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나 자폐성 장애, 발달장애가 있는 학생이 학교폭력 가해학생으로 지목되면, 보호자는 아이의 장애 특성이 조치를 정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고려되었는지를 두고 고민하게 됩니다. 장애가 있으면 조치가 당연히 가벼워지는지, 장애 때문에 행위의 고의가 부정될 수 있는지, 반대로 장애가 있어도 조치가 그대로 유지되는지가 문제됩니다. 본 글은 가해학생에게 장애가 있는 경우 그 장애가 조치의 판단에서 어떻게 고려되는지, 장애가 있어도 조치가 유지되는 경우와 장애를 고려하여 조치가 취소되는 경우가 각각 어떤 기준으로 나뉘는지를 실제 판결을 통하여 정리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해학생의 장애는 조치를 자동으로 감경하는 사유가 아니어서, 장애가 있더라도 정황상 고의가 인정되고 폭력의 정도가 무거우면 조치는 유지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장애로 인하여 행위의 의미를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극히 미약하였던 경우나, 심의위원회가 제출된 장애 관련 자료를 실질적으로 살피지 않은 채 과중한 조치를 의결한 경우에는 그 조치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어느 수준으로 할 것인지는 심의위원회와 교육장의 판단에 맡겨진 재량행위입니다. 다만 그 재량은 무제한이 아니라, 현행 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2026. 1. 2. 시행 기준) 제19조가 정한 요소를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합니다. 그 요소는 학교폭력의 심각성ㆍ지속성ㆍ고의성,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조치로 인한 선도 가능성, 가해학생과 피해학생 사이의 화해 정도, 그리고 피해학생이 장애학생인지 여부입니다. 이 요소들을 세부기준 고시가 점수로 환산하여 조치 수준을 정하게 됩니다.
이 요소들을 어떻게 반영하여 조치를 정할지는 심의위원회의 재량에 맡겨져 있고, 법원은 그 재량 판단을 처음부터 다시 하는 것이 아니라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는지만을 심사합니다. 재량행위에 대한 이러한 사법심사의 방식은 학교폭력에 국한되지 않는 행정소송 전반의 원칙입니다. 대법원은 학교폭력 사건에서 선고한 것은 아니지만 그 심사가 어디까지 미치는지를 다음과 같이 밝혀 왔고, 학교폭력 조치를 다투는 하급심 재판에서도 이 확립된 법리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행정청의 재량에 기한 공익판단의 여지를 감안하여 법원은 독자의 결론을 도출함이 없이 당해 행위에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는지 여부만을 심사하게 되고, 이러한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에 대한 심사는 사실오인, 비례·평등의 원칙 위배, 당해 행위의 목적 위반이나 동기의 부정 유무 등을 그 판단 대상으로 한다.
“”
이 기준을 장애가 있는 가해학생 사건에 대입하면, 조치가 다투어질 때 법원이 살피는 것은 크게 두 갈래로 모입니다. 하나는 장애의 정도와 그 영향을 잘못 파악하였는지라는 사실오인의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장애를 고려하면 조치가 지나치게 무거워 균형을 잃었는지라는 비례원칙 위배의 문제입니다. 뒤에서 볼 취소 사례들은 모두 이 두 갈래 가운데 하나에 해당합니다.
위 요소를 보면 장애에 관한 항목은 제5호의 "피해학생이 장애학생인지 여부"뿐입니다. 즉 명문으로 정해진 장애 관련 요소는 피해학생이 장애인 경우를 가중 사유로 삼는 것이고, 가해학생 자신의 장애는 조치 기준에 직접 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가해학생의 장애가 심각성ㆍ지속성ㆍ고의성 등을 판단할 때, 특히 고의성을 평가할 때 고려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장애가 조치 기준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고 하여 이를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재량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살펴야 할 사정이라는 것입니다.
