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사이에는 돈을 빌려주고 돌려받거나, 게임 아이템이나 물건의 값을 주고받는 일이 흔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금전 거래를 둘러싼 다툼이 뒤늦게 학교폭력 신고로 이어지면서, 정당하게 빌려준 돈을 돌려받으려 한 것이 금품 갈취로 몰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겉으로는 돈을 빌리는 모양새였지만 실제로는 강제로 빼앗은 것이어서 학교폭력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게임 아이템이나 기프트카드처럼 학생들 사이에 오가는 금전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그 정산을 둘러싼 갈등이 학교폭력 신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본 글은 학생들 사이의 돈거래가 어떤 경우에 금품 갈취 학교폭력에 해당하고 어떤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지를 실제 판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금품 갈취나 공갈도 학교폭력의 한 유형이지만, 대등한 관계에서 이루어진 정당한 거래나 일상적인 다툼까지 학교폭력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상대를 겁주거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돌려줄 의사 없이 금품을 가져갔거나 상대의 처지를 이용해 반복적으로 요구하였다면 금품 갈취 학교폭력이 되지만, 강제성이나 위력 없이 대등한 관계에서 이루어진 대여와 대금 정산은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폭력은 신체적인 폭행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학교폭력예방법은 공갈을 학교폭력의 한 유형으로 정하고 있고, 강요나 강제적인 심부름도 학교폭력에 포함됩니다. 다른 학생을 겁주어 돈이나 물건을 빼앗는 이른바 금품 갈취가 대표적인 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학교폭력입니다. 흔히 삥을 뜯는다고 표현되는 행위나, 돈을 빌린다고 하면서 갚지 않는 행위, 물건을 사오게 시키거나 대금을 대신 내게 하는 행위 등이 그 정도와 방식에 따라 금품 갈취나 강요, 강제적인 심부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2026. 6. 2. 시행 기준) 제2조 제1호는 공갈을 학교폭력의 유형으로 열거하고 있습니다. 다만 같은 법 제3조는 이 법을 해석하고 적용할 때 국민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학교폭력에서 말하는 공갈이 반드시 형법상 공갈죄의 구성요건과 완전히 같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학교폭력은 형사처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피해학생 보호와 가해학생 선도를 위한 것이므로, 개개의 행위 유형을 파악할 때 형법을 포함한 전체 법체계와의 조화를 고려하되, 학생의 보호와 교육이라는 관점에서 그 발생 경위와 상황, 행위의 정도를 종합하여 독자적으로 판단합니다.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더라도 학교폭력에 해당할 수 있고, 반대로 형사상 범죄의 구성요건에 딱 들어맞지 않더라도 학교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학교생활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갈등을 모두 학교폭력으로 보아 조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학교폭력 개념을 지나치게 넓게 해석하면 사소한 다툼까지 학교폭력 가해자를 양산하게 되고, 같은 행위를 두고도 문제 삼는지에 따라 조치 대상이 되는지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앞서 본 제3조의 취지에 따라, 어떤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는 그 경위와 정도를 신중히 살펴 판단하여야 합니다.
아래는 학생들 사이의 돈거래가 금품 갈취 학교폭력이 되는지를 판단할 때 살피는 요소를 정리한 것입니다.
| 요소 | 판단 내용 |
| 강제성·위력 | 겁을 주거나 해악을 고지하여 의사에 반해 가져갔는지 |
| 우월적 지위 | 대등한 관계인지, 지위를 이용해 요구했는지 |
| 변제 의사 | 돌려줄 의사가 있는 대여인지, 편취인지 |
| 경위와 정도 | 일상적 갈등인지,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인지 |
표: 학생 간 돈거래의 금품 갈취 해당성 판단 요소.

[데이터] 전국 법원의 학교폭력 행정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한 결과이며, 전체 사건을 집계한 통계는 아닙니다.
전국 법원의 학교폭력 관련 행정소송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해 보면 청구가 기각되어 처분이 유지된 경우가 약 67퍼센트, 처분이 취소되거나 일부 인용된 경우가 약 25퍼센트로 나타납니다. 해당성이 다투어지는 사건에서는 강제성과 경위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결론이 나뉩니다.

