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가해학생의 장애나 판단력 부족이 학교폭력 성립을 좌우하는지

2026.01.13조회 804
가해학생의 장애나 판단력 부족이 학교폭력 성립을 좌우하는지

자녀가 뇌전증이나 발달장애, 지적장애 등으로 판단력이나 사회적 대처능력이 떨어지는데, 그 상태에서 한 행동이 학교폭력 가해로 지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모로서는 아이가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한 일인데도 학교폭력이 되는지 의문이 듭니다. 본 글은 가해로 지목된 학생 자신의 장애나 판단력 부족이 학교폭력의 성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러한 사정이 어느 단계에서 고려되는지를 실제 판결과 현행 법령을 근거로 정리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해학생에게 장애나 판단력 부족이 있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학교폭력이 성립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는 그 행위가 객관적으로 다른 학생에게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수반하는지로 판단하고, 가해학생의 심신상태는 성립 여부가 아니라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를 정하는 단계에서 고려됩니다. 다만 행위 자체가 정신적 피해를 줄 만한 것이 아니라면, 심신상태와 무관하게 처음부터 학교폭력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학교폭력 조치 서류를 살펴보는 학부모

1. 학교폭력 해당성을 판단하는 기준

가. 학교폭력의 정의와 성립 판단의 기준

어떤 행위가 학교폭력이 되는지는 법이 정한 정의에서 출발합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2026. 6. 2. 시행 기준, 이하 '학교폭력예방법'이라 합니다) 제2조 제1호는 학교폭력을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협박, 명예훼손·모욕, 따돌림, 사이버폭력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로 정의합니다. 법원은 여기서 열거된 유형에 한정되지 않고, 그와 유사하거나 동질의 행위로서 학생에게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고 피해학생의 보호와 가해학생의 선도·교육이 필요하다고 평가할 만한 행위를 모두 포함한다고 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학교폭력의 판단 기준이 형사 범죄의 성립과 다르다는 점입니다. 형사에서 상해나 폭행이 성립하려면 실행에 착수하고 실제 피해가 발생하여야 하지만, 학교폭력은 그러한 형법상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와 달리 판단됩니다. 학생에게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인지, 그리고 피해학생을 보호하고 가해학생을 선도할 필요가 있는지를 기준으로 봅니다. 즉 학교폭력의 성립은 행위가 객관적으로 그러한 피해를 수반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
1. "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ㆍ유인, 명예훼손ㆍ모욕, 공갈, 강요ㆍ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폭력 등에 의하여 신체ㆍ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나. 성립과 조치는 다른 단계입니다

학교폭력 사건은 두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그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 곧 성립(해당성)의 단계입니다. 둘째는 학교폭력이 성립한다고 할 때 가해학생에게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 곧 양정의 단계입니다. 가해학생의 장애나 판단력 부족은 이 두 단계 중 어디에서 고려되는지가 이 유형의 핵심입니다.

법원은 가해학생의 심신상태를 성립의 단계가 아니라 조치를 정하는 양정의 단계에서 고려합니다. 행위가 객관적으로 학교폭력에 해당하면 성립은 인정되고, 그 학생의 판단력이나 대처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정은 어떤 조치가 그 학생의 선도에 적절한지를 정할 때 반영됩니다. 아래에서는 이 원칙을 확인한 사례와, 그럼에도 행위 자체가 요건을 갖추지 못해 학교폭력이 부정된 사례를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2. 가해학생의 심신상태는 성립을 좌우하지 않습니다

