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으로 전학이나 퇴학 처분을 받았다가 행정소송에서 그 처분이 취소되면, 학생과 부모는 그동안 겪은 고통과 학교를 떠나야 했던 피해를 국가에 물을 수 없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위법한 처분으로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받고 낙인까지 찍혔으니 국가배상을 받아야 하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그러나 처분이 나중에 취소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국가배상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본 글은 잘못된 학교폭력 처분이나 재결로 입은 피해를 국가배상으로 물을 수 있는지, 어떤 요건이 갖추어져야 인정되는지를 실제 판결로 정리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위법한 학교폭력 처분이 행정소송에서 취소되었더라도, 그 처분을 한 공무원이 통상의 주의의무를 위반해 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잃었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르러야 국가배상책임이 성립합니다. 관계 법령의 해석을 나름의 합리적 근거에 따라 달리한 정도로는 과실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다만 학교나 교사가 학교폭력을 막을 보호·감독의무를 소홀히 해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이와 별도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국가배상이란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나 과실로 법령을 위반해 남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그 손해를 배상하는 것을 말합니다. 학교폭력 심의위원회의 조치나 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의 재결은 공무원의 직무집행에 해당하므로, 그 과정에 위법과 과실이 있으면 국가배상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입니다. 처분이 위법하다는 것과 그 처분을 한 공무원에게 배상책임을 물을 만한 과실이 있다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국가배상책임이 성립하려면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있어야 하고, 그 직무집행이 고의나 과실에 의한 위법한 것이어야 하며, 그로 인해 손해가 발생하고 위법행위와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학교폭력 처분을 다투는 사건에서는 이 가운데 특히 공무원의 과실, 즉 담당 공무원이 통상의 주의의무를 다했는지가 다투어집니다.
행정처분이 항고소송에서 취소되었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곧바로 국가배상책임이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처분이 취소된 것과 국가배상책임의 성립을 구분해, 담당 공무원이 객관적 주의의무를 위반해 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어떠한 행정처분이 후에 항고소송에서 취소되었다고 할지라도 그 기판력에 의하여 당해 행정처분이 곧바로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것으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고, 그 행정처분의 담당공무원이 보통 일반의 공무원을 표준으로 하여 볼 때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그 행정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른 경우에 국가배상법 제2조 소정의 국가배상책임의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봄이 상당할 것이며, 이 때에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는지 여부는 피침해이익의 종류 및 성질, 침해행위가 되는 행정처분의 태양 및 그 원인, 행정처분의 발동에 대한 피해자측의 관여의 유무, 정도 및 손해의 정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게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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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리에 따르면, 위법한 학교폭력 처분으로 국가배상을 받으려면 처분이 취소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담당 공무원이 통상의 주의의무를 저버려 그 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잃었다고 볼 만한 사정을 밝혀야 합니다. 같은 취지는 대법원 2004. 6. 11. 선고 2002다31018 판결, 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5다31828 판결 등에서도 거듭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는 학교폭력 사건에서 선고된 것은 아니지만 위법한 행정처분에 대한 국가배상의 일반 법리로, 학교폭력 처분이나 재결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한 사건에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같은 반 학생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중상을 입히는 중대한 학교폭력을 저질렀습니다. 심의위원회는 전학 등의 조치를 했는데, 피해학생 측의 행정심판 청구를 받아들인 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가 그 전학처분을 퇴학처분으로 변경하는 재결을 했습니다. 가해학생이 이 재결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심은 청구를 기각했으나 항소심 법원은 퇴학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며 재결을 취소했으며 그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한편 이 가해학생은 같은 행위로 특수상해와 협박의 비행사실로 소년원 송치처분을 받았고, 피해학생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배상책임이 확정되었습니다. 그 뒤 가해학생과 부모는 대한민국을 상대로, 행정심판위원회가 위법한 퇴학 재결로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낙인을 찍었다며 위자료를 청구했습니다. 처분은 결국 취소되었으니 그 처분으로 학교를 떠나야 했던 기간의 정신적 고통을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법원은 이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결이 나중에 행정소송에서 취소되었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위원들의 고의나 과실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행정심판위원회가 관계 법령에 따라 충실한 심리를 거쳐 판단한 이상, 법령이나 지침의 해석·적용에서 법적 평가를 달리한 정도만으로는 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특히 행정소송의 1심과 항소심조차 법령 해석과 사실관계 평가를 달리했던 점, 재결 당시와 판결 당시 사이에 피해학생이 졸업하고 피해 회복이 일부 이루어지는 등 사정이 달라진 점 등을 고려하면, 재결이 취소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위원들에게 객관적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 판단에서 눈여겨볼 점은, 법원이 행정소송에서 처분을 위법하다고 본 결론과 국가배상에서 공무원의 과실을 판단하는 기준을 분명히 구분했다는 것입니다.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는 이유로 처분이 취소되는 것과, 그 처분을 한 공무원이 통상의 공무원이라면 하지 않았을 잘못을 저질렀다고 평가되는 것은 서로 다른 층위의 문제입니다. 특히 법원 사이에서도 결론이 달랐을 만큼 법령 해석에 다툼이 있었던 사안이라면, 행정심판위원회가 그중 한 견해를 택한 것을 두고 주의의무를 저버렸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만약 처분이 취소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그 처분을 한 공무원의 과실을 인정한다면, 조금이라도 다툼의 여지가 있는 판단은 모두 배상 위험을 안게 되어 공무원이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법원이 처분의 위법과 국가배상책임을 구분하는 데에는 이러한 고려도 담겨 있습니다.
