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친구 사이 다툼에서 학교폭력 조치 점수(양정)의 적정성

2026.06.26조회 780
친구 사이 다툼에서 학교폭력 조치 점수(양정)의 적정성

자녀는 친한 친구 사이의 장난이었다고 말하는데, 학교로부터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열린다는 통지가 오고, 얼마 뒤 사회봉사나 출석정지 같은 조치 결정 통지서가 도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통지서에는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 반성 정도, 화해 정도라는 다섯 항목과 점수가 적혀 있는데, 이 점수가 어떻게 매겨졌고 어떤 경우에 다툴 수 있는지가 보호자 입장에서는 가장 궁금한 부분일 것입니다. 본 글은 학교폭력 조치의 수위를 정하는 점수 제도의 구조, 법원이 점수 판정을 심사하는 방법, 그리고 친구 사이의 다툼이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진 사례와 배척된 사례의 구분 기준을 판례와 법령을 통해 정리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친한 친구 사이의 장난이었다는 사정만으로는 학교폭력 조치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조치의 수위는 다섯 항목의 점수 합계로 정해지고, 장난인지 여부도 당사자의 친분이 아니라 행위의 객관적 내용과 피해학생에게 실제로 생긴 피해를 기준으로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항목별 점수 평가가 사실과 어긋나거나 지나치게 무겁고, 그 평가를 바로잡으면 조치 구간 자체가 달라질 수 있는 사건이라면 불복 절차에서 처분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쉬는 시간 교실에서 장난을 치며 웃고 있는 한국 고등학생들

1. 학교폭력 조치는 점수로 정해집니다

가. 아홉 가지 조치와 법적 근거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1항은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로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제1호)부터 퇴학처분(제9호)까지 아홉 가지를 정하고 있습니다. 심의위원회(교육지원청에 설치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조치를 의결하여 교육장에게 요청하면 교육장이 처분을 하는 구조이고, 여러 조치를 동시에 부과할 수도 있습니다. 퇴학처분은 의무교육과정에 있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에게는 할 수 없습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7조(가해학생에 대한 조치)
① 심의위원회는 피해학생의 보호와 가해학생의 선도ㆍ교육을 위하여 가해학생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조치(수 개의 조치를 동시에 부과하는 경우를 포함한다)를 할 것을 교육장에게 요청하여야 하며, 각 조치별 적용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다만, 퇴학처분은 의무교육과정에 있는 가해학생에 대하여는 적용하지 아니한다.1.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2. 피해학생 및 신고ㆍ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정보통신망을 이용한 행위를 포함한다)의 금지3. 학교에서의 봉사4. 사회봉사5. 학내외 전문가, 교육감이 정한 기관에 의한 특별 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6. 출석정지7. 학급교체8. 전학9. 퇴학처분

나. 다섯 가지 기본 판단 요소

어느 조치를 할지는 심의위원회가 임의로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 제19조는 조치를 정할 때 고려할 요소로 학교폭력의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화해의 정도 등을 정하고 있고, 그 세부 기준은 교육부장관이 고시로 정하도록 하였습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9조(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별 적용 기준)
법 제17조제1항의 조치별 적용 기준은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고려하여 결정하고, 그 세부적인 기준은 교육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1. 가해학생이 행사한 학교폭력의 심각성ㆍ지속성ㆍ고의성2.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3. 해당 조치로 인한 가해학생의 선도 가능성4. 가해학생 및 보호자와 피해학생 및 보호자 간의 화해의 정도5. 피해학생이 장애학생인지 여부

이 위임에 따른 교육부 고시(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별 적용 세부기준 고시)의 별표는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 반성 정도, 화해 정도라는 다섯 가지 기본 판단 요소마다 0점부터 4점까지 점수를 매기고, 그 합계에 따라 조치를 정하도록 합니다. 주의할 점은 점수의 방향입니다.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은 없음이 0점이고 매우 높음이 4점이어서 행위가 무거울수록 점수가 올라갑니다. 반대로 반성 정도와 화해 정도는 매우 높음이 0점이고 없음이 4점입니다. 즉 반성과 화해를 잘할수록 점수가 내려가고, 점수가 낮을수록 가벼운 조치가 나옵니다. 다섯 항목의 합계 점수 외에 선도가능성(그 조치로 학생이 바르게 이끌어질 수 있는지)과 피해학생이 장애학생인지 여부를 부가적으로 고려하여 조치를 가중하거나 경감할 수 있습니다.

