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의 조사 절차와 그 적법성

2026.07.17조회 312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의 조사 절차와 그 적법성

학교폭력 사안조사는 종전에 학교 교사가 맡던 것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교육지원청이 위촉한 전담조사관이 담당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조사를 받은 학생과 보호자 가운데에는, 조사관이 권한을 표시하는 증표를 보여 주지 않았다거나, 조사 결과를 알려 주지 않았다거나, 보호자를 동석시키지 않은 채 조사했다거나, 확인서를 불러 주는 대로 받아쓰게 했다며 조사가 위법하다고 다투는 경우가 있습니다. 본 글은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의 조사 절차와 방법이 어떠해야 하는지, 그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이 처분을 취소할 사유가 되는지를 실제 판결을 통해 정리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증표 미제시나 조사 결과 미통보, 보호자 동석 없는 조사와 같은 형식적 흠만으로 처분이 취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그 흠이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침해하였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다만 조사관이 학생에게 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도록 강요하여 확인서를 받았거나, 조사의 흠으로 사실관계가 잘못 인정되기에 이르렀다면 위법한 조사로서 처분을 다툴 수 있습니다.

1. 학교폭력 전담조사관 제도와 조사 절차

가. 조사·상담자의 위촉

교육감이나 교육장은 학교폭력의 예방과 사후조치 등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관계 직원을 지정하거나, 조사·상담에 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학교폭력 조사·상담자로 위촉하여 사안조사를 하게 할 수 있습니다. 흔히 전담조사관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이에 해당합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2026. 6. 2. 시행 기준) 제11조의2 제4항이 그 근거이며, 조사·상담자에 관한 규정은 2025년 1월 개정으로 정비되었습니다.

나. 증표 제시와 조사 결과 통보

조사·상담을 하는 관계 직원과 조사·상담자는 그 권한을 표시하는 증표를 지니고 이를 관계인에게 보여 주어야 하며, 그 조사 등의 결과는 학교의 장과 보호자에게 통보하여야 합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1조의2(학교폭력 조사ㆍ상담 등)
⑨ 제1항 및 제4항에 따라 조사ㆍ상담 등을 하는 관계 직원 및 학교폭력 조사ㆍ상담자는 그 권한을 표시하는 증표를 지니고 이를 관계인에게 보여주어야 한다.⑩ 제1항제1호 및 제4호의 조사 등의 결과는 학교의 장 및 보호자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2. 조사 절차와 방법의 하자를 판단하는 기준

법원은 조사 절차나 방법에 형식적인 흠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처분이 위법해진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 흠이 학생과 보호자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침해하였는지, 조사관이 허위의 진술을 강요하는 등으로 조사의 신뢰성을 근본적으로 해쳤는지를 함께 봅니다. 증표를 보여 주지 않았거나 조사 결과를 따로 통보하지 않았다는 것과 같은 형식적 사정은, 그로 인하여 실제로 방어에 지장이 생겼다고 볼 수 없으면 처분을 취소할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조사 절차의 적법성은 형식이 아니라 방어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었는지에 따라 판단됩니다.

학교 상담실에서 학생을 면담·조사하는 모습

3. 증표·통보·확인서에 관한 주장이 배척된 사례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같은 반 학생을 여러 차례 때리는 등의 사유로 서면사과와 특별교육 등 처분을 받은 사건에서, 가해학생 측은 전담조사관이 보호자를 분리한 채 일부 내용을 불러 주는 대로 받아쓰게 하였고, 권한을 표시하는 증표를 보여 주지 않았으며, 조사 결과도 통보하지 않아 조사가 위법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학생이 작성한 확인서에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의 표현으로 보기 어려운 기재가 일부 있으나, 이는 조사관이 학생이 작성한 내용의 의미를 분명히 하기 위하여 보완하게 한 것으로 보이고 행위 내용 자체를 허위로 기재하게 할 동기가 없었던 점, 그 확인서가 며칠 뒤 보호자에게 전달된 점 등을 들어 조사에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증표 제시와 통보에 관한 절차도 준수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아가 심의 참석 안내에 문제 되는 행위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었고 학생과 보호자가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충분히 가졌던 점에서 방어권이 침해되지 않았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4. 보호자 동석과 확인서 작성에 관한 판단

같은 무렵 비슷한 쟁점이 다루어진 다른 사건에서도, 초등학생인 가해학생을 보호자 동석 없이 조사하고 확인서를 받아쓰게 하였다는 주장이 배척되었습니다. 법원은 헌법이 정한 적법절차의 원칙에서 학교폭력 사안조사 과정에 보호자 등 신뢰관계 있는 사람이 동석할 권리가 곧바로 도출된다고 볼 수 없고, 그러한 권리를 인정하려면 입법으로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학교폭력예방법령에는 그런 근거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확인서가 조사관의 도움을 받아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사정이 있더라도, 여러 사정에 비추어 조사관이 허위의 자백을 강요하여 위법한 조사를 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하여, 처분을 유지하였습니다.

이 사례들이 보여 주는 기준은, 조사 방법에 다소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그것이 허위 진술의 강요에 이르지 않았고 학생과 보호자가 사건 내용을 알고 의견을 낼 기회를 실질적으로 가졌다면 조사가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주장법원의 판단
증표 미제시그 사정만으로 방어에 지장이 있다고 보기 어려움
조사 결과 미통보통보 절차가 준수된 것으로 보고 배척
보호자 동석 부재동석 권리를 인정할 법령상 근거 없음
확인서 받아쓰기허위 자백 강요에 이르지 않으면 위법 아님

표: 전담조사관 조사 절차·방법에 관한 주장과 법원의 판단.

