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성적인 학교폭력으로 전학 조치를 받았을 때, 부모로서는 아이가 아직 어리고 성에 대한 관념이 미숙했다는 점, 우발적이었다는 점, 깊이 반성하고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조치가 지나치게 무겁다고 다투게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사정이 실제로 조치를 낮추는 데 반영되는지, 언제 받아들여지고 언제 배척되는지는 사안마다 다릅니다. 본 글은 성적 학교폭력에서 조치의 경중을 다투는 양정(조치 수위를 정하는 판단) 쟁점을 중심으로, 가해학생의 어린 나이와 반성, 사후의 피해 회복이 어디까지 반영되는지를 실제 판결을 통해 살펴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중학생 연령의 가해학생이 성적 관념의 미숙이나 우발성을 주장하더라도, 행위에 계획성과 심각성이 인정되면 조치를 낮추는 사정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처분 이후에 이루어진 합의나 손해배상 역시 처분 당시를 기준으로 하는 판단 원칙상 조치를 뒤집는 사유가 되지 못합니다. 다만 초등학교 저학년처럼 행위의 성적 의미를 인식하기 어려운 발달 단계에서는 어린 나이와 처분 전에 보인 반성이 반영되어 전학 조치가 취소되기도 합니다.

성적 학교폭력 조치를 다투는 방법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그 행위가 성폭력에 해당하지 않거나 사실이 아니라고 다투는 처분사유의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성폭력이 인정되더라도 전학 같은 조치가 지나치게 무겁다고 다투는 양정의 문제입니다. 본 글은 후자, 즉 처분사유는 대체로 인정되는 전제에서 조치가 과중한지를 다투는 경우를 다룹니다. 가해학생의 나이나 반성, 피해 회복은 대부분 이 양정 단계에서 주장됩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2026. 6. 2. 시행 기준) 제17조 제1항은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로 서면사과부터 퇴학처분까지 아홉 가지를 정하고 있고, 성적 학교폭력에서는 전학(제8호)과 특별교육 이수(제5호), 접촉 등 금지(제2호)가 함께 부과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조치를 할지는 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2026. 1. 2. 시행 기준) 제19조가 정한 판단요소를 기초로 정해집니다. 학교폭력의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선도 가능성, 화해 정도, 피해학생이 장애학생인지 여부가 고려요소입니다.
교육부 고시의 세부기준은 그중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 반성 정도, 화해 정도의 다섯 영역을 각 0점에서 4점까지 평가하여 합산하고, 그 합계 점수에 따라 조치가 정해집니다. 가해학생의 나이나 미숙, 반성은 이 다섯 영역의 점수, 특히 고의성과 반성 정도의 평가에 반영되는 방식으로 다투게 됩니다.
| 판정 점수 | 해당 조치 |
|---|---|
| 1~3점 | 서면사과(제1호) |
| 4~6점 | 학교에서의 봉사(제3호) |
| 7~9점 | 사회봉사(제4호) |
| 10~12점 | 출석정지(제6호) |
| 13~15점 | 학급교체(제7호) |
| 16~20점 | 전학(제8호) 또는 퇴학처분(제9호) |
표: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별 적용 세부기준 고시의 판정 점수 구간(접촉 등 금지, 특별교육은 별도로 병과)
조치를 다투려면 막연히 과중하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어느 영역의 점수가 잘못 평가되었는지를 회의록에서 확인하여 특정하여야 합니다.
조치의 선택은 교육장의 재량행위(법이 행정청의 판단에 맡긴 행위)이므로, 법원은 그 조치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경우에만 취소합니다. 학교폭력 사건의 하급심들은 이 기준을 학교폭력의 내용과 성질, 조치의 목적을 종합하여 판단하며, 교육전문가인 교육장이 심의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교육목적으로 한 조치는 가능한 존중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 기준이 엄격하기 때문에 양정만을 다투어 조치가 취소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양정 다툼에서 부모가 가장 기대하는 사정이 처분 이후의 합의와 피해 회복입니다. 그러나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는 처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대법원은 처분의 위법 판단 기준시에 관하여 "행정소송에서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는 행정처분이 행하여졌을 때의 법령과 사실상태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처분 후 법령의 개폐나 사실상태의 변동에 의하여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처분이 있은 뒤의 사정 변화는 이미 이루어진 처분의 적법성 판단에 원칙적으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행정소송에서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는 행정처분이 행하여졌을 때의 법령과 사실상태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처분 후 법령의 개폐나 사실상태의 변동에 의하여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이 법리는 성적 학교폭력 조치에서 실제로 작동합니다. 앞의 인천 사례에서 가해학생은 이후 민사절차에서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 4천만 원을 지급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손해배상금을 지급한 점은 처분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다고 보아 반성 정도와 화해 정도 평가를 번복할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피해 회복을 양정에 반영받으려면 처분 전에 화해와 합의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고, 처분 이후에는 그 사정만으로 조치를 뒤집기 어렵습니다.
