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소위원회 6명이 심의한 학교폭력 조치와 시행령의 위임범위 일탈 여부

2026.06.17조회 626
소위원회 6명이 심의한 학교폭력 조치와 시행령의 위임범위 일탈 여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출석해 보니 심의석에 앉은 위원이 6명 또는 7명뿐이어서, 법률에 적힌 '10명 이상 50명 이내'라는 문구와 다르지 않은지 의문을 갖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이 의문을 소송에서 정면으로 다툰 사건들이 있고, 그 다툼은 시행령의 소위원회 조항이 법률의 위임 없이 만들어진 무효 규정인지에 관한 위임입법 문제로 이어집니다. 본 글은 소수 인원의 소위원회 심의를 거친 학교폭력 조치가 적법한지에 관한 법령의 구조와 대법원의 판단 기준, 적법하다고 본 사례와 구성의 하자로 취소된 사례를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심의위원회가 그 심의 사항을 소위원회에 맡겨 6명이나 7명의 위원이 심의하고 의결하는 방식 자체는 법령의 위임 체계 안에 있는 적법한 운영이라는 것이 최근 하급심의 일관된 판단이므로, 위원 수가 적다는 사정만으로 처분이 취소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위원 위촉이나 선출 절차 자체가 법령이나 규정을 위반하였거나 정족수가 지켜지지 않은 경우에는 위원회 구성의 하자로 처분이 취소된 사례가 실제로 있으므로, 다툴 지점은 인원수가 아니라 구성과 절차의 적법성에서 찾아야 합니다.

교육지원청 회의실 앞 복도에서 대기하는 학부모와 학생

1. 심의위원회 구성에 관한 법령의 3단 구조

가. 법률이 직접 정한 것: 위원 수와 학부모 비율

현행 학교폭력예방법(2026. 6. 2. 시행 기준) 제13조 제1항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10명 이상 50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하되, 전체위원의 3분의 1 이상을 해당 교육지원청 관할 구역 내 학교에 소속된 학생의 학부모로 위촉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심의위원회란 학교폭력 사안을 심의하여 가해학생 조치 등을 교육장에게 요청하는 교육지원청 소속 합의제 기구를 말합니다. 법률이 위원 수의 하한과 학부모 비율을 직접 정한 이유는, 학생의 신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조치를 심의하는 기구인 만큼 구성의 다양성과 학부모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려는 데 있습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3조(심의위원회의 구성ㆍ운영)
① 심의위원회는 10명 이상 50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하되, 전체위원의 3분의 1 이상을 해당 교육지원청 관할 구역 내 학교(고등학교를 포함한다)에 소속된 학생의 학부모로 위촉하여야 한다.(제2항부터 제5항까지 생략)⑥ 그 밖에 심의위원회의 구성ㆍ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그런데 제13조 제1항은 위원회를 구성(위촉)하는 단계의 요건만 정하고 있을 뿐, 회의를 몇 명이 출석하여 열 수 있는지(의사정족수)와 몇 명이 찬성해야 의결되는지(의결정족수)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았습니다. 대신 같은 조 제6항이 '그 밖에 심의위원회의 구성ㆍ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 곧 시행령에 위임하고 있습니다.

나. 시행령이 정한 것: 정족수와 소위원회

위 위임에 따라 현행 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2026. 1. 2. 시행 기준) 제14조 제5항은 심의위원회의 회의를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열고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정하였습니다. 나아가 시행령 제14조의2는 심의위원회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소위원회를 둘 수 있고, 심의위원회가 그 심의 사항을 소위원회에 위임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소위원회에서 심의ㆍ의결된 사항은 심의위원회에서 심의ㆍ의결된 것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소위원회란 심의위원회 위원 중 일부로 구성되어 위임받은 사안을 대신 심의하는 내부 기구를 말하고, 소위원회의 의결을 심의위원회의 의결로 취급하는 이러한 규정을 간주 규정이라고 부릅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4조(심의위원회의 구성ㆍ운영)
⑤ 심의위원회의 회의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개의하고,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제1항부터 제4항까지, 제6항부터 제8항까지 생략)⑨ 제1항부터 제8항까지에서 규정한 사항 외에 심의위원회의 운영 등에 필요한 사항은 교육장이 정한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4조의2(소위원회)
① 심의위원회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하면 심의위원회에 소위원회를 둘 수 있다.② 제1항에 따른 소위원회(이하 "소위원회"라 한다)의 위원은 심의위원회의 위원으로 구성한다.③ 심의위원회는 필요한 경우에는 그 심의 사항을 소위원회에 위임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소위원회에서 심의ㆍ의결된 사항은 심의위원회에서 심의ㆍ의결된 것으로 본다.④ 소위원회는 심의가 끝나면 그 결과를 심의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⑤ 제1항부터 제4항까지에서 규정한 사항 외에 소위원회의 설치ㆍ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교육장이 정한다.