다. 판정 점수 구간과 조치의 대응

합계 점수와 조치의 대응 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판정 점수조치비고
1~3점제1호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교내 선도
4~6점제3호 학교에서의 봉사교내 선도
7~9점제4호 사회봉사외부기관 연계 선도
10~12점제6호 출석정지교육환경 변화
13~15점제7호 학급교체교육환경 변화
16~20점제8호 전학, 제9호 퇴학처분퇴학은 의무교육과정 제외

표: 교육부 고시 별표의 판정 점수 구간과 가해학생 조치의 대응 관계(제2호 접촉 등 금지와 제5호 특별교육은 점수 구간과 별도로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 구조에서 실무적으로 중요한 것은 구간의 경계입니다. 합계 6점이면 학교에서의 봉사이지만 7점이면 사회봉사가 되고, 9점이면 사회봉사이지만 10점이면 출석정지가 됩니다. 한 항목의 평가가 한 단계만 달라져도 조치의 종류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조치의 종류가 달라지면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의 삭제 시기 등 후속 불이익의 크기도 달라지므로, 다섯 항목 각각의 평가가 사실과 증거에 맞게 이루어졌는지를 항목 단위로 따져 보는 것이 양정 다툼의 기본이 됩니다. 실제로 뒤에서 보는 취소 사례들은 대부분 특정 항목의 점수 평가가 부당하고, 그 항목을 바로잡으면 구간이 달라진다는 논리로 결론이 났습니다.

2. 법원은 점수 판정을 어떻게 심사하는지

가. 조치 결정은 재량행위입니다

교육장이 가해학생에게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는 재량행위(법이 행정청의 판단에 맡긴 행위)에 속합니다. 법원들은 학교폭력 조치가 제재의 성격과 함께 인격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학생을 훈육하고 선도하는 교육적 성격을 가지므로, 교육전문가인 교육장이 심의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교육 목적으로 한 조치 결과는 가능한 존중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법원이 처분을 대신 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 행정청의 판단이 법이 허용한 범위를 벗어났는지만을 살핀다는 의미입니다.

나. 심사의 대상은 사실오인과 비례원칙, 평등원칙 위반입니다

재량행위에 대한 법원의 심사 방법에 관하여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습니다.

"행정청의 재량에 기한 공익판단의 여지를 감안하여 법원은 독자의 결론을 도출함이 없이 당해 행위에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는지 여부만을 심사하게 되고, 이러한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에 대한 심사는 사실오인, 비례·평등의 원칙 위배, 당해 행위의 목적 위반이나 동기의 부정 유무 등을 판단 대상으로 한다."

대법원 2018. 10. 4. 선고 2014두37702 판결

행정청의 재량에 기한 공익판단의 여지를 감안하여 법원은 독자의 결론을 도출함이 없이 당해 행위에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는지 여부만을 심사하게 되고, 이러한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에 대한 심사는 사실오인, 비례·평등의 원칙 위배, 당해 행위의 목적 위반이나 동기의 부정 유무 등을 판단 대상으로 한다.

이 판시를 학교폭력 사건에 적용하면, 점수 판정을 다투는 길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는 사실오인입니다. 점수 판정의 기초가 된 사실이 실제와 다른 경우, 예를 들어 실제로는 화해가 이루어졌는데 화해가 없었다고 보고 화해 정도에 높은 점수를 매긴 경우입니다. 둘째는 비례원칙(달성하려는 목적에 비해 조치가 지나치게 무겁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과 평등원칙(같은 사건의 관련 학생들 사이에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원칙) 위반입니다. 행위의 경위와 내용에 비해 평가가 지나치게 무겁거나, 책임이 더 무거운 학생과 같거나 그보다 무거운 조치를 받은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다. 증명책임은 다투는 쪽에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증명책임(어느 쪽이 증거로 증명하지 못하면 불리한 판단을 받는지의 문제)입니다. 대법원은 재량권 일탈과 남용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습니다.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하였다는 사정은 그 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자가 주장ㆍ증명하여야 한다."

대법원 2021. 3. 25. 선고 2020두51280 판결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하였다는 사정은 그 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자가 주장ㆍ증명하여야 한다.

