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학교폭력 사실확인서가 강압이나 유도로 작성되었다는 주장과 그 진술서의 증거가치를 다투는 방법

2026.07.09조회 469
학교폭력 사실확인서가 강압이나 유도로 작성되었다는 주장과 그 진술서의 증거가치를 다투는 방법

자녀가 학교폭력 가해학생으로 지목되어 처분을 받은 보호자 가운데에는, 조사 과정에서 교사가 불러주는 대로 진술서를 받아 적게 했다거나 사실확인서를 다시 쓰게 했다는 점을 두고 절차가 잘못되었다고 다투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피해를 신고한 측에서는 상대 학생의 진술서나 목격 학생의 확인서가 유도로 만들어진 것이어서 믿을 수 없다고 다투기도 합니다. 본 글은 학교폭력 사안조사에서 작성되는 진술서와 사실확인서가 강압이나 유도로 작성되었다는 주장이 어떤 기준으로 받아들여지거나 배척되는지, 그리고 그 진술서의 증거가치와 신빙성이 처분의 당부를 어떻게 좌우하는지를 판례를 통해 정리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진술서가 강압이나 대필로 작성되었다는 주장만으로 처분이 취소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러한 사정은 이를 주장하는 측이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하고, 조사 경위가 통상적인 절차대로 진행되었다면 법원은 막연한 강압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진술서가 대가 약속이나 유도로 만들어졌거나 처분 뒤에 급조되어 앞선 진술과 어긋나는 등 작성 경위 자체에 문제가 드러나면, 법원은 그 진술서의 증거가치를 낮게 보아 그에 기댄 주장을 배척하기도 합니다. 진술서는 그 내용뿐 아니라 어떻게 작성되었는지가 신빙성을 좌우합니다.

부엌 식탁에서 통지서를 앞에 두고 고민하는 학부모

1. 학교폭력 사안조사에서 진술서와 사실확인서가 갖는 지위

가. 사실확인서와 진술서란 무엇인가

학교폭력 사안조사에서 사실확인서란 학생이 자신이 겪거나 목격한 일을 직접 적어 제출하는 서면을 말하고, 진술서 역시 사건 경위에 관한 본인의 진술을 기재한 서면을 가리킵니다. 두 이름은 실무에서 거의 같은 뜻으로 쓰이며, 가해학생으로 지목된 학생, 피해를 신고한 학생, 그리고 이를 지켜본 목격 학생이 각각 작성합니다. 이 서면들은 뒤에서 열리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교폭력 사안을 심의하여 조치를 의결하는 교육지원청 소속 위원회)의 판단 자료가 되고, 처분의 근거가 되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에 핵심적인 기초가 됩니다.

증거가치란 어떤 자료가 사실을 인정하는 근거로서 얼마나 무게를 갖는지를 말하고, 신빙성이란 그 진술을 믿을 수 있는 정도를 말합니다. 진술서를 둘러싼 다툼은 결국 그 진술서가 사실을 인정할 만큼 믿을 수 있는지, 즉 증거가치와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의 문제로 귀착됩니다.

나. 사안조사와 진술 수집의 근거

학교의 장은 학교폭력 사태를 인지하면 지체 없이 전담기구나 소속 교원으로 하여금 가해와 피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2026. 6. 2. 시행 기준) 제14조는 학교에 학교폭력 문제를 담당하는 전담기구를 두도록 하고, 그 전담기구가 사안을 조사하여 그 결과를 심의위원회에 보고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사실확인서와 진술서는 바로 이 사안조사 과정에서 수집됩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4조(전문상담교사 배치 및 전담기구 구성)
③ 학교의 장은 교감, 전문상담교사, 보건교사 및 책임교사(학교폭력문제를 담당하는 교사를 말한다), 학부모 등으로 학교폭력문제를 담당하는 전담기구(이하 "전담기구"라 한다)를 구성한다. 이 경우 학부모는 전담기구 구성원의 3분의 1 이상이어야 한다.④ 학교의 장은 학교폭력 사태를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전담기구 또는 소속 교원으로 하여금 가해 및 피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고, 전담기구로 하여금 제13조의2에 따른 학교의 장의 자체해결 부의 여부를 심의하도록 한다.⑤ 전담기구는 학교폭력에 대한 실태조사(이하 "실태조사"라 한다)와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을 구성ㆍ실시하며, 학교의 장 및 심의위원회의 요구가 있는 때에는 학교폭력에 관련된 조사결과 등 활동결과를 보고하여야 한다.