학교폭력예방법은 장애학생의 보호를 위한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누구든지 장애를 이유로 장애학생에게 학교폭력을 행사해서는 안 되고, 심의위원회는 피해학생뿐 아니라 가해학생이 장애학생인 경우에도 심의 과정에서 특수교육 전문가나 장애인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으며, 장애학생이나 그 보호자가 요청하면 반드시 청취하여야 합니다. 가해학생에게 장애가 있는 사안에서 이 절차가 지켜졌는지는 조치의 적법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장애가 있다고 하여 폭력 행위의 고의가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 사건에서는 특수학교에 재학 중이던 지적장애 2급이면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증상을 함께 가진 학생이, 수업 시간에 가위를 급우 앞으로 휘두르고 다른 급우의 뒤통수를 치고 밀친 행위로 접촉금지와 특별교육 이수 등의 조치를 받았습니다. 학생 측은 이러한 행동이 지적장애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일 뿐 폭행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행위의 경위와 정황을 종합할 때 그 행위를 고의 없는 반사적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보아 학교폭력에 해당함을 인정하고, 조치가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장애가 행위의 배경이 될 수는 있어도 그 사정만으로 고의가 곧바로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장애를 조치 판단에 반영하였더라도 폭력의 심각성과 지속성이 크면 조치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다른 사건에서는 지적장애 1급인 초등학생이 같은 학교의 피해학생에게 폭력을 행사하여 피해학생이 일주일간 입원한 사안에서, 심의위원회가 판정 과정에서 이 학생의 지적장애를 고려하여 고의성을 가장 낮은 점수로 평가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이 학생이 이전에도 폭력적인 성향을 보여왔고 피해가 가볍지 않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학교폭력의 심각성과 지속성이 높다고 보아, 출석정지와 특별교육 조치가 지나치게 가혹하여 비례원칙에 어긋나거나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장애는 고의성 판단에서 참작되지만, 그것이 심각성이나 지속성까지 낮추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장애가 있는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가 취소되는 경우는 앞서 본 재량행위 심사 기준과 그대로 이어집니다. 하나는 사실오인에 가까운 것으로, 장애로 인하여 행위 당시 인식과 판단 능력이 극히 미약하여 조치의 전제인 고의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다른 하나는 비례원칙 위배에 가까운 것으로, 고의는 인정되더라도 심의가 장애의 정도와 영향을 충분히 살피지 않아 조치가 지나치게 무거워진 경우입니다. 아래에서 두 유형을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장애의 정도가 커서 행위 당시 그 의미를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극히 미약하였다면, 조치의 전제가 되는 고의 자체가 인정되지 않아 처분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한 사건에서는 자폐성 장애가 있는 발달장애 학생이 복도에서 달려오는 상대학생을 갑자기 밀쳐 상해를 입힌 행위로 출석정지 등의 조치를 받았습니다. 법원은 유형력의 행사가 학교폭력에 해당하려면 그 행위로 상대가 다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그 행위로 나아가는 주관적 요건이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이 학생의 인지 발달 지연과 사회적 상호작용의 어려움, 감각적 예민성과 충동성 등을 종합하면 행위 당시 고의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조치를 모두 취소하였습니다. 여기서 취소의 근거는 장애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장애로 인하여 해당 행위에 대한 인식과 의사결정 능력이 극히 미약하였다는 점입니다.