다. 교육장이 정하는 것: 운영규정

시행령 제14조 제9항과 제14조의2 제5항은 심의위원회와 소위원회의 운영에 필요한 나머지 사항을 교육장이 정하도록 다시 위임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각 교육지원청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운영 규정을 제정하여 소위원회의 수, 소위원회별 위원 수(예를 들어 위원장 1명을 포함하여 5명 이상 10명 이하), 소위원회 안의 학부모 위원 비율, 소위원회 회의의 정족수 등을 정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학부모가 회의장에서 마주하는 6명 또는 7명의 심의석은 바로 이 운영규정에 따라 짜인 소위원회입니다. 따라서 위원 수를 다투려면 법률 조항 하나만 볼 것이 아니라, 법률에서 시행령으로, 시행령에서 운영규정으로 이어지는 3단의 위임 구조 전체를 확인해야 합니다.

규범정하는 내용근거
법률위원 수 10~50명, 학부모 3분의 1 이상 위촉학교폭력예방법 제13조 제1항
시행령정족수(과반 출석·과반 찬성), 소위원회 설치·위임·의결 간주시행령 제14조 제5항, 제14조의2
운영규정소위원회 수·위원 수·학부모 비율·회의 방식시행령 제14조 제9항, 제14조의2 제5항의 재위임

표: 심의위원회 구성에 관한 법령의 3단 위임 구조

2. 시행령이 위임범위를 벗어났는지 판단하는 대법원의 기준

가. 위임의 한계에 관한 판단 기준

위임입법이란 법률이 구체적인 사항의 규율을 대통령령 등 하위 법령에 맡기는 것을 말합니다. 헌법상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시행령은 법률이 위임한 범위 안에서만 유효하고, 위임받지 않은 사항을 새로 만들어 정하면 그 부분은 무효가 됩니다. 시행령 조항이 무효이면 그 조항에 근거한 위원회 구성과 처분도 위법하게 되므로, 소위원회 조항의 효력은 학교폭력 사건에서도 처분의 효력을 좌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대법원은 시행령이 위임의 한계를 지켰는지 판단하는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습니다.

대법원은 "법률이 특정 사안과 관련하여 시행령에 위임을 한 경우 시행령이 위임의 한계를 준수하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당해 법률 규정의 입법 목적과 규정 내용, 규정의 체계, 다른 규정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라고 하면서, "법률의 위임 규정 자체가 그 의미 내용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하여 위임의 한계를 분명히 하고 있는데도 시행령이 그 문언적 의미의 한계를 벗어났다든지, 위임 규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의 의미를 넘어 그 범위를 확장하거나 축소함으로써 위임 내용을 구체화하는 단계를 벗어나 새로운 입법을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 이는 위임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판결은 화물자동차 운행정지처분에 관한 사건으로서 학교폭력 사건은 아니지만, 시행령의 위임범위 일탈 여부를 판단하는 일반 기준으로 학교폭력 조치를 다투는 행정소송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대법원 2012. 12. 20. 선고 2011두30878 전원합의체 판결

법률이 특정 사안과 관련하여 시행령에 위임을 한 경우 시행령이 위임의 한계를 준수하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당해 법률 규정의 입법 목적과 규정 내용, 규정의 체계, 다른 규정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위 사건에서 대법원은 법률이 정한 '많은 사상자'라는 제재 요건을 시행령이 1인의 중상자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넓힌 부분을 위임범위를 벗어난 무효 규정으로 보았습니다. 법률의 문언이 분명한데도 시행령이 그 의미를 넓히거나 좁혀 사실상 새로운 규율을 만든 경우에는 시행령이 무효가 된다는 것입니다.

나. 예측가능성 기준

대법원은 위임범위 판단에서 예측가능성이라는 기준도 제시하였습니다.

