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학교에서 폭행이나 따돌림을 당해 다치거나 정신적 고통을 입은 경우, 부모는 가해학생과 그 부모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 외에 학교와 교사, 나아가 그 학교를 설치·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궁금해합니다. 본 글에서는 학교폭력 피해에 대해 누가 어떤 근거로 책임을 지는지, 어떤 요건에서 학교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이 인정되고 부정되는지를 대법원 판례와 하급심 사례를 통해 정리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공립학교의 학교폭력 피해에 대하여는 지방자치단체가, 사립학교의 경우에는 학교법인이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다만 학교 안에서 폭력이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책임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고, 폭력이 교육활동과 밀접한 시간과 장소에서 벌어졌으며 교사가 사고의 위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라야 책임이 인정됩니다. 반대로 교사의 관리가 미치지 않는 시간과 장소에서 벌어진 일이거나 학교가 제보를 받고 성실히 대응한 경우에는 책임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으로 손해가 발생했을 때 배상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은 하나가 아닙니다. 가해학생 본인과 그 부모가 있고, 이와는 별도로 학생을 보호·감독할 지위에 있던 교사와 학교, 그리고 그 학교를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있습니다. 이들의 책임은 각각 근거 법조문과 성립요건이 다르므로, 누구를 상대로 어떤 이유를 들어 청구할지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가해학생 본인의 책임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책임입니다. 불법행위란 고의 또는 과실로 위법하게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행위를 말하며, 이 경우 가해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의무를 집니다. 다만 미성년자에게 이 책임을 그대로 물으려면 그 미성년자에게 책임능력(자신의 행위가 법률상 책임을 발생시킨다는 것을 변식할 수 있는 지능)이 있어야 합니다.
부모의 책임은 자녀의 책임능력 유무에 따라 두 갈래로 나뉩니다. 자녀에게 책임능력이 없으면(대체로 초등학생 정도의 어린 나이) 부모는 민법 제755조에 따라 감독의무자로서 직접 책임을 집니다. 이 책임은 부모가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음을 스스로 증명하지 못하는 한 벗어날 수 없는 무거운 책임입니다. 반대로 자녀에게 책임능력이 있으면(대체로 중학생 이상) 자녀 본인이 불법행위책임을 지고, 부모는 그와 별도로 자신의 감독의무 위반과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경우에 민법 제750조의 일반 불법행위자로서 책임을 집니다.
대법원은 "미성년자가 책임능력이 있어 그 스스로 불법행위책임을 지는 경우에도 그 손해가 당해 미성년자의 감독의무자의 의무위반과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감독의무자는 일반불법행위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미성년자가 책임능력이 있어 그 스스로 불법행위책임을 지는 경우에도 그 손해가 당해 미성년자의 감독의무자의 의무위반과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감독의무자는 일반불법행위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여러 명이 함께 가해한 경우에는 민법 제760조의 공동불법행위가 되어 가해학생들과 그 부모들이 공동으로 책임을 집니다.
이 구조가 실무에서 갖는 의미는, 중학생 이상 자녀를 둔 부모를 상대로 할 때에는 부모 자신의 감독의무 위반과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별도로 주장·증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녀가 책임능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부모의 책임이 자동으로 성립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학교와 교사의 책임은 학교의 설립 형태에 따라 근거 법률이 달라집니다.
