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오래 괴롭힘을 당한 경위나 심신미약을 이유로 학교폭력 조치가 감경될 수 있는지

2026.03.17조회 773
오래 괴롭힘을 당한 경위나 심신미약을 이유로 학교폭력 조치가 감경될 수 있는지

자녀가 학교폭력 가해학생으로 조치를 받았는데, 그 행위가 오래 놀림이나 괴롭힘을 당한 끝에 쌓인 스트레스나 심신이 약해진 상태에서 벌어진 것이라면 그 사정을 참작해 조치를 가볍게 해 줄 수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본 글은 가해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가해학생의 심신상태가 학교폭력 조치의 양정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그것을 이유로 조치가 취소되거나 감경될 수 있는지를 실제 판결과 현행 법령을 근거로 정리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해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심신상태는 양정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이지만, 그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피해학생에게 실제로 피해를 준 이상 그것만으로 조치가 당연히 취소되지는 않습니다. 특히 계획적이거나 결과가 중한 행위, 사적인 보복에 해당하는 행위는 경위를 참작해도 조치가 유지됩니다. 다만 행위가 우발적이고 지속적이지 않으며 나이나 심리상태 등 참작할 사정이 뚜렷한 경우에는, 그 사정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조치가 재량권을 벗어난 것으로 취소되기도 합니다.

학교폭력 조치결정 통지서를 살펴보는 학부모

1. 학교폭력 조치의 양정이 정해지는 기준

가. 조치의 종류와 재량행위

학교폭력으로 인정되면 심의위원회는 가해학생에게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2026. 6. 2. 시행 기준, 이하 '학교폭력예방법'이라 합니다) 제17조 제1항 각 호의 조치를 하도록 교육장에게 요청합니다. 조치는 가장 가벼운 서면사과부터 접촉금지, 학교봉사, 사회봉사, 특별교육,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 퇴학까지 아홉 가지로 나뉩니다.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는 심의위원회와 교육장의 판단에 맡겨진 재량행위입니다. 재량행위란 법이 행정청의 판단에 일정한 선택의 여지를 맡긴 행위를 말합니다.

양정이란 이 여러 조치 중에서 어느 정도의 조치를 정할 것인지를 말합니다. 재량행위라 하더라도 그 판단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으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게 됩니다. 가해행위의 경위나 심신상태를 참작해 달라는 주장은 바로 이 양정이 지나치게 무거워 재량권을 벗어났다는 주장입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7조(가해학생에 대한 조치)
① 심의위원회는 피해학생의 보호와 가해학생의 선도ㆍ교육을 위하여 가해학생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조치(수 개의 조치를 동시에 부과하는 경우를 포함한다)를 할 것을 교육장에게 요청하여야 하며, 각 조치별 적용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다만, 퇴학처분은 의무교육과정에 있는 가해학생에 대하여는 적용하지 아니한다.1.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2. 피해학생 및 신고ㆍ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정보통신망을 이용한 행위를 포함한다)의 금지3. 학교에서의 봉사4. 사회봉사5. 학내외 전문가, 교육감이 정한 기관에 의한 특별 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6. 출석정지7. 학급교체8. 전학9. 퇴학처분

나. 양정의 기준이 되는 다섯 가지 요소

조치의 수준은 임의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한 기준에 따릅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 제19조는 조치별 적용 기준으로 다섯 가지 요소를 고려하도록 하고, 그 세부 기준은 교육부장관의 고시로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고시의 별표는 학교폭력의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화해 정도의 다섯 영역에 각각 0점부터 4점까지 점수를 매겨 그 합계에 따라 조치를 정하고, 선도 가능성과 피해학생이 장애학생인지 여부에 따라 조치를 가중하거나 감경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가해행위의 경위나 동기, 가해학생의 심신상태가 이 다섯 요소에 별도의 항목으로 들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 대신 이러한 사정은 심각성, 고의성, 반성 정도를 판단할 때 함께 고려됩니다. 예를 들어 먼저 괴롭힘을 당한 끝에 우발적으로 한 행위라면 고의성이 낮게 평가될 수 있고,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면 반성 정도가 높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즉 경위와 심신상태는 이미 점수 산정 과정에서 반영되도록 되어 있습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9조(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별 적용 기준)
법 제17조제1항의 조치별 적용 기준은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고려하여 결정하고, 그 세부적인 기준은 교육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1. 가해학생이 행사한 학교폭력의 심각성ㆍ지속성ㆍ고의성2.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3. 해당 조치로 인한 가해학생의 선도 가능성4. 가해학생 및 보호자와 피해학생 및 보호자 간의 화해의 정도5. 피해학생이 장애학생인지 여부
학교폭력 심의 판정 자료 검토