대법원은 "법규명령이 법률의 위임 범위를 벗어났는지는 직접적인 위임 법률조항의 형식과 내용뿐만 아니라 법률의 전반적인 체계와 목적 등도 아울러 고려하여 법률의 위임 범위나 한계를 객관적으로 확정한 다음 법규명령의 내용과 비교해서 판단해야 한다"라고 하면서, "어느 시행령 규정이 모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인지를 판단할 때 중요한 기준 중 하나는 예측가능성이다. 이는 해당 시행령의 내용이 이미 모법에서 구체적으로 위임되어 있는 사항을 규정한 것으로서 누구라도 모법 자체로부터 위임된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는 범위에 속한다는 것을 뜻한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판결은 법인세 경정거부처분에 관한 사건이지만, 모법과 시행령의 관계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학교폭력예방법령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법리입니다.

대법원 2021. 7. 29. 선고 2020두39655 판결

법규명령이 법률의 위임 범위를 벗어났는지는 직접적인 위임 법률조항의 형식과 내용뿐만 아니라 법률의 전반적인 체계와 목적 등도 아울러 고려하여 법률의 위임 범위나 한계를 객관적으로 확정한 다음 법규명령의 내용과 비교해서 판단해야 한다

모법이란 시행령에 위임을 한 근거 법률을 말합니다. 법률을 읽은 사람이 시행령에 그러한 내용이 규정될 것을 대강 예측할 수 있었다면 위임범위 안에 있다고 본다는 것입니다.

다. 이 기준을 소위원회 조항에 적용하면

학교폭력예방법 제13조 제6항은 '심의위원회의 구성ㆍ운영에 필요한 사항'이라는 포괄적인 문언으로 시행령에 위임하고 있습니다. 회의체 기구가 업무 처리를 위해 내부에 소위원회를 두고 정족수를 정하는 것은 구성과 운영의 전형적인 내용이므로, 법률을 읽은 사람이라면 시행령에 그러한 규정이 놓일 것을 예측할 수 있다는 평가가 가능합니다. 반면 법률이 위원 수의 하한을 10명으로 명시하였는데 실제 심의는 6명이 한다면, 법률이 정한 하한의 취지가 잠탈되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지점이 아래에서 보는 사건들에서 실제로 다투어졌습니다.

회의실에서 심의하는 위원들

3. 소위원회 심의가 적법하다고 본 사례

가. 시행령의 소위원회 조항이 무효라는 주장을 정면으로 배척한 사례

기숙형 공립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같은 기숙사 학생의 행동을 학교폭력으로 신고하였으나 심의위원회가 신고 학생과 상대 학생 모두에게 조치없음을 의결하였고, 교육장이 그대로 통보하자 신고 학생 측이 그 조치없음 처분의 취소를 구한 사건이 있습니다. 신고 학생 측은 본안에 앞서, 학교폭력예방법이 심의위원회의 의결권을 소위원회에 위임하고 소위원회 의결의 효력을 심의위원회 의결과 동일하게 보는 내용까지 시행령에 위임한 적이 없으므로 시행령 제14조의2 제3항과 제5항은 모법의 위임 한계를 벗어난 무효 규정이고, 그 무효인 시행령에 따라 6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위원회의 의결도 위법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법 제13조 제6항이 구성과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에 위임하였고 시행령 제14조와 제14조의2가 그 위임에 따라 정족수와 소위원회 설치 등 구체적 사항을 정한 것이므로, 법 제13조 제1항의 10명 이상 50명 이내라는 규정만으로 반드시 10명 이상이 출석하여 심의하고 의결해야 한다고 볼 수 없으며, 시행령이 위임범위를 벗어나거나 그 취지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해당 교육지원청은 8개의 소위원회에 각 6명 안팎의 위원을 두었고, 이 사건을 심의한 소위원회는 학부모 위원 2명을 포함한 6명으로 구성되어 그중 4명이 출석한 상태에서 의결하였는데, 법원은 이러한 구성과 운영이 법령과 운영규정에 따른 적법한 것이라고 보아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이 판결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교육장이 소위원회 위원 수를 6명으로 정한 것 자체에 대해서도 시행령 제14조의2 제5항이 위원 수와 정족수에 관한 별도 규정 없이 소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교육장에게 맡겼으므로 교육장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고 판단한 점입니다. 즉 법원은 법률, 시행령, 운영규정으로 이어지는 3단 위임 구조를 각 단계별로 검토한 뒤 어느 단계에서도 위임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본 것입니다.