이 조문은 조사의 주체와 절차의 큰 틀만 정하고 있을 뿐, 진술서를 어떤 형식으로 받아야 하는지, 보호자를 반드시 참석시켜야 하는지, 녹음을 해야 하는지와 같은 세부 절차는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 점은 뒤에서 보듯 진술서 작성 방식을 두고 다툴 때 법원이 판단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다. 진술이 핵심 증거가 되는 이유

학교폭력은 교실이나 복도, 하교 후의 골목처럼 폐쇄회로 화면이나 제3의 기록이 남지 않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사건의 존부와 태양은 당사자와 목격 학생의 진술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진술서가 사실인정의 중심에 놓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 동시에 그 진술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둘러싼 다툼이 자주 벌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2. 진술의 신빙성과 증명책임을 판단하는 기준

가. 처분사유의 증명책임과 증명의 정도

학교폭력 조치처분을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그 처분의 근거가 된 사실, 즉 학교폭력이 있었다는 점은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처분청이 증명하여야 합니다. 증명책임이란 어떤 사실이 끝내 분명하지 않을 때 그로 인한 불이익을 누가 지는지를 정하는 문제를 말합니다. 다만 그 증명의 정도는 한 치의 의심도 없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라, 여러 증거를 종합하여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이면 충분하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 고도의 개연성이란 반대사실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못하더라도 통상인이라면 그 사실을 인정하는 데 의심을 품지 않을 정도를 말합니다. 이 기준에 따라 진술서를 비롯한 여러 자료를 종합하여 학교폭력의 존부가 판단됩니다.

나.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는 요소

법원은 사람의 진술을 근거로 사실을 인정할 때, 그 진술이 주요 부분에서 일관되는지, 내용이 구체적인지, 경험칙에 비추어 자연스러운지, 허위로 진술할 만한 동기가 있는지를 종합하여 신빙성을 판단합니다. 대법원은 성폭력 형사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고, 이 기준은 학교폭력 사안에서 학생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때에도 그대로 원용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증인의 진술 신빙성에 관하여 "증인의 진술이 그 주요 부분에 있어서는 일관성이 있는 경우에는, 그 밖의 사소한 사항에 관한 진술에 다소 일관성이 없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그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부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도10728 판결

증인의 진술이 그 주요 부분에 있어서는 일관성이 있는 경우에는, 그 밖의 사소한 사항에 관한 진술에 다소 일관성이 없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그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부정할 것은 아니다

이 법리는 진술의 지엽적인 불일치를 이유로 진술 전체를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입니다. 학교폭력 사안에서도 피해 부위나 시각 같은 세부에서 기억이 다소 어긋난다는 사정만으로는 진술의 신빙성이 곧바로 부정되지 않으며, 반대로 진술의 핵심이 흔들리거나 작성 경위에 문제가 있으면 그때 비로소 신빙성이 무너집니다. 아래에서는 실제 사건들이 이 기준을 어떻게 적용했는지를 두 방향으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3. 강압이나 대필 주장이 배척된 사례

가해학생 측이 자신의 진술서가 강압이나 유도, 대필로 작성되었다고 주장하는 경우,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려면 그러한 사정이 구체적으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다음 사례들은 그 증명이 이루어지지 않아 주장이 배척된 전형적인 예입니다.

