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성폭력에 다른 법률 규정이 있어도 학교폭력 조치를 할 수 있는지

2026.06.16조회 342
성폭력에 다른 법률 규정이 있어도 학교폭력 조치를 할 수 있는지

자녀가 성적인 행위로 학교폭력 신고를 당하면, 같은 사안이 형사절차(성폭력처벌법이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서도 문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학교폭력예방법에는 성폭력에 관한 특별한 조항이 하나 있습니다. 성폭력은 다른 법률에 규정이 있으면 이 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제5조 제2항입니다. 이 문구만 보면 성폭력에는 학교폭력 조치를 할 수 없는 것처럼 읽히기도 합니다. 본 글은 이 조항의 의미와, 성폭력이라도 학교폭력 조치를 할 수 있는지에 관한 법원의 판단을 정리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다수의 판례는 제5조 제2항을 성폭력 피해자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으로 보아, 이 조항이 있다고 해서 가해학생에 대한 학교폭력 조치 자체가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합니다. 다만 성폭력처벌법이 적용되어 형사처벌이나 소년보호처분 같은 별도의 처분이 이미 이루어진 경우에는 제5조 제2항에 따라 학교폭력예방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본 하급심도 있어, 이 지점에서는 판단이 나뉩니다. 어느 견해에 서든 문제된 행위가 성폭력에 해당하는지는 처분청이 증명해야 하고, 형사절차의 결과에 그대로 매이지는 않습니다.

성폭력 학교폭력 조치

1. 학교폭력예방법 제5조 제2항이 성폭력을 따로 정한 이유

학교폭력예방법은 학교폭력의 규제와 피해학생 보호,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정한 법률입니다. 그런데 이 법 제5조 제1항은 이러한 사항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으면 그 부분은 이 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제2항은 그중에서도 성폭력을 따로 떼어 다른 법률에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 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5조(다른 법률과의 관계)
① 학교폭력의 규제, 피해학생의 보호 및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을 적용한다.② 제2조제1호 중 성폭력은 다른 법률에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 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제1항과 제2항은 층위가 다릅니다. 제1항은 학교폭력 전반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으면 그 부분에 한하여 이 법의 적용을 물러서게 하는 일반적인 보충 규정입니다. 이에 비해 제2항은 학교폭력의 여러 유형 가운데 성폭력만을 따로 떼어, 다른 법률에 규정이 있으면 이 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한 특별 규정입니다. 성폭력만 별도로 규정을 둔 이유는 개정 경위에서 확인됩니다. 성폭력이 학교폭력의 개념에 포함되면서, 성폭력 사안에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으면 학교폭력예방법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규정이 함께 마련되었습니다. 그 취지는 성폭력 피해자의 사생활(프라이버시)을 보호하려는 데 있습니다. 성폭력 피해는 피해자의 신원과 피해 내용이 학교 안에서 노출될 경우 2차 피해로 이어지기 쉬우므로, 형사절차나 성폭력 관련 법률에 별도의 보호 규정이 마련되어 있으면 그 절차에 맡길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2026. 6. 2. 시행 기준) 제5조 제2항은 이러한 문언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조항을 문언 그대로 읽어 "성폭력에는 학교폭력예방법을 아예 적용할 수 없다"고 볼 것인지입니다. 만약 그렇게 본다면 성폭력으로 신고된 사안에서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교폭력 사안을 심의해 가해학생 조치를 의결하는 기구, 이하 심의위원회)가 조치를 의결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반대로 이 조항을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제한적 규정으로 읽는다면, 성폭력이라도 가해학생에 대한 학교폭력 조치는 가능하다는 결론이 됩니다. 이 해석의 차이가 실제 사건에서 정면으로 다투어져 왔습니다.

2. 성폭력에 대한 학교폭력 조치의 가부와 하급심의 대립

가.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본 판단

한 고등학생이 피해학생에게 성적인 행위를 한 사실로 학교폭력 조치를 받자, 성폭력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등 다른 법률에 규정이 있으므로 제5조 제2항에 따라 학교폭력예방법을 적용할 수 없고, 따라서 조치도 위법하다고 주장한 사안이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제5조 제2항의 개정이유가 성폭력 피해자의 사생활보호를 강화하려는 데 있다는 점을 확인한 뒤, 이 조항은 성폭력의 경우 피해자의 사생활보호를 위해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으면 학교폭력예방법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규정일 뿐이라고 보았습니다. 즉 심의위원회가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나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결정하는 것 자체를, 또는 법원이 그 조치의 적법성을 판단할 때 수사기관의 처분결과에 따르도록 한 규정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사안에서 가해학생은 성폭력 혐의에 관하여 검찰에서 혐의없음(증거불충분) 불기소처분을 받았으나, 법원은 그러한 사정만으로 처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하여 조치를 유지하였습니다.