나. 7명 소위원회의 심의를 적법하다고 본 사례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다른 반 학생에 대하여 1년 넘게 험담과 욕설을 하고 다른 학생들에게 어울리지 말라고 종용하는 등 따돌림을 하였다는 처분사유로 접촉 금지, 출석정지 5일, 특별교육 이수 조치를 받고 그 취소를 구한 사건에서도 같은 쟁점이 다투어졌습니다. 해당 교육지원청은 41명의 위원으로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학부모 위원 3명을 포함한 7명씩의 일반 소위원회 4팀과 전문 소위원회 2팀을 두었으며, 이 사건 소위원회는 재적위원 7명 중 6명이 출석하여 전원 찬성으로 의결하였습니다. 1심 법원은 소위원회를 7명으로 구성하여 회의를 연 것이 시행령 제14조의2 제5항의 위임범위를 벗어났다는 주장을 배척하였고, 항소심 법원도 시행령 제14조의2는 그 규정 자체로 교육장이 법률상 심의위원회 위원 수보다 적은 수의 위원으로 소위원회를 둘 수 있음을 전제하고 있고, 운영규정에서 5명 이상 10명 이하로 소위원회를 구성하도록 정한 것이나 실제 7명으로 구성한 것이 소위원회 위원 수를 부당히 과소하게 설정하여 법률이 위원 구성에 관하여 정한 취지를 몰각시킨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며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항소심 판단의 의미는, 소위원회 인원이 법률상 하한인 10명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위법하지 않고, 교육장의 인원 설정이 법률이 위원 구성에 관하여 정한 취지를 몰각시킬 정도로 지나치게 적은 경우에만 문제될 수 있다는 한계선을 제시한 데 있습니다. 뒤집어 말하면 위원 수 주장이 받아들여지려면 단순한 인원 비교가 아니라 그 구성이 심의의 실질을 해칠 정도라는 점까지 증명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 그 밖의 같은 취지 판단

같은 결론의 판단은 여러 법원에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초등학생이 다른 학생을 수차례 미술실로 데리고 가 추궁한 행위로 서면사과 조치를 받은 뒤 심의위원회가 10명 이상 50명 이내로 구성되지 않았다며 무효확인을 구한 사건에서, 법원은 심의위원회 산하 소위원회 재적위원 9명 중 8명이 참석하여 심의한 것이 적법하고, 소위원회의 구성 요건이나 학부모 위원 비율에 관하여 법령에 별도 규정이 없고 해당 교육청에 조례나 규칙이 없더라도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위 창원 사건과 같은 날 선고된 다른 사건에서도 6명으로 구성된 소위원회 중 4명이 출석하여 의결한 조치가 적법하다고 판단되었고, 초등학교 2학년 학생 사이의 신고 사안에서 7명의 소위원회가 심의한 조치없음 결정에 대해서도 소위원회 위임 심의가 위법하지 않다는 판단이 있었습니다. 다만 이 판결은 소위원회의 위원 구성에도 심의위원회와 마찬가지로 학부모 위원이 3분의 1 이상 포함되어야 한다고 해석하여, 소위원회 구성의 내부 요건을 상대적으로 엄격하게 본 예로 참고할 만합니다.

