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가 먼저 때렸고 아이는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 했을 뿐인데, 오히려 가해학생으로 조치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맞은 쪽이 처분까지 받는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법원은 먼저 맞았다는 사정과 그 뒤의 행위를 나누어 평가합니다. 본 글은 상대의 선제 공격 뒤에 이루어진 반격이 어떤 경우에 학교폭력으로 인정되고 어떤 경우에 부정되는지, 인정되더라도 처분이 취소되는 길은 무엇인지를 실제 판결로 정리하고, 이 유형에서 유의할 대응까지 살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먼저 맞았다는 사정만으로 반격이 정당화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제압에서 벗어나기 위한 소극적인 저항은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보지만, 상해를 남긴 대항이나 맞서 싸운 행위는 먼저 맞았더라도 학교폭력으로 인정합니다. 다만 인정되더라도 일방적으로 맞던 경위가 점수 평가에 반영되지 않았다면 과중을 이유로 취소될 수 있고, 함께 신고된 행위 중 일부가 부정되면 처분 전체가 취소되기도 합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제2조 제1호는 학교폭력을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협박, 명예훼손·모욕,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폭력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로 정의합니다. 문면만 보면 상대를 밀치거나 붙잡는 모든 유형력이 포함될 것 같지만, 법원은 학생들 사이의 신체적 유형력 행사를 발생 경위, 평소 관계, 당시 상황과 정도를 고려하지 않고 모두 학교폭력으로 보면 처벌이나 선도 필요성이 거의 없는 가해학생이 양산되어 법의 목적에 반한다고 보고, 발생 경위와 상황, 행위의 정도를 신중하게 살핍니다.
반격의 평가에는 형법의 정당방위 법리가 기준이 됩니다. 정당방위란 현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방위하기 위한 상당한 이유 있는 행위를 말합니다. 대법원은 맞붙어 싸우는 사이에서는 공격과 방어가 연달아 이루어져 어느 한쪽만 방어행위로 가려내기 어렵지만, 실제로는 한쪽이 일방적으로 위법한 공격을 하고 상대방이 그 공격에서 벗어나기 위한 저항수단으로 유형력(신체에 대한 물리적인 힘의 행사)을 행사한 경우에는 새로운 적극적 공격이 아닌 한 위법하지 않다고 봅니다(대법원 2016. 11. 24. 선고 2016도8470 판결의 법리). 학교폭력예방법의 폭행이 형법상 폭행과 본질적으로 같다는 이유로 이 법리를 학교폭력 사건에 같은 기준으로 원용한 하급심 판결도 있습니다. 결국 판단 기준은 두 가지, 곧 저항이 벗어나기 위한 것이었는지 맞서 싸운 것이었는지, 그리고 그 대응이 새로운 공격으로 평가될 정도에 이르렀는지입니다.
주제의 앵커가 되는 판결에서는 한 학생의 두 행위가 정반대로 평가되었습니다. 고등학교에서 한때 친했던 두 학생 사이에 갈등이 쌓이던 중 두 장면이 문제 되었습니다. 첫 장면에서 학생은 상대가 먼저 자신의 성기를 여러 차례 가격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에 대항하여 상대의 성기를 발로 찼고, 상대는 4주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습니다. 법원은 상대가 먼저 유형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대항으로 4주 상해를 입힌 점, 두 학생 사이에 특별한 관계의 불균형이 없는데도 학생이 이 일로 여러 차례 사과했던 점을 들어 이 행위는 단순한 방어의 차원을 넘어선 적극적인 공격행위로서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약 한 달 뒤의 두 번째 장면은 다르게 평가되었습니다. CCTV 영상 약 6분 동안 상대가 학생을 교실 밖으로 불러내 잡아끌고 밀치는 고압적인 상황이 이어졌고, 캐비닛 구석으로 몰린 학생이 목 부위를 잡힌 상태에서 상대의 머리카락을 잡아 흔들어 복도 중앙으로 피한 뒤 상대의 안경이 떨어진 틈에 벗어났습니다. 