이처럼 위법한 처분과 국가배상책임을 구분하는 태도는 다른 사건에서도 확인됩니다. 학교폭력 사건은 아니지만, 사립학교의 위법한 퇴학처분을 두고 교육청의 감독 책임이 문제 된 사안에서, 법원은 교육청 소속 공무원이 사립학교에 대한 시정명령 등 감독권을 즉시 행사하지 않은 것만으로는 고의나 과실로 법령을 위반해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할 정도의 위법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방자치단체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위법한 처분이 있었다는 것과 그에 대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배상책임을 진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을 보여 줍니다.

학교폭력과 관련한 국가배상에는 또 다른 유형이 있습니다. 위법한 처분 자체가 아니라, 학교나 교사가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피해를 막을 보호·감독의무를 소홀히 해 피해가 발생한 경우입니다. 공립학교의 교장과 교사는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이므로, 그 직무상 보호·감독의무 위반이 인정되면 지방자치단체가 국가배상책임을 집니다. 다만 학교의 보호·감독의무는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미치는 것이 아니라, 교육활동 및 그와 밀접한 생활관계에서 발생하고 예견할 수 있는 위험에 한하여 인정됩니다. 따라서 이 유형에서도 학교폭력이 학교의 교육활동과 어떤 관련이 있었는지, 학교가 그 위험을 예견할 수 있었는지가 함께 문제됩니다.
한 사건에서 법원은 학교폭력 피해학생에 대해 교장과 교감, 담임교사가 학생을 관찰하고 보호조치를 취할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보아, 학교를 설치·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의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지방자치단체의 배상책임은 인정하면서도 개인 교사들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는데, 이는 공무원 개인이 배상책임을 지려면 고의에 가까운 현저한 주의결여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사건에서도 법원은 기숙사에서 학교폭력이 집단적·지속적으로 이루어졌음에도 교직원이 지도와 분리조치를 미흡하게 했다고 보아, 교장과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배상하도록 했습니다. 학교폭력의 지속성과 반복성, 그리고 학교가 이를 알 수 있었는데도 분리나 보호조치를 하지 않은 점이 감독의무 위반을 인정하는 중요한 사정이 됩니다.
반대로 학교나 교사의 감독의무 위반이 인정되지 않으면 지방자치단체의 배상책임은 부정됩니다. 한 사건에서 법원은 가해학생과 그 부모의 손해배상책임은 인정하면서도, 교육공무원들이 학교폭력을 방치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학교가 사건을 미리 예견하기 어려웠거나, 알게 된 뒤 필요한 조치를 나름대로 취한 경우에는 감독의무를 저버렸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학교의 보호·감독의무는 학생을 하루 종일 감시할 의무가 아니라, 교육활동과 밀접한 관계에 있고 사고가 예견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를 방지할 의무로 이해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유형의 국가배상은 학교가 예견할 수 있는 위험을 알고도 필요한 보호·분리·사후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야 인정됩니다. 가해학생 사이의 우발적이고 예측하기 어려운 다툼이었다면 학교의 책임을 묻기 어렵고, 이미 반복적으로 문제가 드러났는데도 방치한 경우라면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지금까지 본 것처럼 학교폭력과 관련한 국가배상은 크게 두 유형으로 나뉩니다. 하나는 위법한 학교폭력 처분이나 재결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학교나 교사의 보호·감독 소홀을 문제 삼는 것입니다. 두 유형은 문제 삼는 대상과 인정 요건이 서로 다릅니다.
위법한 처분을 문제 삼는 유형은 인정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습니다. 처분이 취소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담당 공무원이 통상의 주의의무를 저버려 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잃었다고 볼 정도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법령 해석에 다툼이 있어 공무원이 나름의 합리적 근거에 따라 판단한 경우에는, 그 판단이 나중에 위법으로 밝혀지더라도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처분이 취소되었다는 결과에 이끌려 곧바로 배상책임을 인정하면, 공무원이 소신 있게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워진다는 점도 이러한 엄격한 기준의 배경에 있습니다. 다만 이 유형에서도 국가배상이 전혀 인정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위법한 반려처분이 취소된 뒤에도 담당 공무원이 재처분을 미루고 위법한 부관을 붙이는 등 위법한 처분을 거듭한 사안에서, 그 일련의 행위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보아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기도 했습니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2다11297 판결). 결국 위법이 한 번의 판단 차이에 그치지 않고 통상의 공무원이라면 하지 않았을 정도에 이르렀는지가 국가배상 인정의 기준이 됩니다.