처분이 잘못되었다는 점은 처분을 다투는 학생 측이 증명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조치 통지서를 받은 보호자가 막연히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항목별 점수 평가가 어떤 사실과 어긋나는지를 사과 문자, 통화 기록, 목격 학생 진술, 진단서, 형사사건 처분 결과 같은 구체적 자료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실무적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3. 친한 친구 사이였다는 사정을 법원이 판단한 대표 사례

가. 사안: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 오래 계속된 놀림

대표적인 사례로 고등학교 같은 과 남학생들 사이의 사건이 있습니다. 학생 3명이 같은 과 친구에게 1년 넘게 여성에 빗대는 별명을 부르고, 페미니스트 같은 단어를 비하 목적으로 사용하며 놀리는 발언을 반복하였습니다. 신체적 폭력은 전혀 없었고, 가해학생들은 친한 친구 사이에 장난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성격 차이로 생긴 일이며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이 낮거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피해학생은 우울감과 자살에 대한 생각 등으로 정신건강의학과에 입원하였고 결국 자퇴하였습니다. 심의위원회는 심각성 낮음(1점), 지속성 보통(2점), 고의성 낮음(1점), 반성 정도 매우 높음(0점), 화해 정도 보통(2점)으로 합계 6점을 판정하여 학교에서의 봉사 등을 의결하였는데, 피해학생 측이 행정심판을 청구하자 행정심판위원회는 학교에서의 봉사를 사회봉사로 변경하는 재결(행정심판위원회의 결정)을 하였고, 가해학생들이 그 재결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은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

나. 심각성은 가해학생의 의도가 아니라 피해학생을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이 사건에서 행정심판위원회는 재결 이유에서 "가해행위의 심각성은 가해학생의 행위 의도가 아니라 피해학생을 기준으로 판단되어야 하고"라고 하면서, 피해학생이 장기간의 언어폭력으로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아 대인기피와 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는 점, 한 학급뿐인 학과 특성상 학교봉사 처분으로는 졸업할 때까지 가해학생들과 분리될 수 없어 피해학생이 자퇴까지 결정한 점을 들어 심각성을 낮음으로 볼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법원도 피해학생의 우울 증세에 다른 원인이 섞였을 여지가 있더라도 가해행위가 그 촉발 요소이자 원인이 된 이상 심각성을 낮지 않다고 본 판단이 부당하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심각성 항목을 낮음(1점)에서 보통(2점)으로 바꾸면 합계가 7점이 되어 사회봉사 구간에 해당하므로, 재결의 조치 변경에 계산상의 잘못도 없다고 본 것입니다.

이 판단이 보호자에게 주는 의미는 분명합니다. 우리 아이는 괴롭힐 생각이 없었다는 사정은 고의성 항목에서 다투어 볼 여지가 있을 뿐이고, 심각성 항목은 행위자가 아니라 피해학생에게 실제로 발생한 피해를 기준으로 평가된다는 것입니다. 신체적 폭력이 없는 말과 별명이라도 피해학생이 정신과 치료나 자퇴에 이를 정도의 피해를 입었다면 심각성은 높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다. 처분 뒤의 손해배상 지급이 반성과 화해 평가를 바꾸지 못한 이유

이 사건의 가해학생들은 민사소송에서 확정된 판결에 따라 피해학생 측에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였으므로 화해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도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손해배상금 지급이 재결일 이후의 사정인 점, 손해액을 금전으로 판단하는 민사소송 절차와 학생의 교육과 선도를 위하여 이루어지는 학교폭력예방법상 조치는 목적에 차이가 있는 점, 재결 무렵까지도 피해학생 측이 더 강한 조치를 원하고 있었던 점을 들어 반성 정도와 화해 정도의 평가를 달리할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반성과 화해의 평가는 심의위원회 의결이나 재결 시점을 기준으로 하므로, 처분이 나온 뒤에 이루어진 사과나 금전 지급은 그 처분의 위법 여부를 다투는 재판에서 점수를 되돌리는 사유가 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화해와 반성의 노력은 처분이 나오기 전, 즉 심의위원회 단계 이전부터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평가에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 실무적 교훈입니다.