2. 재량권 일탈·남용을 심사하는 기준

법원은 조치가 지나치게 무거운지를 심사할 때, 심의위원회의 판단을 그대로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그 판단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하였는지를 봅니다. 대법원은 제재적 행정처분의 재량권 일탈·남용 심사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제재적 행정처분의 재량권 일탈·남용 심사에 관하여 "제재적 행정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처분사유인 위반행위의 내용과 그 위반의 정도, 그 처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상의 필요와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 및 이에 따르는 제반 사정 등을 객관적으로 심리하여 공익침해의 정도와 처분으로 인하여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7두55480 판결

제재적 행정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처분사유인 위반행위의 내용과 그 위반의 정도, 그 처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상의 필요와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 및 이에 따르는 제반 사정 등을 객관적으로 심리하여 공익침해의 정도와 처분으로 인하여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 판시에서 경위·심신상태와 관련하여 중요한 부분은 위반행위의 내용과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 등 제반 사정을 함께 비교형량한다는 점입니다. 가해행위의 경위나 심신상태는 위반행위의 내용과 그 정도를 이루는 사정이므로 이 비교형량에 반영됩니다. 한편 대법원은 조치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는 사정은 그 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자가 주장·증명하여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21. 3. 25. 선고 2020두51280 판결). 따라서 경위나 심신상태를 이유로 조치가 과중하다고 다투려면, 가해학생 측이 그러한 사정과 그로 인해 조치가 지나치게 무겁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증명하여야 합니다.

앞서 인용한 대법원 2017두55480 판결에서는 처분기준에 관하여도 중요한 판단을 하였습니다. 제재의 세부 기준이 정해져 있더라도 그것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 기준에 지나지 않아 대외적으로 법원을 구속하는 효력이 없으므로, 처분의 적법 여부는 그 기준만이 아니라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처분이 기준에 부합한다고 하여 곧바로 적법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학교폭력 조치의 세부 기준을 정한 교육부장관의 고시도 이러한 처분기준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심의위원회가 매긴 점수가 고시의 별표에 형식적으로 들어맞는다는 사정만으로 그 조치가 당연히 적법해지는 것은 아니고, 경위와 심신상태를 비롯한 개별 사정에 비추어 그 조치가 지나치게 무거운지가 여전히 심사됩니다. 뒤에서 보는 취소 사례는 바로 이 지점에서 나옵니다.

3. 경위나 심신상태를 주장해도 조치가 유지되는 경우

가. 누적된 스트레스와 심신미약 주장이 배척된 경우

먼저 경위나 심신상태를 주장하였으나 조치가 그대로 유지된 사례를 봅니다.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같은 반 학생들에게 도둑이라는 허위사실과 함께 욕설을 하고, 다른 학생을 친구들 앞에서 비하하는 발언을 하여 서면사과 조치를 받은 사건이 있습니다. 이 학생은 이전에 피해학생들로부터 놀림과 언어폭력을 당해왔고 학교의 적절한 조치가 없어 스트레스가 쌓인 끝에 심신미약 상태에서 한 행위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심신미약이란 정신적인 장애 등으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를 말합니다.