이 판단의 핵심은 제5조 제2항이 피해자 보호를 위한 규정이지 가해학생 조치의 근거를 없애는 규정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성폭력에도 학교폭력의 실질(학생을 대상으로 한 가해와 그로 인한 피해)이 있는 이상, 학교가 교육적 조치를 할 필요는 그대로 남는다는 취지입니다. 따라서 이 견해에 따르면 성폭력으로 신고된 사안이라도 심의위원회는 학교폭력 여부를 심의해 조치를 의결할 수 있습니다.

나. 별도의 처분이 있으면 적용이 배제된다고 본 판단

반면 최근에는 제5조 제2항을 문언에 가깝게 읽어, 성폭력처벌법이 적용되어 별도의 처분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학교폭력예방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본 하급심도 나왔습니다. 한 고등학생이 학원 화장실에서 용변 중인 피해학생을 몰래 촬영한 행위로 학교폭력 조치를 받은 사안에서, 그 촬영행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 카메라등이용촬영죄에 해당하여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이 이루어졌습니다. 법원은 제5조 제2항의 "다른 법률에 규정이 있는 경우"란 가해자에 대한 형사처벌이나 소년보호처분을 예정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뜻하고, 성폭력처벌법이 그러한 다른 법률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조치와 다른 법률에 따른 처분을 함께 부과(병과)하는 것 자체가 위법한 것은 아니지만, 침익적 처분(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지우는 처분)의 근거는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는데, 성폭력처벌법이 적용되는 성폭력에는 학교폭력예방법이 적용되지 않음이 분명하여 조치를 병과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사안에서는 성폭력처벌법이 적용되어 보호처분이 이루어진 이상 학교폭력예방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보아, 학교폭력 조치가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두 판단은 같은 조항을 두고 결론을 달리합니다. 앞의 판단은 제5조 제2항을 피해자 사생활보호를 위한 제한적 규정으로 읽어 조치 자체는 가능하다고 보았고, 뒤의 판단은 성폭력처벌법에 따른 별도 처분이 실제로 이루어진 경우에는 적용이 배제되어 병과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뒤의 판단도 성폭력이면 언제나 학교폭력 조치를 할 수 없다고 한 것은 아니고, 성폭력처벌법이 적용되어 형사처벌이나 소년보호처분이 이루어진 경우를 전제로 한 것입니다. 실무상 성폭력 사안에서 가해학생이 형사절차나 소년보호절차에서 어떤 처분을 받았는지, 그 처분이 학교폭력 조치와 병과된 것인지에 따라 다툴 여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성폭력 학교폭력 판단

3. 형사 절차의 결과와 학교폭력 조치는 별개다

가. 형사재판과 학교폭력 조치의 증명 정도가 다른 이유

성폭력 사안에서 학부모가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이 형사절차의 결과입니다. 형사에서 무죄가 선고되거나 검찰에서 불기소(혐의없음) 처분을 받으면 학교폭력 조치도 당연히 취소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형사절차와 학교폭력 조치는 목적과 요건, 증명의 정도가 서로 다른 별개의 절차입니다.

대법원은 성희롱을 이유로 한 징계처분을 다툰 사건에서, 징계사유의 증명책임(어떤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면 불이익을 받는 부담)은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처분청에 있으나 그 증명의 정도는 형사재판과 다르다는 기준을 밝혔습니다.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은 지도이념과 증명책임, 증명의 정도 등에서 서로 다른 원리가 적용되므로, 징계사유인 성희롱 관련 형사재판에서 성희롱 행위가 있었다는 점을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확신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가 선고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의 존재를 부정할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여기서 고도의 개연성이란, 형사재판처럼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의 확신에 이르지 않더라도, 모든 증거를 종합할 때 그러한 사실이 있었다고 시인할 수 있을 정도의 증명을 말합니다. 형사재판은 국가가 형벌을 부과하기 위한 절차여서 유죄에 이르려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지만, 학교폭력 조치와 같은 행정처분은 그 정도에 이르지 않아도 처분사유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형사에서 무죄나 불기소가 되었더라도, 그것이 곧 학교폭력 사실이 없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나. 형사에서 무죄나 불기소를 받아도 조치가 유지된 경우