전국 법원의 학교폭력 관련 행정소송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해 보면, 처분이 그대로 유지되어 청구가 기각된 경우가 약 67퍼센트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처분이 취소된 경우는 약 19퍼센트로 나타납니다. 조사 절차나 방법의 흠을 이유로 한 주장은 그 가운데에서도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학교폭력 행정소송의 결과 분포

[데이터]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한 행정소송 결과 분포.

5. 조사 단계의 하자가 처분에 미치는 영향

조사나 그 앞 단계에서 흠이 있었더라도, 그것이 반드시 뒤따르는 처분을 위법하게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학교폭력 조치는 학교의 자체해결이 아닌 이상 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기초로 이루어지는데, 그 앞 단계인 전담기구나 사안조사의 흠은 심의위원회의 의결에 반드시 구속력을 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 판결은 조사와 전담기구 단계에서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는 주장에 대하여, 그러한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있더라도 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기초로 이루어진 처분의 효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는 조사 단계의 절차 하자를 다툴 때, 그 하자가 심의와 처분에 어떤 실질적인 영향을 주었는지를 함께 밝혀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조사에 흠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로 인하여 사실관계가 잘못 인정되었거나 방어권이 실질적으로 침해되었다는 점까지 이어져야 처분을 다툴 수 있습니다.

학부모가 조사 확인서와 서류를 검토하는 모습

6. 불복 방법과 실무 대응

가. 다투는 절차와 기간

학교폭력 조치에 불복하려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취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행정심판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고,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부터 1년 이내에 제기하여야 합니다.

나. 확인하고 준비할 사항

조사 절차를 다투려면 조사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여야 합니다. 조사관이 증표를 제시하였는지, 조사 결과가 학교와 보호자에게 통보되었는지, 확인서가 학생의 진술을 그대로 옮긴 것인지 아니면 불러 주는 대로 받아쓰게 한 것인지, 그리고 무엇보다 그 확인서의 내용이 실제 사실과 다른지를 살펴봅니다. 조사에 흠이 있었더라도 그것이 사실인정을 그르치거나 방어에 실질적으로 지장을 주었다는 점을 함께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사 관련 확인서와 사안조사 보고서, 심의위원회 회의록은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확보할 수 있습니다.

확인 항목살펴볼 내용
조사 방법확인서가 학생의 진술을 그대로 옮긴 것인지
확인서 내용기재된 사실이 실제와 다른 부분이 있는지
통보·안내조사 결과와 심의 안내를 받았는지
실질적 영향그 하자가 사실인정·방어권에 준 영향

표: 전담조사관 조사 절차를 다툴 때 확인할 항목.

학교 앞을 지나는 학생과 학교 건물

7. 자주 묻는 질문

Q. 전담조사관이 증표를 보여 주지 않았는데 조사가 위법한가요?
조사·상담자는 권한을 표시하는 증표를 관계인에게 보여 주어야 하지만, 그것을 보여 주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조사가 위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증표를 제시하지 않았더라도 그로 인하여 방어에 실질적 지장이 생기지 않았다면 처분을 취소할 사유로 보지 않는 경향입니다.
Q. 보호자 없이 아이만 조사했는데 문제가 없나요?
학교폭력 사안조사에 보호자를 반드시 동석시켜야 한다는 법령상 근거는 없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입니다. 다만 조사관이 그 상태에서 허위의 진술을 강요하거나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받아쓰게 하였다면 조사의 신뢰성이 문제 될 수 있으므로, 확인서의 내용이 실제 진술과 일치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확인서를 불러 주는 대로 받아쓰게 했다면 다툴 수 있나요?
조사관이 표현을 다듬거나 의미를 분명히 하기 위하여 보완하는 정도는 곧바로 위법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학생이 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도록 강요하여 확인서를 작성하게 하였다면 위법한 조사가 될 수 있으므로, 확인서에 적힌 내용이 실제 사실과 다른 점을 구체적으로 밝혀 다투게 됩니다.
Q. 조사에 흠이 있으면 처분이 취소되나요?
조사 단계의 흠이 있다고 하여 반드시 처분이 취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처분은 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기초로 이루어지므로, 조사의 흠이 그 의결과 처분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었는지가 관건입니다. 조사의 흠으로 인하여 사실관계가 잘못 인정되었거나 방어권이 실질적으로 침해되었다는 점까지 밝혀야 처분을 다툴 수 있습니다.

8. 정리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은 사안조사를 하면서 권한을 표시하는 증표를 제시하고 조사 결과를 학교와 보호자에게 통보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증표를 보여 주지 않았거나 조사 결과를 따로 알려 주지 않았다는 형식적 사정만으로는 조사나 처분이 위법해지지 않고, 보호자를 동석시키지 않았다는 것도 그 자체로는 위법이 아니라는 것이 법원의 판단입니다. 확인서를 조사관이 다듬은 정도는 문제 되지 않으나, 학생이 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도록 강요하였다면 위법한 조사가 될 수 있습니다. 조사 단계의 흠은 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기초로 한 처분에 반드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므로, 조사를 다투려면 그 흠이 사실인정이나 방어권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주었다는 점을 함께 밝히는 것이 필요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리와 공개된 판결을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구체적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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