중학교 2학년(만 13세) 학생이 온라인 게임으로 알게 된 인근 중학교 여학생을 다섯 차례 만나면서 두 번째 만남부터 성추행을 하고, 유사성행위 장면을 촬영한 뒤 피해자에게 뿌리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사안입니다. 심의위원회는 심각성 매우 높음(4점), 지속성 높음(3점), 고의성 매우 높음(4점), 반성 정도 보통(2점), 화해 정도 낮음(3점)으로 평가하여 합계 16점으로 전학 등 조치를 하였습니다.
가해학생은 행위 당시 만 13세로 성적 관념이 미숙하였고 우발적이었으며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조치가 과중하다고 다투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신체를 만지고 성기를 입에 넣게 하며 그 장면을 촬영하고 유포할 것 같은 메시지를 보낸 행위 태양의 심각성과 고의성이 매우 높다고 보아, 심의위원회의 평가가 합리적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만 13세라는 나이나 우발성 주장은 이러한 행위 태양 앞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판정 점수 16점에 따른 전학 조치가 유지되었습니다.
중학교 1학년(만 13세) 학생이 익명계정을 이용해 여러 피해학생에게 음란 메시지와 성착취물, 음란 사진과 동영상을 약 3개월에 걸쳐 반복 전송하고, 일부 피해학생에 대하여는 딥페이크 기술로 편집한 사진을 전송한 사안입니다. 가해학생은 만 13세로 성적 가치관이 미성숙하였고 우발적이었으며, 반성하고 있고 피해학생 3명과 형사사건에서 합의하여 처벌불원 의사도 받았다는 점을 들어 심각성과 고의성을 낮게, 반성과 화해를 높게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익명계정 생성 같은 준비행위, 음란 메시지의 수위, 딥페이크를 이용한 수단, 청소년기 피해학생들이 받았을 정신적 충격을 종합하면 행위가 중대하고 심각하다고 보았고, 만 13세 미성숙 주장으로 고의성 평가를 낮출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특히 피해학생 3명과의 합의는 전학 처분 이후에 이루어진 사정이므로 처분 당시의 반성, 화해 평가를 번복할 정도의 사정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판정 점수 16점에 따른 전학 조치는 유지되었습니다.
두 사례가 보여 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중학생 연령의 성적 미숙 주장은 행위 태양이 촬영, 유포, 딥페이크처럼 계획성과 심각성을 드러내면 배척되고, 사후의 합의는 처분 이후 사정이어서 반영되지 않습니다.

[데이터] 전국 법원의 성폭력 관련 학교폭력 판례 중 조치 양정을 다툰 사건 일부를 분석한 결과 분포
전국 법원의 성폭력 관련 판례 중 조치의 양정을 다툰 사건 일부를 분석해 보면, 처분이 전부 또는 일부 취소된 사건은 약 17퍼센트로 나타나, 처분사유까지 함께 다투는 경우보다 취소 비율이 더 낮은 것으로 보입니다. 양정만을 다투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같은 연령 주장이라도 초등학교 저학년의 사안에서는 다르게 판단됩니다.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이 교실에서 성적인 발언을 하고 상호 성기 접촉을 한 사안에서 전학과 특별교육 조치가 내려졌으나, 항소심 법원은 전학 조치를 취소하였습니다. 법원은 행위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의 어린 나이였고, 거절 이후 추가 행위를 중단하였으며, 조사 과정에서 자주 눈물을 보이고 피해학생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하는 등 반성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였습니다. 전학은 의무교육과정에서 가장 무거운 조치인데 이러한 행위의 경중에 비해 지나치게 무거워 비례원칙(달성하려는 목적에 비해 조치가 지나치게 무겁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에 어긋난다고 보아 재량권 일탈, 남용으로 취소한 것입니다. 전학이 취소되는 이상 전학을 전제로 부과된 학생 특별교육도 함께 취소되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만 7세) 학생이 장애학생의 신체를 만진 행위로 전학 조치를 받은 사안에서도 법원은 전학을 취소하였습니다. 저연령이라는 사안의 특수성, 사과문을 제출한 점, 학년이 바뀌면서 학급이 분리되어 재발 위험이 완화된 점, 전학이 의무교육과정에서 가장 무거운 조치인 점을 종합하여, 전학은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본 것입니다.