법원은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법원은 피해학생이 물건을 훔쳤다고 오인할 만한 정황이 있었고 학생이 상당한 스트레스 상황에 있었다는 점을 참작하더라도, 그 상태가 심신미약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고 피해학생들에게 정신적 피해를 준 이상 그 행위가 정당화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아가 심의위원회가 이러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여 판정점수를 낮게 매겨 가장 가벼운 서면사과에 그친 이상, 그 조치가 재량권을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스트레스가 심신미약으로 쉽게 인정되지 않으며, 이미 참작되어 최저 조치가 내려진 경우에는 더 감경할 여지가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나. 놀림에 대한 보복이 계획적인 경우

경위가 있더라도 그 행위가 계획적이면 참작은 제한됩니다. 중학교 2학년 학생이 피해학생이 자신의 글을 보고 비웃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다음 날 피해학생을 건물 옥상으로 유인해 대걸레 자루로 여러 차례 때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사건에서, 법원은 전학과 특별교육 조치를 유지하였습니다. 법원은 학생이 주장하는 일부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하면서, 다음 날 따로 불러내 위험한 물건으로 폭행한 점에 비추어 그 행위가 우발적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변론종결 후 제출된 심리평가보고서도 그 내용을 고려하더라도 결론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하여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먼저 도발이나 놀림을 당하였더라도, 시간을 두고 계획하여 보복한 행위는 우발성이 인정되지 않아 경위 참작의 폭이 좁아집니다. 도발과 대응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고 준비된 정황이 있으면, 그 행위는 격분한 즉각적 반응이 아니라 별도의 가해행위로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다. 경위가 이미 양정에 반영되어 최저 조치가 내려진 경우

경위가 참작되어 이미 가장 가벼운 조치가 내려졌다면 더 감경할 여지는 거의 없습니다. 중학교 1학년 학생이 여러 학생과 서로 다투는 관계에서 상대 학생에게 신체적·언어적 폭력을 행사하여 서면사과 조치를 받은 사건에서, 학생은 다수의 학생으로부터 학교폭력을 당하는 상황에서 방어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법원은 심의위원회가 상대 학생이 원인을 제공한 점 등을 고려하여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없음으로, 반성 정도를 매우 높음으로 평가하여 합계 점수가 가장 낮은 단계에 이르렀고, 그 결과 가장 가벼운 서면사과에 그쳤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학생이 주장하는 사정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경위가 이미 심각성과 반성 정도의 점수에 반영되어 최저 조치로 이어졌다면, 그 이상의 감경을 요구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보여 주는 사례입니다.

라. 모멸감에 격분한 대응도 사적 제재는 정당화되지 않는다

먼저 모욕을 당해 격분한 경우에도 사적인 제재는 참작의 한계를 넘습니다. 중학교 2학년 학생이 다툼 끝에 상대 학생으로부터 모멸감을 주는 발언을 듣고 격분하여 상대의 머리를 집중적으로 때린 사건에서, 학생은 상대의 잘못으로 순간 화가 나 우발적으로 한 행위라며 참작을 구하였습니다. 법원은 학급교체 조치를 유지하였습니다. 법원은 학생이 주장하는 모든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하면서, 설령 상대가 모멸감을 주는 언행을 하였더라도 학생이 이에 대하여 사적으로 제재를 가할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고 그것으로 자신의 잘못이 정당화되지도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먼저 도발을 당한 사정은 참작 사유가 될 수 있으나, 그에 대한 대응이 스스로 처벌하듯 물리력을 행사하는 데 이르면 그 부분은 별개의 가해행위가 됩니다. 도발에 대한 대응이라는 이유만으로 폭력이 정당화되지 않는다는 것이 법원의 일관된 태도입니다. 이는 신체적 폭력만이 아니라 언어적 대응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 부정적인 언행을 주고받은 사건에서도 법원은 그 발언이 상대의 가해에 방어적으로만 대응한 것이 아니라 상호적인 가해행위의 일환이라고 보아 서면사과 조치를 유지하였습니다.

4. 경위나 심신상태를 참작하여 조치가 취소·감경되는 경우

반대로 경위와 심신상태가 뚜렷하게 참작되어 조치가 취소된 사례도 있습니다. 서로 모르던 두 학생 사이에 우발적으로 시비가 붙어 발생한 일회성 사안으로 가해학생에게 전학 조치가 내려진 사건에서, 1심은 청구를 기각하였으나 항소심은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전학 조치를 취소하였습니다.