행위의 고의가 인정되더라도 심의 과정에서 가해학생의 장애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무거운 조치를 내렸다면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것으로 취소될 수 있습니다. 한 사건에서는 지적장애가 있는 학생에게 전학 처분이 내려졌는데, 그 학생과 피해학생이 애초 서로 다른 학교에 다니고 있어 전학을 통한 분리라는 목적이 실질적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 있었고, 심의 이전에 이미 지적장애를 진단하는 검사 결과가 제출되어 있었는데도 심의위원회가 그 장애의 정도와 장애가 사안에 미친 영향을 별다른 고려 없이 조치를 의결하였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의결이 가해학생의 지적장애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기초로 한 것이어서, 전학 처분이 비례원칙을 위반하여 사회통념상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하였다고 보아 이를 취소하였습니다. 장애 상태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제출되었다면 심의위원회가 이를 실질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 구분 | 조치 유지 | 조치 취소 |
|---|---|---|
| 고의 | 장애 있어도 정황상 고의 인정 | 인식·판단 능력 미약으로 고의 부족 |
| 심각성·심의 | 심각성·지속성 크고 장애도 참작됨 | 장애 정도·영향을 충분히 고려 안 함 |
| 결론 | 재량권 일탈·남용 아님(유지) | 처분사유 부존재 또는 재량권 일탈(취소) |
표: 장애가 있는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의 유지와 취소를 나누는 기준.
전국 법원의 관련 학교폭력 행정소송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해 보면, 처분을 그대로 유지하는 기각이 약 67퍼센트, 처분의 위법을 인정하는 취소(인용)가 약 19퍼센트로 나타납니다. 장애가 있는 가해학생 사건이라 하여 결과가 한쪽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고의의 인정 여부와 장애 고려의 충실함에 따라 유지와 취소가 나뉘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장애의 종류와 정도, 그리고 그 장애가 해당 행위에 미친 영향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자료를 심의 이전에 제출하는 것입니다. 장애인 등록 서류, 지능검사와 사회성숙도 검사 결과, 진료 기록, 심리평가 자료 등은 고의성 판단과 재량 판단 모두에서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심의위원회가 이러한 자료를 검토하지 않고 조치를 의결하였다면 그 자체가 재량권 일탈을 다투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가해학생에게 장애가 있는 경우 심의 과정에서 특수교육 전문가나 장애인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하도록 요청할 수 있고, 장애학생이나 보호자가 요청하면 심의위원회는 반드시 이를 청취하여야 합니다. 장애가 행위에 미친 영향을 전문가의 시각에서 설명하도록 하는 것은 고의성과 조치 수준에 관한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장애가 있는 가해학생 사건에서는 두 가지 다툼이 가능합니다. 하나는 장애로 인하여 행위에 대한 인식과 판단 능력이 미약하여 고의가 없었다는 처분사유 자체의 다툼이고, 다른 하나는 고의가 인정되더라도 장애를 고려하면 조치가 지나치게 무겁다는 양정의 다툼입니다. 사안에 따라 어느 쪽이 유리한지 판단하여 두 방향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고의 부존재가 인정되면 처분사유 자체가 없어 조치 전체가 취소되므로, 장애의 정도가 무거운 사안일수록 이 다툼을 먼저 검토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 확인 항목 | 확인 내용 |
|---|---|
| 장애 자료 | 장애 등록·지능·사회성숙도 검사·진료·심리평가 자료 확보와 제출 시기 |
| 전문가 청취 | 특수교육·장애인 전문가 의견 청취 요청 여부 |
| 다툼 방향 | 고의 부존재(처분사유) 다툼과 양정(재량) 다툼의 선택 |
표: 장애가 있는 가해학생 사건에서 확인할 사항.
장애가 있는 가해학생에 대한 학교폭력 조치에서 장애는 조치를 자동으로 가볍게 하는 사유가 아니라, 고의성과 재량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사정입니다. 장애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고의가 부정되지는 않으며, 폭력의 심각성과 지속성이 크면 장애를 참작하더라도 조치가 유지됩니다. 반면 장애로 인하여 행위 당시 인식과 판단 능력이 극히 미약하여 고의가 부족한 경우에는 처분사유가 없다는 이유로, 심의에서 장애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 조치가 과중한 경우에는 재량권 일탈이라는 이유로 조치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장애의 종류와 정도, 그 장애가 행위에 미친 영향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심의 전에 제출하고, 전문가 의견 청취를 요청하며, 고의 부존재와 양정 과중이라는 두 방향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리와 공개된 판결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건의 결과는 개별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사안의 대응은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