저녁 식탁 모퉁이에 마주 앉아 아들과 심각하게 대화하는 한국인 어머니

4. 장난이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례들

가. 다섯 항목 모두 보통 평가가 유지된 사건

중학교 2학년 같은 반 학생이 두 달 사이에 집중적으로 급우의 머리를 치고, 피해학생이 화장실로 피하자 따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머리를 때리는 행위를 반복한 사건이 있습니다. 가해학생 측은 평상시 다른 친구들도 장난으로 여길 정도의 행동이라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피해학생이 때리지 말라고 했음에도 멈추지 않은 점, 가해학생 스스로 심의위원회에서 장난으로 생각했고 피해학생의 싫다는 말을 진심이 아니라고 여겼다고 진술한 점 등을 들어,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 반성 정도, 화해 정도를 모두 보통(2점)으로 평가한 합계 10점의 판정에 현저한 잘못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특히 반성 정도와 화해 정도에 관하여는 판단에 "주관적 요소가 상당히 크게 작용하여 전문가의 재량이 더욱 인정되는 영역"이라고 하면서, 신고하겠다고 하자 그제야 사과한 경위, 같은 반 친구들 앞에서 사과해 달라는 피해학생 측 요구를 자존심을 이유로 거절한 사정을 지적하였습니다. 합계 10점은 출석정지 구간이었으나 심의위원회가 사회봉사로 경감하여 처분하였고, 법원은 그 처분을 유지하였습니다 .

이 사건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장난이었다는 진술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였다는 점입니다. 심의위원회와 법정에서 장난이었을 뿐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반복하면, 자신의 행위가 상대에게 피해를 주었다는 사실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비쳐 반성 정도 항목의 평가가 나빠질 수 있습니다. 행위 사실을 인정하는 사건에서는 행위의 경위를 설명하는 것과 피해를 부정하는 것을 구분하는 진술 전략이 필요합니다.

나. 물건을 숨긴 장난도 학교폭력이 된 사건

신체 접촉이 전혀 없어도 결론은 다르지 않습니다. 기숙사가 있는 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 두 명이 평소 친하게 지내던 급우의 침구(토퍼)를 장애인 화장실에 숨기고, 피해학생이 단체대화방에 분실 사실을 알렸음에도 나흘간 돌려주지 않은 채 한 명은 그 침구를 바닥에 깔고 사용하기까지 한 사건이 있습니다. 피해학생은 그동안 혼자 침구 없는 딱딱한 침대에서 잤고 결국 새 침구를 구입하였습니다. 가해학생은 평소 서로 이 정도의 장난을 용인해 온 사이였고 피해학생도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이 행위가 "원고와 피해학생이 평소 하던 장난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이고", 평소 관계가 원만했다는 사정만으로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고 하면서 서면사과, 접촉금지, 특별교육 조치를 유지하였습니다 . 친분은 행위 이전의 사정일 뿐이고, 문제 된 행위 자체가 상대의 용인 범위 안에 있었는지가 기준이 된다는 점을 보여 주는 사례입니다.

다. 장난의 객관적 범주라는 기준

친한 친구 사이였다는 주장이 정면으로 배척된 무거운 사례도 있습니다. 중학생이 자신의 집에서 급우에게 칼을 들고 생명에 위해를 가하는 취지의 말을 한 사건에서, 가해학생은 피해학생과 매우 친한 관계여서 해칠 뜻 없이 장난으로 한 행동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학교폭력이 성립하기 위하여 실제로 해칠 의도까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전제한 뒤, 이 행위가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단순한 장난이라고 할 수 있는 객관적 범주를 현저히 넘어선" 것이라고 보아 학교폭력 해당성을 인정하였고, 심각성 매우 높음(4점) 등 합계 16점으로 판정된 전학 처분을 유지하였습니다 . 장난인지 여부는 당사자들의 주관적 친분이 아니라 행위의 방법과 내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정해진다는 기준이 여기서 확인됩니다.

