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하던 학생이 몰래 찍은 성적 영상을 친구에게 보내거나, 그 영상을 빌미로 협박하는 일이 청소년 사이에서도 벌어집니다. 가해학생이 형사처벌이나 소년보호처분을 받았더라도, 피해학생과 그 부모는 그것과 별개로 가해학생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본 글은 학생 사이의 불법촬영과 촬영물 유포·협박이 민사상 불법행위로 인정되는 근거, 위자료 액수를 정하는 기준, 그리고 형사고소나 대응에 들인 변호사 비용을 가해자에게 물릴 수 있는지의 문제를 실제 판결을 토대로 정리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학생 사이의 불법촬영과 촬영물 유포·협박은 형사처벌이나 소년보호처분과 별개로 민사상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책임능력이 인정되는 가해학생은 본인이 직접 위자료를 배상할 책임을 집니다. 위자료 액수는 유포의 범위와 협박 등 2차 가해의 유무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다만 형사고소나 학교폭력 절차 대응에 지출한 변호사 비용은, 변호사 없이는 대응이 불가능했다는 특별한 사정이 입증되지 않는 한 배상 범위에 포함되기 어렵습니다.

상대의 성적인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몰래 촬영하거나, 촬영물을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여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행위는 형사처벌의 대상입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현행 2025. 10. 1. 시행 기준) 제14조는 카메라 등을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행위(제1항)와, 그 촬영물을 반포·제공한 행위(제2항)를 처벌합니다.
형사처벌과 별도로, 이러한 행위는 피해자의 인격권과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가해행위로서 민사상 불법행위에도 해당합니다.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위법하게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에게 배상책임을 지우고, 제751조는 신체·자유·명예를 해하거나 그 밖에 정신상 고통을 준 경우 재산 이외의 손해, 곧 위자료도 배상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성적 촬영물의 유포는 피해자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정신적 고통을 남깁니다. 유포된 영상이 어디까지 퍼졌는지 확인하기 어렵고, 언제 다시 나타날지 모른다는 불안이 오래 지속되기 때문입니다. 법원이 이런 사안에서 위자료를 인정하는 것도 이러한 정신적 손해가 경험칙상 명백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한 사안에서, 고등학교에 함께 다니며 교제하던 학생이 헤어진 뒤 갈등이 깊어지자 상대와 촬영한 성관계 영상을 캡처해 친구에게 전송하였습니다. 가해학생은 촬영물에서 음부와 성기 부분을 지웠으니 성적 촬영물이 아니라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성관계 영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면서 얼굴과 자세를 식별할 수 있는 이미지를 전송한 이상 그것이 성관계 장면을 촬영한 것임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다고 보아, 의사에 반한 반포로서 인격권을 침해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촬영물의 일부를 가렸더라도 유포의 맥락에 비추어 성적 촬영물로 인식된다면 불법행위 성립을 피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가해학생이 형사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거나 소년보호처분을 받았다고 해서, 피해자에 대한 민사상 배상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처벌은 국가가 범죄에 대해 형벌을 부과하는 것이고, 민사 손해배상은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가해자가 개인적으로 전보하는 것으로, 목적과 상대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미성년자인 가해학생이라도 자신의 행위가 어떤 법적 책임을 지게 되는지 인식할 능력, 곧 책임능력이 있으면 본인이 직접 배상책임을 집니다. 앞서 본 사안들에서도 가해학생이 중학교 3학년(만 15세)이거나 고등학생으로, 지능발달 정도와 교육수준 등에 비추어 책임능력이 인정되어 본인이 배상의무를 부담하였습니다. 다만 형사절차에서 피해자가 형사합의금이나 공탁금을 받은 경우에는, 그 금액이 정신적 손해의 전보라는 성격을 가지는 범위에서 위자료 산정에 참작될 수 있습니다.