법원은 이 행위를 다툼 과정의 공격이 아니라 강한 제압과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소극적인 방어행위 내지 저항행위로 보았습니다. 함께 문제 된 과거의 성적 발언은 친하게 지내던 시기에 반 학생들끼리 자주 주고받던 농담의 하나로서, 학교폭력으로 의율(어떤 행위에 법 조항을 적용하여 판단하는 것)할 정도의 가벌성(법적 제재를 가할 만한 정도의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에서 이 구분이 결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세 행위 중 첫 행위만 학교폭력으로 인정되었지만, 법원은 인정되지 않은 두 행위의 중대성이 작지 않고 그 잘못이 심각성·지속성·고의성·반성 정도의 평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 분명하다며 접촉금지 처분 전체를 취소했습니다. 처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아도 나머지 사유만으로 처분의 타당성이 인정되면 처분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이지만(대법원 2017. 6. 15. 선고 2015두2826 판결의 법리), 학교폭력 조치는 행위 전체에 대한 점수 평가로 수위가 정해지므로 사유 하나가 빠지면 평가의 전제 자체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 판결에서 실무적으로 눈여겨볼 대목이 하나 더 있습니다. 첫 행위를 공격으로 평가하는 근거 중 하나로 법원은 학생이 상대에게 여러 차례 사과했던 사정을 들었습니다. 다툼 후에 보낸 사과 메시지가 방어행위 주장과 어긋나는 정황으로 읽힌 것입니다. 사과와 화해의 노력은 점수 평가에서는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행위의 성격을 다투는 국면에서는 반대 방향으로 쓰일 수 있다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체격이 월등히 큰 상대에게 갑자기 구타를 당해 방어했을 뿐이라고 주장한 사건이 있습니다. 그러나 다툼을 목격한 학생들 대부분이 이 학생이 먼저 상대를 가격하며 싸움이 시작되었다고 진술했고, 학생이 입은 오른손 골절도 상대의 가격이 아니라 자신이 다른 곳을 잘못 때려 스스로 다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었습니다. 법원은 이 다툼을 상호 공격 행위가 교차하는 싸움으로 평가하면서, 체격 차이로 이 학생이 상대적으로 무거운 부상을 입었을 뿐 그 행위만 가려내어 방어행위라고 평가할 수 없다고 보아 조치를 유지했습니다. 더 많이 다친 쪽이 곧 방어한 쪽이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여러 학생이 먼저 몸으로 부딪쳐 온 사안에서도 비슷한 판단이 있었습니다. 경계선 지능과 천식이 있는 학생이 자신을 괴롭혀 온 학생들이 몰려들자 벗어나기 위해 밀쳤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학생 스스로 작성한 확인서의 내용조차 단순한 방어나 소극적 저항을 넘어선 적극적인 공격행위로 보이고, 상대의 행동이 있기 전에 먼저 유형력을 행사한 대목도 있으며, 당시 불안감이나 두려움을 느꼈다는 사정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방어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다만 심의위원회가 경위를 반영하여 합계 3점의 낮은 평가를 했으므로 조치 자체는 과중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장난에 대한 반응도 같은 구조로 평가됩니다. 상대가 먼저 의자를 흔들며 책상을 건드리는 장난을 치자 국어책으로 상대의 머리를 친 사건에서, 법원은 서로 책으로 툭툭 치는 평소의 장난과 머리 부위를 책으로 친 행위는 분명히 구분되고, 상대가 시작한 장난과 그에 대한 대응은 태양이나 수위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어 상대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의 반응이 아니라며 이 행위를 폭행으로 인정했습니다. 상대가 먼저 시작했다는 사정은 대응의 수위가 비례할 때에만 의미를 갖고, 되갚음이 원래의 장난을 넘어서면 독립된 폭행이 됩니다.