이 법리는 학교폭력 사안에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한 고등학생이 자신의 집에서 잠들어 있던 피해학생의 바지를 벗기고 성관계에 이른 행위로 학교폭력 조치를 받은 사안에서, 가해학생은 준강간으로 고소되었으나 혐의없음 불기소처분을 받았습니다. 법원은 학교폭력 조치의 원인이 되는 사실을 인정할 때에는 형사소송처럼 엄격한 증거능력을 갖춘 증거만으로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할 것을 요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피해학생이 잠들어 있어 동의를 표시할 수 없었던 정황 등을 종합하여 피해학생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자신의 성적인 행동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을 침해한 사실을 인정하고, 불기소는 준강간의 고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일 뿐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자체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고 하여 조치를 유지하였습니다. 형사절차의 결과가 학교폭력 조치를 좌우하지 않는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보여 준 사례입니다. 불기소 결정문에는 어떤 범죄의 어떤 구성요건이 인정되지 않아 혐의없음이 되었는지가 적혀 있으므로, 그 이유가 성적 접촉 자체가 없었다는 것인지 아니면 특정한 고의나 폭행·협박 같은 요건만 인정되지 않은 것인지를 구분해 살펴야 합니다. 후자라면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라는 학교폭력의 성폭력은 여전히 인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학교폭력예방법이 정한 성폭력의 개념과 범위

성폭력이라도 학교폭력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볼 때, 그다음 문제는 무엇이 학교폭력에서 말하는 성폭력인지입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제2조 제1호는 학교폭력의 유형을 열거하면서 성폭력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
1. "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ㆍ유인, 명예훼손ㆍ모욕, 공갈, 강요ㆍ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폭력 등에 의하여 신체ㆍ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학교폭력에서 말하는 성폭력이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성을 매개로 이루어져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판례는 이 성폭력의 범위를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성범죄에만 한정하지 않습니다. 형사처벌에 이를 정도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그로 인해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라면 학교폭력의 성폭력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앞서 본 형사 결과와의 독립성과도 연결됩니다.

실제로 한 중학생이 피해학생의 성기에 이물질을 넣는 행위를 한 사안에서, 가해학생은 그 행위가 피해학생의 의사에 반한 것이 아니라고 다투었으나, 법원은 그 행위가 제2조 제1호가 정한 성폭력에 해당한다고 보아 전학 조치를 유지하였습니다. 다만 성폭력의 성립에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한다는 점과 이에 대한 가해학생의 인식이 필요하므로, 이 요건이 증명되지 않으면 성폭력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그 판단이 나뉘는 지점을 다음에서 살펴보겠습니다.

5. 성폭력으로 인정되지 않아 처분이 취소된 경우

성폭력을 넓게 보더라도,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였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으면 성폭력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앞서 본 것처럼 성폭력의 증명책임은 처분청에 있으므로, 의사에 반하였다는 점이 고도의 개연성으로 증명되지 않으면 처분은 유지될 수 없습니다.

가. 교제 관계에서 의사에 반하였는지가 다투어진 경우

한 중학생이 교제하던 피해학생을 만졌다는 이유로 강제전학 조치를 받은 사안에서, 피해학생은 원고가 자신의 신체를 만졌다고 진술하였으나 원고는 동의하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다투었습니다. 이 사안에서 가해학생은 형사절차에서 혐의없음(증거불충분) 불기소처분을 받았습니다. 법원은 성폭력의 증명책임이 처분청에 있음을 앞서 본 대법원 판단을 인용하며 확인한 뒤, 두 사람이 교제하던 사이였고 문제된 시점 이후에도 서로 문자를 주고받거나 관계를 유지한 정황이 있어 피해학생의 진술을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리하여 성폭력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강제전학 조치를 취소하였습니다.

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지 않은 경우

비슷한 사안은 더 있습니다. 교제하던 사이에서 스킨십이 있었으나 이를 승낙하는 취지의 문자와 전후 정황이 확인되어 의사에 반한 성적 접촉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조치가 취소된 사례, 검도장 탈의실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는 진술이 있었으나 같은 검도장에 있던 제3자(검도사범)의 상반된 진술과 형사절차의 불송치 결정 등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조치가 취소된 사례가 있습니다. 이들 사례에서 형사절차의 결과가 반드시 학교폭력 조치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는 여러 사정 가운데 하나로 함께 고려되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형사 무죄나 불기소가 조치의 취소를 보장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형사 무죄나 불기소가 있다고 해서 성폭력 사실이 무조건 부정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취소로 이어진 사안들은 형사 결과 그 자체보다는, 교제 관계나 전후 문자, 제3자 진술처럼 의사에 반하였는지를 의심하게 하는 구체적 정황이 함께 있었기에 처분청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본 것입니다.

