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같은 반 학생의 몸을 만지거나 껴안는 등의 행위로 성폭력에 해당하는 학교폭력으로 신고되면, 보호자는 평소 친하게 장난치던 사이였고 성추행할 의도가 없었다고 항변하게 됩니다. 상대가 그 자리에서 거부하지 않았다는 점을 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학교폭력에서 성폭력에 해당하는지는 가해학생의 의도가 아니라 그 행위가 피해학생에게 어떤 피해를 주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됩니다. 본 글은 성적인 신체 접촉을 장난이나 의도 없는 행위라고 다툴 때 학교폭력 성폭력의 해당 여부가 어떤 기준으로 정해지는지, 친한 사이였다거나 상대가 거부하지 않았다는 사정이 어떻게 평가되는지, 그리고 우발적 접촉으로 성폭력이 부정되어 처분이 취소된 경우와 인정되어 유지된 경우가 어떻게 나뉘는지를 실제 판결을 통해 정리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성적인 신체 접촉을 장난이었다거나 성추행할 의도가 없었다고 다투는 것만으로는 학교폭력의 성폭력 해당성이 부정되지 않습니다. 추행에 해당하는지는 행위자의 내심이 아니라 그 행위가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고 상대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지로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상대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최소한의 인식조차 인정되지 않는 우발적이고 순간적인 접촉이나 특정 학생을 겨냥하지 않은 발언이라면 성폭력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협박, 명예훼손과 모욕, 성폭력, 따돌림 등에 의하여 신체나 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성폭력은 그 가운데 하나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2026. 6. 2. 시행 기준, 이하 '학교폭력예방법') 제2조 제1호가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학교폭력에서 성폭력은 형사처벌 대상인 성범죄에만 한정되지 않고, 그보다 넓게 상대의 성적 자기결정권(자신의 성적 행위를 스스로 결정할 권리)을 침해하고 신체나 정신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포함합니다.
성폭력 해당성을 다투는 항변에서 가장 흔한 것이 "성추행할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성적인 행위가 추행에 해당하는지는 행위자의 내심의 목적이 아니라 그 행위가 객관적으로 상대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고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다음 장에서 보듯 대법원도 추행의 성립에 성욕을 만족시키려는 목적이 필요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장난이었다", "성적인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만으로는 성폭력 해당성이 부정되지 않습니다.
성적인 신체 접촉이 추행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대법원은 그 판단 기준을 밝히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추행이라 함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고,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 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라고 판단하였고, 이어서 "강제추행죄의 성립에 필요한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는 고의만으로 충분하고, 그 외에 성욕을 자극·흥분·만족시키려는 주관적 동기나 목적까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판결은 성인 사이의 강제추행 형사사건에 관한 것이지만, 추행의 의미와 판단 기준에 관한 이 법리는 학교폭력 성폭력의 해당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참고가 됩니다.
“추행이라 함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고,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 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
이 법리에 따르면, 추행에 해당하는지는 행위자가 성욕을 채우려 했는지가 아니라 그 행위가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고 상대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그 판단은 피해자의 의사와 나이, 두 사람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의 모습 등을 종합하여 신중히 이루어집니다. 성추행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이 그 자체로 성폭력을 부정하지는 못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와 행위의 경위는 종합 판단의 요소로 함께 고려됩니다.
가해학생의 목적이 필요하지 않다고 하여 모든 신체 접촉이 성폭력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학교폭력의 성폭력에 해당하려면, 적어도 자신의 행위로 상대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그 행위로 나아가는 주관적 인식은 필요합니다. 뒤에서 보듯 순간적이고 무의식적인 접촉처럼 이러한 인식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성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같은 반 여학생 두 명에게 한 성적인 신체 접촉이 문제된 사건이 있습니다. 한 피해학생에게는 겨드랑이에 손을 넣거나 평소 어깨와 팔을 계속 만지는 행위를 하였고, 다른 피해학생에게는 손을 잡고 몸을 만지거나 체육시간에 뒤에서 껴안는 행위를 하였습니다. 심의위원회는 이를 학교폭력으로 보아 전학을 포함한 조치를 하였습니다.