가. 판단력·대처능력이 떨어져도 성립은 인정된다

가해학생의 심신상태가 성립을 좌우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정면으로 보여 준 사례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경 뇌전증이 발현되어 말과 행동이 느려지고 기억력이 저하되는 등의 증상으로 판단력과 사회적 대처능력이 떨어지는 고등학생이 있었습니다. 이 학생은 이전에 피해학생에 대한 접촉금지 조치를 받은 상태에서 다시 피해학생에게 다가가 말을 걸려 하였고, 이 행위가 학교폭력으로 인정되어 학교봉사 등의 조치를 받았습니다. 학생은 선택수업 교실을 몰라 도움을 구하려 다가간 것일 뿐 위협하려는 의도가 없었고, 인지기능과 기억력에 문제가 있는 자신의 상황에 비추어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법원은 무언가를 물어보려 다가가 말을 건 것 자체만으로는 학교폭력으로 보기 어렵다고 하면서도, 이미 접촉금지 조치를 받은 상태에서 불가피한 사유 없이 피해학생에게 다가가 말을 걸려 한 행위는 그 자체로 피해학생에게 두려움 등 정신적 피해를 줄 수 있는 행위여서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학생이 판단력이나 사회적 대처능력이 떨어져 그 행위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으로 그 행위가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고, 학교폭력에 해당하는 이상 그 학생의 선도를 위하여 어떤 조치를 할 것인가가 문제될 뿐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심신상태가 행위의 배경이 되었더라도 성립 여부 자체는 행위의 객관적 성질로 판단한다는 것입니다.

나. 판단력 부족이나 정신과 진료 사정이 배척된 경우

판단력이 부족하다는 사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례도 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자폐성 장애가 있는 피해학생을 여러 학생과 함께 지속적으로 괴롭혀 전학 조치를 받은 사건에서, 이 학생은 자신이 지능과 판단력이 또래보다 부족하다는 진단을 받고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으며 상황을 잘 모르고 한 행위여서 조치가 과중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법원은 학생의 연령과 괴롭힘이 지속된 기간, 심의위원회가 열리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그 학생의 상태가 자신의 행동에 대한 판단력을 갖추지 못한 정도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판단은 심신상태를 이유로 성립을 부정하려면 그 상태가 실제로 자신의 행동을 판단할 능력을 갖추지 못한 정도에 이르러야 함을 보여 줍니다. 판단력이 또래보다 다소 부족하다거나 진료를 받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그러한 사정은 성립을 부정하기보다 조치의 정도를 정하는 단계에서 고려되는 데 그칩니다.

다. 중증 지적장애 학생의 행위도 객관적으로 판단된다

중증 지적장애가 있는 학생의 경우에도 성립은 행위의 객관적 성질로 판단됩니다. 중학교 1학년 학생이 상대 학생과 서로 갈등하는 과정에서 욕설과 유형력을 행사하여 조치를 받은 사건에서, 이 학생은 자신이 중증 지적장애인이고 오히려 상대로부터 일방적으로 폭행과 모욕을 당한 피해자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보호자 특별교육 부분을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법원은 그 학생이 더 큰 피해를 입었다는 사정만으로 자신이 한 행동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할 수는 없고, 그 행위는 학교폭력에 포섭되는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심의위원회와 교육청이 그 학생에게 장애가 있는 점을 조치를 정할 때 고려하였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이처럼 가해학생의 장애는 조치를 정하는 단계에서 고려되고, 법원은 그 조치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는지를 사실오인과 비례·평등 원칙 위배 등의 관점에서 심사합니다. 대법원은 재량행위에 대한 사법심사의 방식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재량행위에 대한 사법심사에 관하여 "행정청의 재량에 기한 공익판단의 여지를 감안하여 법원은 독자의 결론을 도출함이 없이 당해 행위에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는지 여부만을 심사하게 되고, 이러한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에 대한 심사는 사실오인, 비례·평등의 원칙 위배, 당해 행위의 목적 위반이나 동기의 부정 유무 등을 판단 대상으로 한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 2018. 10. 4. 선고 2014두37702 판결

행정청의 재량에 기한 공익판단의 여지를 감안하여 법원은 독자의 결론을 도출함이 없이 당해 행위에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는지 여부만을 심사하게 되고, 이러한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에 대한 심사는 사실오인, 비례·평등의 원칙 위배, 당해 행위의 목적 위반이나 동기의 부정 유무 등을 판단 대상으로 한다

가해학생의 장애나 판단력은 이 심사에서 조치가 지나치게 무거운지를 따지는 자료가 되고,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를 좌우하는 자료가 되지는 않습니다.