강제성이나 우월적 지위 없이 이루어진 학생들 사이의 금전 다툼은 학교폭력으로 보지 않은 사례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 사이에서 게임 아이템 구입 대금을 둘러싼 다툼이 학교폭력으로 신고된 사건이 있습니다. 신고된 내용은 학생이 상대에게 아이템을 사달라고 부탁하며 값을 나누어 내기로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부족한 대금을 다른 학생에게 빌리게 하였다는 것, 이후 다투다가 이미 지급하기로 한 대금을 요구하였다는 것 등이었습니다. 법원은 두 학생이 서로 아이템을 사고팔며 대금을 주고받기로 한 것으로 대등한 관계였고, 아이템을 간절히 원해 상대에게 부탁하던 처지였던 학생이 우월한 지위에서 상대의 의사에 반해 무언가를 강요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아이템의 값이 얼마인지, 부족한 대금을 누가 부담하기로 한 것인지가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가 대금 일부를 대납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강제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리하여 아이템 대금과 관련한 행위들은 학교생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상적인 갈등에 해당할 뿐 학교폭력으로 볼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여러 신고 사유 가운데 핵심적인 부분이 학교폭력으로 인정되지 않아, 그에 기초한 처분이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아 결국 처분이 취소되었습니다.
다만 같은 판결에서, 그 학생이 상대에게 돈을 빌려준 뒤 초등학생인 상대에게 변제 명목으로 반복하여 이자를 요구하고 실제로 이자를 받아낸 행위에 대해서는, 그 이자 액수가 크지 않더라도 어린 학생에게 반복하여 이자를 요구하고 받아낸 것 자체가 정신적 고통과 재산상 피해를 주는 행위라고 보아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같은 금전 거래라도 대등한 관계의 단순한 대금 정산인지, 상대의 처지를 이용해 반복적으로 이자를 받아낸 것인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 것입니다. 하나의 사건 안에서도 어떤 행위는 학교폭력으로 인정되고 어떤 행위는 인정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신고된 행위를 하나로 뭉뚱그리지 않고 각 행위마다 그 성격을 따로 살펴야 합니다.
물건을 빌려주고 연체료나 위약금을 받은 행위도 그 경위에 따라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판단된 사례가 있습니다. 중학생이 같은 학년 친구에게 자기 물건을 수십 차례 빌려주면서 임대계약서를 작성하고 반환이 늦어지면 연체료를 물리기로 한 사건에서, 법원은 두 학생이 대등한 동급생 관계였고 상대가 자유로운 의사로 계약서에 서명하였으며, 계약서 작성이나 연체료 부과가 강제력을 동원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학교폭력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 학생이 평소 용돈을 청구할 때에도 문서를 작성할 만큼 무엇이든 문서화하는 습성이 있었던 점, 1년간 부과된 연체료가 그다지 크지 않았던 점, 그 뒤에도 두 학생이 함께 어울리며 친분을 유지한 점 등도 근거가 되었습니다. 상대에게 재산에 관한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말한 부분도 자신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절차를 알린 것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학생들이 겪는 모든 충돌과 반목을 학교폭력의 범주에 넣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다만 이러한 판단은 두 학생이 대등한 관계였고 강제가 없었다는 사정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같은 계약서와 연체료라도 힘의 우열이 있거나 상대가 거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루어졌다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대를 겁주어 금품을 가져가면 공갈에 해당합니다. 형법은 공갈을 별도의 범죄로 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공갈의 수단이 되는 협박의 의미와, 정당한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도 그 방법이 지나치면 공갈이 된다는 점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공갈죄의 수단으로서의 협박은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하고, 해악의 고지는 반드시 명시의 방법에 의할 것을 요하지 않고 언어나 거동에 의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떠한 해악에 이르게 할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한 것이면 족한 것이며, 이러한 해악의 고지가 비록 정당한 권리의 실현 수단으로 사용된 경우라고 하여도 그 권리실현의 수단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 것인 이상 공갈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여기서 어떠한 행위가 구체적으로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 것이냐의 여부는 그 행위의 주관적인 측면과 객관적인 측면, 즉 추구된 목적과 선택된 수단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공갈죄의 수단으로서의 협박은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하고, 해악의 고지는 반드시 명시의 방법에 의할 것을 요하지 않고 언어나 거동에 의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떠한 해악에 이르게 할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한 것이면 족한 것이며, 이러한 해악의 고지가 비록 정당한 권리의 실현 수단으로 사용된 경우라고 하여도 그 권리실현의 수단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 것인 이상 공갈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여기서 어떠한 행위가 구체적으로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 것이냐의 여부는 그 행위의 주관적인 측면과 객관적인 측면, 즉 추구된 목적과 선택된 수단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즉 빌려준 돈을 돌려받으려는 정당한 목적이 있더라도, 상대를 겁주는 방식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으면 공갈이 됩니다. 해악을 고지한다는 것은 반드시 말로 협박하는 것만을 뜻하지 않고, 말이나 태도로 상대에게 어떤 해를 입힐 것 같다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이 기준은 학생들 사이의 금품 다툼에서도 정당한 권리 행사와 금품 갈취를 나누는 잣대가 됩니다. 돈을 받아 낼 정당한 권리가 있다고 하여 어떤 방법이든 허용되는 것은 아니고, 상대를 겁먹게 하거나 위력을 쓰는 방식으로 나아가면 정당한 권리 행사의 범위를 벗어나 금품 갈취가 되는 것입니다.