오후의 초등학교 교실

가. 스스로에게 유리하게 쓴 진술서와 강압 주장

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같은 학교 학생에 대한 욕설과 폭행에 가담하였다는 이유로 사회봉사 20시간과 학급교체 조치를 받은 사건이 있습니다. 이 학생은 이미 귀가하던 피해학생을 다시 불러내 험담이 담긴 휴대전화 내용을 확인시켜 2차 폭력의 계기를 제공하였고, 마지막 폭행 장소에서 피해학생의 팔과 가슴을 한 대씩 때렸습니다. 이 학생 측은 학교가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세 차례에 걸쳐 진술서를 받았을 뿐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않았고 자치위원회에서도 진술 기회를 제대로 주지 않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이 주장을 배척하였습니다. 이 학생이 세 차례 작성한 사실확인서는 오히려 자신은 말리려고 피해학생의 어깨를 밀쳤을 뿐이라는 자신에게 유리한 방어 취지의 내용이었고, 자치위원회에 출석해서는 네 명 중 피해학생과 가장 친분이 있는데도 말려야 하는 상황에서 그러지 못하고 그런 행동을 한 것이 잘못이라고 진술하였으며 동석한 보호자도 반성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습니다. 강압에 의한 진술서라면 작성자에게 불리한 내용이 담기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이 학생의 진술서는 방어에 부합하는 임의적 내용이었던 것입니다. 법원은 달리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진술서를 받았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보아 절차상 하자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과통지서에 조치 원인과 근거 법조가 기재되어 있고 본인이 사실확인서를 세 차례 제출하고 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밝힌 이상 처분의 근거와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보아 이유제시가 부족하다는 주장도 배척하였습니다.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나. 교사가 다시 쓰게 하고 사과문을 가필한 경우

중학교 1학년 학생이 같은 반 학생에게 등과 팔을 때리고 손톱으로 긁는 신체폭력과 외모 비하 발언 등의 언어폭력을 하였다는 이유로 접촉금지, 학교봉사 10시간, 특별교육 조치를 받은 사건입니다. 이 학생 측은 책임교사가 학생확인서를 다시 쓰게 하고, 피해학생에게 줄 사과문을 대신 작성해 보여주었으며, 이 학생이 쓴 사과문에 피해받은 부분을 인정한다는 취지를 교사가 자필로 덧붙이고, 참고인 확인서에도 시기와 횟수를 교사가 적어 넣는 등 진술이 오염되고 자백이 강요되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실제로 확인서를 다시 작성하게 하고 사과문에 가필한 외형적 사실 자체는 인정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법원은 강압과 유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책임교사가 법정에서 처음 확인서는 피해사실이 여러 건인데 추상적이고 누락이 많아 다시 쓰게 하였고, 학생이 쓰고 싶다고 한 내용을 정리해 사과문으로 보여주자 학생도 좋다고 하여 첨삭하였다고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여 그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았고, 교사가 이 학생과 피해학생의 관계상 허위 자백을 강요할 동기가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참고인 확인서에 시기와 횟수를 적어 넣은 부분도 조사 과정에서 빠진 내용을 다시 물어 보완하는 자연스러운 경위로 보았습니다. 오히려 이 학생이 최초 확인서에서 일부 행위를 스스로 인정한 뒤 나중에 번복한 정황이 처분사유를 인정하는 근거로 작용하였습니다. 여기에 피해학생 진술이 구체적이고 경험칙에 부합하며 허위 진술 동기가 드러나지 않는 점, 진단서와 다른 참고인 확인서, 담임교사의 확인서가 서로 부합하는 점이 더해져 학교폭력이 인정되었습니다.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다. 담임의 부당한 영향과 베껴 쓴 진술서 주장

중학교 2학년 학생이 같은 반 학생을 여럿이 냄새난다고 조롱하고 욕설하며 책상을 일부러 떼어 놓는 등으로 집단 따돌림을 하였다는 이유로 서면사과, 접촉금지, 출석정지 5일, 특별교육 조치를 받은 사건입니다. 이 학생 측은 자신의 사실확인서는 담임교사의 부당한 영향력 아래 사실과 다르게 작성되었고, 같은 반 학생들의 진술서는 서로 베껴 쓴 것이어서 믿을 수 없으며, 담임의 진술도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고 다투었습니다.