항소심은 겉으로 보이는 학교폭력의 비난 가능성이 높더라도 행위 자체에 대한 객관적 참작 사유나 행위자에 대한 주관적 참작 사유가 있으면 전학 조치의 적법성에 의문이 생길 수 있다고 하면서, 심각한 학교폭력으로 인식되는 것은 대개 우월한 지위에서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행위인데 이 사건은 그에 해당하지 않아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심의위원회 진술 당시 중학교 2학년이던 학생이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에서 보인 일부 부정적 태도만으로 반성 정도를 가장 낮게 평가한 것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하였고, 학급교체에 해당하는 점수에서 전학으로 가중한 의결도 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우발적이고 지속적이지 않은 경위와 나이에 따른 미성숙한 심리상태가 반성 정도의 평가와 조치의 가중 단계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 판결은 경위와 심신상태의 참작이 실제로 조치를 뒤집을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다만 그것이 인정된 것은 행위가 우발적이고 일회적이며 우월한 지위에서의 지속적 괴롭힘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앞서 본 유지 사례들과 견주어 보면, 계획성과 지속성, 결과의 중대함이 없을 때 비로소 경위 참작이 조치의 취소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법원 청사

5. 심신상태를 양정에 반영하는 문제

가. 발달장애의 인과기여를 인정하면서도 유지한 경우

가해학생 자신에게 발달장애나 정신질환이 있는 경우, 그 심신상태는 양정에서 어떻게 다루어지는지도 문제됩니다.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피해학생을 유인해 막대기로 여러 차례 때려 전학 조치를 받은 사건에서, 학생 측은 학생이 발달장애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지고 있어 지속적으로 괴롭힐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법원은 학생의 장애가 어느 정도 학교폭력의 원인이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하여 그 인과관계를 명시적으로 인정하면서도, 미리 유인한 계획성과 막대기로 여러 차례 때린 행위의 결과가 중한 점, 장애가 있는 피해학생을 대상으로 한 점 등에 비추어 조치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심신상태가 행위의 한 원인이 되었더라도, 행위의 계획성과 결과의 중대함이 크면 그 사정만으로 조치가 취소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나. 인식과 고의가 결여될 정도의 장애를 반영한 경우

반면 심신상태가 인식과 고의를 결여할 정도에 이르면 그것이 양정에 반영되어 경한 조치가 정당화됩니다. 중증 자폐성 발달장애가 있는 가해학생이 피해학생을 밀어 넘어뜨려 상해를 입힌 사건에서, 피해학생 측이 그 조치가 지나치게 가볍다며 더 무거운 조치를 요구하였으나 법원은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법원은 가해학생의 행위 당시 인식 정도가 없거나 아주 미약하였고 다소 우발적으로 행위에 이른 것으로 고의성이 낮아 보인다고 하면서, 심의위원회가 가해학생의 장애 상태와 사건의 경위, 전후 사정을 두루 고려하여 조치를 정한 것이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가해학생의 심신상태가 조치를 가볍게 하는 방향으로 작용한 사례입니다. 다만 이 사건은 피해학생 측이 오히려 더 무거운 조치를 요구한 구도였다는 점에서, 가해학생 측이 감경을 구하는 일반적인 사건과는 방향이 반대입니다. 그럼에도 심신상태가 인식과 고의를 결여할 정도이면 양정에서 실제로 반영된다는 점은 공통됩니다.