이 사례들에서 어린 나이가 반영된 이유는 중학생 사안과 다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행위의 성적 의미를 온전히 인식하기 어려운 발달 단계이고, 판단력과 의사소통 능력이 실제로 미숙하며, 거절 후 중단이나 반성 같은 태도가 함께 확인되었기 때문입니다. 연령 자체가 전학의 최후수단성(다른 조치로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경우에만 전학을 택해야 한다는 원칙)과 결합하여 취소로 이어진 것입니다.
같은 어린 나이라도 그 의미가 사안에 따라 달라집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성적 의미를 인식하기 어려운 발달 단계이므로 연령 자체가 고의성을 낮추고 조치를 완화하는 사정이 됩니다. 반면 중학생 연령에서는 성적 행위의 의미를 인식할 수 있다고 보므로, 미숙하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행위 태양이 실제로 우발적이고 경미하였는지가 함께 판단됩니다. 촬영이나 유포, 딥페이크처럼 계획성과 지속성을 드러내는 행위는 연령 주장이 통하지 않습니다.
| 구분 | 조치가 유지된 사례 | 조치가 취소된 사례 |
|---|---|---|
| 가해학생 연령 | 중학생, 성적 의미 인식 가능 | 초등 저학년, 인식·판단력 미숙 |
| 행위 태양 | 촬영·유포 취지·딥페이크 등 계획성 | 우발적, 거절 후 중단 |
| 피해 회복 시기 | 처분 이후 합의(반영 안 됨) | 처분 전 사과·재발 위험 완화 |
| 전학 필요성 | 보호·선도 목적에 부합 | 최후수단성 미충족, 학급 분리로 대체 가능 |
표: 성적 학교폭력 양정 다툼에서 유지 사례와 취소 사례의 대비
반성은 반성 정도 점수에, 화해와 피해 회복은 화해 정도 점수에 반영됩니다. 다만 시점이 중요합니다. 조사 과정에서 눈물을 보이고 사과를 반복하는 등 처분 전에 드러난 반성은 평가에 반영되지만, 처분 이후에 이루어진 손해배상이나 합의는 처분시주의에 따라 원칙적으로 반영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조치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면 심의위원회 심의 전에 진정한 사과와 화해를 시도하고 그 경위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실질적인 대응이 됩니다.

성적 학교폭력에서는 전학과 함께 특별교육 이수가 부과되는데, 이 특별교육을 이미 이수한 경우 그 부분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소송으로 다툴 실익)이 문제됩니다. 소의 이익이란 그 청구에 관하여 판결을 받을 현실적 필요를 말합니다.

앞의 인천 사례에서 가해학생이 부과된 특별교육 5시간과 보호자 특별교육 5시간을 이미 이수하자, 법원은 그 부분의 취소 청구를 각하하였습니다(각하란 본안 판단 없이 소송요건 흠결을 이유로 청구를 물리치는 것입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3항에 따른 학생 특별교육은 이수로써 효력이 소멸하여 과거의 법률관계가 되고, 이 조치는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대상이 아니어서 남아 있는 법률상 불이익이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보호자 특별교육 역시 학생 본인이 아닌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부수처분이어서 학생에게 독자적으로 다툴 이익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전학은 학교생활기록부 학적사항에 기재되어 상급학교 진학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이미 전학을 갔더라도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인정됩니다. 다툴 조치를 정할 때에는 각 조치가 기록에 남는지, 이미 이행하여 효력이 소멸하였는지를 확인하여야 합니다. 학기 중에 전학이 실행되는 것을 막으려면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판결 전까지 처분의 효력을 임시로 멈추는 결정)를 신청하는 것도 검토하여야 합니다.
성적 학교폭력 조치의 양정을 다툴 때 가해학생의 나이와 반성이 반영되는 범위는 정해져 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처럼 판단력이 실제로 미숙한 연령은 고의성을 낮추고 전학의 최후수단성과 결합하여 조치를 완화하는 사정이 되지만, 중학생 연령의 성적 미숙 주장은 촬영이나 유포, 딥페이크처럼 심각한 행위 태양 앞에서 배척됩니다. 반성은 처분 전에 드러난 것만 평가에 반영되고, 합의와 피해 회복은 처분 전에 이루어져야 의미가 있으며 처분 이후의 사정은 원칙적으로 반영되지 않습니다. 조치를 다투려면 처분사유가 무엇인지 먼저 확인하고, 다섯 영역의 점수 산정을 항목별로 검토하며, 이미 이수한 조치와 기록에 남는 조치를 구분하여 다툴 대상을 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의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사건에 관하여는 변호사의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