판단의 사정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방어·저항으로 인정되는 방향 | 공격으로 평가되는 방향 |
|---|---|
| 제압당한 상태에서 벗어나려는 목적의 행위 | 벗어난 뒤 또는 소강상태에서 다시 가한 유형력 |
| 행위 직후 피하거나 자리를 벗어나는 태도 | 맞서 싸우며 공격을 주고받는 양상 |
| 상대에게 남긴 결과가 경미함 | 상해 진단이 나올 정도의 무거운 결과 |
| 불안감·두려움 속의 이탈 시도가 자료로 확인됨 | 분노·되갚음의 감정에서 나온 수위 초과 대응 |
표: 선제 공격 뒤의 대응이 평가되는 사정들(판결에 나타난 경향의 정리)

반격이 학교폭력으로 인정되었다고 해서 처분까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급식 줄에서부터 상대에게 목이 졸리고 구타를 당하는 일이 이어지자 필통에서 커터칼을 꺼내 위협했고, 상대가 물러서지 않고 뒤통수를 때리자 커터칼을 휘둘러 상대의 손가락에 상해를 입힌 사건이 있습니다. 법원은 이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인정하면서도, 심의위원회가 심각성 3점, 고의성 2점 등 합계 10점으로 평가하며 학생이 처음부터 공격 의도로 커터칼을 소지한 것이 아니라 계속된 목졸림과 구타라는 일방적인 폭행을 멈추게 하려다 겁이 나 휘두르게 된 경위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출석정지 8일 등의 처분이 비례원칙(달성하려는 목적에 비해 조치가 지나치게 무겁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에 어긋나 재량권을 일탈·남용(법이 행정청에 맡긴 판단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잘못 행사)한 것이라며 전부 취소했습니다.
이 판결이 근거로 삼은 대법원의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법원은 "행정청의 재량행위라 하더라도 사실오인 등에 근거하여 이루어졌거나 비례의 원칙 또는 평등의 원칙 등에 위배되는 경우에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게 되므로 그 취소를 면치 못한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행정청의 재량행위라 하더라도 사실오인 등에 근거하여 이루어졌거나 비례의 원칙 또는 평등의 원칙 등에 위배되는 경우에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게 되므로 그 취소를 면치 못한다”
위 판결은 해상여객운송사업 면허에 관한 사안이지만, 학교폭력 조치를 다투는 판결들이 재량권 심사의 일반 기준으로 널리 인용하고 있습니다. 요컨대 반격 사안의 다툼은 두 단계로 나뉩니다. 첫 단계는 행위 자체가 학교폭력인지(벗어나기 위한 저항이었는지)이고, 이 단계에서 지면 두 번째 단계로 그 경위가 점수에 반영되었는지를 다투게 됩니다. 커터칼 사건은 첫 단계에서 지고 두 번째 단계에서 이긴 사례이고, 앞의 3점 평가 사건은 심의위원회가 경위를 이미 반영했기에 두 번째 단계에서도 진 사례입니다.
반격 사안은 대개 단독으로 오지 않습니다. 갈등이 쌓인 관계에서 신고가 이루어지므로, 과거의 농담, 사소한 다툼, 장난까지 여러 행위가 한꺼번에 신고 대상이 됩니다. 이때 각 행위는 따로 평가되고, 그 결과가 처분 전체의 유효성을 좌우합니다.
앞의 앵커 판결에서는 세 행위 중 친하던 시기의 성적 농담이 가벌성 없음으로, 목 잡힌 상태에서의 머리카락 잡기가 방어행위로 각각 부정되면서, 인정된 한 행위만으로 유지하기에는 점수 평가의 전제가 무너져 처분 전체가 취소되었습니다. 국어책 사건은 세 명의 피해학생에 대한 열 개 행위가 한꺼번에 심리된 사건이었는데, 국어책으로 머리를 친 행위와 욕설 등 세 행위만 학교폭력으로 인정되었습니다. 놀이에 끼워주지 않았다는 따돌림 주장은 지속성·반복성이 확인되지 않고 두 학생이 이후에도 친하게 지낸 점에서 부정되었고, 옷 갈아입는 모습을 촬영했다는 주장은 촬영 사실은 인정되었으나 성폭력에 해당한다거나 정신적 고통이 남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배척되었습니다. 법원은 인정되지 않는 부분이 상당수라는 점을 들어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여러 사유 중 어느 하나라도 무너뜨리면 남은 사유만으로 같은 수위가 정당화되는지를 다시 따져야 하므로, 반격 행위 자체의 다툼과 별개로 함께 묶인 행위들을 하나씩 검토할 실익이 큽니다.