그 학생 측은 첫 번째 피해학생에 대하여는 평소 장난치는 사이였고 교실에 다른 학생들이 많을 때 장난친 것이어서 성추행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였고, 두 번째 피해학생에 대하여는 서로 좋아하는 사이여서 상대가 먼저 다가왔고 거부하지 않았으므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피해학생들이 그 행위를 겪은 후 서로 마주치기도 싫고 다른 학교에 배정되기를 원하는 등 강한 불쾌감을 공통적으로 표시하였고, 같은 반의 다른 여학생들도 비슷한 피해를 주장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그 행위들은 그 자체로 피해학생들에게 신체와 정신의 피해를 수반하는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본 것입니다. 친한 사이의 장난이라거나 상대가 거부하지 않았다는 주장만으로는 성폭력 해당성이 부정되지 않습니다.
위 사건에서 두 번째 피해학생에 대한 주장은 "서로 좋아하는 사이였고 상대가 먼저 다가왔으며 거부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피해학생이 그 후 강한 불쾌감을 표시한 점을 근거로 성폭력 해당성을 인정하였습니다. 상대와 친한 사이였다거나 그 자리에서 명확히 거부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그 행위가 피해학생에게 성적 수치심과 피해를 주었다는 사실을 뒤집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성폭력 해당성은 두 사람의 관계라는 한 가지 사정만으로 정해지지 않고, 행위의 내용과 피해학생이 실제로 느낀 피해를 함께 고려하여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신체 접촉이 있었더라도 성적인 의도나 인식이 인정되지 않아 처분이 취소되기도 합니다. 중학교 1학년 학생이 체육수업 피구경기 중 공을 잡으려다 앞에 있던 피해학생을 뒤에서 안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 발생하여 출석정지 등의 조치를 받은 사건이 있습니다. 그 학생 측은 공을 잡으려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생긴 것이지 껴안을 의사가 없었다고 다투었습니다.
법원은 이 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 법원은 학교폭력의 성폭력에 해당하려면 적어도 자신의 행위로 상대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그 행위로 나아가는 주관적 인식이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목격한 체육교사가 공만 보다가 부딪힌 것으로 의도적으로 껴안았다고 의심할 부분이 없었다고 진술한 점, 다수 학생이 좁은 공간에 밀집한 피구의 특성상 순간적으로 벌어진 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인식이나 성적 의도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순간적이고 무의식적인 접촉은 성폭력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체육관에서 다가오는 학생을 막으려다 접촉한 행위와, 성교육 시간에 배운 내용을 다른 학생들에게 이야기하며 성적인 표현을 사용한 행위로 서면사과 등의 조치를 받은 사건이 있습니다. 그 학생 측은 다가오는 학생을 막다가 접촉한 것일 뿐이고, 성적인 표현도 특정 피해학생이 아니라 여러 학생에게 성교육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한 것이라고 다투었습니다.
법원은 이 처분도 취소하였습니다. 학교생활 중에 일어난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는 발생 경위와 전후 상황, 행위의 내용과 정도, 평소 관계, 피해 정도 등을 종합하여 신중히 판단하여야 한다는 전제에서, 체육관에서의 접촉은 다가오는 학생을 한 번 막으려 한 것으로 특정 부위를 노린 것이 아니고 반복되지도 않은 점, 성적인 표현은 성교육 내용을 여러 학생 앞에서 말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특정 피해학생만을 겨냥하여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려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을 들어, 학교폭력의 성폭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앞의 사례들을 비교하면, 성폭력 해당성이 인정되는지는 결국 그 행위가 상대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인식 아래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특정 피해학생을 향한 것이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여러 부위를 반복해 만지거나 껴안은 행위는 피해학생이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는 이상 성폭력으로 인정되고, 피구 중 순간적으로 껴안은 것처럼 보이는 우발적 접촉이나 특정인을 겨냥하지 않은 발언은 성폭력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성폭력이 쟁점이 된 학교폭력 행정소송 일부를 분석해 보면, 처분이 그대로 유지된(기각) 비율이 약 68퍼센트로 나타나고, 처분이 취소된(인용) 비율은 약 19퍼센트, 일부만 취소된 비율은 약 7퍼센트로 보입니다. 성폭력 사안은 처분이 유지되는 경우가 많지만, 우발성이나 의도의 부존재가 인정되는 사건에서는 취소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데이터]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한 결과이며, 전체 판례에 대한 전수 조사가 아닙니다.