법원은 이 학생이 담임의 협박 때문에 거짓 자백을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이 학생이 보호자와 함께 자치위원회 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까지 자신의 행위를 모두 인정하였는데, 보호자가 동석한 자리에서 담임이 무서워 저지르지도 않은 잘못을 시인하였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설령 담임이 신고 전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미숙하거나 세부 사실을 오인한 부분이 있더라도 본인과 피해학생의 진술 등 객관적 증거가 있는 이상 행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피해학생의 진술이 주요 부분에서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허위로 진술할 동기가 보이지 않는데 이 학생의 당초 진술이 그에 부합한다는 점이 사실인정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법원은 무효확인과 취소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라. 그 밖에 강압 주장이 배척된 사례

한 중고등학생이 동급생 여럿과 함께 피해학생의 집 앞으로 찾아가 다투다가 피해학생이 먼저 한 대 때리자 주먹과 무릎으로 여러 차례 때려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혀 전학 조치를 받은 사건에서도, 진술서가 강압으로 작성되었다는 주장은 배척되었습니다. 법원은 신고와 1차 조사, 진술서 작성, 면담기록부 작성으로 이어진 조사 경위에서 위법행위가 있었다고 볼 사정이 없다고 보았고, 오히려 함께 있던 관련 학생들의 진술서를 폭행의 정도를 인정하는 근거로 삼았습니다. 자치위원회 단계의 절차상 하자를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재심 과정에서 의견진술 기회가 보장되면 그 하자는 치유된다는 대법원 법리를 들어 배척하였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같은 반 학생을 반복적으로 피하는 방식으로 따돌렸다는 이유로 접촉금지 처분을 받은 사건에서는, 확인서가 보호자 동석이나 녹음 없이 교사의 대필로 작성되어 증거가치가 없다는 주장이 정면으로 다투어졌으나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은 절차 쟁점에서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4. 진술서나 확인서가 오히려 신빙성을 잃은 사례

앞의 사례들과 달리, 진술서의 작성 경위 자체에 문제가 드러나 법원이 그 증거가치를 낮게 본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주로 피해를 신고한 측이 제출한 진술서나 확인서가 유도로 만들어졌거나 처분 뒤에 급조된 경우에 나타납니다.

가. 대가를 약속하고 불러준 확인서

한 학생 측이 상대 학생의 학교폭력을 신고하였으나 그 상대 학생에 대하여 조치없음 결정이 내려지자, 그 결정의 취소를 구한 사건이 있습니다. 신고한 학생은 자신에게 유리한 확인서를 확보하기 위하여 다른 학생에게 확인서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불러주었고, 녹음에는 그 대가로 음료를 사주겠다고 약속한 정황까지 담겨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처럼 신고한 학생이 다른 학생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진술서 작성을 요구하고 그 대가까지 약속한 점을 근거로, 그 확인서는 신뢰하기 어렵다고 배척하였습니다. 신고한 학생 측이 제출한 다른 확인서들도 학교가 수집한 목격 학생 확인서와 상반되거나 전담기구 조사에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인 데다 위와 같은 유도와 대가 약속 정황이 더해져 신빙성에 상당한 의심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오히려 목격 학생들의 확인서는 신고한 학생이 상대 학생에게 금전을 요구하였다는 취지로 일치하였습니다. 결국 신고 내용을 인정할 객관적 증거가 없다고 보아 조치없음 결정을 유지하였고, 항소는 기각되었습니다. 진술서는 그 내용이 아무리 유리하더라도 작성 경위가 오염되면 증거가치를 잃는다는 점을 보여 주는 사례입니다.