이 유형에서 유의할 점은 앞의 판결들에서 그대로 나옵니다. 첫째, 대응의 목적을 보여주는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제압에서 벗어난 직후 피했는지, 자리를 이탈했는지가 방어행위 인정의 핵심 사정이므로, CCTV 보존 요청과 목 부위 상처 등의 진단·사진을 빠르게 남깁니다. 둘째, 상대에게 남긴 결과를 냉정하게 평가해야 합니다. 상해 진단이 나올 정도의 반격은 먼저 맞았더라도 학교폭력으로 인정되는 경향이 뚜렷하므로, 이때는 해당성 다툼보다 경위를 점수에 반영시키는 두 번째 단계에 힘을 싣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셋째, 사과 메시지는 신중해야 합니다. 화해 노력은 점수에 유리하지만, 행위의 성격을 다투는 국면에서는 잘못을 인정한 정황으로 읽힌 사례가 있으므로, 사과의 표현과 시점은 전략과 함께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넷째, 함께 신고된 행위들을 전부 검토합니다. 농담·장난·따돌림 주장 각각의 요건(지속성·반복성, 가벌성)을 따져 일부라도 부정되면 처분 전체를 다시 다툴 수 있습니다. 불복은 처분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의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이고, 무거운 조치가 병과(하나의 사안에 여러 조치를 함께 부과하는 것)되었다면 집행정지(본안 판단 전까지 처분 효력을 임시로 멈추는 법원의 결정)를 함께 신청합니다.
| 국면 | 확인·준비할 것 |
|---|---|
| 해당성 다툼(1단계) | 이탈 목적을 보여주는 CCTV·동선, 제압당한 부위의 진단·사진, 행위 직후의 태도 |
| 점수 다툼(2단계) | 선제 공격의 경위가 심각성·고의성 평가에 반영되었는지 회의록·통지서 대조 |
| 병합된 다른 사유 | 농담·장난·따돌림 주장 각각의 요건 검토, 일부 부정 시 점수 전제가 달라졌다는 주장 |
| 사과·화해 | 행위 성격을 다투는 동안에는 표현·시점을 전략과 함께 결정 |
표: 반격 사안의 두 단계 다툼과 준비 사항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해 보면, 방어행위나 정당방위가 언급된 학교폭력 조치 소송에서 청구가 기각되어 처분이 유지된 비율이 약 57퍼센트로 가장 높고, 처분이 취소된 비율은 약 16퍼센트, 일부만 받아들여진 사건이 약 11퍼센트, 각하가 약 17퍼센트로 나타납니다. 방어행위 인정은 예외적인 결과이므로, 해당성 다툼 하나에 걸기보다 점수·병합 사유까지 함께 준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데이터]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한 방어행위 주장 사건의 결과 분포
먼저 맞은 학생의 반격은 목적과 수위로 평가됩니다. 제압에서 벗어나기 위한 소극적 저항은 학교폭력이 아니지만, 맞서 싸운 대항과 상해를 남긴 반격, 원래의 장난을 넘어선 되갚음은 먼저 맞았더라도 학교폭력으로 인정됩니다. 인정되더라도 일방적으로 맞던 경위가 점수에 반영되지 않았다면 과중을 이유로 취소될 수 있고, 함께 신고된 행위 중 일부가 부정되면 처분 전체가 취소되기도 합니다. 사과 메시지가 행위 성격 판단에서 불리하게 쓰일 수 있다는 점까지, 이 유형은 대응의 순서와 전략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처분 통지 후 불복 기간은 90일이므로, CCTV 보존과 진단 확보부터 시작해 두 단계의 다툼을 함께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의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에 대하여는 사실관계를 갖추어 변호사의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