하게 된 나체사진과 영상이 유포된 사건에서, 한 학생은 같은 학교 학생으로부터 페이스북 메신저로 그 영상을 전송받아 시청한 뒤 다음 날 직접 만나 현금 2,000원을 건네고, 약 5일간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하여 보관하였습니다. 심의위원회는 이 구입·시청·소지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보아 접촉금지, 사회봉사 10시간, 특별교육 5시간의 조치를 하였고, 법원은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법원은 그 학생이 대가를 지불하고 영상을 구매한 점, 보유 기간이 짧지 않은 점, 영상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고 그 제작·유포 경위에 비추어 관련 행위의 죄질이 무거운 점,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이 형성 중인 피해학생이 큰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을 받았고 가해자들과의 일체의 접촉을 원하지 않는 점을 들어, 심각성 보통(2점), 지속성 낮음(1점), 고의성 낮음(1점), 반성 보통(2점), 화해 보통(2점)으로 합계 8점을 매긴 평가가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8점은 고시 기준상 사회봉사(7~9점) 구간에 해당합니다.
형평 주장에 대한 판단이 특히 눈에 띕니다. 법원은 최초에 피해학생을 협박하여 영상을 제작하게 하고 전송받은 학생들, 영상을 판매한 학생, 외부로 다시 유출한 학생들은 모두 전학, 출석정지 등 더 무거운 처분을 받았고, 반대로 전송받아 시청·소지만 하고 외부로 유출하지 않은 학생들은 거의 대부분 이 학생과 동일한 사회봉사 등의 처분을 받았다는 점을 확인한 뒤, 처분이 다른 관련 학생들과 비교하여 과도하거나 현저히 균형을 잃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형평 심사가 막연한 비교가 아니라 유통 사슬에서 같은 역할을 한 학생들끼리의 비교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유통 사슬의 위쪽에 있던 학생의 결과는 달랐습니다. 같은 교육지원청의 심의위원회가 같은 날 의결한 사안에서, 한 중학생은 친구와 공유하던 페이스북 계정에서 문제의 영상을 내려받은 뒤 같은 학교 학생 여섯 명에게 2,000원에서 4,000원씩을 받고 판매하고 한 명에게는 무료로 제공하였습니다. 심의위원회는 전학, 출석정지 5일, 졸업 시까지의 접촉금지, 특별교육 20시간을 의결하였고, 법원은 심각성 매우 높음(4점), 지속성 높음(3점), 고의성 매우 높음(4점), 반성 없음(4점), 화해 없음(4점)의 합계 19점 평가에 재량 일탈이 없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19점은 전학 또는 퇴학(16~20점) 구간입니다.
이 학생은 계좌에 돈이 들어오는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돈을 받고 여러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판매하여 피해학생에게 추가 피해가 발생한 점, 보유 기간이 상당한 점, 피해학생 측이 심한 정신적 충격으로 화해를 원하지 않는 점을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피해학생과 다른 학교에 다니고 있어 전학의 분리 효과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두 학교 사이의 거리가 가깝고 피해학생 측이 분리를 원한다는 점을 들어 배척하였습니다.
앞의 구매·소지 학생(8점, 사회봉사)과 이 판매 학생(19점, 전학)의 대비는 유통 사슬에서의 역할이 점수와 조치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보여줍니다. 두 사건의 판단 구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가담 유형 | 판정 요소 평가 | 조치 | 소송 결과 |
|---|---|---|---|
| 돈을 받고 판매·제공 | 합계 19점(심각성·고의성 매우 높음) | 전학 + 출석정지 5일 + 접촉금지 + 특별교육 | 기각(조치 유지) |
| 대가 지급 후 구매·시청·5일 소지 | 합계 8점(심각성 보통, 고의성 낮음) | 사회봉사 10시간 + 접촉금지 + 특별교육 | 기각(조치 유지) |
| 타인이 재생한 영상을 수동적으로 시청 | 가해의사 증명 부족 | 사회봉사 25시간 + 접촉금지 + 특별교육 | 취소(학교폭력 부정) |
표: 촬영물 유통 사건에서 가담 유형별로 달라진 평가와 결과(부산·전주 사례 종합)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노래방에서 다른 학생의 제안으로 그 학생과 피해학생의 성관계 영상을 보게 된 사안이 있습니다. 영상을 재생한 것은 이를 촬영하여 보관하던 학생이었고, 시청 학생은 10초에서 20초가량을 본 뒤 이건 좀 아닌 것 같다고 말하여 재생이 중단되었습니다. 이후 이 학생이 친구에게 영상의 존재를 이야기한 것이 전해지며 소문이 퍼졌고, 피해학생은 학교를 자퇴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심의위원회는 시청 행위와 영상 존재를 알린 행위를 모두 학교폭력으로 보고 심각성·지속성·고의성 모두 매우 높음, 반성·화해 모두 없음으로 합계 20점을 매겨 퇴학에서 한 단계 경감한 전학 조치 등을 하였습니다.