1) 공립학교의 경우입니다. 공립학교의 교장과 교사는 지방공무원이므로, 이들이 직무를 수행하면서 저지른 위법행위로 발생한 손해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라 그 학교를 설치·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배상합니다. 그래서 공립학교 학교폭력 사건에서 손해배상의 상대방은 담임교사 개인이 아니라 그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예를 들어 특별시·광역시·도)가 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공무원인 교사 개인을 직접 피고로 삼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저지른 위법행위에 대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공무원 개인이 직접 배상책임을 지고, 경과실에 그치는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만 책임을 진다고 봅니다. 여기서 중대한 과실이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위법·유해한 결과를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거의 고의에 가까울 정도로 주의를 현저히 결여한 상태를 말합니다. 실제로 여러 하급심에서 부모들이 교장·교감·담임교사를 개인적으로 피고에 넣었으나, 이들의 행위가 고의나 중과실에 이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사 개인에 대한 청구는 기각되고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청구만 인용되는 결과가 반복되었습니다. 상대방을 잘못 특정하면 승소하고도 실익을 얻지 못할 수 있으므로, 공립학교 사건에서는 지방자치단체를 피고로 삼는 것이 원칙입니다.
2) 사립학교의 경우입니다. 사립학교의 교원은 공무원이 아니므로 국가배상법이 아니라 민법이 적용됩니다. 교원이 직무상 학생 보호·감독의무를 위반한 경우, 그 교원을 고용한 학교법인이 민법 제756조의 사용자책임을 집니다. 사용자책임이란 피용자가 사무집행에 관해 제3자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그 사용자가 배상책임을 지는 제도입니다. 따라서 사립학교 사건에서는 학교법인이 손해배상의 상대방이 됩니다.
두 경우 모두 공통되는 핵심은, 교사·학교·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은 교사에게 보호·감독의무 위반이라는 과실이 인정되어야 비로소 성립한다는 점입니다. 학교 안에서 폭력이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학교나 지방자치단체가 당연히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이 사건들의 승패는 대부분 교사의 보호·감독의무가 어디까지 미치는지, 그리고 그 사고를 교사가 예측할 수 있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 구분 | 배상 상대방 | 근거 | 핵심 요건 |
|---|---|---|---|
| 가해학생 본인 | 책임능력 있는 학생 본인 | 민법 제750조 | 고의·과실의 위법행위 |
| 가해학생의 부모 | 자녀 책임능력 없으면 부모 직접, 있으면 부모 별도 책임 | 민법 제755조 또는 제750조 | 감독의무 위반(책임능력 있으면 상당인과관계 증명 필요) |
| 공립학교 | 설치·운영 지방자치단체 |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 교사의 보호·감독의무 위반 |
| 사립학교 | 학교법인 | 민법 제756조 사용자책임 | 교원의 보호·감독의무 위반 |
| 교사 개인(공립) | 교장·교사 개인 | 대법원 판례 법리 | 고의 또는 중과실(경과실이면 지자체만 책임) |
표: 학교폭력 손해배상의 청구 상대방과 성립 근거 정리
교사의 보호·감독의무는 학생의 생활 전부에 미치는 것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그 범위를 학교에서의 교육활동과 이와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생활관계로 한정하고, 그 안에서도 사고 발생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만 책임을 인정합니다. 이 기준은 대법원 1994. 8. 23. 선고 93다60588 판결에서 정립되었고, 학교폭력으로 학생이 사망에 이른 사안인 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5다24318 판결에서 다시 확인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지방자치단체가 설치·경영하는 학교의 교장이나 교사는 학생을 보호·감독할 의무를 지는데, 이러한 보호·감독의무는 교육법에 따라 학생들을 친권자 등 법정감독의무자에 대신하여 감독을 하여야 하는 의무로서 학교 내에서의 학생의 모든 생활관계에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학교에서의 교육활동 및 이와 밀접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생활관계에 속하고, 교육활동의 때와 장소, 가해자의 분별능력, 가해자의 성행,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사고가 학교생활에서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또는 예측가능성(사고발생의 구체적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는 교장이나 교사는 보호·감독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을 진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지방자치단체가 설치·경영하는 학교의 교장이나 교사는 학생을 보호·감독할 의무를 지는데, 이러한 보호·감독의무는 교육법에 따라 학생들을 친권자 등 법정감독의무자에 대신하여 감독을 하여야 하는 의무로서 학교 내에서의 학생의 모든 생활관계에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학교에서의 교육활동 및 이와 밀접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생활관계에 속하고, 교육활동의 때와 장소, 가해자의 분별능력, 가해자의 성행,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사고가 학교생활에서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또는 예측가능성(사고발생의 구체적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는 교장이나 교사는 보호·감독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을 진다”