나. 처분 뒤에 만들어지고 유도로 번복된 진술

자녀가 놀림과 따돌림을 당했다고 신고한 보호자가 가해로 지목된 학생들에 대한 조치없음 결정의 취소를 구한 사건입니다. 신고 측이 근거로 든 목격 학생의 확인서는 놀린 학생의 이름과 학년, 시기를 특정하지 못하여 증거가치가 낮다고 평가되었습니다. 처분이 내려진 뒤에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로부터 새로 받아 제출한 진술서는 앞선 확인서에서 특정하지 못하던 가해자와 시기를 갑자기 특정하면서 신고 측 주장에만 부합하는 내용이어서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보호자와 목격 학생 사이의 통화 녹취록에서, 목격 학생이 처음에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목격하였다고 하여 시기가 맞지 않게 되자 보호자가 4학년이었다고 연도와 학년을 불러주며 진술을 정정하도록 유도한 정황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유도가 있었던 진술은 증거가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국 유일한 목격 진술이 모두 배척되면서 학교폭력 사실 자체가 증명되지 않았고, 조치없음 결정을 유지한 제1심 판단이 그대로 유지되어 항소가 기각되었습니다.

다. 두 방향이 말해 주는 것

세 번째 항목의 사례들과 네 번째 항목의 사례들을 함께 보면, 법원이 진술서를 대하는 태도가 분명해집니다. 진술서를 다시 쓰게 하거나 교사가 일부를 정리해 준 외형만으로는 강압이나 유도가 인정되지 않고, 이를 주장하는 측이 회유의 구체적 정황이나 번복의 부자연스러움을 증명해야 합니다. 반면 대가 약속, 처분 뒤의 급조, 시기를 불러주는 유도처럼 작성 경위 자체의 오염이 증명되면 법원은 그 진술서의 증거가치를 낮게 봅니다. 진술서 다툼의 승패는 진술의 내용이 아니라 그 진술이 만들어진 경위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드러내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5. 진술서 작성과 조사 과정에서 자주 다투는 절차 쟁점

진술서 자체의 신빙성과 별개로, 조사와 진술 수집의 절차가 잘못되었다는 주장도 자주 제기됩니다. 아래는 실제 사건에서 다루어진 대표적인 쟁점들입니다.

가. 보호자 동석과 녹음은 필수인가

학교폭력 사안조사가 보호자 동석이나 녹음 없이 이루어졌다는 이유로 확인서의 증거가치를 다투는 경우가 있습니다. 앞서 든 초등학교 1학년 따돌림 사건에서 법원은, 학교폭력예방법이 조사의 주체와 큰 틀만 정하고 조사 절차에 관한 별도의 규율을 두지 않았음을 근거로, 조사 절차가 불합리하다고 인정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호자 동석이나 녹음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는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사안조사는 교육활동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수사 절차와 같은 엄격한 형식을 요구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나. 저학년 학생의 대필은 어디까지 허용되는가

어린 학생은 자신이 겪은 일을 스스로 글로 옮기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교사가 진술을 듣고 대신 적어 주는 일이 있습니다. 법원은 학생이 어려 스스로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때에는 교사의 대필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다고 하면서, 다만 그 작성 방식이 적법성을 좌우한다고 보았습니다. 앞의 초등학교 1학년 사건에서는 학생이 체험한 내용을 직접 기재하되 스스로 적기 어려운 부분에 한하여 교사가 진술을 들은 뒤 대필하고, 그 내용을 모두 읽어 준 다음 학생이 서명하게 하였으며, 복사본이 부모에게 전달되었는데도 심의위원회가 열릴 때까지 수개월간 이의가 없었던 점을 들어 확인서가 적법하게 작성되었다고 보았습니다. 대필이라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진술을 충실히 옮겼는지, 낭독과 확인을 거쳤는지, 사후에 이의를 제기할 기회가 있었는지가 판단 기준이 됩니다.