법원은 두 처분사유가 모두 존재한다고 인정하면서도 조치는 취소하였습니다. 시청 자체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임을 알면서 본 것이어서 학교폭력에 해당하지만, 상대방이 먼저 제안하여 호기심에 소극적으로 응했고 스스로 시청을 중단시킨 경위, 영상의 존재를 말한 상대가 한 명뿐이고 비밀로 해 달라고 당부했던 사정, 행정심판 단계부터 잘못을 인정하고 자발적으로 성교육을 듣고 반성문을 쓴 태도를 고려하면 전부 매우 높음이라는 평가는 과중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법원은 이 점수가 피해학생과 합의 없이 영상을 직접 촬영하여 보관하다가 보여주기까지 한 학생과 동일한 점수였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청소년성보호법이 성착취물을 제작하거나 공연히 상영한 행위와 단순히 시청한 행위의 처벌에 차별을 두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와 같은 평가는 지나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피해학생과 다른 학교에 다니고 있어 전학으로 얻을 분리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도 함께 고려되었습니다.
합성사진 사건에서도 같은 구조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중학교에서 여러 학생이 여학생들의 얼굴을 타인의 나체 사진에 합성한 사진을 만들어 채팅방에 배포한 사건에서, 한 학생은 그 합성사진 공유 장면이 담긴 영상을 전달받아 제작 학생들을 성범죄자, 교도소 등의 자막으로 조롱하는 짧은 영상을 만들어 친구 두 명에게만 보냈습니다. 심의위원회는 합성사진을 직접 제작·배포한 학생 세 명에게 전학을, 이 학생에게 출석정지 15일 등을 의결하였습니다.
법원은 이 학생의 영상에도 피해학생 한 명의 실명과 합성사진이 포함되어 있어 학교폭력에는 해당한다고 보면서도, 조치는 취소하였습니다. 제작 학생들은 열 명 이상에게 합성사진을 배포했지만 이 학생은 두 명에게만 영상을 전달했고 추가 배포 정황이 없는 점, 영상의 의도가 합성사진의 추가 유포가 아니라 제작 학생들에 대한 조소에 있었던 점을 들어 심각성과 고의성 평가를 낮추었고, 심의위원회가 피해학생들에게 제작 학생들과의 화해 가능성만 물었을 뿐 이 학생과의 화해 가능성은 묻지도 않았던 점, 피해학생들이 처분 이후 이 학생의 행위는 제작·배포 행위와 다르다며 선처를 탄원한 점을 들어 화해 정도 평가도 바로잡았습니다. 재평가된 합계 점수는 출석정지 구간(10~12점)에 미치지 못하는 5점 이하였고, 처분은 인정되는 사유에 비해 지나치게 무겁다는 결론이 되었습니다.
두 취소 사례의 공통점은, 심의위원회가 사건 전체의 충격이나 상류 가담자의 행위를 기준으로 점수를 매기고 시청·전달에 그친 학생의 개별 사정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점수 평가가 학생별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제도의 전제가 지켜지지 않으면 조치는 취소될 수 있습니다.
여러 학생이 관여한 사건에서 처분의 형평은 평등원칙의 문제로 심사됩니다. 대법원은 징계처분에 관하여 재량권의 한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대법원은 "징계권의 행사가 임용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라고 하여도 공익적 목적을 위하여 징계권을 행사하여야 할 공익의 원칙에 반하거나 일반적으로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거나 또는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적용하여 온 기준과 어긋나게 공평을 잃은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에 위반한 경우에 이러한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처분으로서 위법하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징계권의 행사가 임용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라고 하여도 공익적 목적을 위하여 징계권을 행사하여야 할 공익의 원칙에 반하거나 일반적으로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거나 또는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적용하여 온 기준과 어긋나게 공평을 잃은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에 위반한 경우에 이러한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처분으로서 위법하다”
위 판결은 사립대학교 교원에 대한 징계해임이 문제 된 사안이지만, 하급심은 이 법리가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에 따른 가해학생 조치에도 적용된다고 봅니다. 실제로 여러 학생이 폭행 현장에 함께 있었던 사건에서, 질문에 답하는 정도로만 관여한 학생들과 폭행을 공모한 학생들에게 동일한 조치를 한 처분에 대하여, 법원은 가담의 내용과 정도, 횟수에 비추어 잘못이 경미한 학생들에게는 더 낮은 수준의 조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는데도 모두 동일한 조치를 한 것은 징계 형평에 어긋난다고 보아 취소하였고, 이 판단은 항소심에서도 유지되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심의기구가 고시에 따른 점수 산정 없이 대략의 가담 정도에 따라 그룹별로 조치를 정한 사정도 위법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다만 형평 주장이 받아들여지는 범위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앞서 본 단체 DM방 사건에서 원고는 최초로 사진을 촬영하고 