진단서·특수교육 자료 검토

3. 심신상태는 조치의 종류와 정도에서 고려됩니다

가. 연령의 미숙함이 조치에 반영된 경우

가해학생의 판단력이나 미숙함은 성립이 아니라 조치의 단계에서 고려됩니다.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이 놀이기구에서 4학년 피해학생을 폭행하여 서면사과 등의 조치를 받은 사건에서, 학생 측은 아직 판단력과 의사소통능력이 미숙한 저학년이므로 처벌보다 선도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법원은 심의위원회가 그 학생이 초등학교 저학년의 미성숙한 학생임을 감안하여 학교폭력의 심각성과 고의성을 낮음으로 평가하였고 그에 따라 정한 조치의 내용이 부당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례는 심신상태나 미성숙함이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잘 보여 줍니다. 그러한 사정은 행위가 학교폭력인지를 부정하는 데 쓰이는 것이 아니라, 학교폭력이 성립함을 전제로 심각성과 고의성의 평가를 낮추고 선도를 우선하는 방향으로 조치의 정도에 반영됩니다.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의 종류는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1항에 아홉 가지로 정해져 있고, 그 가운데 어느 조치를 할 것인지를 정할 때 심신상태가 고려됩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7조(가해학생에 대한 조치)
① 심의위원회는 피해학생의 보호와 가해학생의 선도ㆍ교육을 위하여 가해학생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조치(수 개의 조치를 동시에 부과하는 경우를 포함한다)를 할 것을 교육장에게 요청하여야 하며, 각 조치별 적용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다만, 퇴학처분은 의무교육과정에 있는 가해학생에 대하여는 적용하지 아니한다.1.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2. 피해학생 및 신고ㆍ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정보통신망을 이용한 행위를 포함한다)의 금지3. 학교에서의 봉사4. 사회봉사5. 학내외 전문가, 교육감이 정한 기관에 의한 특별 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6. 출석정지7. 학급교체8. 전학9. 퇴학처분
학교폭력 행정소송의 결과 분포

4. 다만 행위 자체가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학교폭력이 아닙니다

가. 정신적 피해가 인정되지 않아 취소된 경우

심신상태가 성립을 좌우하지 않는다는 것은, 뒤집어 보면 성립 여부가 행위의 객관적 성질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행위 자체가 정신적 피해를 줄 만한 것이 아니라면 학교폭력은 처음부터 성립하지 않습니다. 중학교 1학년 학생이 상대 학생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욕설과 폭행, 갈취를 당하다가 그 괴롭힘을 멈추게 하려는 목적에서 상대에게 다소 강한 표현을 한 사건에서, 법원은 서면사과 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

법원은 학교폭력 조치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에서 그 학생이 학교폭력을 행사하였다는 사실은 처분청이 구체적으로 증명하여야 한다고 전제한 뒤, 상대 학생이 그 행위 이후에도 폭행을 멈추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상대가 불쾌감을 느끼거나 화가 났을 수는 있어도 심리적 압박이나 두려움을 느꼈다고 보이지 않고, 설령 느꼈더라도 일시적인 것으로 보일 뿐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그 학생이 괴롭힘을 멈추게 하려는 방어 목적에서 한 행위이고 중학교 1학년의 미성숙한 학생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방어의사에 기초한 방어행위의 범위를 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여,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처분이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이 판결은 성립 판단이 심신상태가 아니라 행위의 객관적 성질에 달려 있음을 반대 방향에서 보여 줍니다. 상대에게 실제로 정신적 피해를 줄 만한 행위가 아니면, 그 행위는 학교폭력이 아니어서 조치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나. 학교폭력 해당성은 형사 범죄 성립과 다르게 판단된다

