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미성년자 사이의 합의된 성관계와 학교폭력 성폭력의 해당 여부

2026.06.03조회 948
미성년자 사이의 합의된 성관계와 학교폭력 성폭력의 해당 여부

교제하던 학생들 사이의 성적 접촉이 학교폭력으로 신고되면, 가해학생으로 지목된 자녀는 서로 동의한 일이었다고 말하고 피해학생 측은 원치 않는 일이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사절차에서는 처벌되지 않은 사안인데 학교폭력 조치가 내려지기도 하여 학부모로서는 판단 기준을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본 글은 미성년자 사이의 합의된 성관계가 학교폭력예방법상 성폭력에 해당하는지가 연령과 성숙도에 따라 어떻게 판단되는지, 교제 중의 사진과 영상이 문제되는 지점, 그리고 사건 진행 중 부과되는 접촉금지 조치의 준수 문제까지 실제 판결을 중심으로 살펴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미성년자 사이에 동의가 있었던 성적 접촉이라도 곧바로 학교폭력 성폭력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학생이 연령과 정신적 성숙도에 비추어 성적 자기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할 수 있었던 대등한 관계라면 의사에 반하였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성폭력이 되지만, 피해학생의 연령이 어리거나 지적 능력이 낮거나 두려움 속에서 승낙한 사정이 있으면 동의가 있어도 성폭력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형사절차에서 처벌되지 않았더라도 학교폭력 조치는 별도로 판단됩니다.

저녁 무렵 학원가 골목을 나란히 걸어가는 교복 차림의 남녀 중학생 뒷모습

1. 학교폭력예방법상 성폭력과 형사처벌의 관계

가. 형사처벌보다 넓은 성폭력의 개념

학교폭력예방법상 성폭력이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성폭력에 이르지 않더라도 피해학생의 성적 자기결정권(자신의 성적 행동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을 침해하여 신체나 정신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2026. 6. 2. 시행 기준) 제2조 제1호는 성폭력을 학교폭력의 한 유형으로 열거하면서도 별도의 정의 규정을 두지 않았고, 법원은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가 형사처벌과 목적과 성격을 달리한다는 점을 들어 형법상 강간죄나 강제추행죄가 성립하지 않는 행위도 학교폭력예방법상 성폭력이 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 각 호와 같다.1. "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ㆍ유인, 명예훼손ㆍ모욕, 공갈, 강요ㆍ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폭력 등에 의하여 신체ㆍ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 구조가 갖는 실무적 의미는 두 방향입니다. 검찰의 불기소처분이나 소년보호사건에서의 혐의 제외가 있더라도 학교폭력 조치는 별도로 유지될 수 있고, 반대로 심의위원회가 성폭력으로 인정한 사안도 법원이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면 처분이 취소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형사 결과와 학교폭력 조치의 결론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나. 형법의 연령 기준과 학생 사이 사안의 관계

형법(2026. 3. 12. 시행 기준) 제305조는 미성년자에 대한 간음과 추행을 특별히 처벌합니다. 제1항은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는 폭행이나 협박이 없더라도, 즉 동의가 있었더라도 간음 또는 추행 자체를 강간 등에 준하여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제2항은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한 간음과 추행을 처벌하지만, 그 행위자가 19세 이상인 경우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305조(미성년자에 대한 간음, 추행)
①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 제301조 또는 제301조의2의 예에 의한다.②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19세 이상의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 제301조 또는 제301조의2의 예에 의한다.

여기서 학부모들이 자주 혼동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16세 미만과의 성관계는 동의가 있어도 무조건 처벌된다는 이해는 성인 행위자에 관한 제2항의 내용이고, 행위자도 미성년자인 학생 사이의 사안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학생 사이에서는 상대가 13세 미만인 경우에만 제1항이 문제됩니다. 다만 법원은 형사처벌 여부와 별개로, 13세 미만을 특별히 보호하는 제305조의 취지가 학교폭력예방법상 성폭력을 해석할 때에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으므로, 피해학생의 연령이 어릴수록 동의가 있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워지는 구조입니다.