유포한 학생들이 제대로 조사되지 않아 조치 없음 처분을 받았다는 점을 들어 형평 위반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심의위원회가 관련자들의 진술과 자료를 종합하여 어떤 행위를 심의대상에 포함시킬지 결정할 상당한 재량을 가지므로, 제외된 부분이 학교폭력이 아님이 명백하고 그 제외가 관련자들 사이의 형평에 현저히 어긋나거나 처분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분을 위법하게 만들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더 큰 가해행위를 한 학생이 자신과 같은 수위의 처분을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자신의 가벌성이 그 학생보다 현저히 낮다고 단정할 수 없다면 형평 위반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정리하면 형평 주장은 두 단계를 거칩니다. 먼저 비교 대상 학생과 역할·가담 정도가 실제로 같은 수준인지가 사실의 문제로 확인되어야 하고, 다음으로 그 차이 또는 동일성이 점수 평가에 반영되었는지가 심사됩니다. 다른 학생이 더 가벼운 처분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같은 정도의 행위에 다른 잣대가 적용되었다는 점까지 보여야 합니다. 그리고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는 사정은 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쪽이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태도이므로, 비교 대상 학생들의 행위 내용과 조치 결과에 관한 자료를 확보하는 일이 중요해집니다. 반대로 학교폭력 해당성 자체를 다투는 국면에서는 처분사유의 증명책임이 행정청에 있어(대법원 2011. 9. 8. 선고 2009두15005 판결의 법리), 시청 경위가 증명되지 않은 앞의 전주 사례처럼 증명 부족이 취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조치에 불복하는 방법은 통지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의 행정심판 청구 또는 행정소송 제기입니다. 전학처럼 회복하기 어려운 조치가 포함된 경우에는 본안 판단 전까지 처분의 효력을 멈추는 집행정지(법원이 처분의 집행을 임시로 정지시키는 결정)를 함께 신청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시청·소지형 사안에서 다툴 지점은 앞의 사례들에서 그대로 도출됩니다.
첫째, 시청 경위입니다. 스스로 요청했는지, 대가를 지급했는지,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보여준 것인지에 따라 학교폭력 해당성부터 달라집니다. 조사 단계의 진술이 일관되어야 하고, 함께 있었던 학생의 확인서, 대화 기록이 뒷받침 자료가 됩니다. 둘째, 형사 절차의 결과입니다. 같은 행위에 대한 불송치 결정이나 혐의없음 처분은 가해의사 증명이 부족하다는 유력한 자료로 원용된 바 있습니다. 셋째, 비교 대상 학생들의 조치 내용입니다. 제작·판매·유출 학생과 시청·소지 학생의 조치가 어떻게 나뉘었는지, 자신과 같은 역할을 한 학생들이 어떤 처분을 받았는지를 확인해야 형평 주장의 기초가 만들어집니다. 넷째, 점수 평가의 개별성입니다. 심의위원회 회의록과 결과 통지서에서 5개 요소의 점수가 자신의 행위를 기준으로 매겨졌는지, 사건 전체의 충격이나 다른 학생의 행위가 자신의 가중 사유로 쓰이지는 않았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 다툴 지점 | 확인할 자료 |
|---|---|
| 시청 경위의 수동성 | 본인·동석 학생 진술의 일관성, 사실확인서, 메신저 대화 기록 |
| 가해의사·고의성 평가 | 형사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서, 시청 후 반응과 이후 유포 여부 |
| 다른 가담자와의 형평 | 관련 학생들의 역할별 조치 내용, 같은 역할 학생들과의 조치 비교 |
| 점수 산정의 개별성 | 심의위원회 회의록, 조치결정 통지서의 요소별 점수와 근거 |
표: 시청·소지형 사안에서 불복 시 점검할 지점과 자료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해 보면, 성폭력이나 촬영물이 문제 된 가해학생 조치 소송에서 청구가 기각되어 처분이 유지된 비율이 약 58퍼센트로 가장 높고, 처분이 취소된 비율은 약 21퍼센트, 소송요건을 갖추지 못해 각하된 비율도 약 18퍼센트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조치가 일단 내려지면 법원이 이를 존중하는 경향이 뚜렷하므로, 심의위원회 단계에서부터 시청 경위와 역할의 차이를 자료로 구성해 두는 것이 실효적입니다.

[데이터]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한 성폭력·촬영물 관련 조치 소송의 결과 분포
성적 촬영물이 학생들 사이에 유통된 사건에서 조치의 수위는 유통 사슬에서의 역할에 따라 정해집니다. 협박·제작·판매·유출에 관여한 학생에게는 전학 수준의 무거운 조치가 유지되는 반면, 전송받아 시청·소지한 학생에게는 사회봉사 수준의 조치가 기준이 되고, 시청 경위가 수동적이어서 가해의사를 인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학교폭력 해당성 자체가 부정됩니다. 처분이 과하다고 느껴진다면 감정적인 비교가 아니라, 자신과 같은 역할을 한 학생들의 조치 내용, 형사 절차의 결과, 점수 평가의 개별성이라는 세 가지 자료를 확보하는 데서 대응이 시작됩니다. 조치를 통지받은 뒤 불복 기간은 90일로 짧으므로, 회의록 열람과 자료 확보를 서두르는 것이 필요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의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에 대하여는 사실관계를 갖추어 변호사의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