반대로 실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객관적으로 정신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이면 학교폭력이 성립합니다.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감정이 상해 교실에 있던 송곳을 주머니에 넣고 다른 학년 피해학생의 교실 쪽으로 가면서 다른 학생에게 그 피해학생을 해치겠다는 취지로 말하였다가 교사의 제지로 실제 폭력에는 이르지 못한 사건에서, 법원은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법원은 학교폭력의 판단 기준은 형법상 상해나 폭행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와 달리 판단되고, 실행에 착수하였는지나 실제로 피해가 발생하였는지에 따라 결정할 것이 아니라 피해학생을 보호하고 가해학생을 선도할 필요가 있는지를 살펴 결정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송곳을 들고 해치겠다는 의도를 겉으로 드러낸 행동만으로도 상대방에게 상당한 공포심과 불안감을 주므로 정신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앞의 취소 사례와 이 사례를 함께 보면, 학교폭력의 성립은 결국 그 행위가 객관적으로 정신적 피해를 수반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정신적 피해를 줄 만한 행위이면 실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어도 성립하고, 정신적 피해를 줄 만한 행위가 아니면 성립하지 않습니다. 가해학생의 심신상태는 이 판단을 바꾸지 못합니다.

5. 접촉금지 조치를 받은 뒤 다시 다가간 행위

가. 접촉금지 위반 재접근의 해당성

앞서 본 뇌전증 학생 사건에서 보듯이, 이미 접촉금지 조치를 받은 학생이 다시 피해학생에게 다가가는 행위는 별도의 학교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선행 학교폭력이 흉기를 이용한 것이어서 피해학생에게 정신적 충격과 공포감을 주었던 사건에서, 접촉금지 조치를 받은 학생이 피해학생의 반 앞 복도를 지나가고 피해학생 옆 소변기를 이용하는 등의 행위를 하였습니다. 법원은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법원은 학교 배치도와 여러 확인서에 비추어 그 학생이 의도적으로 접촉금지 조치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그러한 의도적 행위는 선행 폭력으로 인한 피해학생의 심리적·정신적 고통을 더욱 가중시키는 것이어서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접촉금지 조치는 피해학생을 가해학생으로부터 분리하여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조치를 받은 학생이 불가피한 사유 없이 다시 피해학생에게 다가가면 그 접근 자체가 피해학생에게 두려움을 주는 행위가 됩니다. 교제하던 상대에 대한 접촉금지 조치를 받고도 번호를 바꾸어 연락하고 다시 접근하여 폭행에 이른 사건에서도 법원은 그 행위를 학교폭력으로 보아 전학 조치를 유지하였습니다.

나. 선행 조치 후 재가해와 조치의 가중

선행 조치를 받은 뒤 다시 가해행위를 하면 그 사정은 조치를 무겁게 하는 근거가 됩니다. 이미 피해학생에 대한 접촉금지와 출석정지 조치를 받은 학생이 다른 학생을 부추겨 피해학생을 조롱하고 비하하게 한 사건에서, 법원은 직접 행위하지 않고 다른 학생을 시켜 정신적 피해를 준 것도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보아 조치를 유지하였습니다. 법원은 그 학생이 이미 가해학생 조치를 받았음에도 다시 가해행위를 한 점을 들어 더 낮은 조치만으로는 재발 방지와 선도에 충분하지 않다고 보아 한 단계 높은 조치를 택한 것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법원 청사

6. 심의 단계의 대응

가해학생에게 장애나 판단력 부족이 있는 경우, 그 사정을 어느 단계에서 어떻게 주장할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심신상태를 이유로 학교폭력 성립 자체를 부정하려면, 그 상태가 자신의 행동을 판단할 능력을 갖추지 못한 정도에 이르렀음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진료를 받고 있다거나 또래보다 판단력이 부족하다는 정도로는 성립이 부정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심신상태는 조치의 종류와 정도를 정하는 단계에서 심각성과 고의성을 낮추고 선도를 우선하는 방향으로 반영되므로, 진단서와 치료 이력, 특수교육 관련 자료를 심의 전에 제출하여 조치의 양정에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 실질적인 방법입니다.