이 판시는 두 가지를 함께 담고 있습니다. 첫째는 시간적·장소적 범위입니다. 교사의 보호·감독의무는 수업 시간뿐 아니라 쉬는 시간, 청소 시간, 학교 안 이동 등 교육활동과 밀접·불가분한 생활관계에까지 미칩니다. 그러나 방과 후 교외에서, 또는 교사의 관리가 미치지 않는 시간과 장소에서 벌어진 일에까지 무한정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둘째는 예측가능성입니다. 그 범위 안의 일이라도 교사가 사고 발생의 구체적 위험성을 예측할 수 있었어야 책임이 성립합니다. 여기서 예측가능성은 막연한 우려가 아니라, 가해학생의 분별능력과 성행,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그동안의 정황 등을 종합할 때 그 사고가 통상 일어날 수 있다고 볼 만한 구체적 위험성을 뜻합니다.
의뢰인 입장에서 이 기준이 갖는 의미는 분명합니다. 학교와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받으려면, 폭력이 언제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교육활동과 밀접·불가분한 시간·장소에서 발생했는지), 그리고 교사가 그 위험을 알았거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알 수 있었는지(예측가능성)를 구체적 사정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두 요건이 대부분의 사건에서 결론을 좌우합니다.
학교폭력의 피해가 학생의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로 이어진 경우에는 한 단계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됩니다. 대법원은 집단따돌림 피해 그 자체에 대한 책임과 그로 인한 자살이라는 결과에 대한 책임을 구분하고, 자살의 결과에 대해 교사와 학교에 책임을 물으려면 자살에 이른 상황 자체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먼저 집단따돌림의 의미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집단따돌림이란 학교 또는 학급 등 집단에서 복수의 학생들이 한 명 또는 소수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의도와 적극성을 가지고, 지속적이면서도 반복적으로 관계에서 소외시키거나 괴롭히는 현상을 의미한다"라고 정의하였습니다.
“집단따돌림이란 학교 또는 학급 등 집단에서 복수의 학생들이 한 명 또는 소수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의도와 적극성을 가지고, 지속적이면서도 반복적으로 관계에서 소외시키거나 괴롭히는 현상을 의미한다”
일시적인 다툼이나 한두 번의 배제가 아니라, 의도와 적극성을 가지고 지속·반복되는 소외·괴롭힘이라야 집단따돌림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그 위에서 대법원은 자살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다음과 같이 제한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집단따돌림으로 인하여 피해 학생이 자살한 경우, 자살의 결과에 대하여 학교의 교장이나 교사의 보호감독의무 위반의 책임을 묻기 위하여는 피해 학생이 자살에 이른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아 교사 등이 예견하였거나 예견할 수 있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라고 전제한 다음, "다만,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없는 악질, 중대한 집단따돌림이 계속되고 그 결과 피해 학생이 육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궁지에 몰린 상황에 있었음을 예견하였거나 예견할 수 있었던 경우에는 피해 학생이 자살에 이른 상황에 대한 예견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나, 집단따돌림의 내용이 이와 같은 정도에까지 이르지 않은 경우에는 교사 등이 집단따돌림을 예견하였거나 예견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것만으로 피해 학생의 자살에 대한 예견이 가능하였던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교사 등이 집단따돌림 자체에 대한 보호감독의무 위반의 책임을 부담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자살의 결과에 대한 보호감독의무 위반의 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수는 없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집단따돌림으로 인하여 피해 학생이 자살한 경우, 자살의 결과에 대하여 학교의 교장이나 교사의 보호감독의무 위반의 책임을 묻기 위하여는 피해 학생이 자살에 이른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아 교사 등이 예견하였거나 예견할 수 있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이 판례는 중학교 3학년 학생이 급우들 사이의 따돌림으로 자살한 사안에서, 담임교사가 학생들 사이의 갈등에 대한 대처를 소홀히 한 과실은 인정해 그로 인한 따돌림 피해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배상책임을 긍정하면서도, 따돌림의 정도와 태양, 피해 학생의 평소 행동에 비추어 담임교사가 자살까지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자살의 결과에 대한 배상책임은 부정하였습니다. 원심이 자살 결과에 대해서까지 책임을 인정한 것은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며 그 부분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반면 앞서 본 대법원 2005다24318 판결은 초등학교에서 수개월에 걸친 폭행과 괴롭힘 끝에 학생이 자살한 사안에서 자살에 대한 상당인과관계와 예측가능성을 인정하였습니다.