4. 구성의 하자로 처분이 취소된 사례

가. 학부모위원 선출 절차 위반으로 처분이 취소된 사례

반대 방향의 사례는 위원 수가 아니라 위원을 뽑는 절차의 하자에서 나왔습니다. 2020. 3. 1. 개편 전에는 학교폭력 심의기구가 각 학교에 설치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였고, 당시 법률은 전체 위원의 과반수를 학부모전체회의에서 직접 선출된 학부모대표로 위촉하도록 정하고 있었습니다. 중학교 1학년 학생이 같은 반 학생의 뒷목을 발로 차고 필통을 던지는 등의 신체폭력으로 조치를 받았던 사건에서, 첫 처분은 학부모대표를 학부모전체회의가 아닌 학부모대표회의에서 선출한 위법으로 이미 취소되어 확정되었고, 학교는 위원회를 다시 구성하여 특별교육 이수 조치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다시 구성된 위원회도 문제가 되었습니다. 법원은 학교가 학부모전체회의를 개최일 불과 3일 전에 가정통신문으로 통지하여 조례가 정한 7일의 공고 기간을 지키지 않았고, 전체 학부모 359명 중 24명만 참석하여 조례상 최소 출석 인원인 36명에 미달하였으며, 약 314명이 제출한 위임장은 '본 회의에서 이루어진 모든 결정에 따르겠다'는 내용이어서 특정 후보에 대한 찬반 의사를 담은 서면 결의로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 결과 학부모대표 선출 결의가 의사정족수와 의결정족수 규정을 위반하여 위법하고, 위법하게 선출된 학부모대표가 포함된 자치위원회의 심의와 조치 요청, 그에 따른 처분까지 차례로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 다만 위원회가 적법하게 구성되었는지는 사실조사를 거쳐야 알 수 있는 사항이어서 하자가 외관상 명백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무효사유가 아닌 취소사유로 보았습니다.

무효사유와 취소사유의 구별을 간단히 정리하면, 하자가 중대하고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에는 처분이 처음부터 효력이 없는 무효가 되고, 그에 이르지 않는 하자는 취소소송으로 다투어 판결로 효력을 소멸시켜야 하는 취소사유가 됩니다. 이 구별은 제소기간이 지난 뒤에도 다툴 수 있는지와 직결되므로 실무적으로 중요합니다.

나. 하나의 구성 하자로 여러 처분이 잇달아 취소된 사례

학부모위원 선출 하자가 미치는 범위를 확인할 수 있는 다른 사건도 있습니다. 중학교 2학년 학생이 상대 학생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하였다가 상대가 명예훼손이라며 맞신고를 하여 교내봉사 등의 조치를 받은 사건에서, 그 조치를 의결한 자치위원회의 학부모위원들이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선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분이 취소되어 확정되었습니다. 같은 위원회의 하자를 이유로, 신고 내용을 전해 들은 또 다른 학생이 받은 서면사과 처분도 별도의 소송에서 취소되어 확정되었습니다. 하나의 위원회 구성 하자로 그 위원회가 심의한 여러 학생의 처분이 연쇄적으로 취소된 것입니다. 같은 위원회의 하자가 먼저 확정된 그 서면사과 사건 판결로 확인되자 교육지원청 심의위원회가 같은 사안을 다시 심의하여 학급교체 등의 새 처분을 하였고, 학생 측이 다시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법원은 그 판결 이유에서 종전 자치위원회의 학부모위원 구성 하자를 처분 주체의 구성 하자에 준하는 것으로서 민주적 정당성 확보라는 규정의 기본 취지와 선출 방식에 관한 명문 규정에 반하는 당연무효 사유에 해당한다고 평가하였습니다. 앞서 본 광주 사건이 같은 유형의 하자를 취소사유로 본 것과 비교하면, 하자의 무효 여부에 관한 하급심의 평가는 사안에 따라 일치하지 않지만, 위원 선출 절차의 하자를 위원회 의결 전체의 효력을 부정하게 하는 중대한 하자로 취급한다는 점에서는 공통됩니다.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해 보면, 위원회 구성이나 위원 선출의 하자가 쟁점 중 하나였던 사건에서 처분이 취소되거나 일부 취소된 비율은 자치위원회 체제였던 2020년 이전 선고 사건에서는 약 76퍼센트에 이르렀으나, 심의위원회 체제로 바뀐 뒤인 2021년 이후 선고 사건에서는 약 59퍼센트로 낮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학부모위원을 학교 단위 전체회의에서 직접 선출하도록 했던 구법 요건이 사라지고 교육장의 위촉 구조로 바뀌면서, 구성 하자를 이유로 한 취소가 상대적으로 어려워진 흐름을 읽을 수 있습니다.

시기별 위원회 구성 쟁점 사건의 결과 비교

[데이터]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한 결과로, 위원회 구성이 쟁점이 된 사건의 시기별 결과 비율입니다.