이런 사안에서 손해배상의 중심은 위자료입니다. 위자료란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으로 지급하는 돈을 말합니다. 법원은 위자료 액수를 정할 때 어느 하나의 공식으로 계산하지 않고, 사건의 경위와 내용, 촬영·유포의 방법과 지속기간, 유포의 범위와 대상, 협박이나 2차 가해가 있었는지, 가해학생이 진심으로 사과했는지, 당사자의 나이와 관계, 형사절차에서 받은 처벌의 정도와 피해자가 받은 형사합의금 등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특히 촬영물이 실제로 유포되었는지, 얼마나 넓게 퍼졌는지, 유포 이후 협박이나 모욕이 이어졌는지가 위자료 액수를 크게 좌우합니다. 유포 가능성만으로도 불안이라는 정신적 손해가 인정되지만, 실제 유포와 2차 가해가 더해지면 고통의 크기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해 보면, 학생을 포함한 촬영물 유포 관련 민사 손해배상 사건에서 손해배상책임 자체가 인정된 경우(전부 또는 일부 인용)가 약 95퍼센트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반면 청구한 금액이 그대로 전부 인정되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은 법원이 제반 사정을 고려해 액수를 조정한 일부인용이었습니다. 배상책임의 인정 여부보다 배상의 범위가 실제 다툼의 중심이 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데이터] 전국 법원의 관련 판례 중 일부를 분석한 결과이며, 전체 판례에 대한 전수 조사가 아닙니다.
같은 유형이라도 유포와 2차 가해의 정도에 따라 위자료 액수는 상당히 달라집니다.
앞서 본 고등학생 사안에서는, 촬영물의 음부·성기 부분을 지운 상태로 한 명의 친구에게 사라지는 메시지로 전송하였고 불특정 다수로의 유포가 확인되지 않은 점, 가해학생이 이후 전학한 점, 당사자의 나이 등을 고려해 위자료가 1,000만원으로 정해졌습니다.
반면 다른 중학생 사안에서는 가해학생이 유사성행위 장면을 몰래 촬영한 뒤 친구에게 그 영상을 직접 전송하였고, 헤어진 뒤에는 피해학생에게 성적 모욕과 영상 유포를 암시하는 협박성 메시지를 반복해서 보냈습니다. 법원은 피해학생이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의 극심한 정신적 고통과 영상 유포 가능성에 대한 불안을 느끼고 있는 점, 가해학생이 진심으로 사과했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사건 이후 가해학생이 보인 태도 등을 종합하여 위자료를 3,000만원으로 정하였습니다. 몰래 촬영, 실제 유포, 협박과 모욕이라는 2차 가해가 겹치면서 위자료 액수가 크게 올라간 것입니다.
| 구분 | 유포·2차 가해의 정도 | 위자료 |
|---|---|---|
| 고등학생 사안 | 일부를 가린 촬영물을 친구 1명에게 전송, 광범위 유포 미확인 | 1,000만원 |
| 중학생 사안 | 몰래 촬영, 친구에게 영상 전송, 이후 협박·모욕 반복 | 3,000만원 |
표: 유포와 2차 가해의 정도에 따른 위자료 액수의 차이(예시).

피해학생 측이 흔히 궁금해하는 문제가, 가해학생을 형사고소하고 학교폭력 절차에 대응하느라 지출한 변호사 비용을 가해자에게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는지입니다. 결론부터 보면 이 부분은 인정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는 그 행위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어떤 행위에서 통상 그러한 손해가 발생한다고 인정되는 관계)가 있는 손해에 한정됩니다. 대법원은 변호사를 반드시 선임해야 하는 제도(변호사강제주의)를 두지 않은 우리 법제에서는, 원칙적으로 불법행위 자체와 변호사 비용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변호사 비용과 불법행위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 "무릇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불법행위와 손해와의 사이에 자연적 또는 사실적 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념적 또는 법률적 인과관계 즉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할 것이다"라고 전제한 뒤, "변호사강제주의를 택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 법제 아래에서는 손해배상청구의 원인된 불법행위 자체와 변호사 비용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변호사 비용을 그 불법행위 자체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에 포함시킬 수는 없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판결은 부동산 거래를 둘러싼 분쟁에 관한 것이지만, 변호사 비용의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이 법리는 학교폭력으로 인한 손해배상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무릇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불법행위와 손해와의 사이에 자연적 또는 사실적 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념적 또는 법률적 인과관계 즉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할 것이다”