5. 점수 평가가 잘못되어 처분이 취소된 사례들

가. 다툼을 말리다 벌어진 우발적 행위를 폭행으로 평가한 사건

반대로 항목별 점수 평가의 잘못을 이유로 처분이 취소된 사례들도 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저녁 양치를 하러 화장실에 모였다가 시비가 붙은 사건에서,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폭행을 말리며 뭐 하는 짓이냐고 밀쳤다가 자신에게 달려드는 상대를 발로 밀고 주먹으로 한 차례 때렸습니다. 심의위원회는 심각성 보통(2점), 고의성 보통(2점), 화해 정도 낮음(3점) 등 합계 8점으로 판정하여 사회봉사 8시간을 의결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급박한 상황에 대한 방어적 대응이었던 점에서 심각성과 고의성 평가가 지나치게 불리하고, 사건 당일 학생들끼리 서로 사과하고 악수하며 화해가 이루어졌으며 이후에도 면담 요청과 형사조정 참여 등으로 화해를 시도한 점에서 "보호자들 사이에 금전적인 합의가 성사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심의위원회가 '화해 정도'를 '낮음(3점)'으로 판정한 것은 현저히 부당하다"고 하였습니다. 부당하게 평가된 항목들의 점수가 1점씩만 낮아져도 합계가 5점이 되어 사회봉사 구간(7~9점)에 해당하지 않게 된다는 계산을 근거로, 법원은 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 시비의 발단을 만든 상대 학생이 더 가벼운 학교에서의 봉사 조치를 받은 것과의 형평도 취소 사유로 지적되었습니다 .

나. 놀이에 휩쓸린 학생을 주도 학생과 똑같이 평가한 사건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딱밤맞기 놀이를 하다가 계속 지던 학생이 자리를 피하려 하자 붙잡는 과정에서 누군가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 밟으라고 소리친 사건이 있습니다. 일부 학생은 실제로 밟았으나, 소송을 낸 학생은 장난이라고 생각하여 밟는 시늉만 하였습니다. 심의위원회는 이 학생에게도 심각성 매우 높음(4점), 고의성 매우 높음(4점) 등 합계 13점을 판정하여 학급교체 등을 의결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피해학생 본인이 심의위원회에서 "당시 원고는 학교폭력의 의도 없이 장난인 줄 알고 휩쓸려서 그랬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고에 대하여 강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진술한 점, 두 학생이 이웃에 살며 평소 원만한 관계였던 점 등을 들어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에 대한 평가가 현저히 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실제로 유형력을 행사한 학생들과 시늉만 한 학생을 동등하게 평가한 것은 부당하고, 일부 가담 학생이 이 학생보다 가벼운 조치를 받은 것과의 형평에도 어긋난다고 하여 처분이 취소되었습니다 . 여럿이 함께 있었던 사건이라도 점수는 학생별로 각자의 행위와 가담 정도에 따라 매겨져야 한다는 점을 확인한 사례입니다.

다. 보호자 사이의 금전 합의가 안 되었다는 이유로 화해를 낮게 본 사건

중학교 1학년 학생이 점심시간 계단에서 급우를 민 사건에서, 피해학생이 넘어져 치아 7개가 손상되는 무거운 결과가 생겼습니다. 심의위원회는 심각성 높음(3점), 화해 정도 낮음(3점) 등 합계 8점으로 사회봉사 8시간을 의결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학교폭력으로 인정되는 부분은 고의로 민 행위이고 치아 손상이라는 무거운 결과는 의도한 것이 아닌 사고로 인한 것이므로 심각성 평가가 과도하며, 학생들 사이에는 이미 화해가 이루어졌고 가해학생 측이 화해에 상당한 노력과 높은 의지를 보였는데도 보호자들 사이에 금전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화해 정도를 낮음으로 판정한 것은 부당하다고 하였습니다. 두 항목을 1점씩만 낮추어도 합계 6점으로 학교에서의 봉사 구간이 되는데, 사회봉사는 학교생활기록부 기재가 졸업 후 2년간 보존되는 반면 학교에서의 봉사는 졸업과 동시에 삭제되어 진학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다르다는 점도 함께 지적되었습니다 .