2. 판단 기준: 연령과 성숙도에 따른 성적 자기결정권

가.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법리

아동과 청소년의 동의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관하여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정리한 법리가 있습니다. 형사사건에 관한 판시이지만, 학교폭력 행정소송에서도 하급심이 이 법리를 원용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고자 하는 이유는, 아동·청소년은 사회적·문화적 제약 등으로 아직 온전한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인지적·심리적·관계적 자원의 부족으로 타인의 성적 침해 또는 착취행위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동·청소년은 성적 가치관을 형성하고 성 건강을 완성해가는 과정에 있으므로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적 침해 또는 착취행위는 아동·청소년이 성과 관련한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추구하고 자율적 인격을 형성·발전시키는 데에 심각하고 지속적인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아동·청소년이 외관상 성적 결정 또는 동의로 보이는 언동을 하였더라도, 그것이 타인의 기망이나 왜곡된 신뢰관계의 이용에 의한 것이라면, 이를 아동·청소년의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겉으로 동의처럼 보이는 언동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진정한 동의로 평가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5도9436 전원합의체 판결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고자 하는 이유는, 아동·청소년은 사회적·문화적 제약 등으로 아직 온전한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인지적·심리적·관계적 자원의 부족으로 타인의 성적 침해 또는 착취행위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동·청소년은 성적 가치관을 형성하고 성 건강을 완성해가는 과정에 있으므로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적 침해 또는 착취행위는 아동·청소년이 성과 관련한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추구하고 자율적 인격을 형성·발전시키는 데에 심각하고 지속적인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아동·청소년이 외관상 성적 결정 또는 동의로 보이는 언동을 하였더라도, 그것이 타인의 기망이나 왜곡된 신뢰관계의 이용에 의한 것이라면, 이를 아동·청소년의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나. 하급심이 적용하는 구체적 기준

학교폭력 행정소송에서 법원은 이 법리를 다음과 같은 두 단계 기준으로 적용합니다. 피해학생이 연령이나 정신적 성숙도에 비추어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동의가 있었더라도 성폭력에 해당하고, 반대로 자기결정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성적 접촉이 피해학생의 의사에 반하였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성폭력이 됩니다. 그리고 어느 경우인지는 두 학생의 관계, 접촉에 이르게 된 경위, 접촉 전후의 정황을 종합하여 판단하며, 그 증명책임은 처분청에 있습니다.

결국 합의가 있었다는 주장의 성패는 동의라는 말이 있었는지가 아니라, 그 동의를 온전하게 형성하고 표현할 수 있는 학생이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연령 차이, 지적 능력, 관계의 주도권, 두려움을 느낄 만한 선행 사정이 판단 자료가 됩니다.

3. 합의가 인정되어 성폭력이 부정된 사례

가. 교제 관계와 대등한 성숙도가 확인된 사례

중학교 2학년 동급생끼리 교제하던 중 성관계와 유사성행위가 있었던 사안입니다. 심의위원회는 만 13세 미만은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성적 자기결정권이 없다는 이유로 성폭력을 인정하고 출석정지 등 조치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두 학생이 교제하는 사이였고 어느 한쪽이 우월적으로 지배하는 관계로 단정하기 어려운 점, 피해학생의 경찰 진술에 비추어 성관계의 의미를 이해하고 자신의 의사에 따라 접촉 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접촉 전후에 주고받은 편지와 메신저 대화의 내용, 소년보호사건에서 이 부분이 비행사실에서 제외된 점을 들어, 성관계 등이 피해학생의 의사에 반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이 부분은 성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연령만으로 도식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개별 학생의 실제 성숙도와 관계를 살핀 사례입니다. 다만 이 판결에서 처분 전체가 취소된 것은 아닌데, 그 이유는 아래 5장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나. 수사 결과와 객관적 정황이 뒷받침된 사례