6. 불복 방법과 실무 대응

성폭력을 이유로 한 학교폭력 조치에 불복하는 방법은 다른 학교폭력 조치와 같습니다. 조치를 통보받은 날부터 정해진 기간 안에 행정심판(행정청의 위법·부당한 처분을 행정기관이 다시 심사하는 절차)이나 행정소송(법원이 처분의 위법 여부를 심사하는 재판)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조치의 효력을 임시로 멈추려면 집행정지(본안 판단 전까지 처분의 집행을 정지하는 절차)를 함께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전학이나 학급교체처럼 되돌리기 어려운 조치일수록 집행정지의 필요가 큽니다.

성폭력 사안에서는 몇 가지를 특히 살펴야 합니다. 첫째, 같은 사안이 형사절차나 소년보호절차에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입니다. 앞서 본 것처럼 형사처벌이나 소년보호처분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제5조 제2항에 따라 학교폭력예방법 적용이 배제될 수 있다는 하급심이 있으므로, 별도 처분의 존부와 시점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처분청이 의사에 반한 성적 행위였다는 점을 어떤 증거로 증명하는지입니다. 증명책임은 처분청에 있으므로, 교제 관계나 전후의 문자, 제3자의 진술처럼 의사에 반하였는지를 의심하게 하는 사정이 있으면 이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성폭력 사안은 피해자 보호와 비밀 유지가 강하게 요구되므로, 절차 진행 과정에서 피해학생의 신원이나 진술 내용이 부당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이는 가해학생 측의 방어에도 절차적 정당성을 지키는 문제입니다.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도 함께 고려할 부분입니다. 학교폭력 조치는 그 내용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될 수 있고, 조치가 취소되면 기재도 정정 또는 삭제의 대상이 됩니다. 따라서 조치를 다툴 실익이 있는지는 조치의 종류와 기재·삭제의 시점까지 함께 살펴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7. 자주 묻는 질문

Q. 성폭력은 형사로 처벌받는데 학교폭력 조치까지 받는 것은 이중처벌 아닌가요?
이중처벌금지는 형벌에 관한 원칙이고, 학교폭력 조치는 형벌이 아니라 교육적·행정적 조치입니다. 다수의 판례는 성폭력에도 학교폭력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보며, 형사처벌과 학교폭력 조치가 함께 이루어지는 것 자체가 위법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성폭력처벌법이 적용되어 형사처벌이나 소년보호처분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제5조 제2항에 따라 학교폭력예방법 적용이 배제된다고 본 하급심도 있어, 별도 처분의 존부에 따라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Q. 형사에서 무혐의(불기소)를 받았는데 학교폭력 조치는 취소되지 않나요?
반드시 취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절차와 학교폭력 조치는 증명의 정도가 다릅니다. 형사는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의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지만, 학교폭력 조치는 고도의 개연성으로 처분사유를 증명하면 됩니다. 그래서 무혐의를 받았더라도 다른 증거로 성폭력 사실이 인정되면 조치가 유지될 수 있고, 반대로 의사에 반하였는지가 증명되지 않으면 취소되기도 합니다.
Q. 학교폭력에서 말하는 성폭력은 형사처벌되는 성범죄만 뜻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학교폭력의 성폭력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넓게 포함하므로, 형사처벌에 이를 정도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학교폭력의 성폭력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였다는 점과 이에 대한 인식은 처분청이 증명해야 합니다.

8. 정리

성폭력에 다른 법률 규정이 있으면 학교폭력예방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제5조 제2항은, 성폭력 피해자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입니다. 다수의 판례는 이 조항을 근거로 성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학교폭력 조치 자체가 배제되지는 않는다고 보아 조치를 유지합니다. 다만 성폭력처벌법이 적용되어 형사처벌이나 소년보호처분 같은 별도의 처분이 이미 이루어진 경우에는 이 조항에 따라 학교폭력예방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본 하급심도 있어, 이 부분은 판단이 나뉩니다. 어느 견해에 서든 문제된 행위가 성폭력에 해당하는지는 처분청이 고도의 개연성으로 증명해야 하고, 형사절차의 무죄나 불기소가 곧바로 성폭력 사실의 부정이나 조치의 취소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성폭력 사안에서는 형사·소년보호절차의 진행 상황, 의사에 반한 성적 행위였는지에 관한 증거, 피해자 보호의 필요를 함께 살펴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본 글은 학교폭력예방법과 관련 판례를 토대로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사안에서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판단하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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