빌린다는 명목이었더라도 돌려줄 의사 없이 가져갔다면 금품 갈취가 됩니다. 중학생이 잘 알지도 못하는 초등학생의 돈을 가져간 사건에서, 그 중학생은 군것질을 하려고 돈을 빌린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상대 초등학생이 그 중학생을 모르는 형이라고 지칭하며 이름조차 몰랐던 점, 돌려줄 간단한 방법이 있었는데도 갚지 않은 점, 스스로 반성문에 돈을 빼앗았다고 적은 점 등을 들어, 이는 빌린 것이 아니라 돌려줄 의사 없이 상대의 의사에 반해 돈을 가져간 것으로서 금품 갈취에 해당한다고 보아 처분을 유지하였습니다. 돈을 빌린다는 것이 성립하려면 갚겠다는 의사와 이에 대한 서로의 합의가 있어야 하고 적어도 빌려주는 사람이 상대가 누구인지는 알아야 하는데, 그러한 사정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빌린다는 말이 있었는지가 아니라 실제로 돌려줄 의사가 있었는지가 기준이 된 것입니다.
돈을 주지 않으면 때리겠다는 식으로 겁을 준 경우에는 더욱 분명하게 금품 갈취가 됩니다. 중학생이 약 한 달에 걸쳐 단체대화방에서 상대에게 지속적으로 돈을 요구하고, 상대가 여러 차례 명시적으로 거부하는데도 욕설을 하며 돈을 주지 않으면 때리겠다고 말한 사건이 있습니다. 나아가 버스정류장에서는 팔로 상대의 몸을 감싸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물건을 빼앗아 돌려주지 않으며 밀어 넘어뜨린 장면이 폐쇄회로 영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법원은 이를 친구 사이의 친근감의 표시나 단순한 장난으로 볼 수 없다고 하여 금품 갈취와 신체폭력, 언어폭력을 모두 인정하고 처분을 유지하였습니다. 거부 의사가 분명한데도 반복하여 요구하고 해악을 고지하였으며 물리력까지 동원한 이상, 정당한 거래로 볼 여지가 없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사정은 앞서 본 대등한 관계의 대금 다툼이나 물건 대여와 뚜렷이 구별됩니다. 대금 다툼에서는 두 학생이 서로 값을 주고받기로 한 약속을 전제로 그 이행을 둘러싸고 다툰 것인 반면, 이 사건에서는 아무런 대가 관계 없이 상대의 거부를 무릅쓰고 겁을 주어 돈과 물건을 가져갔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릅니다.
무리를 주도하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금품이나 심부름을 강요한 경우에도 학교폭력이 됩니다. 기숙학교에서 한 학생이 무리를 이끌며 다른 학생을 따까리라고 부르며 물을 떠오게 하는 등 심부름을 시키고, 간식을 사주지 않으면 따돌림의 대상으로 삼는 방식으로 간식을 요구한 사건에서, 법원은 상대를 따돌릴 수 있는 힘을 가진 우월한 지위에서 이러한 요구를 한 것이라고 보아, 이를 강요와 강제적인 심부름 등의 학교폭력으로 인정하였습니다. 부탁이나 친구끼리 빌린 것이라는 주장은 여러 학생의 진술과 본인이 작성한 사실확인서에 비추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앞서 본 아이템 대금 사건에서도 초등학생인 상대에게 반복하여 이자를 요구하고 받아낸 부분은 학교폭력으로 인정되었습니다. 대등한 관계의 대금 정산과 달리, 상대의 처지나 지위를 이용한 반복적인 금품 요구는 학교폭력이 되는 것입니다.