고등학생들 사이에 상가 화장실에서 1회 성행위가 있었던 사안에서 퇴학처분이 내려졌습니다. 법원은 피해학생이 15세에서 16세 정도로 13세 미만과 같이 평가할 수 없고 자신의 의사로 접촉 여부를 결정할 능력이 있었다고 보이는 점, 행위 전후의 CCTV 영상에서 피해학생이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는 등 의사에 반한 접촉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정황이 확인되는 점, 형사절차에서 혐의없음 불기소처분이 있었던 점을 종합하여 성폭력 해당성을 부정하고 퇴학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

4. 동의 주장이 배척되어 성폭력이 인정된 사례

가. 연령 차이가 큰 사례

고등학교 1학년(약 15세 10개월) 학생이 게임에서 알게 된 다른 지역 중학교 1학년(약 12세 4개월) 학생과 여러 차례 성행위를 하고 신체 부위를 촬영한 사안입니다. 형사절차에서는 혐의없음 불기소처분이 있었지만, 법원은 세 살 이상의 나이 차이, 처음 만난 날부터 성행위에 이른 경위, 성적 요구가 점차 강해진 과정, 거절하면 대화 내용과 사진을 퍼뜨리겠다고 말한 정황 등을 들어 13세 미만인 피해학생이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한 상태가 아니었다고 보아 성폭력을 인정하였고, 판정 점수 합계 15점에서 분리 상태와 반성 기회를 고려해 감경된 출석정지 15일 등 조치를 적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 두려움 속의 승낙은 동의가 아니라고 본 사례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짧은 교제 기간 중 성관계를 한 사안에서, 피해학생은 평소 장난을 빙자한 폭력적 언동 때문에 더 큰 일을 당할까 무서워 승낙할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하였습니다. 법원은 교제 기간이 매우 짧고 성관계 직후 가해학생이 헤어지자고 한 점, 가해학생의 다른 교제 상대들이 유사한 피해를 호소한 정황, 만 14세 정도의 연령에서 성인에 비하여 결정 능력이 부족한 점을 들어 동의가 있었더라도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성폭력을 인정하고, 판정 점수 18점에 따른 전학 조치를 유지하였습니다.

다. 지적 능력이 낮은 피해학생 사례

중학교 2학년 학생이 같은 학년의 두 학생에게 각각 신체 촬영과 유사성행위 등을 한 사안에서, 피해학생 중 한 명은 경도의 지적장애 소견을, 다른 한 명은 경계선 기능장애 진단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법원은 피해학생 중 한 명에 대하여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 커서 수동적으로 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 심리평가,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진술하기 어려운 세부 정황이 담긴 일관된 진술을 근거로, 설령 동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연령과 정신적 성숙 정도에 비추어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하기 어렵다고 보아 전학처분을 유지하였습니다.

구분성폭력이 부정된 사례의 사정성폭력이 인정된 사례의 사정
연령·성숙도동급생·비슷한 연령, 성관계의 의미를 이해하고 결정 가능13세 미만이거나 큰 나이 차이, 지적장애·경계선 지능
관계의 구조교제 관계, 우월적 지배관계 아님한쪽이 주도·압박, 두려움을 줄 선행 언동
전후 정황자연스러운 연락·편지, CCTV상 통상적 행동유포 언급·재촉, 접촉 직후 관계 단절, 촬영 강행
수사 결과의 역할불기소·비행사실 제외가 다른 정황과 방향 일치불기소가 있어도 학교폭력 인정에 지장 없음

표: 합의 주장 사안에서 성폭력 부정 사례와 인정 사례의 판단 사정 대비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성폭력 사안에서 전학처분이 다투어진 사건 일부를 분석해 보면, 처분이 전부 또는 일부 취소된 사건은 약 21퍼센트로 나타나고 대부분은 기각으로 처분이 유지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한 조치일수록 사실인정과 양정 양쪽에서 정밀하게 다툴 준비가 필요합니다.