반면 보호·감독 소홀을 문제 삼는 유형은, 학교가 예견할 수 있었던 위험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점이 드러나면 인정될 여지가 상대적으로 큽니다. 이 유형은 특정한 처분의 위법이 아니라 학생의 안전을 지킬 일상적인 의무를 소홀히 했는지를 문제 삼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학교가 사고를 예견할 수 있었는지, 알게 된 뒤 필요한 조치를 취했는지가 함께 따져지므로, 결과적으로 피해가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잘못된 학교폭력 처분으로 입은 피해를 국가배상으로 물으려는 경우에는, 단순히 처분이 취소되었다는 사실을 넘어 그 처분을 한 공무원의 판단이 통상의 주의의무를 명백히 저버린 것이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처분의 위법이 법령 해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국가배상으로 이어지기 어렵고, 반대로 명백한 사실오인이나 절차 위반처럼 통상의 공무원이라면 하지 않았을 잘못이 있었다면 인정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데이터]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한 학교폭력 민사 손해배상 청구의 결과 분포입니다.
국가배상을 청구할 때에는 책임을 지는 주체가 국가인지 지방자치단체인지도 문제됩니다. 교육에 관한 사무는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인 경우가 많아, 학교나 교사의 직무집행에 대한 배상책임은 그 학교를 설치·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지는 것이 원칙입니다. 앞서 본 보호·감독 소홀 사례에서 배상 주체가 광역시나 도였던 것도 그 때문입니다.
위 조문에 따르면 공무원의 선임·감독을 맡은 자와 그 비용을 부담하는 자가 다른 경우에는 비용을 부담하는 자도 배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누구를 상대로 청구할지는 문제된 직무의 성격과 비용을 부담하는 주체에 따라 달라집니다. 앞의 재결 사건에서 피고는 교육 사무가 지방자치단체의 고유사무이므로 국가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그 사건이 교육 사무의 집행이 아니라 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의 재결 자체를 다투는 것이므로 국가를 상대로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처럼 위법한 처분이나 재결을 문제 삼는지, 학교의 보호·감독을 문제 삼는지에 따라 상대방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청구에 앞서 책임 주체를 정확히 가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대방을 잘못 정하면 본안 판단에 이르기 전에 청구가 배척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법한 처분에 대한 국가배상을 구할 때에는 처분이 위법하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처분을 한 공무원이 통상의 주의의무를 명백히 저버렸다는 점을 드러내야 합니다. 행정소송에서 처분이 취소된 판결문은 처분의 위법을 보여 주는 자료가 되지만, 그것만으로는 과실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담당 공무원이 명백한 사실을 오인했거나 반드시 지켜야 할 절차를 어겼다는 등 통상의 공무원이라면 하지 않았을 잘못이 있었음을 함께 밝혀야 합니다. 보호·감독 소홀을 문제 삼는 경우에는 학교가 학교폭력의 위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사정과 그럼에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사정을, 사안조사보고서와 확인서, 상담 기록 등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가배상 청구에도 기간의 제한이 있습니다.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그리고 위법한 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게 됩니다. 처분이 행정소송에서 취소되기를 기다리는 사이 시간이 흐를 수 있으므로, 국가배상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면 그 기간을 함께 챙기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국가배상은 처분 자체를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금전으로 손해를 전보하는 제도이므로, 처분의 효력을 다투려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생활기록부 기재를 바로잡으려면 그에 맞는 절차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실제로는 위법한 처분으로 학교를 옮기거나 학적에 영향을 받는 피해가 이미 발생한 뒤에 국가배상을 구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처분을 다투는 단계에서부터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 두는 것이 나중의 국가배상 청구에도 도움이 됩니다. 처분 당시의 통지서와 심의 자료,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의 경과를 정리해 두면, 뒤에 공무원의 과실을 다툴 때 근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잘못된 학교폭력 처분으로 입은 피해를 국가배상으로 물으려면, 그 처분이 나중에 취소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처분을 한 공무원이 통상의 주의의무를 저버려 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잃었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르러야 하고, 법령 해석의 차이에서 비롯된 위법이라면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이 점에서 위법한 학교폭력 처분이나 재결 자체를 문제 삼는 국가배상은 인정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반면 학교나 교사가 예견할 수 있는 학교폭력의 위험을 알고도 보호·감독의무를 소홀히 해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 학교를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의 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유형의 국가배상을 구하는지에 따라 그 요건과 성패가 달라지므로, 처분의 위법이 어떤 성질의 것이었는지와 학교의 대응에 어떤 잘못이 있었는지를 구체적인 자료로 밝혀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위법한 처분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느끼더라도, 그 처분을 다투는 행정소송과 국가배상 청구는 판단 기준이 다르다는 점을 먼저 이해하고, 어떤 유형에 해당하는지와 책임 주체가 누구인지를 사안에 맞게 가려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리와 공개된 판례를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구체적인 사안의 결론은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사건에 대해서는 변호사의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