다만 대법원은 예외를 열어 두고 있습니다. 변호사 비용의 지출 경위와 내역, 소송물의 가액, 위임업무의 성격과 난이도 등에 비추어 변호사 없이는 사실상 소송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보이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그 변호사 보수는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로 볼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변호사강제주의를 택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원칙적으로 불법행위나 채무불이행 자체와 변호사 비용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할 수 없지만, 변호사 비용의 지출 경위와 내역, 소송물의 가액, 위임업무의 성격과 난이도 등에 비추어보아 변호사 없이는 소송수행이 불가능하다고 보이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피해자나 채권자가 지출한 변호사 보수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로 볼 수 있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판결은 기업 이미지 통합 계약을 둘러싼 상표권 분쟁에서 지출한 변호사 보수가 문제 된 사건이지만,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예외적으로 변호사 비용을 손해로 인정한다는 이 기준은 학교폭력 손해배상 사건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변호사강제주의를 택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원칙적으로 불법행위나 채무불이행 자체와 변호사 비용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할 수 없지만, 변호사 비용의 지출 경위와 내역, 소송물의 가액, 위임업무의 성격과 난이도 등에 비추어보아 변호사 없이는 소송수행이 불가능하다고 보이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피해자나 채권자가 지출한 변호사 보수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로 볼 수 있다”
앞의 중학생 사안에서 피해학생 측은 위자료와 별도로 변호사 비용 1,900만원을 재산상 손해로 청구하였습니다. 형사고소 대리 700만원, 가해학생의 역고소에 대한 방어 400만원, 학교폭력 신고 및 행정심판 제기 500만원, 무고 고소 대리 300만원이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모두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그 이유로, 형사고소는 피해자가 피해 사실만 진술하면 수사기관이 증거를 수집하고 법리를 구성할 책임을 지므로 변호사 선임 없이도 가능하고 이 사건에서 변호사 없이는 고소가 불가능했다는 사정이 없는 점, 가해학생의 역고소에 대한 방어는 이 사건 불법행위와 직접 관계없는 별개의 사실관계인 점, 학교폭력 처분변경 신청과 행정심판은 피해학생 측이 더 무거운 처분을 적극적으로 도모하기 위해 자의로 지출한 비용인 점을 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정신적 손해인 위자료만 인정되고 변호사 비용은 배상 범위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이는 피해가 크더라도 지출한 비용 전부를 가해자에게 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청구를 설계할 때에는 위자료를 중심에 두고, 변호사 비용은 변호사 없이는 대응이 불가능했다는 특별한 사정을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을 때에만 재산상 손해로 함께 청구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민사 손해배상은 피해자가 가해행위와 손해를 증명해야 합니다. 촬영물 전송 화면, 협박·모욕 메시지, 유포 정황을 확인할 수 있는 대화 내용, 형사사건의 처분 결과 등을 미리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형사절차에서 확정된 사실이나 처분 결과는 민사재판에서 유력한 증거가 됩니다. 다만 추가 유포가 있었다는 주장은 그에 관한 증거가 부족하면 받아들여지지 않으므로, 유포의 범위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민사상 손해배상과 별도로, 유포된 촬영물의 삭제와 확산 방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피해자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기관을 통해 촬영물 삭제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재유포를 감시하는 조치를 병행할 수 있습니다. 배상만으로는 회복되지 않는 손해이므로, 삭제와 확산 차단을 위한 대응을 함께 진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해학생에게 책임능력이 있으면 가해학생 본인이 배상의무를 집니다. 나아가 부모가 자녀에 대한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였고 그 감독의무 위반과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면, 부모도 함께 배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부모의 감독의무 위반이 별도로 인정되어야 하는 문제이므로, 사안에 따라 가해학생과 부모를 함께 상대방으로 삼을지 검토해야 합니다.
| 확인할 지점 | 준비할 자료 |
|---|---|
| 가해행위 | 촬영·전송 화면, 협박·모욕 메시지, 형사 처분 결과 |
| 유포의 범위 | 전송 대상·경위 자료, 재유포 확인 내역 |
| 정신적 손해 | 진료 기록, 학교생활·일상의 변화 관련 자료 |
| 청구 상대방 | 가해학생의 나이·책임능력, 부모의 감독 관련 정황 |
표: 촬영물 유포 손해배상 소송에서 확인·준비할 지점.
학생 사이에서 벌어진 불법촬영과 촬영물 유포·협박은 형사처벌과 별개로 가해학생 본인에게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발생시킵니다. 배상의 중심은 위자료이며, 그 액수는 촬영과 유포의 방법, 유포된 범위, 협박이나 2차 가해의 유무, 사과 여부, 나이와 관계 등을 종합해 정해집니다. 유포 범위가 제한적인 경우와 몰래 촬영에 실제 유포·협박이 겹친 경우 사이에 위자료 액수는 크게 달라집니다. 반면 형사고소나 학교폭력 대응에 든 변호사 비용은 변호사 없이는 대응이 불가능했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손해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피해를 입었다면 촬영물 전송과 협박의 증거를 확보하고 유포된 촬영물의 삭제와 확산 방지를 함께 진행하면서, 위자료를 중심으로 청구의 범위와 상대방을 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개별 사건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대응은 사안의 자료를 바탕으로 한 개별 검토를 거쳐야 합니다.