대법원은 "가해학생들의 폭행 등 괴롭힘과 망인의 자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할 것이다. 나아가 망인이 수학여행에서 다른 급우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였고, 자살 당일 부모로부터 꾸중을 듣는 등 다른 원인이 자살에 일부 작용하였다 하더라도 가해학생들의 폭행 등 괴롭힘이 주된 원인인 이상 상당인과관계는 인정된다 할 것이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가해학생들의 폭행 등 괴롭힘과 망인의 자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할 것이다. 나아가 망인이 수학여행에서 다른 급우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였고, 자살 당일 부모로부터 꾸중을 듣는 등 다른 원인이 자살에 일부 작용하였다 하더라도 가해학생들의 폭행 등 괴롭힘이 주된 원인인 이상 상당인과관계는 인정된다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는 폭행이 대부분 학교 안 휴식시간에 수개월간 지속되었고, 피해 사실이 적발된 뒤에도 학교가 격리 요청을 거절하는 등 미온적으로 대처하여, 담임교사와 교장의 과실과 가해학생 부모들의 과실이 경합해 자살에 이르렀다고 보아 지방자치단체와 부모들의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두 판례를 함께 보면, 자살처럼 중대한 결과에 대한 책임은 그 결과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있어야 인정되고, 그 예견가능성은 따돌림이나 폭행이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없는 악질적이고 중대한 정도로 지속되어 피해 학생이 궁지에 몰린 상황을 교사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 인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뒤에서 볼 하급심의 결론이 사안에 따라 달라지는 이유를 설명해 줍니다.

교사의 보호·감독의무 위반과 예측가능성이 인정되어 지방자치단체의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 하급심 사례들을 살펴보겠습니다.
한 사례에서는 고등학생이 약 2년 6개월에 걸쳐 같은 학교 학생들로부터 반복적으로 폭행과 괴롭힘을 당하였습니다. 법원은 가해행위 대부분이 쉬는 시간에 교실과 복도에서 이루어졌고, 은밀한 곳이 아니라 다수의 학생이 지켜보는 개방된 장소에서 장기간 반복되었다는 점을 근거로, 담임교사 등이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여 학생들의 동향을 관찰하고 탐문하였더라면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보아 교사들의 보호·감독의무 위반을 인정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그 학교를 설치·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의해 소속 공무원인 교사들의 과실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고, 가해학생 본인과 그 부모들의 책임도 함께 인정하였습니다. 다만 피해학생이 피해 사실을 곧바로 알리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려웠던 사정 등을 참작하여 피고들의 책임을 손해액의 80퍼센트로 제한하고, 재산상 손해와 위자료를 합산해 배상을 명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개방된 장소에서 장기간 반복된 폭력이라는 사정이 교사의 예측가능성을 인정하는 근거가 된다는 점, 그리고 피해자 측 사정이 참작되어 책임이 일부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보여줍니다.