데이터 그래프

[데이터] 전국 법원의 성폭력 관련 학교폭력 판례 중 전학처분이 다투어진 사건 일부를 분석한 결과 분포

5. 사진과 영상이 개입되면 판단이 달라집니다

가. 촬영물 요구와 유포 언급은 그 자체로 성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앞서 본 중학교 2학년 교제 사안에는 두 번째 처분사유가 있었습니다. 가해학생이 피해학생에게 성적인 동영상과 사진을 요구하여 전송받으면서, 기존에 받아 둔 사진을 이용해 보내지 않으면 뿌리겠다는 취지로 말한 부분입니다. 법원은 성관계 부분의 성폭력은 부정하면서도 이 부분은 다르게 판단하였습니다. 교제하는 사이였고 피해학생이 과거에 자발적으로 사진을 보낸 적이 있더라도, 촬영물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여 새로운 촬영물을 제작하고 전송하게 한 행위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성폭력에 해당하고, 학원에 가지 말라거나 자퇴하라는 등의 메시지는 협박에 해당한다고 본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 처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나머지 사유만으로 처분의 정당성이 인정되면 처분을 취소할 수 없다는 법리에 따라, 성관계 부분이 빠져도 출석정지 30일 등 첫 번째 처분은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같은 구조의 사례는 반복됩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교제한 학생이 성관계를 거부하는 상대에게 신체 노출 사진을 요구하여 전송받고 이를 이용해 성관계를 요구하며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사안에서, 법원은 가해학생 스스로 작성한 확인서에 협박 사실을 인정하는 기재가 있는 점, 성관계 도중 거부 의사를 명확히 밝혔는데도 동영상 촬영을 강행한 점을 들어 전학 등 조치를 유지하였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교제 관계에서 성관계 중 촬영한 사진을 SNS에 올리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로 협박하고 폭행까지 한 사안에서는 판정 점수 19점으로 퇴학처분이 유지되었습니다.

나. 실무상 의미

이 사례들이 보여 주는 구조는 분명합니다. 성관계 자체의 합의 여부는 다툼의 여지가 있어도, 촬영물의 요구, 보관, 유포 언급은 그 자체가 독립한 성폭력과 협박으로 평가되고, 조치 점수에서 심각성과 고의성을 높이는 결정적 사정이 됩니다. 교제 중 흔한 애정 표현이었다는 해명은 유포를 암시하는 메시지가 확인되는 순간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사건을 검토할 때에는 성관계의 합의 여부와 별도로, 메신저 기록에 촬영물 관련 언급이 있는지부터 확인하여야 합니다.

교육지원청 복도 의자에 나란히 앉아 차례를 기다리는 아버지와 교복 입은 아들

6. 접촉금지 조치와 위반의 법적 효과

가. 접촉금지의 내용과 헌법재판소의 판단

성폭력 사안에서는 심의위원회 결정 전에 학교장 단계에서 접촉금지가 부과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4항은 학교의 장이 학교폭력을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피해학생 등에 대한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 금지 조치를 하도록 정하고 있고, 제5항은 선도와 교육이 긴급한 경우 일부 조치를 우선 부과하고 심의위원회의 추인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7조(가해학생에 대한 조치)
④ 학교의 장은 학교폭력을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제1항제2호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⑤ 학교의 장은 피해학생의 보호와 가해학생의 선도ㆍ교육이 긴급하다고 인정할 경우 우선 제1항제1호, 제3호, 제5호부터 제7호까지의 조치를 각각 또는 동시에 부과할 수 있다. 이 경우 심의위원회에 즉시 보고하여 추인을 받아야 한다.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로서의 접촉 등 금지 조항(구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1항 제2호)에 대하여는 헌법재판소가 그 의미를 정리한 바 있고, 그 취지는 접촉금지 조치 일반을 이해하는 기준이 됩니다.