이상의 판례를 종합하면, 학생들 사이의 돈거래가 금품 갈취 학교폭력이 되는지는 몇 가지 기준으로 나뉩니다. 첫째, 상대를 겁주거나 해악을 고지하는 등 강제성이나 위력이 있었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둘째, 두 학생이 대등한 관계였는지, 아니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였는지를 봅니다. 셋째, 빌린다는 명목이었더라도 실제로 돌려줄 의사가 있었는지, 아니면 편취였는지를 따집니다. 넷째, 그 다툼이 학교생활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상적 갈등의 범위에 있는지,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를 넘었는지를 종합합니다. 이 기준들은 서로 연관되어 함께 판단되며, 어느 하나가 결정적인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경위 속에서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같은 액수의 돈이 오갔더라도 그것이 대등한 친구 사이의 대여였는지, 힘의 우열을 배경으로 한 강제였는지에 따라 결론이 정반대로 나뉩니다.
이러한 기준은 금품 외의 다른 유형에서도 학교폭력 개념을 함부로 넓히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이어집니다. 예컨대 학생이 일상적인 학교생활 중에 상대의 언행에 수동적으로 대응하여 부적절한 말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학교폭력이 되는 것은 아니고, 그 내용과 수위, 전후 맥락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본 사례가 있습니다. 신체적인 접촉이 문제된 사안에서도, 놀이 중에 균형을 잃어 의도치 않게 부딪혀 상대가 다친 경우처럼 고의가 없는 우연한 사고는 그 결과만으로 학교폭력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하여 처분을 취소한 사례가 있습니다. 결국 어떤 행위가 학교폭력인지는 결과만으로 단정하지 않고 그 경위와 정도를 신중히 살펴 판단하게 됩니다.
금품 갈취가 학교폭력으로 인정되면, 심의위원회는 그 심각성과 지속성, 고의성 등을 고려하여 서면사과부터 접촉·보복행위 금지, 학교봉사, 특별교육,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에 이르기까지 여러 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반복적이거나 위력을 동원한 금품 갈취는 그 정도가 무겁게 평가되어 조치가 중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가해학생과 그 부모는 피해학생이 입은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빼앗긴 금품 자체의 반환은 물론, 그로 인한 위자료도 배상의 대상이 됩니다. 반대로 금품 갈취에 해당하지 않는 정당한 거래라면 이러한 조치나 배상 책임의 대상이 되지 않으므로, 해당성을 다투는 실익이 큽니다.
정당하게 빌려준 돈이나 물건값을 돌려받으려 한 것이 금품 갈취로 신고되었다면, 그 거래가 대등한 관계에서 상대의 자유로운 의사로 이루어졌다는 점, 강제나 위력이 없었다는 점, 돌려받으려는 방식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에 있었다는 점을 구체적인 자료로 소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약서나 대화 기록, 송금 내역, 두 학생의 평소 관계를 보여 주는 자료 등이 그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앞서 본 사례들에서도 법원은 계약서 작성 경위, 대화의 맥락, 두 학생의 관계와 사후 정황 등을 두루 살펴 강제성 유무를 판단하였습니다. 특히 신고된 여러 행위 가운데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를 정확히 구분하고, 각 행위별로 강제성이나 우월적 지위가 없었다는 점을 나누어 소명하는 것이 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데 도움이 됩니다.
금품 갈취와 공갈도 학교폭력의 한 유형이지만, 대등한 관계에서 이루어진 정당한 거래나 일상적인 다툼까지 학교폭력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상대를 겁주거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돌려줄 의사 없이 금품을 가져갔거나 반복적으로 요구하였다면 금품 갈취 학교폭력이 되지만, 강제성이나 위력 없이 대등한 관계에서 이루어진 대여와 대금 정산은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당한 권리 행사와 금품 갈취를 나누는 기준은 상대를 겁주었는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였는지, 돌려줄 의사가 있었는지,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였는지에 있습니다. 하나의 사건에 여러 행위가 섞여 있으면 그중 일부만 학교폭력으로 인정될 수도 있으므로, 신고된 행위를 하나로 뭉뚱그리지 않고 각 행위의 성격과 경위를 따로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같은 돈거래라도 그 경위와 방식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관련 자료를 갖추어 전문가의 검토를 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본 글은 학교폭력에서의 금품 갈취 해당성에 관한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건의 법률적 판단은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