다른 사례에서는 특수학급에 편성된 지적 능력이 낮은 학생이 수개월에 걸쳐 여러 명의 학생에게 폭행과 괴롭힘을 당하였습니다. 법원은 가해행위가 동아리 활동 중, 쉬는 시간의 복도와 하굣길, 체육대회 중 등 교육활동과 밀접·불가분한 생활관계에서 발생하였고, 학교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인 점, 피해학생이 지능이 낮고 특수학급에 편성되어 있었으며 부모가 입학 초기에 특수학급 교사에게 놀림 문제를 상담하기까지 하여 교사들이 폭행이나 괴롭힘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던 점, 가해행위가 눈에 띄는 장소에서 다수 학생 앞에서 이루어진 점을 종합하여 교장과 교사들의 보호·감독의무 위반을 인정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그 학교를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위자료로 피해학생에게 250만 원, 부모에게 각 50만 원의 배상을 명하였습니다. 다만 교장·교감·담임교사 등 교사 개인들에 대한 청구는 고의나 중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은 인정되면서도 교사 개인의 책임은 부정되는 구조, 그리고 피해학생의 특성이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사정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두 사례에서 공통으로 확인되는 것은, 폭력이 교육활동과 밀접한 시간·장소에서 장기간 또는 반복적으로, 그리고 교사가 알 수 있을 만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 예측가능성 인정의 결정적 근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해 보면, 학교폭력 피해를 이유로 학교·교사·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제기된 손해배상 청구는 전부 또는 일부라도 받아들여진 경우보다 기각된 경우가 더 많아, 청구가 인용된 사례가 약 3분의 1, 기각된 사례가 약 3분의 2 정도로 나타납니다. 이는 학교 안에서 폭력이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책임이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보호·감독의무의 범위와 예측가능성이라는 요건이 상당히 엄격하게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데이터]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학교·교사·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에서 책임이 인정된 비율과 기각된 비율입니다.
반대로 교사의 보호·감독의무 위반이나 예측가능성이 인정되지 않아 학교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이 부정된 사례들도 많습니다.
본 글의 계기가 된 사건에서는, 다른 학교에서 성추행 사건으로 강제전학된 학생이 전학 온 학교에서 두 학생에게 여러 차례 폭행을 당한 뒤, 그중 한 학생과 다투다가 주변 친구들이 말리는 상황에서 갑자기 교실 뒷문으로 나가 건물 4층 복도 창문에서 뛰어내려 사망하였습니다. 부모는 가해학생들의 부모와 그 학교를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법원은 가해학생들이 피해학생을 지속적·반복적으로 소외시키거나 괴롭히는 집단따돌림과 폭력을 행사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고, 폭행의 정도가 그다지 심하지 않았으며, 피해학생이 이전부터 정신과 진료와 상담을 받아 온 사정 등을 종합하면 가해학생들의 폭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거나 가해학생들이 사망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학교장과 담임교사에 대해서도 학교폭력이나 그로 인한 자살을 예견하였거나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상담센터의 상담 내용은 외부 유출이 금지되는 것이어서 담임교사에게 전달되지 않았더라도 방치한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나아가 강제전학은 성추행 피해자 측의 강력한 요구로 이루어졌고 피해학생 측이 그 학교를 1순위로 희망하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위법하지 않다고 보아, 부모들과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폭행이 있었더라도 그것이 지속·반복되는 집단따돌림의 정도에 이르지 않고 사망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책임이 부정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중학교 운동부 학생이 폭행과 금품 갈취를 당한 사안에서 지방자치단체와 교사, 교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법원은 폭행 중 일부는 졸업식 후 청소와 달리기 중에 발생하였고, 일부는 토요일에 다른 학교 체육관에서 교사가 없는 사이에 발생하여 교육활동과 밀접·불가분한 생활관계에서 벌어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그 범위 안의 사정에 대해서도 담임 겸 감독 교사가 부임 직후부터 개별·집단 상담을 하고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회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으나 피해학생이 이를 알리지 않아 예측하기 어려웠다고 보아, 교사·교장의 보호·감독의무 위반과 그에 따른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모두 부정하였습니다. 학교폭력이 실제로 있었고 자치위원회 처분과 소년보호처분까지 있었더라도, 그 발생 시간과 장소가 교사의 보호·감독의무 범위 밖이면 책임이 부정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학교가 제보를 받은 뒤 실제로 대응 조치를 하였다는 점이 면책 사유로 인정된 사례도 있습니다. 한 사건에서 법원은 담임교사가 학교폭력 제보를 받은 후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학급 학생들을 개별 면담하고 상담전문교사에게 상담을 요청하였으며 피해학생의 적응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였고, 담임 교체와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까지 이루어진 점, 그리고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문제 된 행위를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복하여 판단한 점 등을 종합하여,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이나 학교 관계자가 보호·감독의무를 게을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제1심의 일부 승소 판결을 취소하고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학교가 제보 이후 면담·상담·조치를 성실히 이행한 사정은 보호·감독의무 위반을 부정하는 유력한 근거가 됩니다.