헌법재판소는 접촉 등 금지조항에 관하여 "가해학생의 접촉, 협박이나 보복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피해학생과 신고ㆍ고발한 학생의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한 불가결한 조치이다. 이 사건 접촉 등 금지조항은 가해학생의 의도적인 접촉 등만을 금지하고 통상적인 학교 교육활동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접촉까지 모두 금지하는 것은 아니며, 학교폭력의 지속성과 은닉성, 가해학생의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 가능성, 피해학생의 피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가해학생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우연한 접촉이 아닌 의도적인 접촉이 금지 대상이라는 취지입니다.

헌법재판소 2023. 2. 23. 선고 2019헌바93 결정

가해학생의 접촉, 협박이나 보복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피해학생과 신고ㆍ고발한 학생의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한 불가결한 조치이다. 이 사건 접촉 등 금지조항은 가해학생의 의도적인 접촉 등만을 금지하고 통상적인 학교 교육활동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접촉까지 모두 금지하는 것은 아니며, 학교폭력의 지속성과 은닉성, 가해학생의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 가능성, 피해학생의 피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가해학생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

법원은 여기서 더 나아가, 접촉금지를 받은 가해학생은 먼저 접촉하는 것이 금지될 뿐 아니라 피해학생이 먼저 접촉해 오는 경우에도 이를 회피할 의무가 있다고 봅니다. 피해학생이 먼저 연락해 왔다는 사정만으로는 위반의 책임을 벗기 어렵다는 뜻이므로, 조치 기간 중에는 상대방이 어떤 경위로 접촉을 시도하더라도 응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나. 위반은 새로운 처분 사유가 되지만, 조치 수위는 별도로 다툴 수 있습니다

앞서 본 교제 사안에서 가해학생은 긴급조치로 접촉금지를 받은 상태에서 메신저로 먼저 연락하고, 지인을 통해 통화하고, 한강에서 만나 식사를 하고 초콜릿을 전달하였습니다. 심의위원회는 이 위반행위를 별도의 학교폭력으로 보아 판정 점수 17점을 부여하고 전학 조치를 하였습니다. 법원은 위반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전학처분은 취소하였습니다. 접촉 중 일부는 피해학생의 적극적인 요청에 따른 상호 접촉이었던 점, 접촉 과정에서 성폭력이나 협박 같은 추가 가해행위가 없어 비난가능성이 비교적 크지 않은 점, 위반 기간이 첫 처분 통보 전이어서 행위의 위법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이미 조치가 이루어진 선행 학교폭력을 이중으로 반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점을 들어, 접촉금지 위반만을 이유로 가장 무거운 조치 중 하나인 전학을 부과한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본 것입니다.

이 판단의 근거가 된 재량권 통제의 일반 법리는 대법원이 판시한 바와 같습니다.

대법원은 "행정청의 재량행위라 하더라도 사실오인 등에 근거하여 이루어졌거나 비례의 원칙 또는 평등의 원칙 등에 위배되는 경우에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게 되므로 그 취소를 면치 못한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처분사유가 인정되는 사건에서도 조치의 수위는 비례원칙(달성하려는 목적에 비해 조치가 지나치게 무겁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별도로 심사된다는 취지입니다.