쟁점법원의 판단 경향
소위원회 6~9명 심의시행령 제14조의2의 위임 구조 안에 있어 적법. 위원 수가 법률상 하한에 미달해도 그것만으로는 위법 아님
시행령 제14조의2의 무효 주장법 제13조 제6항의 포괄 위임 범위 안에 있어 유효라는 판단이 반복됨
정족수 미달, 위원 선출 절차 위반위원회 의결 전체가 위법하게 되어 처분 취소. 사안에 따라 당연무효로 평가한 예도 있음
출석위원 중 학부모 비율회의 당일 출석위원의 비율까지 요구한 판단은 확인되지 않음. 소위원회 구성 자체의 학부모 비율을 요구한 해석은 있음

표: 위원회 구성 관련 쟁점별 판단 경향의 정리

5. 구법 판례를 현행 사건에 그대로 쓸 수 없는 이유

가. 자치위원회에서 심의위원회로의 개편

2019. 8. 20. 법률 개정(2020. 3. 1. 시행)으로 학교폭력 심의기구는 각 학교의 자치위원회에서 교육지원청의 심의위원회로 이관되었습니다. 개정 이유에는 자치위원회 심의 건수 증가로 인한 학교의 업무 부담, 학부모대표가 과반수를 차지하는 구성에서 오는 전문성 부족 문제가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 개편으로 학부모위원 요건은 전체회의 직접 선출에서 교육장 위촉으로, 비율은 과반수에서 3분의 1 이상으로 바뀌었고, 소위원회 제도가 시행령에 신설되었습니다. 위에서 본 취소 사례들의 상당수는 바로 구법의 직접 선출 요건 위반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나. 구법 취소 판례의 원용을 배척한 판단

이 개편 때문에, 자치위원회 시절의 취소 판결을 현행 심의위원회 사건에 그대로 끌어다 쓰는 주장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위 대구 사건에서 학생 측은 같은 학교에서 벌어진 과거 사안에서 위원회 구성 하자로 처분이 무효로 확인된 판결들을 들어 이 사건 처분도 무효라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그 판결들이 처분권자가 학교장이고 심의기구가 자치위원회이던 구법 시행 당시의 사안으로서 위원의 자격, 구성, 운영 내용이 현행 제도와 다르므로 그대로 채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현행 사건에서 구성 하자를 다투려면 구법 판례의 결론이 아니라, 현행 법령과 해당 교육지원청 운영규정에 비추어 실제 구성과 절차가 어긋났는지를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6. 구성 하자로 취소된 뒤의 절차

가. 취소되어도 재심의와 재처분이 가능합니다

위원회 구성 하자로 처분이 취소되면 사건 자체가 없던 일이 되는 것인지도 실무에서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결론은 그렇지 않습니다. 구성 하자는 절차상 하자이므로, 취소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행정청은 적법하게 구성된 위원회의 심의를 다시 거쳐 같은 사안에 대해 새로 처분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위 부산 사건에서는 같은 자치위원회의 하자로 관련 처분이 취소되는 판결이 먼저 확정되자, 행정소송이나 행정심판으로 조치가 취소된 경우 심의위원회에서 다시 심의하도록 한 교육부 지침에 따라 교육지원청 심의위원회가 재심의를 하였고, 오히려 종전보다 무거운 학급교체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절차 하자를 이유로 승소하더라도 본안의 다툼, 곧 그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와 조치가 과중한지에 대한 다툼은 그대로 남는다는 점을 계획에 넣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나. 이중처벌 주장이 배척된 이유

위 부산 사건에서 학생 측은 종전 처분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같은 사유로 새 처분을 한 것은 이중처벌이라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대법원이 제시한 법리에 따라 선행처분의 주요 부분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후행처분이 있으면 선행처분은 효력을 상실한다고 보아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 사건에서는 본안 판단에서 명예훼손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처분사유 자체가 부정되어 결국 새 처분인 학급교체 조치도 취소되었습니다. 절차와 본안의 양쪽에서 다툴 지점을 각각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경과입니다.

저녁 거실에서 처분 통지서와 법령 자료를 검토하는 학부모

7. 실무 대응

가. 확인할 자료: 위촉 명부, 운영규정, 회의록

위원회 구성을 다투려면 주장에 앞서 자료 확보가 필요합니다. 확인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해당 교육지원청의 심의위원회 운영 규정입니다. 소위원회의 위원 수, 학부모 비율, 정족수가 여기에 정해져 있으므로 실제 구성이 이 규정과 어긋나는지가 첫 번째 대조 지점입니다. 둘째, 심의위원회 전체 위원 위촉 현황입니다. 전체위원 중 학부모가 3분의 1 이상인지, 위원 자격 요건을 갖추었는지는 위촉 단계의 법률 요건이므로 여기에서 확인됩니다. 셋째, 해당 회의의 회의록입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3조 제3항에 따라 회의록에는 출석위원과 의결사항이 기록되므로,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이라는 정족수 충족 여부를 회의록으로 검증할 수 있습니다. 이들 자료는 정보공개청구나 소송 중 문서제출 요구를 통해 확보하는 것이 통상의 방법입니다.