이 밖에도 지적장애가 있는 학생이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낸 청구가 보호·감독의무 위반이 인정되지 않아 기각된 사례, 가해학생들의 부모에 대한 청구는 인정되었으나 그 학교를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와 교장·교감에 대한 청구는 기각된 사례가 있습니다. 후자의 사례는 가해학생과 부모의 책임은 인정되더라도 학교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은 별도의 요건에 따라 판단되어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 구분 | 책임이 인정된 사례의 사정 | 책임이 부정된 사례의 사정 |
|---|---|---|
| 발생 시간·장소 | 쉬는 시간의 교실·복도, 동아리 활동, 체육대회 등 교육활동과 밀접한 시간·장소 | 졸업식 후, 토요일 다른 학교 체육관 등 교사의 관리가 미치지 않는 시간·장소 |
| 지속성·공개성 | 장기간 반복, 다수 학생이 지켜보는 개방된 장소 | 지속·반복되는 집단따돌림의 정도에 이르지 않음 |
| 교사의 인지 가능성 | 학부모의 사전 상담,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파악 가능한 정황 | 피해학생이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아 예측 곤란 |
| 학교의 대응 | 피해 적발 후에도 격리 요청 거절 등 미온적 대처 | 제보 후 면담·상담·가해학생 조치 등 성실한 이행 |
표: 학교·지방자치단체 책임의 인정례와 부정례에서 나타난 사정 대비
학교와 지방자치단체, 가해학생 측의 책임이 인정되는 경우 배상액은 재산상 손해와 위자료로 나누어 산정됩니다.
재산상 손해는 치료비, 향후 치료비, 일실수입(피해로 잃게 된 장래 수입) 등 실제로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손해로서, 학교폭력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증명되는 부분에 한하여 인정됩니다. 앞서 본 대구지방법원 사건에서는 기왕 치료비와 향후 치료비를 합산한 뒤 학교폭력이 손해에 기여한 정도를 75퍼센트로 보아 그 비율만큼만 재산상 손해로 인정하였고, 피해학생이 이미 가지고 있던 낮은 지능과 주의력 문제의 기여도를 25퍼센트로 보아 공제하였습니다. 이처럼 피해자에게 원래 있던 신체적·정신적 소인이 손해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경우 그 부분은 배상 범위에서 제외되는데, 이를 기왕증 기여도라고 합니다. 나아가 같은 사건에서는 가해학생들이 소년보호사건 등에서 이미 지급한 합의금 합계가 인정된 재산상 손해액을 넘어서서, 이를 공제한 결과 재산상 손해로는 별도로 인정될 금액이 남지 않고 위자료만 인정되었습니다. 가해학생 측과 이미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 그 금액이 손해액에서 공제된다는 점은 학교와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한 소송의 실익을 따질 때 반드시 함께 고려해야 할 사정입니다.