성폭력 해당성 판단에서 피해학생이 그 행위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즉 성적 수치심이나 불쾌감을 느꼈는지가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피해학생들이 공통되고 구체적으로 불쾌감을 진술하고 다른 학생들도 비슷한 피해를 말한 사건에서는 성폭력이 인정되었고, 목격 교사의 진술과 상황상 우발적이라고 볼 여지가 큰 사건에서는 부정되었습니다. 따라서 다투는 쪽에서는 행위의 경위와 상황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목격자의 진술과 같은 객관적 자료로 우발성이나 의도의 부존재를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고려 요소 | 성폭력 인정 방향 | 성폭력 부정 방향 |
|---|---|---|
| 행위의 모습 | 여러 부위를 반복해 만지거나 껴안음 | 순간적·무의식적 접촉, 한 차례에 그침 |
| 대상의 특정성 | 특정 피해학생을 향한 행위 | 특정인을 겨냥하지 않은 발언·상황 |
| 피해학생의 반응 | 공통되고 구체적인 불쾌감 진술 | 피해 발생을 인정하기 어려운 정황 |
| 주관적 인식 |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인식 인정 | 우발적이어서 그 인식 부정 |
표: 성폭력 해당성 판단의 주요 고려 요소

가해학생 조치에 불복하려면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행정심판을 청구하거나 행정소송을 제기하여야 합니다. 전학이나 출석정지처럼 이행 시점이 정해진 조치라면,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에 조치가 집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집행정지(본안 판단 전까지 처분의 효력을 잠정적으로 멈추는 결정)를 함께 신청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성추행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은 그 자체로 성폭력 해당성을 부정하지 못합니다. 다투는 쪽에서는 그 행위가 우발적이었는지, 특정 피해학생을 겨냥한 것이었는지, 반복성이 있었는지를 목격자의 진술과 당시 상황으로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피해학생 측은 그 행위로 느낀 성적 수치심과 불쾌감을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다른 피해나 목격 진술로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성폭력 사안은 사실관계를 세밀하게 정리하는 것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 다툴 지점 | 확인·확보할 자료 |
|---|---|
| 행위의 우발성 | 목격 교사·학생 진술, 당시 상황을 담은 자료 |
| 대상의 특정성 | 발언·행위가 특정 학생을 겨냥했는지에 관한 정황 |
| 반복성과 부위 | 한 차례에 그쳤는지, 특정 부위를 노렸는지 |
| 피해의 정도 | 피해학생의 진술 경위·일관성, 주변 목격 진술 |
표: 성폭력 해당성을 다툴 때의 지점과 확보 자료
성적인 신체 접촉이 학교폭력의 성폭력에 해당하는지는 가해학생이 성추행할 의도가 있었는지가 아니라, 그 행위가 객관적으로 상대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고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지를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대법원은 추행의 성립에 성욕을 만족시키려는 목적이 필요하지 않다고 보므로, 장난이었다거나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만으로는 성폭력 해당성이 부정되지 않습니다. 다만 자신의 행위로 상대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최소한의 인식은 필요하므로, 순간적이고 무의식적인 접촉이나 특정인을 겨냥하지 않은 발언은 성폭력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친한 사이였다거나 상대가 거부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그 자체로 피해를 부정하는 근거가 되지 못하고, 결국 행위의 경위와 특정성, 피해학생이 느낀 피해가 결론을 정합니다. 불복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의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으로 하여야 하고, 의도가 아니라 행위의 경위와 상황을 목격 진술 등으로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개별 사건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대응은 사안의 자료를 바탕으로 한 개별 검토를 거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