다. 이유제시와 회의록 기재의 정도

처분서에 처분의 근거와 이유가 자세히 적혀 있지 않다는 이유로 이유제시가 부족하다고 다투는 경우도 있습니다. 행정절차법은 처분을 할 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행정절차법 제23조(처분의 이유 제시)
① 행정청은 처분을 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여야 한다.1. 신청 내용을 모두 그대로 인정하는 처분인 경우2. 단순ㆍ반복적인 처분 또는 경미한 처분으로서 당사자가 그 이유를 명백히 알 수 있는 경우3. 긴급히 처분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

다만 판례는 처분서에 근거와 이유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처분 내용과 관계 법령, 처분에 이른 전체 과정을 종합하여 당사자가 그 근거와 이유를 충분히 알아 불복하는 데 지장이 없었다고 인정되면 위법하지 않다고 봅니다. 앞의 여러 사건에서 학생과 보호자가 사실확인서를 제출하고 심의 과정에 참여하여 어떤 행위가 문제되는지 알고 있었던 사정이 이유제시의 흠결을 부정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회의록도 발언을 그대로 녹취할 필요는 없고 요지를 정리한 것으로 족하며, 자신의 기억과 다소 다르다는 사정만으로 절차상 위법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라. 목격 학생 조사 결과의 사전 비공개

조사 결과가 심의 전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절차상 하자를 주장하기도 합니다. 앞서 든 조치없음 취소 사건에서 법원은, 조사와 심의가 끝나기 전에 목격 학생 조사 여부나 결과가 공개되면 분쟁 당사자 사이에 논란이 생길 우려가 있는 사항에 해당하여 이를 신고 측에 미리 알리지 않은 것을 위법하다고 볼 수 없고, 그 조사 결과가 심의위원회의 심의 자료에 포함되어 판단의 기초로 쓰인 이상 사전에 공개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6. 진술 다툼의 실무 대응

서재에서 자료를 검토하는 모습

가. 초기 진술의 무게와 번복의 불리함

여러 사건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점은, 사건 발생 직후에 작성된 진술이 뒤에 이루어진 번복보다 무겁게 평가된다는 것입니다. 한 사건에서는 학생이 사실확인서에 자신이 피해학생을 때렸다고 스스로 적었다가 심의위원회에서 실수로 잘못 기재하였다며 번복하였으나, 법원은 사실확인서에 폭행의 경위와 정도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고 번복 시점보다 확인서 작성 시점이 사건 발생에 더 가깝다는 이유로 확인서의 신빙성을 함부로 부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조사 초기에 무엇을 어떻게 진술하는지가 이후의 다툼을 크게 좌우하므로, 초기 대응 단계에서부터 신중해야 합니다.

나. 강압이나 유도를 입증하는 방법

강압이나 유도를 주장하려면 막연한 진술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구체적 자료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앞의 조치없음 사건들에서 유도가 인정된 결정적 자료는 대가 약속과 진술 정정 과정이 그대로 담긴 녹취록이었습니다. 반면 강압 주장이 배척된 사건들에서는 그러한 객관적 자료 없이 분위기가 강압적이었다는 취지의 주장에 그쳤습니다. 조사 과정의 정황을 남길 수 있는 자료, 진술이 부자연스럽게 번복된 경위, 확인서 문구가 학생의 연령이나 표현 능력과 어긋나는 부분 등을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실무상 관건입니다.

다. 불복 절차와 시기

학교폭력 조치처분에 불복하려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행정심판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부터 180일 안에 청구하여야 하고, 행정소송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부터 1년 안에 제기하여야 하는 기간 제한이 있습니다. 진술서의 증거가치를 다투려는 경우에도 이 기간을 넘기지 않도록 관리하여야 합니다. 조사 단계와 심의 단계에서 남긴 진술과 자료가 이후 불복 절차에서 그대로 판단 자료가 되므로, 처분을 받은 뒤가 아니라 조사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대응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라. 진술 신빙성 관련 판결의 결과 분포

전국 법원의 학교폭력 행정판결 가운데 진술이나 사실확인서의 신빙성이 언급된 사건 일부를 표본으로 그 결론을 분류해 보면, 처분이 유지된 기각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소송요건을 갖추지 못한 각하가 그 뒤를 잇습니다. 처분이 취소된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납니다. 이는 진술서의 강압이나 신빙성을 다투어 처분을 뒤집기가 쉽지 않다는 앞의 서술과 부합합니다.