위자료는 피해의 정도, 가해행위의 태양과 기간, 피해학생의 나이, 성장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하여 법원이 재량으로 정합니다. 학교폭력 피해 사건의 위자료는 피해가 사망이나 중대한 정신질환에 이른 경우가 아니라면 수백만 원 단위에서 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실상계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과실상계란 손해의 발생이나 확대에 피해자 측의 과실이 기여한 경우 그 비율만큼 배상액을 줄이는 것을 말합니다. 앞서 본 춘천지방법원 사건에서는 피해학생이 피해 사실을 곧바로 알리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려웠던 사정 등을 참작하여 피고들의 책임을 80퍼센트로 제한하였습니다. 과실상계 사유와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은 한 사실심 법원의 재량에 속합니다.
한편 학교폭력으로 피해를 입은 학생은 손해배상 소송과는 별도로, 학교안전사고에 대한 보상제도인 학교안전공제를 통해 공제급여를 청구할 수 있는 길도 있습니다. 이는 과실의 증명 없이도 정해진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제도이지만, 사망이 학교안전사고에 해당하는지, 학교폭력으로 인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에 따라 인정 여부가 달라지므로 개별 사안에 맞는 검토가 필요합니다.
첫째, 상대방을 정확히 특정해야 합니다. 공립학교라면 담임교사 개인이 아니라 그 학교를 설치·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를 피고로 삼는 것이 원칙입니다. 교사 개인의 책임은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인정되어야 성립하므로, 통상의 사건에서 교사만을 피고로 삼으면 청구가 기각될 위험이 큽니다. 사립학교라면 학교법인이 상대방이 됩니다.
둘째, 예측가능성을 뒷받침할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학교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은 교사가 사고의 위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성립합니다. 폭력이 어디에서 얼마나 오래,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 교사에게 이미 알려진 정황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목격 학생의 진술, 폐쇄회로 화면, 이전의 상담·진단 기록,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조사 자료와 회의록, 학부모가 학교에 문제를 알린 기록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셋째, 소멸시효를 유의해야 합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민법 제766조). 다만 미성년 피해자의 경우 시효의 기산과 관련한 특칙이 있을 수 있으므로, 시간이 지난 사건이라도 청구가 가능한지 개별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넷째,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처분과 손해배상은 별개라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가 있었다는 사실이 곧 학교나 지방자치단체의 배상책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처분이 취소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지방자치단체의 배상책임이 성립하는 것도 아닙니다. 손해배상은 교사의 보호·감독의무 위반과 예측가능성, 그리고 손해와의 상당인과관계라는 독자적 요건에 따라 판단됩니다.
학교폭력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가해학생 본인과 부모의 책임, 그리고 학교·교사·지방자치단체의 책임으로 나뉩니다. 공립학교라면 지방자치단체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라, 사립학교라면 학교법인이 민법상 사용자책임에 따라 책임을 지며, 그 성립에는 교사의 보호·감독의무 위반이라는 과실이 필요합니다. 대법원은 교사의 보호·감독의무를 학교 교육활동과 이와 밀접·불가분한 생활관계로 한정하고, 그 안에서도 사고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만 책임을 인정합니다. 특히 자살과 같은 중대한 결과에 대해서는 그 결과 자체에 대한 예견가능성을 요구하여,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없는 악질적이고 중대한 괴롭힘이 계속되어 피해 학생이 궁지에 몰린 상황을 교사가 예견할 수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실제 사건의 결론은 폭력이 발생한 시간과 장소, 지속성과 공개성, 교사가 이미 알고 있던 정황, 학교의 대응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학교와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을 검토할 때에는 상대방을 정확히 특정하고, 예측가능성을 뒷받침할 증거를 확보하며, 소멸시효와 합의금 공제 등 배상액에 영향을 미치는 사정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학교폭력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므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관련 자료를 갖추어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리와 판례 경향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