학교폭력 행정소송의 결과 분포

6. 심의 단계의 대응

경위와 심신상태를 양정에 반영받으려면 심의위원회 단계에서부터 이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서 본 사례들에서 보듯이 경위와 심신상태는 심각성, 고의성, 반성 정도의 점수 산정에 반영되므로, 그 자료를 심의 전에 제출하여 점수 판정에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 조치 자체를 낮추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입니다. 먼저 당한 괴롭힘의 내용과 시기, 그로 인한 정신적 어려움에 관한 상담 기록이나 진단서, 그리고 행위가 우발적이었음을 보여 주는 정황을 정리하여 제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심신상태를 주장할 때에는 단순히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그것이 행위에 실제로 영향을 미쳤음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발달장애나 정신질환의 진단, 치료 이력, 심리평가 결과 등이 그러한 자료가 됩니다. 다만 이러한 자료가 있더라도 행위가 계획적이거나 결과가 중하면 조치가 유지될 수 있으므로, 심신상태만을 내세우기보다 행위의 우발성과 비지속성을 함께 소명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조치가 내려진 뒤에는 그 조치가 경위와 심신상태에 비추어 지나치게 무거워 재량권을 벗어났다는 점을 중심으로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이때에도 심의위원회가 매긴 점수가 세부 기준에 형식적으로 맞는다는 사정에 그치지 않고, 그 점수 판정 자체가 경위와 심신상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였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7. 자주 묻는 질문

Q. 오래 괴롭힘을 당한 끝에 한 행위인데도 학교폭력 조치를 받나요?
먼저 괴롭힘을 당한 경위는 양정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이지만, 피해학생에게 실제로 피해를 준 이상 그 사정만으로 조치가 면제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경위는 학교폭력의 심각성이나 고의성, 반성 정도의 점수 판정에 반영되어 조치의 수준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Q. 심신미약이나 발달장애를 이유로 조치를 감경받을 수 있나요?
심신상태가 인식과 고의를 결여할 정도에 이르면 고의성이 낮게 평가되어 경한 조치가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다만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정도로는 심신미약으로 인정되기 어렵고, 장애가 행위의 원인이 되었더라도 행위가 계획적이거나 결과가 중하면 조치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진단서나 심리평가 등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Q. 먼저 도발이나 모욕을 당해 격분해서 한 행위는 참작되나요?
도발을 당한 사정은 참작될 수 있으나, 그에 대한 대응이 스스로 제재하듯 물리력을 행사하는 데 이르면 그 부분은 별개의 가해행위가 됩니다. 법원은 상대가 모욕을 주는 언행을 하였더라도 그에 대하여 사적으로 제재를 가할 권한은 없고 그것으로 잘못이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Q. 어떤 경우에 경위 참작으로 조치가 실제로 취소되나요?
행위가 우발적이고 일회적이며 우월한 지위에서의 지속적 괴롭힘이 아닌 경우에, 나이에 따른 미성숙한 심리상태 등 참작할 사정이 조치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면 재량권을 벗어난 것으로 취소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계획성이나 지속성, 결과의 중대함이 있으면 경위를 참작해도 조치가 유지되는 경향입니다.

8. 정리

가해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가해학생의 심신상태는 학교폭력 조치의 양정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다만 그 사정은 대개 학교폭력의 심각성, 고의성, 반성 정도의 점수 산정에 반영되는 방식으로 작용하고, 그 자체가 조치를 면제하는 사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오래 괴롭힘을 당해 쌓인 스트레스는 심신미약으로 쉽게 인정되지 않으며, 계획적이거나 결과가 중한 행위, 사적 제재에 해당하는 행위는 경위를 참작해도 조치가 유지됩니다.

반면 행위가 우발적이고 지속적이지 않으며 나이나 심리상태 등 참작할 사정이 뚜렷한 경우에는, 그 사정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조치가 재량권을 벗어난 것으로 취소되기도 합니다. 가해학생의 장애나 정신질환도 그것이 인식과 고의를 결여할 정도이면 양정에 반영됩니다. 결국 경위와 심신상태를 이유로 조치를 다투려면, 그 사정이 존재한다는 것만이 아니라 행위가 우발적이고 지속적이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그러한 사정이 점수 판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조치가 지나치게 무겁다는 점을 심의 단계에서부터 구체적으로 소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본 글은 학교폭력 조치의 양정에 관한 일반적인 법리와 실제 판결을 정리한 것으로, 개별 사건의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변호사의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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