라. 유지된 사례와 취소된 사례의 대비

위 사례들을 항목 평가의 쟁점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쟁점처분이 유지된 사정처분이 취소된 사정
장난 주장상대의 거부 의사 표시 후에도 반복, 장난의 객관적 범주 초과, 일방적 행위우발적 발생, 방어적 대응, 놀이에 수동적으로 휩쓸린 가담, 피해학생의 처벌불원 진술
심각성 평가피해학생 기준 판단, 정신과 치료나 자퇴 등 실제 피해 발생의도하지 않은 무거운 결과를 행위자 책임으로 평가, 인정된 행위 범위를 넘은 평가
화해 평가처분 이후의 사과나 손해배상 지급은 반영 안 됨, 조건을 붙인 사과 거절학생들 사이 화해 성립과 지속적 화해 노력에도 보호자 간 금전 합의 불발만으로 낮게 평가
형평관련 학생별 행위와 가담 정도에 맞는 차등 평가시늉만 한 학생과 실행 학생의 동등 평가, 발단을 만든 학생보다 무거운 조치

표: 조치 점수(양정) 다툼에서 처분이 유지된 사례와 취소된 사례의 쟁점별 대비.

6. 조치 점수를 다툰 소송의 결과 분포

전국 법원의 학교폭력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해 보면, 조치가 지나치게 무겁다는 취지로 재량권 일탈과 남용을 다툰 행정소송에서 청구가 기각되어 처분이 유지된 비율이 약 83퍼센트로 나타나고, 처분 전부가 취소된 경우가 약 11퍼센트, 일부가 취소된 경우가 약 5퍼센트 정도로 보입니다. 여섯 건 중 다섯 건은 처분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뜻이므로, 교육장의 재량을 존중하는 법원의 태도를 고려하면 막연한 억울함이 아니라 특정 항목의 평가 오류와 구간 변동 가능성을 구체적 자료로 증명할 수 있는 사건인지가 소송 여부를 정하는 기준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조치 수위(양정)를 다툰 행정소송의 결과 분포

[데이터]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한 조치 수위(양정) 다툼 행정소송의 결과 분포입니다.

7. 불복 절차와 실무 대응

가. 행정심판과 행정소송, 집행정지

조치에 불복하는 방법으로는 교육청에 설치된 행정심판위원회에 대한 행정심판과 법원에 대한 행정소송(취소소송)이 있습니다. 행정심판은 처분이 있음을 알게 된 날부터 9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고, 취소소송도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하여야 합니다. 행정심판을 거친 경우 취소소송의 기간은 재결서 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다시 계산됩니다.

행정심판법 제27조(심판청구의 기간)
① 행정심판은 처분이 있음을 알게 된 날부터 9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③ 행정심판은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180일이 지나면 청구하지 못한다. 다만,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행정소송법 제20조(제소기간)
①취소소송은 처분등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하여야 한다. 다만, 제18조제1항 단서에 규정한 경우와 그 밖에 행정심판청구를 할 수 있는 경우 또는 행정청이 행정심판청구를 할 수 있다고 잘못 알린 경우에 행정심판청구가 있은 때의 기간은 재결서의 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기산한다.②취소소송은 처분등이 있은 날부터 1년(第1項 但書의 경우는 裁決이 있은 날부터 1年)을 경과하면 이를 제기하지 못한다. 다만,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불복을 하더라도 처분의 효력은 당연히 멈추지 않으므로, 전학이나 출석정지처럼 이행되고 나면 되돌리기 어려운 조치는 집행정지(본안 판단이 나올 때까지 처분의 효력이나 집행을 임시로 멈추는 결정)를 함께 신청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위 계단 사건에서도 법원이 처분의 집행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보아 항소심 판결 선고 후 14일까지 직권으로 집행정지를 한 바 있습니다. 한편 피해학생 쪽에서 조치가 지나치게 가볍다며 가중을 구하는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도 있으므로, 앞의 대표 사례처럼 원처분보다 무거운 재결이 나와 가해학생 측이 그 재결을 다투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 항목별로 무엇을 준비할지

양정을 다투기로 하였다면 다섯 항목 각각에 대응하는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심각성에 관하여는 행위의 구체적 태양과 피해의 정도에 관한 객관적 자료(진단서, 상해의 원인에 관한 수사기관의 판단 등)를, 지속성에 관하여는 행위의 횟수와 기간을 특정할 수 있는 자료를, 고의성에 관하여는 사건의 발단과 경위, 당사자들의 평소 관계를 보여 주는 자료를 확보합니다. 반성 정도와 화해 정도에 관하여는 심의위원회가 열리기 전부터의 사과 문자, 통화와 면담 기록, 화해 시도의 경과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되, 앞서 본 것처럼 처분 이후의 사정은 평가에 반영되기 어렵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여러 학생이 관련된 사건이라면 각 학생이 받은 조치와 점수를 비교하여 형평 위반을 주장할 수 있는지도 검토합니다. 이 항목들 가운데 하나라도 평가가 한 단계 달라져 합계 점수의 구간이 바뀔 수 있다면, 그 사건은 다투어 볼 실익이 있는 사건입니다.