진술 신빙성 관련 학교폭력 행정판결의 결과 분포

아래 표는 본 글에서 살펴본 사례들을 진술서를 둘러싼 다툼의 방향에 따라 정리한 것입니다.

다툼의 방향법원의 판단
강압이나 대필로 작성되었다는 주장구체적 증명이 없으면 배척되고, 스스로 유리하게 쓴 진술이나 보호자 동석 자백은 강압으로 보지 않음
교사가 다시 쓰게 하거나 가필한 외형조사자 진술의 구체성과 허위 강요 동기의 부존재가 인정되면 강압으로 보지 않음
대가 약속이나 유도로 만들어진 진술작성 경위가 오염되면 그 증거가치를 낮게 보아 그에 기댄 주장을 배척
처분 뒤 급조되어 번복된 진술앞선 진술과 어긋나고 일방 주장에만 부합하면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음

7. 자주 묻는 질문

Q. 조사 과정에서 교사가 불러주는 대로 진술서를 받아 적게 했다면 그 진술서는 증거가 될 수 없나요?
불러주는 대로 받아 적게 하였다는 사정이 구체적으로 증명되어야 진술서의 증거가치가 부정됩니다. 교사가 추상적인 부분을 다시 정리하게 하거나 빠진 내용을 물어 보완한 정도로는 강압이나 유도로 보지 않는 것이 판례의 태도이므로, 회유의 정황이나 진술이 부자연스럽게 번복된 경위 등 구체적 자료를 함께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어린 자녀의 확인서를 교사가 대신 적었습니다. 이것만으로 처분을 다툴 수 있나요?
대필 자체는 위법이 아니라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 학생이 스스로 적기 어려운 경우 교사의 대필이 인정되며, 진술을 충실히 옮겼는지, 내용을 읽어 주고 서명을 받았는지, 사후에 이의를 제기할 기회가 있었는지가 판단 기준이 됩니다. 대필이라는 사실보다 그 작성 경위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Q. 처음 확인서에 잘못 적었다가 나중에 바로잡으면 번복한 내용이 인정되나요?
사건 발생에 더 가까운 시점에 작성된 초기 진술이 뒤의 번복보다 무겁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초기 확인서에 경위와 정도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으면 이후의 번복만으로는 그 신빙성이 쉽게 부정되지 않으므로, 조사 초기 단계에서부터 신중하게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Q. 상대방이 다른 학생에게 유리한 확인서를 써 달라고 부탁해 만든 서류도 증거가 되나요?
확인서 내용을 불러주거나 대가를 약속하는 등 작성 경위가 오염된 정황이 드러나면 법원은 그 확인서의 증거가치를 낮게 봅니다. 이러한 정황을 남긴 녹취나 문자 등 객관적 자료가 있으면 상대방 진술서의 신빙성을 다투는 유력한 근거가 됩니다.

8. 정리

학교폭력 사안에서 진술서와 사실확인서는 사실인정의 핵심 증거가 되지만, 그 진술서가 강압이나 대필로 작성되었다는 주장만으로 처분이 취소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러한 사정은 이를 주장하는 측이 구체적으로 증명하여야 하고, 조사 경위가 통상적으로 진행되었거나 진술 내용이 작성자에게 유리한 방어 취지라면 법원은 강압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대가 약속이나 유도, 처분 뒤의 급조처럼 작성 경위 자체의 오염이 드러나면 법원은 그 진술서의 증거가치를 낮게 보아 그에 기댄 주장을 배척합니다. 진술서 다툼의 성패는 진술의 내용이 아니라 그 진술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드러내는지에 달려 있으므로, 조사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진술과 자료를 신중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 글은 학교폭력 사안에서 진술서의 증거가치와 절차상 쟁점에 관한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사건의 대응은 사실관계와 증거를 검토한 뒤 결정하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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