한편 성립 자체를 다투는 것이 유리한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된 행위가 상대에게 정신적 피해를 줄 만한 것이 아니거나 방어 목적의 대응에 그치는 경우에는, 심신상태가 아니라 행위의 객관적 성질을 근거로 학교폭력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다투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이때 학교폭력 사실은 처분청이 증명하여야 하므로, 상대가 실제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치가 내려진 뒤에는 성립을 다투는 부분과 조치가 지나치게 무거운지를 다투는 부분을 나누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7. 자주 묻는 질문

Q. 아이가 발달장애나 뇌전증이 있어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한 행동인데도 학교폭력이 되나요?
가해학생에게 장애나 판단력 부족이 있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학교폭력이 성립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행위가 학교폭력인지는 그 행위가 객관적으로 다른 학생에게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수반하는지로 판단하고, 심신상태는 성립이 아니라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를 정하는 단계에서 고려됩니다.
Q. 심신상태를 이유로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다툴 수는 없나요?
심신상태를 이유로 성립을 부정하려면 그 상태가 자신의 행동을 판단할 능력을 갖추지 못한 정도에 이르러야 하는데, 실무상 이는 쉽게 인정되지 않습니다. 진료를 받고 있다거나 판단력이 또래보다 부족하다는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다만 문제된 행위가 상대에게 정신적 피해를 줄 만한 것이 아니라면 심신상태와 무관하게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다툴 수 있습니다.
Q. 장애가 있는 사정은 어디에서 어떻게 반영되나요?
장애나 미성숙함은 조치의 종류와 정도를 정하는 양정 단계에서 반영됩니다. 학교폭력의 심각성과 고의성을 낮게 평가하고 선도를 우선하는 방향으로 고려되므로, 진단서와 치료 이력, 특수교육 관련 자료를 심의 전에 제출하여 조치의 양정에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Q. 접촉금지 조치를 받은 뒤 우연히 마주치거나 지나간 것도 학교폭력이 되나요?
불가피하거나 우연한 접촉은 접촉금지 위반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의도적으로 피해학생에게 다가가거나 옆에 접근하는 행위는, 이미 접촉금지 조치를 받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면 그 자체로 피해학생에게 두려움 등 정신적 피해를 주는 행위여서 별도의 학교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8. 정리

가해로 지목된 학생에게 뇌전증이나 발달장애, 지적장애 등으로 판단력이나 대처능력이 떨어지는 사정이 있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학교폭력이 성립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는 그 행위가 객관적으로 다른 학생에게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수반하는지로 판단하고, 학교폭력의 판단 기준은 형사 범죄의 성립과 달라 실제 피해가 발생하였는지에 좌우되지 않습니다. 가해학생의 심신상태는 성립 여부가 아니라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를 정하는 양정 단계에서, 심각성과 고의성을 낮추고 선도를 우선하는 방향으로 고려됩니다.

다만 성립 여부가 행위의 객관적 성질에 달려 있다는 것은, 뒤집어 보면 행위 자체가 정신적 피해를 줄 만한 것이 아니면 심신상태와 무관하게 처음부터 학교폭력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상대에게 실제로 정신적 피해를 줄 만한 행위가 아니거나 방어 목적의 대응에 그치는 경우에는 학교폭력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자녀에게 장애나 판단력 부족이 있는 경우에는, 성립을 다투는 것이 유리한지 아니면 조치의 정도를 다투는 것이 유리한지를 구분하여, 성립 단계에서는 행위의 객관적 성질을, 양정 단계에서는 심신상태를 각각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본 글은 학교폭력 해당성과 가해학생의 심신상태에 관한 일반적인 법리와 실제 판결을 정리한 것으로, 개별 사건의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변호사의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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