학교 복도 사물함 앞에서 악수하며 화해하는 두 한국 남학생

8. 자주 묻는 질문

Q. 친한 친구 사이의 장난이었는데도 학교폭력 조치를 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 있습니다. 법원은 장난인지 여부를 당사자들의 주관적 친분이 아니라 행위의 방법과 내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판단하며, 평소 관계가 원만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지 않습니다. 상대가 거부 의사를 밝힌 뒤에도 행위가 반복되었거나, 신체적 폭력이 없는 말과 별명이라도 피해학생이 정신과 치료나 자퇴에 이를 정도의 피해를 입었다면 조치 대상이 됩니다.
Q. 학교폭력 조치 점수는 어떻게 계산되나요?
교육부 고시 별표에 따라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 반성 정도, 화해 정도의 다섯 항목마다 0점부터 4점까지 점수를 매기고 그 합계로 조치를 정합니다.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은 행위가 무거울수록 점수가 올라가고, 반성과 화해는 잘할수록 점수가 내려갑니다. 합계 1~3점은 서면사과, 4~6점은 학교에서의 봉사, 7~9점은 사회봉사, 10~12점은 출석정지, 13~15점은 학급교체, 16~20점은 전학 또는 퇴학에 해당하므로, 한 항목의 평가가 한 단계만 달라져도 조치의 종류가 바뀔 수 있습니다.
Q. 처분이 나온 뒤에 사과하거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면 점수가 낮아지나요?
반영되기 어렵습니다. 반성 정도와 화해 정도의 평가는 심의위원회 의결이나 재결 시점을 기준으로 하므로, 처분이 나온 뒤에 이루어진 사과나 금전 지급은 그 처분의 위법 여부를 다투는 재판에서 점수를 되돌리는 사유가 되기 어렵습니다. 화해와 반성의 노력은 심의위원회가 열리기 전부터 사과 문자, 통화와 면담 기록처럼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평가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다만 학생들 사이에 이미 화해가 이루어졌는데 보호자 간 금전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화해 정도를 낮게 판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본 사례가 있습니다.
Q. 조치에 불복하려면 언제까지 무엇을 해야 하나요?
행정심판은 처분이 있음을 알게 된 날부터 9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고, 취소소송도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하여야 합니다. 행정심판을 거친 경우 취소소송의 기간은 재결서 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다시 계산됩니다. 불복하더라도 처분의 효력이 당연히 멈추지 않으므로 전학이나 출석정지처럼 되돌리기 어려운 조치는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이러한 소송에서 처분이 유지되는 비율이 약 83퍼센트에 이르므로, 특정 항목의 평가 오류와 구간 변동 가능성을 구체적 자료로 증명할 수 있는 사건인지를 먼저 검토하여야 합니다.

9. 정리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는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 반성 정도, 화해 정도라는 다섯 항목의 점수 합계로 수위가 정해지고, 법원은 그 판정을 재량행위로 존중하되 사실오인과 비례원칙, 평등원칙 위반이 있는지를 심사합니다. 친한 친구 사이의 장난이었다는 주장은 그 자체로는 방어가 되지 못하며, 법원은 행위가 장난의 객관적 범주 안에 있는지, 상대의 거부 의사 이후에도 반복되었는지, 피해학생에게 실제 피해가 발생하였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반면 우발적이고 방어적인 행위를 무겁게 평가하였거나, 학생들 사이의 화해 노력에도 보호자 간 금전 합의 불발만으로 화해 점수를 나쁘게 매겼거나, 가담 정도가 다른 학생들을 똑같이 평가한 처분은 항목 점수의 재평가와 구간 변동 논리로 취소되고 있습니다. 조치 통지서를 받았다면 다섯 항목의 점수와 그 근거를 확인하고, 어느 항목의 평가가 어떤 증거와 어긋나는지, 그 항목이 바뀌면 조치 구간이 달라지는지를 검토한 뒤 불복 기간 안에 대응 방향을 정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특정 사건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니며,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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