나. 구성 하자 주장만으로는 부족한 이유

위에서 본 것처럼 현행 체제에서 소위원회 심의 자체를 무효로 만드는 주장은 성공하기 어렵고, 성공하더라도 재처분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구성과 절차의 하자는 처분 전체의 위법을 다투는 여러 근거 가운데 하나로 배치하고, 처분사유의 존부와 조치 수준의 과중함에 대한 본안 주장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합리적인 전략입니다. 특히 정족수 미달이나 선출 절차 위반처럼 기록으로 증명되는 하자가 확인된 경우에는 그 자체로 취소 판결을 받을 수 있으므로, 자료 확보 단계에서 구성 관련 기록을 빠뜨리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8. 자주 묻는 질문

Q. 심의위원회에 가 보니 위원이 6명뿐이었습니다. 법률에는 10명 이상이라고 되어 있는데 처분이 위법한 것 아닌가요?
10명 이상 50명 이내라는 요건은 심의위원회 전체를 구성하는 단계의 요건이고, 실제 심의는 시행령 제14조의2에 따라 심의위원회가 위임한 소위원회가 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6명 또는 7명으로 구성된 소위원회의 심의와 의결을 적법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므로, 심의석의 인원수만으로 위법을 주장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그 소위원회가 운영규정에 정해진 위원 수와 정족수를 지켰는지는 별도로 확인할 가치가 있습니다.
Q. 위원회 구성의 적법성은 무엇으로 확인하나요?
해당 교육지원청의 심의위원회 운영 규정, 전체 위원 위촉 현황, 해당 회의의 회의록을 확보하여 대조하는 방법이 기본입니다. 전체위원 중 학부모 3분의 1 이상 위촉, 소위원회 위원 수와 학부모 비율,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이 확인 대상입니다. 정보공개청구로 확보할 수 있고, 소송 중에는 법원을 통한 자료 제출 요구도 가능합니다.
Q. 위원회 구성의 하자로 처분이 취소되면 사건이 끝나는 것인가요?
아닙니다. 구성 하자는 절차상 하자이므로 행정청은 적법하게 구성된 위원회의 심의를 다시 거쳐 같은 사안에 대해 새로 처분할 수 있고, 재심의 결과 종전보다 무거운 조치가 내려진 사례도 있습니다. 따라서 절차 하자 주장과 함께 학교폭력 해당성과 조치 수준에 관한 본안 주장을 같이 준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예전 자치위원회 시절에 구성 하자로 취소된 판례를 지금 사건에 원용할 수 있나요?
그대로 원용하기는 어렵습니다. 2020. 3. 1. 개편으로 심의기구, 처분권자, 학부모위원의 선출 방식과 비율이 모두 바뀌었고, 법원도 구법 자치위원회 사안의 판결은 현행 심의위원회 사건에 그대로 채용할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현행 법령과 해당 교육지원청 운영규정을 기준으로 실제 구성과 절차의 위반을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9. 정리

법률은 심의위원회를 10명 이상 50명 이내로 구성하도록 정하였지만, 그 구성과 운영의 세부는 시행령과 교육지원청 운영규정으로 이어지는 위임 구조 속에서 정해지며, 소수 인원의 소위원회 심의는 그 구조 안에서 적법하다는 것이 법원의 반복된 판단입니다. 시행령의 소위원회 조항이 위임범위를 벗어난 무효 규정이라는 주장도 배척되고 있습니다. 반면 위원 선출 절차 위반이나 정족수 미달처럼 구성 자체의 하자가 기록으로 증명된 사건에서는 처분이 취소되었고, 하나의 위원회 하자로 여러 학생의 처분이 잇달아 취소된 예도 있습니다. 결국 심의 인원에 대한 막연한 의문이 아니라 운영규정, 위촉 현황, 회의록의 확보와 대조가 다툼의 실질을 결정하며, 절차 하자로 취소되더라도 재처분이 가능한 만큼 본안에 대한 준비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의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에 관하여는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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