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7두18215 판결

행정청의 재량행위라 하더라도 사실오인 등에 근거하여 이루어졌거나 비례의 원칙 또는 평등의 원칙 등에 위배되는 경우에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게 되므로 그 취소를 면치 못한다

확인할 지점확인할 자료주장 방향
자기결정권 행사 가능성두 학생의 나이·학년, 교제 경위, 심리평가·진단 자료대등한 관계였는지, 연령 차이·장애 등 취약 사정이 있는지
의사에 반하였는지접촉 전후 메신저·편지, CCTV, 최초 진술 경위전후 정황이 진술과 부합하는지, 두려움을 줄 선행 언동이 있었는지
촬영물 관련 언급사진·영상 요구, 유포 언급이 담긴 메시지, 학생 확인서합의 다툼과 무관하게 독립한 성폭력·협박으로 평가됨을 전제로 대응
접촉금지 준수긴급조치 통지서, 조치 기간 중 연락·만남 기록회피의무 이행, 위반 시 경위·상호성·추가 가해 부존재로 양정 다툼

표: 교제 관계 성폭력 사안에서 확인할 자료와 다툴 지점 체크리스트

밤늦은 거실에서 베란다 창밖을 바라보며 서 있는 어머니의 뒷모습

7. 자주 묻는 질문

Q. 서로 사귀는 사이였고 동의도 있었는데 성폭력 학교폭력이 될 수 있나요?
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동의라는 말이 있었는지가 아니라 피해학생이 연령과 정신적 성숙도에 비추어 그 동의를 온전하게 할 수 있었는지를 판단합니다. 13세 미만이거나 나이 차이가 크거나 지적 능력이 낮은 경우에는 동의가 있어도 성폭력이 인정된 사례가 있고, 반대로 대등한 교제 관계에서 자기결정권 행사가 가능했다고 보아 성폭력이 부정된 사례도 있습니다.
Q. 검찰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는데 학교폭력 조치는 왜 유지되나요?
학교폭력예방법상 성폭력은 형사처벌 대상보다 넓게 해석되고, 가해학생 조치는 형사처벌과 목적을 달리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불기소처분에도 학교폭력이 인정되어 조치가 유지된 사례가 있습니다. 다만 불기소 이유가 다른 객관적 정황과 방향이 일치하면 처분 취소의 근거가 되기도 하므로, 불기소 결정문의 구체적 이유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교제 중에 서로 주고받은 사진인데도 문제가 되나요?
과거에 자발적으로 주고받은 사진이 있더라도, 이를 이용해 추가 촬영물을 요구하거나 유포하겠다는 취지를 밝히는 순간 독립한 성폭력과 협박으로 평가됩니다. 성관계의 합의 여부에 관한 다툼과는 별개의 처분사유가 되므로, 메신저에 촬영물 관련 언급이 있는 사건은 그 부분을 중심으로 대응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Q. 접촉금지 기간에 피해학생이 먼저 연락해 오면 만나도 되나요?
만나서는 안 됩니다. 법원은 접촉금지를 받은 학생에게 상대방이 먼저 접촉해 오는 경우에도 이를 회피할 의무가 있다고 보므로, 응하면 위반이 되어 새로운 조치의 사유가 됩니다. 다만 위반이 있었더라도 상호 접촉의 경위와 추가 가해행위가 없었던 사정 등에 따라 전학 같은 중한 조치는 비례원칙 위반으로 취소될 수 있습니다.

8. 정리

미성년자 사이의 합의된 성관계가 학교폭력 성폭력에 해당하는지는 동의의 말이 아니라 동의의 능력을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대등한 교제 관계에서 자기결정권 행사가 가능했던 사안은 성폭력이 부정될 수 있지만, 13세 미만이거나 나이 차이가 크거나 지적 능력이 낮은 피해학생의 사안, 두려움을 줄 선행 언동이 있었던 사안은 동의가 있어도 인정됩니다. 촬영물의 요구와 유포 언급은 합의 다툼과 무관하게 독립한 성폭력과 협박이 되고, 사건 진행 중의 접촉금지는 피해학생이 먼저 연락해 와도 회피하여야 합니다. 처분사유가 일부 인정되는 사건이라도 조치 수위는 비례원칙에 따라 별도로 다툴 수 있으므로, 사실인정과 양정의 두 층위를 구분하여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의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사건에 관하여는 변호사의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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